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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차. 님의 서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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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녹차.
작품등록일 :
2017.06.08 23:03
최근연재일 :
2017.06.24 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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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233,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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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06.15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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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쪽

16화.

DUMMY

우두커니 앉아 엉켜버린 생각들을 풀고 있던 발레르는 옆 방에서 들려오는 소리에 급히 눈물 자국을 닦으며 일어났다. 건너간 그곳에는 애런이 이제 막 사다리를 다 타고 올라오고 있었다. 카펫을 바닥에 덮으며 솟아오른 먼지를 털며 일어난 그는 얼굴을 찡그렸다.


“진짜 먼지 너무 심한 거 아니야? 카펫 좀 내다 버리라 하든가 해야지. 어, 발레르 너···”


장난기 담긴 채 말하던 그는 발레르를 보자, 하던 말을 멈췄다. 그리고는 그에게 다가가 말라붙은 눈물 자국을 닦았다.


“얼굴이 이게 뭐냐? 사내놈이 왜 울고 지랄이야, 마음 아프게.”


묻은 눈물을 바지에 아무렇게 대충 닦고는 그의 어깨에 손을 걸쳤다.


“우리 아빠가 나가서 좀 놀다 오란다. 나가자.”


발걸음을 옮기려 하는 순간 아래서 삐걱거리며 문 여는 소리가 들려왔다. 힘겹게 카펫을 걷는 모습에 애런이 다가가 도와줬다.


“아, 고마워요. 두 분 밖에 나가시는 거죠? 저도 같이 가요.”


“잘 됐네, 우리 길 몰랐는데. 같이 가도 되지, 발레르?”


애런의 손을 잡아 일어나는 모습을 보며 발레르는 갈라진 목을 한 번 가다듬었다.


“그래.”


해가 가장 높이 뜬 시각, 가장 더위가 기승을 부릴 시각에 사람들은 너나 할 것 없이 바깥에 나와 목소리를 높이며 활기를 띄웠다. 제대로 눈을 뜨기 어려울 만큼 강렬한 태양 빛이었지만, 그들은 개의치 않아 했다. 바로 앞에서 아지랑이가 피어오르는 길거리를 그들은 애나의 안내를 받으며 사람들 속을 비집고 돌아다녔다.


우울한 발레르를 위해 애런은 작은 것 하나에도 오두방정을 떨며 우스꽝스러운 모습을 보여줘 달래려 노력했다. 무엇을 구경할까 하던 애나는 가보고 싶었던 비싼 옷 가게에 가기로 하고 그들을 데려갔다.


외관부터 고급스럽게 생긴 그곳은 한눈에 봐도 잘나가는 상인이나 가문 사람들이 드나들 법한 가게였다. 그녀가 가게 앞에 멈춰 잠시 안쪽을 바라보는 중 저 멀리서 그녀를 부르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애나, 오랜만이구나.”


뒷짐을 지며 천천히 그들에게 다가온 그는 쉰이 훌쩍 넘은 남성이었다. 가득한 주름은 그가 미소를 짓자 더욱 부각되었다. 전체적인 인상은 부드러웠지만, 눈매가 날카로워 대조되는 느낌을 주었다. 애나는 목소리에 고개를 돌려 인사했다.


“자크님, 안녕하세요.”


“그래, 뭐하고 있던 게냐.”


“여기... 사촌들이랑 옷 구경 좀 하려고 나왔어요.”


“그래?”


자크는 의심스러운 눈초리를 애런와 발레르를 바라보고는 다시 애나를 보며 미소를 지었다.


“재밌게 놀다 들어가려무나. 데니카에게도 안부 전해주고.”


“네, 안녕히 가세요.”


“저 주름 많은 할아버진 누구냐?”


애런이 퉁명스럽게 그녀에게 물었다.


“우리 마을 관리하는 분이셔.”


“그래? 난 저 할아버지별로야.”


딱 잘라 말하는 자신을 이상하게 쳐다보는 둘을 보며 애런이 말을 덧붙였다.


“눈매가 마음에 안 들어. 전형적으로 욕심 많아 보이는 얼굴이야.”


자신의 말에 확신해 하며 고개를 끄덕이는 그의 모습을 애써 무시하며 애나가 발레르를 바라봤다.


“여기 옷 구경하고 싶은데 그래도 돼?”


발레르가 대답하기 전에 애런이 기겁했다.


“여기 딱 봐도 엄청 비싼 곳 같은데?”


“구경만 할 거야, 구경만. 응?”


애나는 어느새 애런에게도 말을 편하게 하고 있었다. 이미 그의 행동이 익숙해진 듯 그녀는 자연스럽게 응석을 부리며 받아쳤다. 애런은 어쩔 수 없다는 듯 어깨를 으쓱였다.


