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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기진 님의 서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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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동기진
작품등록일 :
2019.01.19 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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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0.20 1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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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3.02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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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3쪽

쿠릴타이

오·탈자 지적을 바랍니다.




DUMMY

쿠릴타이라는 게 모여서 향후의 일에 대해 의논하는 자리다.

테무친이 칭기즈칸에 오른 후 쿠릴타이가 소집될 때는 전쟁의 방향에 대해 결정하는 것이 일반적인 쿠릴타이였지만 이번의 쿠릴타이는 다른 때의 그것과는 사뭇 달랐다.


일단 집안의 가장 어른이자 제국의 대칸인 테무친과 테무친을 제외하고는 가장 어른인 옷치긴 테무게가 변발을 잘라버리고 한교에 귀의했다는 것이 공표가 된 것이다.

테무친이 신앙을 강요하는 사람은 아니지만 그 일로 인해 많은 장수들이 한교로 개종하기로 하면서 나 역시 바빠졌다.

처음부터 그 개종이라는 것을 생각하지 못하고 있었기 때문에 내게 있는 책은 그저 몽골문자를 배우는 책과 마고와 세 형제에 대한 얘기를 내가 만든 몽골문자로 적은 책뿐이 없었다.

당장 흩어지는 장수들에게 그 책들의 필사본은 쥐어 줘야 그들이 새롭게 받아들인 한교라는 신앙에 대해 알 것이 아니겠는가.


오뜨겅이 가지고 온 종이로는 그 많은 책을 복사할 수는 없는 일이다.

어찌할까 고민을 하는 중에 예수가 오병이어의 기적을 행했다면 나 역시 못할 것은 아니라는 생각에 이르게 되었다.

물론 내 마법 실력이 오병이어를 할 정도는 아니다.

그것은 없는 물질을 만드는 것이니 얼마나 많은 마나와 물질에너지가 필요할지 알 수 없는 일이니 말이다.

그렇지만 그저 책을 복사하는 정도라면 이미 한 번 해 본 적이 있지 않은가.


테무게에게 종이를 구해줄 것을 부탁하고 오뜨겅에게는 잉크를 만들어 달라고 했다.

이즈음에 오뜨겅은 이미 종이 공방의 일에 대해서는 도가 튼 상태였고 바그다드에서 치기야의 부인인 쉬바니의 일을 돕기도 하면서 잉크 역시 만들 줄 알고 있어서 문제가 되지 않았다.

쿠릴타이에서 테무친과 테무게가 한교라는 신앙을 받아들이게 된 것을 공표하니 많은 아니 모든 장수들이 테무친을 따라 마고와 세 형제의 이야기를 믿고 초원의 광영을 위해 싸울 것을 맹세하는 의식이 행해졌다.

더구나 나를 해하려고 한 텝텡게르 3인이 한교로 개종을 하면서 하느님을 믿기로 한 사실로 인해 사람들의 술렁임은 더욱 커지고 있었다.


나는 장수들 하나하나마다 진실로 하느님을 받아들이고 한교에 귀의할 것인지를 물은 후 그들 각자의 머리를 깎아주는 일을 반복하면서 모두에게 자리를 뜨지 말고 기다렸다가 몽골의 글자와 마고와 세 형제의 이야기가 적힌 책을 받아가도록 했다.

머리를 잘라주고 각자에게 아주 약한 반쪽자리 치유마법을 펼쳐 황홀함을 맛보도록 하는 일은 상당히 긴 시간이 요구됐다.

아침부터 시작한 일이 오후 늦게가 되어 끝이 났으니 말이다.

‘휴, 한번에 하면 좋은 것을 따로 따로 해주려니 힘이 들긴 힘이 드는군.’


마나는 충분했다.

내 옆에는 흰 양이나 흰 염소는 아니지만 가축들이 있었고 그 가축들은 저녁에 쿠릴타이의 축제에 사용할 것들이니 말이다.

이미 테무게에게는 오늘의 축제에 사용되는 고기는 모두 신에게 먼저 제물로 바쳐야 한다고 말을 해놓았으니 문제가 될 건 없었다.

그렇게 모두에게 머리를 잘라주고 또 약하지만 반쪽자리 치유마법을 펼쳐 각자가 하늘의 존재를 믿도록 했다.

