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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월중천(赤月中天)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서백호
작품등록일 :
2017.06.26 14:32
최근연재일 :
2017.11.30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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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7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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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10.23 1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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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2쪽

적월중천(赤月中天)(121)

DUMMY

서민은 그렇게 사천 당문에서 몸을 빼고, 즉시 현룡문으로 달려갔다.

그때 현룡문에서는 흑백쌍성, 강백호, 장연, 당백, 문무철, 장석주 등 각 대주가 모여 오대세가와 해룡문에 관한 대책을 논의하고 있었다.


“어떻게 되었는가?”

“다행히 부총관과 이십여 명의 문도들은 화를 피해 몸을 숨겼고 배도 무사하답니다.”

“그들이 오백 명이라고 했는가?"

“예, 위해 상단을 공격한 숫자가 오백이라고 했습니다.”

“오백 병력이 위해상단을 공격했는데, 그 정도 희생밖에 나지 않았다면, 부총관은 최선을 다한 것이군. 그리고 무사히 숨어있다니 그것도 다행이야! 그건 그렇고 그놈들은 지금 어디 있는가?”


백성의 이 물음에 비영대주 장석주가 즉답했다.


“지금은 문과 하루 거리까지 와 있습니다.”

“위해상단에서 이곳으로 연락 온 지가 십여 일이 넘었는데, 아직도 하루 거리라?”

“그렇습니다.”

“어떻게 할 건데?”


흑성이 묻자 백성이 태연하게 이렇게 대답했다.


“네놈과 이 몸이 나서야지 별다른 수가 있겠어. 아! 자룡대주와 강 총관도 있군!”

“나는 또 뭐 좋은 수가 있는 줄 알았더니 우리가 나서자. 그게 다야?”

“이 흑귀 놈아. 그보다 더 좋은 수가 어디 있다고. 그러니 이곳에서 느긋하게 기다리다가 놈들이 나타나면 네놈과 나 그리고 장 대주, 강 총관이 나가서 우두머리들 목만 베면, 나머지는 대원들이 알아서 하겠지. 안 그래?”

“백성 대주님의 말씀이 맞습니다. 오백 명이라고 하나 저들의 전력은 그리 대단하지 않을 것이니 그렇게만 하면 나머지는 자연 무너질 것 입니다. 아마도 문주님과 사숙들이 자리를 비운 틈을 노리고 온 모양인데, 저들은 선택과 판단을 잘 못 한 것입니다.”


장연의 이 말에 흑백쌍성을 비롯한 각 대주도 고개를 끄덕였다.


“그나저나 사천 당문에서는 어떻게 되었는지.”

“아마도 지금쯤은 싸움이 벌어지지 않았겠습니까.”

“그렇겠지. 그건 그렇고 이렇게 결정하세. 저들의 병력이 오백이라 하지만, 정확하게 확인된 것은 아니니까 우선 그들의 정확한 병력을 먼저 확인하고, 내가 좀 전에 말한 것처럼 그렇게 하세.”

“제가 다녀오겠습니다.”

“장 대주가?”

“예, 제 눈으로 확인하고 싶습니다.”


백성이 허락하자 장연은 그 즉시 현룡전을 박차고 나갔다.

그러자 백성은 각 대주에게 만반의 준비를 지시하고는 문의 이곳저곳을 살피기 시작했다.

오대세가와 해룡문이 상단을 공격하고, 현룡문으로 온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백성은 그들이 노리는 것이 무엇인지 단박에 알 것 같았다.

바로 자신들이 암암리에 뒤를 보아주던 해적을 소탕하고, 선박을 구매하고, 위해상단을 세우자 산동악가와 황보세가, 해룡문은 현룡문이 산동으로 진출하지나 않을까 노심초사했을 것이다.

그리고 그 기우가 발전해서 자신들의 터전을 지키려고 친분이 두터운 나머지 세가를 규합해서 서민과 황보충, 정각이 사천 당문으로 가서 자리를 비운 틈을 노려 위해상단을 공격하고, 현룡문으로 몰려오는 것, 그것 말이다.


‘그리고 마교와 우리가 싸우면 양패구상하리라는 계산이었겠지. 그러고 보면 우리만 정파와 마교가 양패구상하기만을 바라지는 않는구나. 또 어떤 세력이 우리가 양패구상하기를 바랄까.’


백성이 이런 생각을 할 때 비영대원 하나가 뛰어와서 전서를 그에게 건네면서 이렇게 말했다.


“백성 대주님, 개방 산서 분타와 사천 당문에서 전서가 왔습니다.”


그렇게 전서를 받아 읽어본 백성은 한편으로는 웃고 한편으로는 근심이 가득한 표정으로 흑성에게로 가서 전서를 건네주었다.


“당문에서는 아직 싸움이 벌어지지 않았고, 동생은 우리에게 수성만 하라고 했다.”

“그래, 그런데 동생이 속히 와야 할 것인데.”

“늦어도 어때. 일단 그 싸움에서는 빠졌으니 말이야!”