“진짜 구경만 해야 해, 나 돈 한 푼도 없단 말이야.”


“사달라고 안 했거든. 발레르 오빠, 들어가자.”


기가찬다는듯 콧방귀를 끼며 그녀는 발레르의 손을 덥석 잡고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 어버버 거리며 어찌할 줄 모르는 발레르를 보며 애런은 키득 웃으며 따라 들어갔다.


안에 들어가니 큰 건물 안에는 옷이 빼곡히 걸려 있었다. 그 전부를 구경하는데 하루가 걸릴 정도로 집시 룩 부터 시작해 보헤미안 룩, 소년 같은 느낌을 주는 가르손니 룩과 보석으로 섬세함을 준 글리터와 플레어 스커트, 평상복과 의복 등 전부 각양각색의 옷이 즐비하고 있었다. 애나의 눈이 빛나며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꼼꼼히 구경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예상치 못한 애런은 역시 그답게 흥분하며 감탄사를 연발하며 삼매경에 빠져 구경하기 시작했다.


딱히 옷에 관심이 없는 발레르는 대충 구경하다 싫증이 나버려 애런과 애나를 번갈아 보다 애나가 있는 곳으로 갔다. 그녀는 어느 한 곳에 서서 골똘히 생각하고 있었다.


“뭐해?”


“응, 이거 예뻐서.”


말끝을 흐리던 애나는 단념한 듯 다른 옷을 구경하러 자리를 옮겼다. 발레르는 그 자리에서 한참을 고민하다 조용히 가게 주인에게 가격을 물었다.


“그거는 좀 저렴해요. 10실링 입니다.”


어마어마한 가격에 그는 마음을 접어야 했다. 기가 죽은 채로 멍하니 다른 옷을 의무적으로 바라보는 그의 모습을 애나는 그가 지루해 하는 것 같아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그녀는 발레르에게 다가가며 지루한 표정을 지었다.


“이제 볼 게 없네. 오빠, 다른 데로 가자.”


발레르는 고개를 끄덕이고는 애런에게 다가가며 불렀지만, 그는 정신이 팔린 듯 대답이 없었다. 발레르 뒤에서 따라가던 그녀는 그 광경을 보더니 조그맣게 속삭였다.


“뭐야, 자기가 제일 신 났네.”


“이제 가자, 애런.”


“어, 벌써? 그냥 너희끼리 갔다 와.”


“여기 계속 있으려고?”


“좀 더 보고 먼저 집에 들어갈 테니까 너희도 놀고 그냥 집으로 와.”


귀찮은 듯 뒤로 손을 휘저으며 애런은 다른 곳으로 걸어갔다. 잠시 생각하던 발레르는 순간 가슴이 얹히는 느낌을 받았다.


“그럼 우리끼리 가자. 가고 싶은 데가 또 있어.”


맞잡은 손을 이끌며 애나가 서둘러 걷기 시작했고 발레르는 엉거주춤 그녀의 손에 이끌려 따라나갔다. 창 사이로 어디론가 가는 그들을 흘깃 바라보며 애런은 피식 웃었다.


이곳저곳 돌아다니며 발레르는 내내 불편했다. 그녀와 단둘이 이렇게 돌아다니는 건 정말 즐거운데 체한 듯 거북한 마음이 들었다. 그는 즐거워하며 그에게 무어라 말하는 것을 바라보았다. 기세가 꺾인 해가 보내는 아늑함이 그녀와 어우러져 한층 더욱 빛나게 만들어줬다. 그들은 그녀가 말한 경치 좋은 곳에 앉아 천천히 지는 해를 바라보았다. 서로 아무 말 없이 앉아 있자 발레르는 어색함을 느끼고는 아무 말이라도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데니카씨의 일을 배운지 오래된 거야?”


뜬금없는 질문이었지만 애나는 불편해하지 않았다.


“응, 내가 어렸을 적부터 쭉.”


“부모님께서 그걸 허락해 주셨어?”


“아니, 내 주변에는 아무도 없었거든. 어머니는 내가 애기 때 돌아가시고, 남은 아버지는 나를 어렵게 키우시다가 힘에 부치셨는지 어느 날 돈 몇 푼 남겨두고 도망가셨어.”


발레르는 덤덤하게 말하며 살짝 미소 짓는 그녀의 눈이 슬퍼 보인다고 생각했다. 그는 자신을 질책했다.


“미안해.”