마지막으로 나는 남아 있는 염소와 양을 신에 대한 제물로 바치며 그 마나를 흡수한 후 테무게가 준비한 종이와 오뜨겅이 만든 잉크를 놓고 빈 종이에 그 두 권의 책의 내용을 복사해 넣었다.

당연 임팩트도 있었다.

더구나 내 몸의 마나가 아닌 외부의 마나로 하는 마법이라서 임팩트가 빠질 수도 없었다.

내가 기도의 말을 하니 테무게가 준비한 빈 종이와 오뜨겅이 준비한 잉크에 환한 빛이 나더니 빈 종이는 모두 몽골의 글자를 익히는 책이나 마고와 세 형제의 이야기에 대한 책으로 바뀌었는데 이는 모인 모든 장수들이 지켜보는 앞에서 일어난 일이었다.


그 하얀 빛에 테무친을 비롯한 모든 이들이 놀라 엎드린 가운데 나는

“보아라. 이것이 나의 하느님이 오늘 이 자리에 임한 증거이니라.

내가 하늘에 제물을 바치고 하늘의 능력을 빌어 너희들이 전장의 한가운데서라도 초원의 백성들이 어떻게 생겼고 또 어디로 이동했으며 무엇은 하고 무엇은 금해야 하는지를 알도록 책을 만들어냈다.

이는 곧 하느님의 말씀이니 누구하나 이 말씀을 기억하지 않으면 아니 될 것이다.

또한 누구나 이 말씀대로 살아간다면 그는 곧 하느님의 세상에 들 자격을 갖춘 자로 이 세상이 다하는 날 모두 구원을 받을 것이다.”

그러고 나서 테무게가 들판에서 병이 나 내가 그를 치료한 후 했던 기도를 했는데 이를 기억하는 테무게가 나를 따라서 기도를 하니 모두는 우리 둘이 하는 모양을 따라 하나 그 기도는 읊지 못했다.

이에 나는 모두에게 하느님에게 기도를 하는 방법을 알리면서 항시 음식을 먹기 전에 이와 같은 기도를 해 음식을 주신 하느님께 감사함을 표하도록 했다.


의식이 끝난 후 본격적으로 음식을 나누고 술을 마시기 시작했다.

그러는 가운데 나는 여러 사람과 인사를 나누었다.

이미 죽은 테무친의 맏아들 주치를 대신해 참석한 바투나 테무친의 둘째인 차카타이와는 첫 대면이었고 오고타이나 툴루이와는 이미 인사를 나누었던 사이다.


차카타이는 확실히 좀 고지식한 면이 있었다. 농담이라는 것을 모르는 사내인 것이다.

반면에 바투는 아주 유쾌한 청년이었다.

서쪽에서 보고 들은 신기한 것들을 떠드는데 뭐 그래 봐야 러시아나 우크라이나 지방 그리고 캅카스 산맥의 여러 여자들에 대한 얘기, 곧 남자들이 모이면 하는 흔한 음담패설이다.

어디서 들었는지 내가 책을 모은다는 것을 알고는 그 동안 모은 책을 보내주겠다고 한다.

나는 고맙다면서 꼭 책을 보내달라고 했다.

어쩌면 사라진 동유럽의 역사와 전승에 대한 기록을 얻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역사대로라면 바투는 분명 폴란드와 헝가리 나아가 오스트리아 방면으로 진격할 테니 말이다.


툴루이의 옆에는 웬 소년이 앉아 있었다.

“한님, 여기는 제 맏아들인 몽케라고 합니다. 몽케야, 인사를 드리거라.”

“오, 장차 훌륭한 인재가 될 상이군요. 몽케 왕자님, 저는 한돌이라 합니다. 후에 시간이 되시면 형제들과 함께 내가 있는 요양을 방문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예, 그러도록 하겠습니다.”

이는 내가 오고타이와 인사를 나눈 후 그의 아들 구유크에게는 하지 않은 말이었다.


구유크나 바투나 몽케는 모두 비슷한 나이였다.

바투는 구유크보다 한 설이 적고 몽케는 바투보다 두 살이 적었던 것이다.

오고타이 사후에 이들 셋이 몽골의 미래를 책임질 사람들인 것이다.

그렇지만 만나본 그들의 성격은 천지차이였는데 구유크는 사람이 옹졸했고 바투는 자유로웠으며 몽케는 엄격한 성품이었다.