“그것도 그렇군!”


흑백쌍성은 개방 산서 분타와 당문 당자추가 보낸 전서를 읽으면서 그렇게 의견을 나누었다.

그리고 그날 저녁에는 오대세가와 해룡문을 정탐하고 온 장연이 이렇게 각 대주에게 보고했다.


“모두 일천오백여 명 정도였고, 내일 진시에는 도착할 것입니다.”

“오백이 아니라 일천오백 명?”

“예, 오백이 아니라 일천오백 명이었습니다.”

“이것들이 인원수를 늘린다고 시간을 이리도 잡아먹었군. 그래.”

“그런 것 같습니다.”


다음 날 아침, 현룡문 정문에는 흑백쌍성을 비롯한 강백호, 장연, 문무철, 당백, 한원진, 한호창, 원지훈, 금홍, 유주 등 각 대주와 대원들이 비장한 각오로 서 있었다.


“저 집과 객잔은 강 총관이 애써 신축한 것들인데, 피해가 없기를 바라야겠군!”

“무사하겠지요!”

“그랬으면 좋겠군.”


오대세가와 해룡문 일천오백 병력을 앞에 두고 백성과 강백호는 그런 말을 주고받았다.

그만큼 자신이 있다는 방증이었지만, 처음으로 실전을 경험하는 와룡대와 잠룡대 등의 대원들은 그 반대로 무거운 얼굴이었다.

그때 서민의 제자 장형이 뛰어나와 이렇게 말했다.


“백성 대주님, 저도 싸우게 해주십시오!”

“소문주는 들어가 있게! 이미 그렇게 하기로 하지 않았는가.”

“아닙니다. 저도 싸우게 해주십시오.”

“허! 가솔을 보호하는 것도 싸우는 것이야!”

“그 일이라면 제가 아니라도 다른 문도와 의천문도도 있습니다. 하니 저는 이곳에서 싸우겠습니다.”

“허! 그래도.”

“들어가거라!”


육촌형인 장연까지 나서서 말렸지만, 장형은 막무가내였다.

그때 일천오백 명의 오대세가와 해룡문 문도들이 나타나기 시작해서 현룡문 정문에서 사십 장 떨어진 곳에 넓게 포진하기 시작했다.


“준비하라!”


백성의 이 명령에 각 대원이 각궁을 들어 올려 발사 준비를 하기 시작했다.


“소문주는 들어가지 않을 것인가?”


백성이 다시 한 번 종용했지만, 장형은 묵묵부답이었다.

그런 장형을 한번 바라본 백성은 어쩔 수 없다는 듯 고개를 한번 끄덕이고는 그대로 내버려 두고 말았다.

이즈음 장형의 무공이 이미 자신을 포함해서 이곳에 있는 누구도 쉽게 상대할 수 없는 경지에 이른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크하하! 본좌가 듣기로 사천 당문에서 치열한 싸움이 벌어져서 너희 문주라는 놈과 그 황보충, 정각이라는 놈도 모두 이미 염라대왕 앞으로 불려갔다고 한다. 그러니 너희도 목을 늘이고 있으면, 이 어르신께서 그놈들을 따라갈 수 있게 선처를 베풀겠다.”


오대세가와 해룡문 문도들이 포진을 끝내고, 그 사이에서 사십 대 털보 장한이 성큼성큼 앞으로 걸어 나와서 이렇게 말하자 흑백쌍성을 비롯한 각 대주는 즉각 대로했다.

말인즉슨 서민과 황보충, 정각은 이미 죽었으니 너희도 목을 늘이면 자신이 잘라주겠다는 말이었으니 말이다.


“팡!”


그런데 그 털보 장한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장형이 수호대 부대주 강두규의 각궁을 빼앗아 그를 쏘는 일이 벌어졌다.

장형의 손을 떠난 화살이 마치 북을 찢는 듯한 소리와 함께 공기를 가르면서 섬전보다 더 빠르게 털보 장한을 향해 날아가자 그것을 본 흑백쌍성과 각 대주, 대원들은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그러나 그들과는 반대로 자신에게 날아오는 화살을 향해 털보 장한은 대도를 빼 들고 멋지게 내리치려고 했다.

일천오백의 오대세가와 해룡문 연합군에게 자신의 무용을 보여주려고 말이다.

하나 그것이 일생일대의 실수가 될 줄 그가 꿈에라도 상상했겠는가.


“크윽!”


털보 장한이 휘두른 대도를 비웃기라도 하듯 장형이 쏘아낸 화살은 그의 오른쪽 어깨를 뚫고 지나가서 일천오백의 오대세가와 해룡문 연합군의 선두에선 어떤 자의 방패에 박혀 부르르 떨었기 때문이다.


“와아!”


그것을 본 현룡문도들이 이렇게 환호성을 지르자 흑성이 나서 다시 일갈했다.


“큰소리만 칠 줄 아는 놈들이 아니냐. 그래, 또 누가 나서겠느냐?”

“......”

“이 흑성 조기 어르신이 상대해 줄 테니까 누구든 나서라!”


