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복군주 세종을 구상하면서 주적 여진족의 이름 표기에 대해서 많은 고민을 했습니다.
애초에 구상은 주요 여진 장수의 이름을 만주어 발음대로 표기하고 싶었지요.
대표적으로 먼터무(아이신기오로 먼터무)가 그러한데, 먼터무의 경우는 청나라 초대황제인 누르하치의 6대조입니다.
그래서 그의 생애에 대한 기본적인 기록이 남아 있습니다.
하지만, 먼터무의 경우를 제외하면, 세종 시대 때의 여진족에 대한 기록은 그렇게 풍부하지가 않습니다.
거기에 여진족 자체가 기록에 대해서 크게 신경을 쓰지 않던 민족이었습니다.
그래서 명나라나 조선의 기록으로 그들의 행적을 추적할 수밖에 없는데, 그 중에 당시 여진족에 대해서 가장 풍부한 기록을 가지고 있는 것은 다름 아닌 조선 실록이라고 합니다.
실록에서 먼터무의 이름은 동맹가첩목아로 기록되어 있습니다.
이름 참 괴랄하죠?
발음이 비슷한 구석이 하나도 없는 이런 식의 이름 표기법은 당시 명나라에서의 표기법 때문이었습니다.
정복군주 세종에서도 언급되어 있지만, 명나라는 여진족 추장들에게 관직을 내리며 그들을 통제하려고 했습니다.
그렇게 관직을 내리면서 성씨를 주기도 했는데, 그래서 관직명에 새로운 명나라 성씨 등이 함께 붙어서, 그런 괴랄한 이름이 탄생하게 된 것이죠.
전술했다시피, 당시 여진족에 대해서 가장 많은 정보를 기록해 둔 것은 조선 실록이었습니다.
그래서 정복군주 세종에서 여진족의 이름을 인용할 때는 그들의 실제 만주 이름 발음이 아니라, 실록에 남겨진 이름을 차용하는 것이 대부분입니다.
그래도 혹시라도 만주식(혹은 몽골식) 발음의 이름이 남아 있는 인물은 그 이름을 그대로 사용하고자 했습니다. (ex. 먼터무, 양무타우)
그런데 만주식 이름이 너무 길거나, 실록에 남겨진 이름이 더 근사해 보일 때는 실록에 남겨진 이름으로 사용하였습니다.
그리고 솔직히 고백하자면, 먼터무와 이만주, 그리고 그들의 부하 장수들을 제외하고, 단역을 잠깐 쓰고 버릴 캐릭터들은 실록에 언급되는 여진족들 중 그냥 대충 아무거나 골라서 써먹었습니다. :p
그리고 또 한가지 언급하고 싶은 건,
정복군주 세종에서는 조선군과 여진족이 서로 같은 언어를 쓰고 있는 걸로 나오지만, 실제 여진족들은 우리와 다른 언어를 쓰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그들과 대화를 하기 위해선 통역관이 필요했었죠.
하지만, 전쟁의 긴박성 표현과 입딜(!)을 위해선, 아무래도 서로 쉽게 의사소통이 된다는 설정이 더 낫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러니까, 어벤져스에서 그 수많은 외계인들이(토르, 타노스, 가모라, 토끼 등등) 유창한 영어로 서로 자연스럽게 소통을 하는 것과 같은 맥락이라고 이해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덧붙여 사견이긴 하지만, 삼국지 연의에 나오는 제갈량군과 맹획군, 혹은 조조군과 손권군이 실제로는 서로 자유롭게 의사소통을 했을 것 같진 않습니다. 지금도 북경어와 광동어가 서로 다른데 말이죠. ^^
태풍이 북상하고 있다고 합니다.
미리 미리 대비하셔서 큰 피해 없으셨으면 좋겠습니다.
늘 행복하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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