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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캐가 본캐 되는 날까지

소림신승은 오늘부터 마교에 입교합니다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뽀이뽀로밀
작품등록일 :
2022.09.19 17:31
최근연재일 :
2022.09.27 2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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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589

작성
22.09.19 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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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쪽

001.

DUMMY

천마신교 백마당[白魔堂] 특무조[特務組].


그것이 천마신교 일급 무인 소운당의 소속이었다.


그의 나이 열둘에 태평지계를 겪고 살아남은 마종인이며, 지금은 어엿한 마교의 일급무인이다. 수준은 용현 초입.


본래 그는 마교 소속이 아닌 사천 성도에서 포목점을 운영하는 부모와 살던 민초였다.


태평지계가 한창이던 어린 시절. 미모의 어머니를 노린 사천당가의 무인에 저항하던 아버지가 살해당하고 사마외도로 몰려 끌려가 어머니와 함께 죽을 뻔한 것은 전대 천마 손량과 그 직속 친위무인들에게 구해졌고. 그것을 연이 되어 지금 이 자리까지 왔다.


어머니는 그때 입은 상처로 결국 세상을 떠나고 혼자 남겨진 소운당의 선택지는 많지 않았다.


소운당이 천마신교의 입교한 것은 살기 위한 선택이었고, 부모의 원수인 사천 당문에 복수할 유일한 길이었다.


그런 자신의 배경 탓인지 그는 신교에 입교하기 위해 모여든 사람들을 보며 묘한 짜증을 느끼고 있었다.


그가 볼 때 여기 모여든 면면들은 다들 어중이떠중이. 그저 크고 작은 범법을 저지르고 형벌을 피하고자 도망친 이들이나, 어떻게든 명성을 쌓아 정파 무림맹 눈에 들어보겠다는 뜨내기 자칭 협객들의 눈먼 칼을 피해 몰려온 양떼에 불과했다.


‘이런 것들에게도 천년신교의 비전을 전해야 한다니···. 정말 벼랑 끝으로 몰렸구나.’


비교적 젊은 무인인 그였지만, 자신이 생존과 복수라는 독기로 똘똘 뭉쳐 있다 보니 상대방의 독기에도 예민하다고 자부했다. 하지만···.


‘하나같이 눈빛이 죽어있어. 그냥 지푸라기 잡는 심정으로 기어 온 나약한 정신상태의 산송장들 뿐이야.’


모인 인원은 얼추 2~300남 짓. 이곳을 통제하는 백마단 무인들의 서슬 퍼런 투기와 마기 덕에 모두가 하나같이 무거운 침묵 속에 있지만 눈 만큼은 이리저리 흔들리고 있었다.


“후우···. 음?”


남몰래 한숨을 뱉으며 차례로 산문을 통과하는 입교희망자들을 실망스러운 눈길로 보던 그의 눈에 이체가 어렸다.


‘여인? 심지어 육검패용[六劍佩用]?’


양쪽 허리의 둘, 등 쪽에 넷을 교차하여 패용한 장검들. 하나같이 보검으로 보이는 육검을 착용하고 산문을 넘는 건 유난히 하얀 얼굴의 여인이었다. 그 모든 것이 특이함을 제쳐놓고 소운당이 주목한 것은 바로 눈빛이었다.


‘살아있군. 성취는 그저 그렇지만 꽤 풍파를 이겨낸 눈이야.’


정광이 번뜩이고 흔들림 없는 눈빛이 인상적이었다. 지닌바 무력 수준이 낮음에도 백마단의 거친 기운에 주눅 든 기색도 없다. 소운당은 속으로 합격점을 주며 자신이 너무 이른 실망을 한 게 아닌가 반성했다.


‘호오···. 이번엔 좀···!’


여인이 산문을 지나 전당으로 가는 계단으로 사라지고 얼마 후. 소운당은 또 다른 합격점 인사를 보았다.