나는 바투가 가장 맘에 들었지만 그는 멀리 있고 가까운 곳에 있을 구유크와 몽케를 주의하지 않으면 안 되는 입장이다.

물론 이제 몽골 제국의 대칸에 누가 오를지 알 수 없게 되었지만 역사대로라면 구유크나 몽케나 모두 고려로 쳐들어오는 인물들이니 세심한 관찰이 필요한 것이다.


쿠릴타이가 끝난 후 장수들은 각자의 임지로 떠나기 시작했고 테무게 역시 마찬가지였다.

그리고 나 역시도 마찬가지였다.

나는 오뜨겅과 대칸이 붙여준 10명의 군사와 함께 테무친의 부인이 있다는 케룰렌 강가로 이동하기 시작했다.

테무친의 정실 부인인 보르테는 케룰렌 강의 두물머리에 있다고 하는데 이곳이 바로 테무친이 툴루이에게 물려준 옷치긴의 영역이다.

즉 툴루이 옷치긴의 땅인 것이다.

물론 툴루이는 아버지인 테무친을 모시고 또 장남인 몽케를 동반해 다시 서하의 공략에 나섰으니 나와 동행을 할 수는 없는 일이다.


내가 살펴본 툴루이는 아주 용맹스런 장수였다.

그러면서도 성격 역시 원만했는데 역사에 기록된 것 하고는 많이 달랐다.

역사에는 툴루이가 술을 먹고 술병으로 죽었다느니 혹은 오고타이가 아플 때 몽골의 텝텡게르들이 가족 중 하나를 희생해야 한다고 해 툴루이가 독배를 들었다느니 하는 얘기들이 있었는데 지켜본 바에 따르면 술을 좋아하는 이는 오히려 사람을 좋아하는 오고타이였고 툴루이의 성격이 원만하다고 해도 형을 위해 독배를 들 정도로 물러보이지는 않았다.

뭐, 몇 년만 지켜보면 알 수 있는 일일 것이다.

과연 오고타이가 테무친의 강력한 군대를 물려받은 툴루이를 제치고 대칸의 자리에 오르는지.

또 과연 툴루이는 한창 때인 나이 40에 술병으로 죽게 되는지.


‘흠, 그나저나 툴루이 옷치긴의 영역이라.’

툴루이의 정실인 소르칵타니가 있는 곳.

내가 알고 있는 역사에 의하면 오고타이 가문에서 툴루이 가문으로 대칸의 지위가 옮겨진 것은 전적으로 그녀 소르칵타니의 수완 때문이었다.

지금이야 소르칵타니는 시어머니인 보르테를 모시면서 집안을 지키는 흔하디흔한 몽골의 여인에 불과할 것이다.

케레이트 족이 테무친이 이끄는 카막몽골족에게 패하면서 그저 선물처럼 툴루이에게 전해진 여자가 바로 소르칵타니였다.

아마 그녀는 그 일로 인해 전쟁에서 진다는 것의 의미를 뼈저리게 느꼈을 것이다.

그리고 자신의 지아비인 툴루이가 어떤 이유로든 죽게 되면서 아마 대칸의 지위를 가지는 것은 그저 단순한 상속의 의미가 아니라 전쟁이라는 것을 다시 한 번 느꼈을 것이다.

그래선지 소르칵타니의 자식 중에 못난 자식은 없는 걸로 알고 있다.

몽케고 쿠빌라이고 훌라구고 또 쿠빌라이와 일전을 벌였던 막내 아리크부카고 말이다.


‘내가 지금 그녀를 만날 필요가 있을까?

사람이란 시련을 겪어야 강해지는 것인데 섣불리 그녀를 만나 자칫 역사가 생각도 못한 방향으로 흐른다면 그거야 말로 자칫 동티가 날 일이 아닌가.

그래 가서 조용히 보르테의 건강이나 살피고 돌아가자.’

그런 마음으로 우리는 줄기차게 북으로 말을 몰았다.


이미 출발할 때 가을이 깊었는데 북으로 오니 이곳은 이미 눈으로 덮인 겨울이었다.

그리고 마침내 얼어붙은 케룰렌 강을 보았을 때는 강뿐 아니라 산도 길도 얼어 누구 하나 움직이는 이가 없었다.

우리가 마을에 도착했을 때 마을의 모든 이들이 마중을 나왔는데 나중에 들으니 이미 나에 대한 것이 마을에 알려졌다고 한다.

