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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캐가 본캐 되는 날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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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림신승은 오늘부터 마교...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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뽀이뽀로밀
작품등록일 :
2022.09.19 17:31
최근연재일 :
2022.09.27 2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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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9.19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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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004

DUMMY

예정대로 마종대회를 끝낸 손규는 신성지에 마련된 자신의 사저 집무실에서 마지막 직인을 찍고 호흡을 골랐다.


“빌어먹을··· 망할 땡중 자식 때문에 쓸데없이 시간을 낭비한 탓에 잔업만 늘었어.”


묵정만 생각하면 욕지거리가 절로 나오는 손규였지만 최종적으론 자기 뜻대로 일이 진행되었다는 사실에 그녀는 안도하고 있었다.


그렇게 교주대리로서 할당 업무를 마친 그녀가 담뱃대를 물고 불을 당기자 밖에서 인기척이 느껴졌다.


“성하, 호교상주께서 오셨습니다.”

직속 호위이자 측근이 손무익의 방문을 알려왔다. 손규는 그 즉시 손짓으로 멀리 떨어진 창문을 열고는 담배연기가 환기되도록 한 뒤 말했다.


“들어오시라 해.”


그리고 천천히 문을 열고 손규에 집무실로 들어온 손무익은 담배 연기를 후후 내뿜고 있는 손규를 보며 인상을 찌푸렸다가 애써 표정을 관리하며 부복했다.


“성하를 뵙습니다.”


“누차 얘기하지만. 둘만 있을 땐 그리 예의 차릴 것 없습니다 숙부.”


“...저를 숙부라 여기신다면 적어도 흡연 정도는 제가 안 볼 때 하시지요.”


“아아, 죄송합니다. 다음부터는 조심하지요.”


그러면서도 연기를 들이마시는 것을 보니 그만둘 생각은 없어 보였다. 손무익은 더 이상 얘기하는 걸 빠르게 포기하고 곧장 자리에서 일어나 본론은 입에 담았다.


“묵정은 그길로 신성지를 벗어나 서쪽으로 향했습니다.”


“산을 아주 내려갔습니까?”


“아뇨, 신산 서편의 이름 없는 봉우리 근방에 움막을 짓기 시작했습니다.”


“하! 쫓아냈더니 그냥은 못 가겠다고 아주 시위하고 앉았네. 일단 본교 인원이 섣불리 움직이지 않도록 호교부 차원에서 단속 좀 해주세요.”


“존명.”


일월성전에서 묵정의 입교는 상당한 과반수로 부결되었다. 아마 그에게 삿대질까지 해가며 일장 연설을 토한 손규의 말에 공감한 수뇌부가 더 많았다고 그녀 나름 분석했다. 하지만 찬성 쪽에 의외의 인물이 있었음을 부정하기 힘들었다.


“삼원주 영감들 전원이 찬성한 건 좀 의외였네요.”


“저도 그건 의외입니다. 태평지계 당시 손량 교조 측근에서 가장 정파와 치열하게 싸운 분들인데 말이죠.”


“뭐, 그 땡중을 이용해서 오절에게 복수라도 하길 꿈꾼 거겠죠. 지금 생각해보니 지난날 대전에서 오절에게 큰 치욕과 낭패를 당한 사람들이니 그 정도 음흉한 생각은 가질 만하다고 봅니다.”


“...성하께선 오절에게 설욕하고픈 맘이 없으십니까?”


“왜 없겠습니까? 아버지 따라 중원을 누비며 가장 고통스럽고 뇌리에서 잊히지 않는 기억이 그자들에게 당한 기억입니다.”


그 말을 하며 손규는 왼쪽 하복부를 쓰다듬었다.


“가끔 심신이 지친 날이면 그날의 꿈을 꿉니다. 신검[神劍], 그자의 칼에 구멍이 났던 그 일을 말이죠.”


지금 생각해도 산 것이 기적. 아버지 손량이 제때 와주지 않았다면 분명 다음엔 목이 날아갔을 것이다.


“아버지의 팔상검[八翔劍]에 한 치도 밀리지 않았던 어검술의 검객. 화산파의 오절. 중원제일검 옥성자. 지금의 저라면 그자에게 한칼 돌려줄 수 있으려나요?”


“성하의 팔상검 성취가 형님과 같은 경지에 오른다면 가능하겠군요. 옥성 그자가 비록 어검에 있어 형님에 비견되었지만, 종합적으론 한 수 아래였습니다. 실제로 그때 불살승이 조금이라도 늦었다면 목이 달아나는 건 옥성 그자였을 겁니다.”


“쯧, 말씀하시니 기억났네요. 그날도 그 땡중이 방해했었죠. 하여간 예나 지금이나 짜증 날 정도 본교의 앞길을 가로막는군요. 역시 그날 아버지께서 그냥 죽여버리셨음 좋았을 것을.”


“저도 그건 의문입니다. 그날 그냥 살리신 것도 그렇고, 그 묘한 약속도 그렇고. 대체 형님은 무슨 생각이셨던 것인지.”