푸른 장포에 자기에 육박하는 육척장도를 등에 메고 산문을 넘는 앳된 외모의 청년이었다. 패기 어린 걸음걸이 하며, 지닌바 무력도 더할 나위 없었다. 신교의 대법와 마공을 익히면 일급, 혹은 용현급의 절정고수가 될지도 몰랐다.


‘여섯 척이나 되는 장도. 상당히 기형의 병기로구나 사승을 짐작히 어려워.’


세상은 넓고 알려지지 않은 기인기사는 많다. 문파 역시 모래알만큼 많다고는 하지만 이런 정파 천하에서 백도 명문으로 3대 이상이 되지 않은 문파는 사도 취급받기 쉬웠다. 아마 그런 식으로 몰려 중원에서 심하게 경원시 당한 불운한 일문이 아닐까 짐작할 따름이다.


전당으로 오르는 청년의 뒷모습이 사라질 때쯤 소운당은 일말의 기대감이 속에서 일어남을 느꼈다.


‘그래, 이제 와 겨우 웅지를 피려는 본교다. 첫술에 배부를 순 없지. 비록 적더라도 진짜배기가 조금이라도 있다면 희망이 있다.’


천마신교가 이번 마종대회를 계획하고 전국각지로 배첩을 뿌린지 석 달. 당연히 정파에서 이런 움직임을 놓칠 리 없었고 십만대산으로 오는 길은 봉쇄되어 있을 게 자명했다.


기찰부[譏察部]의 분석으론 사천무림을 중심으로 마종대회에 참석하고자 십만대산으로 향하는 마종사도의 인물들을 일망타진할 계획을 세울 것을 내다 보았다.


정파의 매복과 함정을 뚫고 이 중원 남서 끝자락에 있는 십만대산까지 오려는 강단과 무력을 갖춘 마종사도의 인물이 얼마나 있을까.


그걸 생각하면 여기에 수백이나 모인 것마저 기적이었다. 아마도 대부분 사천이나 귀주, 운남 등지에서 정파의 눈을 피해 숨어있던 사람들이 대부분일 것이다. 현재 상황은 거기에 만족할 수 없을 만큼 풍전등화였다.


그렇게 소운당이 마음을 다잡고 있을 때 또 다른 인물이 그의 눈에 들어왔다.


이번엔 꽤나 장년이었다.


관리하지 않아 듬성듬성 난 수염이 인상을 거칠게 만들고 있는 남자였다. 무엇보다 그의 상체를 구렁이처럼 감싸고 있는 붉은 사슬이 인상적이었다. 사슬 한쪽 끝에는 갈고리가 달렸고, 한쪽 끝에는 주먹만 한 철추가 걸려있다. 역시 어떤 기형병기의 운용인지 짐작하기 어려웠다.


다음으로 눈에 띈 건 이번에도 여인이었다.


여인치고는 특이한 중병인 월도[月刀]를 들고 있었는데. 다루기가 여간 까다로운 것이 아닌 중병임에도 여인은 힘겨운 기색 없이 가벼운 발걸음으로 산문을 넘었다.


그다음으로 눈에 띈 것은 암적색 장포를 걸친 소년이었다.


외모와 행색으로 보았을 때 운남 백족으로 추정된다. 품과 소매가 넓은 장포를 보자마자 소운당은 암기를 떠올렸다. 허리에는 두 척 정도 되는 검을 차고 있었지만, 검사의 기도를 지니지 않은 것으로 볼 때 십중팔구 암기의 소양이 있는 소년이라고 소운당은 판단했다.


다음으로 산문에 나타난 것은 등짐을 매고 있는 서생이었다. 손에는 죽간 지팡이를 끌고 있었지만 의지함 없이 또박또박 산문을 넘고 있었다. 특이하게도 검정 면포로 눈을 가리고 있었는데 걸음걸이나 행동이 맹인처럼 보이지 않았다.