확실히 이 시대 기준으로 몽골의 연락체계는 무서운 점이 있었다.


그리고 그 마중 나온 이들의 맨 앞에는 소년이 있었는데 나이 고작 열셋의 쿠빌라이였다.

“쿠빌라이 왕자님. 고작 미천한 텝텡게르를 마중 나와 주셔서 감사합니다.”

“텝텡게르라니요. 이미 대칸이신 할아버님의 스승이라는 말을 들었습니다.

계시는 동안 저희 형제에게도 많은 가르침을 주시기 바랍니다.”

“아는 것은 없지만 물으신다면 성심성의껏 답을 드리지요.”


쿠빌라이와의 인사가 끝난 후 테무친의 부탁에 따라 보르테를 찾아갔다.

내가 기억하기로 그녀는 테무친이 죽고 3년 후에 죽는 것으로 아는데(1230) 과연 이미 너무 많이 늙었다.

아마도 그 동안의 마음고생 때문이리라.

그렇다고 그녀에게 무슨 대단한 치유마법을 사용할 생각은 없다.

물론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이 시대의 절대자인 테무친의 눈 밖에 날 것이니 반쪽짜리 치유마법을 사용하기는 해야겠지만.


보르테는 나를 만나 반쪽짜리 치유마법을 겪어보더니 매일 그 마고와 세 형제의 이야기를 비롯해 여러 지방의 이야기를 해달라고 불렀다.

그리고 그 자리에는 꼭이라고 할 정도로 소르칵타니의 세 아들도 자리를 하고 있었다.

몽골 초원의 겨울은 길었고 그녀의 요구로 인해 나는 이야기의 소재가 점점 사라지는 것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

결국 내가 끄집어 낸 이야기는 아직 세상에 등장하지 않은 이야기인 손오공과 삼장법사의 이야기였고 나중에는 아이소포스의 우화까지 꺼내들어야 했다.

‘흠, 이 이야기들을 먼저 꺼내 글로 출판하는 것도 나쁘지 않겠어.

손오공의 이야기 역시 권선징악의 이야기고 아이소포스의 우화는 이미 내가 그 자료를 바그다드에서 가져왔으니 말이야.

이 할머니나 이 소년들을 보니 오히려 이런 이야기들이 문자를 널리 퍼트리는데 더욱 공헌을 할 것 같군.’




추천은 작가에게 힘이 됩니다.


작가의말

[칭기즈칸의 아들]

테무친에게는 많은 여인들이 있었지만 중요한 여인으로 옹기라트족 출신으로 조강지처인 보르테우진Borte Ujin孛兒台 旭真이 있다. 공식명칭은 옹기라트 보르테이다.

무엇보다 이 여인은 그저 여자로써의 역할만 한 것이 아니라 테무친에게 가장 강력한 조언자로써의 역할도 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보르테는 4명의 아들과 5명의 딸을 두었는데 네 명의 아들이 주치, 차카타이, 오고타이, 툴루이이다.

이 중에 주치는 테무친의 친아들이 아니고 다만 보르테의 아들일 뿐이다.

테무친이 아직 세가 미약할 때 메르기트 족에게 그의 보르지긴 씨족이 털렸는데 이때 몽골의 관습대로 그의 아내마저 적에게 끌려갔다.

테무친이 힘을 찾아 메르키트 족을 쳤을 때에는 이미 보르테는 임신을 하고 있었는데 후에 그 아이가 테무친의 장남이 되는 주치이다.

주치란 몽골어로 손님이라는 뜻이니 그 출생을 알 수 있는 대목인 것이다.

테무친이 대칸이 되어 그의 의제인 시기 쿠투쿠Shigi-Qutuqu에게 명해 자사크Jasaq(자사크라는 말이 변해 후에 야삭Yasaq이라는 말로 바뀜)라는 몽골의 법을 만드는데 이 자사크에 기존의 전통인 약탈혼을 금지한 것도 이때의 트라우마 때문이 아닐까 한다.

 

테무친이 대칸이 된 후 호라즘 정복을 위해 출정을 하려고 할 때 측근은 후계를 정할 것을 권유했다.

이때 테무친은 아내인 보르테와 상의해 몽골의 관습과는 달리 맏이인 주치를 후계로 삼으려고 했다고 한다.