“괜찮아, 지금은 데니카 아주머니가 내 어머니인걸. 세상에서 제일 좋은 어머니야. 그분이 길거리를 전전하는 나를 데려다 키워주셨어. 난 지금 행복한 걸로 만족해. 그러니 오빠가 미안해할 필요 없어.”


마냥 순하고 여린 줄로만 알던 그녀에게서 흔치 않은 경험을 듣자 발레르는 새삼 그녀를 다시 보게 됐다. 자세히 얘기하지 않았지만, 데니카가 데려가기 전까지 얼마나 굶주리고 추위에 떨었을지 그는 어느 정도 알 것 같았다. 그 작은 체구로 어릴 적부터 혼자 버텨왔음에 발레르는 그녀가 자기보다 훨씬 더 강하다고 생각했다.


어떤 대답을 해야 할지 몰라 우물쭈물 거리는 발레르에게 그녀가 불쑥 질문을 던졌다.


“나도 비밀 말해줬으니까 발레르도 비밀 하나 말해줄래?”


“응, 어떤 거?”


“실례될 수 있는 질문이긴 한데... 왜 쫓기게 된 거야?”


질문을 받은 발레르는 순간 어떻게 말해야 할지 고민했다.


“얼굴 한 번 본 적 없는 우리 아버지 때문에. 그분이 옛날에 어떤 좋은 일을 위해 앞장서셨어. 근데 그게 잘... 되지 않아서 오해를 받고 죽임을 당하셨지. 그리고 그 일이 지금 나에게까지 내려오고 있는 거야.”


발레르는 굳이 자세한 이야기는 해주지 않았다. 그녀가 더글라스에게 어떤 감정을 가지고 있는지도 몰랐고, 굳이 장황하게 설명까지 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다. 대답 없이 듣고 있던 그녀의 입에서는 신중한 한 마디가 흘러나왔다.


“억울하겠네.”


“어머니랑 단둘이 살며 아버지란 사람을 내가 거의 모르다시피 지냈기 때문에 처음에 티보 아저씨께 들었을 땐 정말 너무 억울했어. 왜 남들이 안 하는 일을 굳이 나서서 해가지고 이렇게 만들었나 하면서 원망도 했는데 지금은 좀 바뀐 것 같아. 아직 나도 정리가 되지 않았지만, 아버지가 안타깝고 그렇게 만든 사람에게 화가 나는 것 같아.”


대화가 끊기자 자연스레 생각에 빠진 발레르는 진솔한 이야기를 나누면서 사라진 어색함과 같이 거북했던, 찝찝했던 마음이 무엇인지 깨닫게 되었다. 슬슬 돌아가야 할 시간이 되자 그는 그녀를 차분하게 바라봤다. 하루 종일 봤지만, 여전히 가슴 설레게 만든다고 그는 생각했다.


“애나, 이제 우리 슬슬 들어가야 해.”


“아쉬워라.”


옷에 묻은 잔디를 털며 일어난 그녀는 자못 아쉬운 표정을 지으며 천천히 발걸음을 옮기던 그녀가 갑자기 뒤를 돌아 발레르를 바라봤다.


“있지, 나 오늘 정말 재밌었어. 친구 사귀면 가보고 싶었던 곳도 가보고, 서로 아픈 비밀도 나누고... 오빠랑 많이 가까워진 것 같아.”


활짝 웃으며 얼굴에 홍조를 띤 그녀를 보며 발레르도 덩달아 웃음이 나왔다. 그러면서도 이 즐거움이 끝이 보임에 가슴이 아려왔다. 왔던 길을 되짚어 다시 집으로 돌아온 애나는 밑으로 향하는 사다리를 타다 우두커니 서 있는 발레르를 바라봤다.


“뭐해?”


그는 어색한 미소를 지었다.


“난 조금 이따 내려갈게. 생각할 게 좀 있어서.”


아까 낮의 일을 떠올린 그녀는 굳이 더 묻지 않고 그대로 사다리를 타고 내려갔다. 문이 닫히고 시간이 조금 지날 때까지 기다리던 발레르는 천천히 걸음을 옮겨 정문을 열고 밖으로 나갔다.


그는 아까 돌아오는 길에 봐뒀던 모자상인이 있는 곳으로 급히 걸어갔다. 혹시라도 자리를 접었을까 조마조마하며 도착한 그는 아직 그 자리 그대로 있는 것을 보며 서둘러 앞까지 걸어갔다.


그는 아까 흘깃 봤었던 보닛 하나를 집어들었다. 아담하고 귀여운 그녀와 어울리는 겉은 하얗고 안쪽은 이름 모를 분홍 계열 꽃들이 그려져 있는 모자였다. 값을 치르고는 품에 안아 든 채 돌아온 그는 위층 방 어딘가 보이지 않는 곳에 잘 숨겨두고는 뿌듯해하며 사다리를 타고 내려갔다.