‘눈을 가린 검은 면포···. 청 죽간으로 만든 지팡이···. 청죽살검?’


소운당이 알기로 그 별호는 사천제일쾌검의 별호이면서 사천 무림에서 특급주살령이 떨어진 수배자의 별호이기도 했다. 추정되는 무력은 최소 용현급. 말이 필요 없는 절정고수였다.


‘저자도 본교에 투신할 정도로 절박하게 몰리고 있었단 말인가.’


이어 산문을 넘는 사람들을 쭉 살피니 총 일곱이 눈에 더 들어왔다.


장창을 어깨에 짊어지고 건들거리는 걸음으로 나타난 청년,


녹의면삼을 곱게 입고 비파를 든 묘령의 여인,


각각 흑과 백으로 나뉜 쌍부를 들고 나타난 미청년.


짐승 피혁으로 만든 의복에 보기 드문 대궁을 맨 소년.


네 개의 금륜이 부딪치며 찰랑이는 소리가 인상적인 서역 여인.


이 십만대산을 번적이는 갑주를 입고 올라온 성별을 알 수 없는 기인까지.


하나같이 놀라운 기도와 비범한 재능이 엿보이는 인재들이었다.


‘방금 그가 마지막인가.’


철그덕 소리와 멀리서도 들리는 육중한 발소리와 함께 산문을 오르는 철갑기인[鐵甲奇人]을 다소 불안한 눈으로 바라보다 시선을 돌린 소운당은 그 뒤로도 한참을 기다렸다.


‘이백팔십팔, 그중 열둘인가. 적지만 참으로···. 응?’


산문을 넘은 인원수를 곱씹던 그의 눈이 이제 막 산문을 넘는 사람을 발견한다.


‘어느 틈에?’


기척을 느낄 수 없었다. 몰아치는 혹한의 바람 속에서 산짐승의 발소리도 구분해내는 소운당이 저토록 장대한 체구를 가진 사내의 걸음 소리를 놓치고 말았다.


‘고수! 그런데 승복[僧服]?’


낡고 여기저기 해졌지만 틀림없이 승려나 입는 가사였다. 토번 라마승이 입는 가사와는 다른 확연한 중원 불문의 복식.


‘머리카락을 기르다니···. 파계승인가?’


짧지만 아무렇게 길러진 검은 두 발이 눈에 들어왔다. 파계승이 드문 것은 아니지만 민초들에게 경원시 되고 천대받는 탓에 대놓고 파계승의 행색을 하는 이는 거의 없었다.


‘뭔가 한 수가 있는 자···. 가만, 황색 가사? 설마!’


그때 소운당의 머리를 스쳐 지나간 생각이 그의 등줄기에 소름을 돋게 했다.


‘중원 천지에 황색 가사를 걸치는 승려는 딱 한 군데밖에 없다!’


하지만 말이 안 된다. 그곳에 승려가 저런 파계승 행색이라니. 그곳은 애초에 사지 멀쩡하게 파계하고 나올 수 있는 곳이 아니었다.


‘대체 누구냐? 누구길래 그런 복색으로 여기 왔느냐!’


소운당은 당장 뛰쳐나가 심문하고 싶은 것을 간신히 참았다. 주변의 흔들이는 기파를 통해 여기에서 지켜보는 백마당 전원의 생각도 동인 한 듯싶었다.


그런데도 움직이지 않는 것은 오로지 내려진 명 때문이었다. 적습이 아닌 이상 자리를 이탈하지 않고 산문을 감시하라. 그것이 오늘 백마당의 사명이었다.


그렇게 소운당과 백마당 특무조 무인 전원이 이것을 적습으로 받야들여하 하는지 아닌지 갈등하는 동안 황색 가사의 파계승은 유유히 계단을 올라 전당을 향해 사라졌다.


이제 판단은 저 위에 넘어간 거나 진배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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