흑성이 이렇게 일갈하자 황보세가 가주 황보준(皇甫俊), 산동악가 가주 악소문(岳昭門), 운문세가 가주 운문수(韻文水), 모용세가 가주 모용일(毛用一), 서문세가 가주 서문봉(西門峯), 해룡문 문주 이국(李國)은 머리를 맞대고, 어떻게 할 것인지 의논하기에 바빴다.


“저들이 각궁 쓰는 것은 알았지만, 위력이 정말 대단하구려. 이대로 공격하다가는 모두 고슴도치가 될 것 같으니 무슨 방도가 없겠소?”

“황보 가주, 그렇다고 여기서 죽치고 있을 수는 없으니 준비해온 방패를 앞세우고 공격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오!”

“악 가주의 말이 맞습니다. 그렇게 합시다.”

“좋소. 그런데 당문의 소식은 들었소?”

“지금쯤은 양단간에 결정이 났을 것이니 우리도 속히 결정을 짓고, 만약을 대비해야 할 것이오!”

“그럽시다. 더는 지체할 시간이 없소이다.”


이국의 말에 황보준은 잠시 생각했다.

자신들 세가와 해룡문이 연합해서 서민과 황보충, 정각이 자리를 비운 틈 즉 사천 당문에서 마교와 정파가 싸우는 그 틈을 노려서 위해상단을 공격하고, 병력을 모아 이곳으로 이동하면서 사천 당문의 소식을 들으려 했지만, 특별한 소식은 들을 수 없었다.

그러나 이미 시간도 많이 지났으니 사천 당문은 양단간에 어떤 결정이 내려졌을 것은 뻔했다.

그리고 마교와 정파가 양패구상하고, 서민, 황보충, 정각도 그 격전에서 죽었으면 더없이 좋을 것만 같았다.


“황보 가주, 저들이 비록 아직 싸우지는 않았다 하여도 검선 선우백이 그를 쉽게 보내주지는 않을 것이니 기우랑 떨쳐버리고 속히 공격합시다.”


악소문의 이 말에 모용일이 덧붙여 이렇게 말했다.


“그렇소이다. 이번 거사는 다 당문의 싸움에 맞추어서 계획된 것이오! 그리고 아직 싸우지 않았다 하여도 악 가주 말처럼, 그는 쉽게 당문을 벗어나지 못할 것이고, 싸웠다면 천마 위소군에게 죽었을 것이오.”

“하기야 그놈이 현룡검선이라고 소문이 났으니 쉽게 보내주지는 않겠지.”


그러나 이들이 이렇게 머리를 맞대고 있을 때, 검선 선우백은 서민이 떠난 사실을 알고는 노기를 터트린 지 한참이나 지난 뒤였다.

그리고 그 노기는 서민을 향한 것이 아니라 오대세가와 해룡문을 향한 것이었으니 이들의 예상은 한참이나 빗나가고 있었고, 또 하나 이들이 간과한 것이 있었으니 그것은 서민이 전서를 받자마자 황보충에게 복귀 준비를 시키고, 소림사 방장 지현, 진주 언가 가주 언한, 당자추를 데리고 개방을 찾아가서 필요한 정보만 얻고, 협조를 요청하는 즉시 현룡문으로 복귀했다는 것이다.

즉 검선 선우백과 소림사 혜인 등 각파 수장의 동의를 구하지 않고 곧장 복귀한 것이다.

그 바람에 소림사 방장 지현, 진주 언가 가주 언한, 당자추, 개방의 수뇌들도 떠나는 서민을 잡지 못한 것이고 말이다.

그리고 그들이 서민이 떠나는 이유를 명확히 알았으니 굳이 검선 선우백이나 기타 각파 수장에게 사정을 설명하지 않아도 됐고, 명분도 확실했으니 뒷말이 나올 이유도 없었다.

어떻든 서민이 자리를 비우고, 마교와 정파가 싸운다는 날짜에 맞추어서 위해상단을 공격하고, 병력을 모아 다시 현룡문을 공격하려고 한 오대세가와 해룡문은 처음부터 잘못된 정보를 가지고 행동하고 있었으니 그 결과는 뻔한 것이었다.


작가의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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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6 적월중천(赤月中天)(86) +2 17.09.16 2,467 34 11쪽
85 적월중천(赤月中天)(85) +2 17.09.15 2,334 31 11쪽
84 적월중천(赤月中天)(84) +2 17.09.14 2,351 30 11쪽
83 적월중천(赤月中天)(83) +2 17.09.13 2,375 33 11쪽
82 적월중천(赤月中天)(82) +3 17.09.12 2,484 34 11쪽
81 적월중천(赤月中天)(81) +3 17.09.11 2,411 36 11쪽
80 적월중천(赤月中天)(80) +3 17.09.10 2,531 33 11쪽
79 적월중천(赤月中天)(79) +2 17.09.09 2,717 28 12쪽
78 적월중천(赤月中天)(78) +2 17.09.09 2,725 34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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