그러나 둘째인 차카타이가 엄청나게 반대를 했다고 하는데 본래 차카타이의 성정이 융통성이 없다고는 하지만 주치의 혈통을 문제삼아 반대를 하는 것에는 아버지인 테무친 역시 마냥 밀어붙일 수는 없어 호라즘 원정 시 후계를 확실히 정하지는 못했다고 한다.

 

다만 기류가 말자상속이 아닌 장자상속으로 변한 것은 틀림이 없는 일이었다.

그래서 급부상한 이가 셋째인 오고타이였다.

첫째와 둘째가 후계 문제로 테무친의 눈 밖에 났기 때문이었다.

원래 아버지라는 이들은 다 커서 자신의 생각과 달라지는 아들들에 대해서는 마음이 떠나는 법이다.

우리가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부자간의 갈등이 이런 문제로 인한 것이다.

 

당시까지만 해도 확실하게 오고타이가 후계라고 정해지지는 않고 있었다.

막내인 툴루이는 여전히 테무친을 따라 원정을 다니고 있었고 그 역시 빠지는 인물이 아니었으니 말이다.

그런 와중에 테무친이 1227년 8월 25일 한창 서하를 공격하던 중 죽고 만다.

나이도 이미 환갑을 넘겨 자연사했다고 해도 하등 이상하지 않은 시절이었다.

그런 나이의 테무친이 달리는 말에서 떨어졌으니 죽지 않은 것도 이상한 일일 것이다.

 

테무친은

“나의 죽음을 알리지 말라. 곡도 하지 말고 애도도 하지 말라. 다만 탕구트(서하)의 군주와 백성들이 성밖으로 나오면 그들 모두를 없애라.” 라고 하며 숨을 거두었다고 한다.

이로 인해 현재까지 서하의 백성을 이루던 민족은 그 씨를 찾을 수 없게 되었다.

물론 많은 이들이 몽골족으로 화한 것도 한몫을 했을 것이지만 확실히 누구도 서하의 백성이었다고 주장하지는 않은 모양이다.

 

테무친이 죽고 나서 한동안 막내인 툴루이가 임시 대칸의 지위에 있었다.

물론 正史일 뿐이다.

임시 대칸의 지위에까지 오른 이가 불과 2년 만에(1229) 스스로 대칸의 지위를 형에게 넘긴다는 것은 과히 상상이 가지 않는다. 아르크부카처럼 전쟁을 해서 패한 것도 아닌데 말이다.

더구나 툴루이는 임시 대칸의 지위에서 물러나고 2년 정도가 지난 1232년에 술병이라는 요상한 병명으로 죽고 만다.

다른 기록으로는 오고타이가 병이 들었는데 텝텡게르가 병이 낫기 위해서는 혈족의 희생이 필요하다고 해서 툴루이가 스스로 독배를 마셨다는 기록도 있다.

 

아마 여기에서 요상한 일이 멈췄다면 그럴 수 있다하겠지만 오고타이가 죽고 그의 아들 구유크가 대칸이 되고 불과 2년 만에 죽는데 그때의 병명도 술병이다.

 

더구나 구유크가 죽고 대칸의 지위는 툴루이의 장남인 몽케에게 넘어 가는데 그는 오고타이 계의 어지간한 남자는 모두 죽여 버린다.

그로 인해 오고타이 칸국마저 곧 사라지게 된다.

상상의 나래를 펴지 않을 수 없는 우연이 겹치는 것이다.

 

[울루스]

보통 우리는 일한국이니 차카타이칸국이니 하는 말을 사용한다.

글쓴이 역시 마찬가지다.

그러나 당시의 몽골인들에게 칸국汗國이라는 말은 없었다고 한다.

그저 울루스라고 불렀다는데 몽골제국도 대몽골 울루스Yeke Mongol Ulus라고 불렀다고 한다.

 

그렇다고 울루스가 나라를 뜻하는 것만은 아니라고 한다.

나라 안의 백성도 울루스라고 했다니 말이다.

그 잔재(?)로 남은 것이 터키에서 울루스라는 말은 국민이라는 뜻이다.

또 울루스가 큰 무리나 집단만을 이르지는 않는다.

부족에도 울루스라는 명칭이 쓰이고 심지어 씨족에도 쓰인다고 한다.