“무남독녀인 저도 속을 알 수가 없었던 게 아버지입니다. 그렇게 기분파처럼 행동하시면서 어떨 때는 교리에 가장 골몰하는 교전학도보다 현자처럼 보이실 때가 있었어요.”


“그렇군요. 참된 신교의 교주이자 비할 때 없는 극강의 천마셨습니다.”


“나름 깊은 뜻이 있어 그 땡중에게 입교하라 하셨겠지만, 지금은 그를 받아들여 좋을 게 하나도 없습니다. 묵정의 일은 소림 입장에선 치부이니만큼, 대대적으로 움직이진 않지만 이미 중원에서 묵정의 행방을 은밀히 수소문하고 있겠지요. 외경부를 통해 슬쩍 흘려주는 것도 나쁘지 않겠군요.”


“처분을 정파의 손에 맡기실 생각이십니까? 그러다 그걸 빌미로 정파에서 여길 공격할 가능성도 있을 터인데.”


“어차피 내일이면 산문과 신성지는 진법으로 닫칩니다. 설사 오절 전원이 온다고 해고 진법과 진마전당의 방어를 뚫으려면 상당한 소모를 각오해야 할 겁니다. 그렇게 힘으로 뚫고 들어온다면 지금 본교의 총력을 다해 오절의 멱을 따주면 될 일이죠.”


“그리 간단히 생각할 만큼 무림맹이 만만치는 않습니다. 무인의 질이나 규모에서도 저희가 현저히 밀리는 것도 사실이 아닙니까.”


“지금 무림맹이 십만대산을 친다면 당연히 소수정예로 올 수밖에 없습니다. 태평지계 이후, 무림맹은 지금 각성의 도독부, 실질적으론 그 위에 있는 황제의 눈치를 보고 있어요. 그들이 태평지계 당시 대규모의 무인 집단 꾸려 움직일 수 있었던 건, 마종사도를 중원에서 축출하여 민생을 안정시킨다는 명분 때문에 황제와 조정이 눈을 감아주었던 겁니다.”


거기까지 말한 손규는 담뱃재를 톡톡 떨어내며 한쪽 벽에 걸린 중원지도를 가리켰다.


“현재 무림맹 총단이 있는 낙양은 북직례와 가깝죠. 달리 말하면 황군이 견재하기 쉬운 위치에 있다는 말도 됩니다. 때문에 무림맹은 재작년과 작년, 그리고 올해 정초까지 세 차례나 총단을 서안이나 무창으로 옮기려 했습니다. 하지만 그때마다 황제는 무림맹주를 황궁으로 초대하거나, 교지를 내려 무림맹 전각을 새로 올려주는 등 쉽게 움직이지 못하도록 경고하고 견제했습니다.”


무림맹이 북직례에서 멀어지려 할수록 황실과 조정은 은근한 압박으로 이를 가로막았다. 강력한 무력집단인 무림맹의 중추를 멀리 떨어뜨려 황권과 조정의 통제를 벗어나게 하는 우를 범할 만큼 당금 황제는 얼간이가 아니었다.


오히려 정파의 태평지계를 암중 지원하여 큰 수고를 들이지 않고 민생을 안정시킨 수완가. 라고 손규 나름 높게 평가하고 있었다.


“무림맹의 머리가 낙양에 묶여있다면, 무림맹이 가진 구파와 오대세가 대한 통제력도 낙양에서 멀어지면 멀어질수록 옅어집니다. 실제로 지금 본교에 가장 열심히 시비를 거는 정파세력은 사천 무림. 그중에서도 청성과 당문 뿐입니다.”


“아미파는 고려하지 않으시는 겁니까?”


“설마요. 단지 본교가 사천 무림과 전면전이라도 일으키지 않는 한 아미파는 먼저 도발해 오지 않을 겁니다. 그들이 굳이 본교를 도발해서 국지전을 벌여도 얻을 게 없어요.”


“청성파와 당문은 다르다는 얘기군요.”


“당문은 예전부터 운남과 십만대산에서 얻을 수 있는 각종 독물과 기화이초의 유통로를 확보하기 귀양을 제압하고자 하고 있죠. 허다 단독으로는 본교와의 알력 다툼에서 이길 자신이 없으니 청성파를 끌어들인 겁니다. 당문은 청성파의 연단 연구후원을 댓가로 제시했을 겁니다. 청성파의 약점이 용현에서 천위 급으로 도약을 도울 영단이 없다는 것이니까요.”


주변 정세를 논하는 손규의 눈은 어느 세 날카로워져 있었다. 잠시 그녀의 기색을 살피건 손무익은 그 시선이 지도한 곳에 머무는 것을 눈치챘다.


“창산[蒼山]... 점창파가 신경 쓰이십니까?”


“네, 점창파는 지금 내홍을 겪고 있습니다. 결과에 따라 우리는 훗날 중원으로 권중토래 할 때 강력한 배후의 적을 둘 수도 있습니다.”


“허나 점창파는 지난 백년간 중원 일에 관심을 두지 않았습니다. 태평지계가 한창일 때도 침묵했던 그들이 이제와 무림맹에 합류하려 할까요?”


“......”