울루스는 우리말로 울타리나 울타리 안의 모든 백성 정도의 의미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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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5 출병 19.05.13 1,553 49 14쪽
94 정동성征東省 +2 19.05.11 1,664 47 12쪽
93 박작 +2 19.05.10 1,680 52 14쪽
92 전쟁준비 Ⅱ +1 19.05.09 1,653 53 13쪽
91 전쟁준비 Ⅰ +5 19.05.08 1,749 50 14쪽
90 입조 +4 19.05.07 1,699 51 13쪽
89 도량형 +2 19.05.06 1,738 57 13쪽
88 바투의 선물 +2 19.05.04 1,802 54 13쪽
87 2차 순례 +7 19.05.03 1,783 53 13쪽
86 성姓을 가지다 +1 19.05.02 1,881 54 13쪽
85 호패 +4 19.05.01 1,727 50 13쪽
84 각자의 생각 +3 19.04.30 1,726 55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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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 이장용 19.03.18 2,634 67 13쪽
48 주고 받다 +5 19.03.16 2,666 76 12쪽
47 테무친 죽다 +6 19.03.15 2,884 64 13쪽
46 군권 +1 19.03.14 2,698 72 13쪽
45 살리고 죽이다 +3 19.03.13 2,644 70 14쪽
44 동하점령 +1 19.03.12 2,737 66 13쪽
43 과학 +1 19.03.11 2,776 66 12쪽
42 화약 +4 19.03.09 2,856 68 14쪽
41 문제는 식량 +1 19.03.08 2,871 65 13쪽
40 나의 처지 +2 19.03.07 2,952 63 13쪽
39 밍캇 19.03.06 2,830 75 13쪽
38 졸본으로 19.03.05 2,938 77 13쪽
37 소르칵타니 +4 19.03.04 2,935 69 13쪽
» 쿠릴타이 +2 19.03.02 2,989 70 13쪽
35 한울루스 +2 19.03.01 2,996 71 13쪽
34 테무친 19.02.28 2,988 72 13쪽
33 이야기를 퍼뜨리다 +2 19.02.27 2,913 76 13쪽
32 텝텡게르 +1 19.02.26 2,875 71 13쪽
31 사기詐欺의 이유 +6 19.02.25 2,982 74 13쪽
30 기도를 하고 의례를 만들다 +7 19.02.23 3,070 78 14쪽
29 테무게 +2 19.02.22 3,072 74 13쪽
28 유덕용 +3 19.02.21 3,082 73 19쪽
27 졸본 +2 19.02.20 3,174 75 17쪽
26 터를 잡다 +2 19.02.19 3,191 71 16쪽
25 고향 19.02.18 3,155 71 15쪽
24 대만 +2 19.02.16 3,086 68 13쪽
23 사탕 19.02.15 2,991 68 13쪽
22 여정 +5 19.02.14 3,041 65 14쪽
21 선물 +3 19.02.13 3,088 73 14쪽
20 바스라를 떠나다 19.02.12 3,084 75 13쪽
19 탈출 +1 19.02.11 3,145 73 14쪽
18 중독 +2 19.02.09 3,155 64 13쪽
17 바부 +4 19.02.08 3,192 60 13쪽
16 고려 마을 +2 19.02.07 3,317 82 13쪽
15 바스라로 옮기다 +4 19.02.06 3,305 67 13쪽
14 아랍으로 가다 19.02.05 3,409 73 13쪽
13 신화를 만들다 +1 19.02.04 3,587 74 12쪽
12 베다 +2 19.02.02 3,758 74 13쪽
11 대고구려 +8 19.02.01 4,075 71 13쪽
10 사명을 가지다 +3 19.01.31 4,032 76 13쪽
9 번민 +3 19.01.30 4,318 71 12쪽
8 이적을 보이다 +2 19.01.29 4,538 78 12쪽
7 고려고약 +5 19.01.28 4,912 85 12쪽
6 영靈을 단련하다 +1 19.01.26 5,221 80 13쪽
5 파미르 탈출 +2 19.01.25 5,952 82 13쪽
4 몸을 차지하다 +1 19.01.24 6,965 93 13쪽
3 다른 차원의 지구 +2 19.01.23 7,931 86 13쪽
2 역사의 변곡점 +5 19.01.22 9,543 95 7쪽
1 프롤로그-전면 수정 +6 19.01.21 12,036 105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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