손무익에 물음에 잠시 생각에 빠져있던 손규는 탁상위에 있던 서첩 하나를 집어 손무익 앞으로 천천히 걸어와 내밀었다.


“이건 무엇입니다.”


“외경부의 첩보를 기찰부에서 정리해서 올린 것입니다. 창산의 최근 동향이지요.”


“점창장문[点蒼長門] 신창[神槍] 곽사홍··· 병환위중[病患危重]?”


첫 문장에 살짝 놀란 손무익에게 손규는 서첩에 나오지 않는 내용을 보충하듯 설명을 이어갔다.


“신창 곽사홍에게 아들이 하나 있습니다. 곽무진이란 이름으로 곽사홍의 뒤를 잇는 점창파 창류[槍流]의 종사입니다. 점창파 창류는 중원불관여[中原不關與] 원칙을 고수하는 파벌이죠.”


“분광섬영[分光閃影] 사현걸. 당문 녹풍단주[綠風團主] 접촉··· 사현걸 이자도 점창파 인물입니까?”


설명을 듣고 두 번째 문장은 비교적 담담하게 읽어 내려간 손무익이 짐작한 듯한 반응을 보지다 손규는 걸음을 중원지도 앞으로 옮기며 긍정했다.


“예, 분광섬영 사현걸. 점창파 검류[劍流]의 종사[宗師]로 본래 사천 성도 태생입니다. 종사에 오르기 전 곽무진, 여운성, 마해랑과 함께 창산사응[蒼山四鷹]이라 불리던 점창파 신진 고수시절부터 중원과의 교류를 주장해왔던 인물이지요. 현재 점창파 내부의 위치는 곽무진과 대등하지만 사실상 검류의 제자가 더 많아서인지 문파 내 발언권은 훨씬 강한 모양입니다.”


“말씀하시는 것을 보니 운남 대리부 일대의 평판도 딱히 책잡힐 게 없는 모양이로군요.”


“예, 참으로 재수가 없게도 태평지계 이전 고리짝 협객서에서 나올법한 인의대협을 그대로 현실에 가져다 놓은 듯한 인물이랍니다.”


자로 잰 듯한 인품을 보이는 사람들에게 생리적으로 혐오감이라도 있는 것인지 손규는 사현걸을 혹평했다.


“이런 사람들일수록 뭔가 구린 구석이 있기 마련인데 도무지 찾을 수가 없네요.”


그 밖에 확실치도 않은 사현걸의 어두운 면을 망상을 섞어 나열하는 손규의 중얼거림을 한 귀로 흘려듣던 손무익은 좀전의 서책에서 본 낯익은 이름들을 곱씹고 있었다.


“여운성, 마해랑···. 이 이름들은 들어본 기억이 있습니다. 분명 십 년 전쯤, 남녕[南宁]에 갑자기 나타나 제멋대로 날뛴 흑귀사흉과 혈투 끝에 동귀어진했다는 정파 고수의 이름들이군요. 점창파 인물일 줄이야 놀랍군.”


“흑귀사흉?”


“예, 천산 흑광성의 고수들이었습니다. 그쪽 인물들답게 꽤 지독한 짓을 일삼는 자들이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감히 본교의 코앞이나 다름없는 곳에서 허락도 없이 들어와 질서를 어지럽히기에 이를 징치하기 위해 당시 호교상주셨던 황조영 공과 함께 산을 내려갔던 기억이 납니다.”


“아아, 그때는 호교시랑이셨던가요? 한데 막상 가니까 그 창산사응 두 고수가 목숨과 맞바꿔 흑귀사흉인지 뭔지를 도륙 냈다?”


“그렇습니다. 남녕에 도착했을 당시 이미 상황이 정리된 뒤였습니다. 정파 고수 이인조가 흑귀사흉을 죽였고 중상을 입은 그들도 얼마 뒤 명을 달리했다고 하더군요.”


“이상한 얘기 아닙니까. 싸우다 죽은 것도 아니고, 중상을 입고 며칠을 연명했다면 사문에 연통하기엔 충분한 시간이 있었을 겁니다. 게다가 점창파의 구명요결, 요상의술은 서역의 것을 흡수하여 독자적으로 발전한 비전. 사문에서 구원이 올 때까지 버티기 충분했을 것인데···.”


후당 말엽 향용으로 시작해 차마고도의 비적들과 싸우며 지금의 명문대파로 성장한 점창파다. 실전 횟수로 따지면 중원 어느 문파도 따라올 수 없고, 그 경험을 바탕으로 온갖 부상을 치료하고 관리하는 법을 터득해 발전시켜 비전으로 전해져 내려왔다.


어디 굴러다니는 쭉정이 유협도 아니고. 점창파의 차기 종사 후보로 촉망받던 무인 둘이 사문에서 구명이 올 때까지 버티지 못하고 상처가 심해져 죽었다? 손규로서는 좀처럼 납득이 가지를 않는 얘기였다.


“당시 남녕의 상황을 상세히 말씀해보세요.”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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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림신승은 오늘부터 마교에 입교합니다 연재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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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04 22.09.19 49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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