*******************************************


건물 안 연병장에 많은 아이들이 오와 열을 맞춘 채로 같은 동작을 취하고 있었다. 이 나라에서 제일 유망한 소년, 소녀들이 모인다기에 리비오로서도 처음엔 긴장이 되었다. 하지만 지금 그는 도착한 후 얼마 지나지 않아 금방 실망해 버렸고 지금 그는 지루해했다. 교관이 눈을 돌릴 때면 아예 하는 둥 마는 둥 하던 그는 조금 떨어진 곳에서 거구의 몸으로 수업에 집중하며 땀을 뻘뻘 흘리는 아이를 보며 며칠 전 이곳에 온 첫날 밤을 떠올렸다.


사춘기 아이들이 그렇듯, 동 나이대의 친하지 않은 애들끼리 모아 놓으면 그곳은 시한폭탄과 다름없어진다. 게다가 이제 더 이상 학교가 아닌 경쟁을 통해 살아남아야 했고, 무엇보다 무예를 익히는 그들로서는 그중 누가 가장 잘났는지 궁금해했다. 자신이 다니던 학교에서 일, 이 위를 놓치지 않았던 그들이었기에 대부분 아이들이 자신이 가장 뛰어나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가열된 경계심은 그날 밤 기어이 터져버리고 말았다.


리비오가 배정받은 방은 가장 끝 방이었다. 처음이다 보니 방에 있던 네 명은 서로 어색해하며 누가 먼저 말을 꺼내주길 바랐다. 같은 방을 쓰는 사람들끼리 얼굴 붉힐 필요는 없었기에 리비오가 가장 옆에 있는 아이에게 물음으로써 침묵을 깼다.


“넌 어디서 왔냐. 난 알레.”


개의치 않아 하는 리비오와 다르게 질문을 받은 아이는 경계하는 듯 아직 잔뜩 낀 어색함으로 답했다.


“아르페에서 왔어.”


“너는?”


“지안느.”


“넌?”


“난 수도에서 왔어.”


한 명 한 명 일일이 지목하며 물어본 리비오는 무슨 말을 할까 고민을 하던 중 옆방에서 들려오는 소음에 눈을 찌푸렸다.


소리에 집중하던 그들은 그것이 그냥 떠드는 소리가 아님을 짐작했다. 이윽고 벽에 부딪히는 소리와 넘어지는 소리, 욕설이 뒤엉켜 들려왔다. 길지 않은 시간이 지나고 나서야 소리는 멎었고 문이 열리는 소리와 함께 발걸음 소리가 커졌다.


그들의 방 앞까지 온 발자국은 이내 멈추더니 문고리가 돌아가며 방문이 열렸다. 모두가 고개를 위로 올려 봐야 할 정도로 문 앞에 있는 소년의 키는 거대했고 몸집 또한 남달랐다. 안에 있는 세 명은 그가 누구인지 안다는 듯 눈을 마주치지 않으려 고개를 숙였다. 조금은 격양된 숨을 몰아쉬며 방 안을 쭉 둘러보는 그를 향해 리비오가 어이가 없다는 듯 코웃음을 쳤다.


“넌 뭐냐?”


리비오와 눈이 마주친 소년은 성큼성큼 다가와 그의 앞에 섰다.


“너냐?”


“알아듣게 말해, 이 새끼야.”


“장난치나.”


큰 덩치의 소년이 인상을 팍 구기며 리비오의 멱살을 잡아 올렸다. 아니 그러려 했다. 그의 예상과는 다르게 아무리 힘을 줬지만, 리비오의 발은 땅에서 떨어지지 않았다. 당황한 소년을 향해 그가 실소를 날렸다.


“야, 장난하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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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 마지막화. 17.06.24 222 1 17쪽
34 34화. 17.06.24 231 0 15쪽
33 33화. 17.06.23 167 0 15쪽
32 32화. 17.06.22 297 0 15쪽
31 31화. 17.06.21 179 0 13쪽
30 30화. 17.06.20 193 0 13쪽
29 29화. 17.06.20 225 0 17쪽
28 28화. 17.06.19 191 0 13쪽
27 27화. 17.06.19 178 0 15쪽
26 26화. 17.06.19 176 1 12쪽
25 25화. 17.06.18 213 1 15쪽
24 24화. 17.06.18 178 1 17쪽
23 23화. 17.06.18 195 1 19쪽
22 22화. 17.06.17 221 2 14쪽
21 21화. 17.06.17 232 0 12쪽
20 20화. 17.06.16 249 2 13쪽
19 19화. 17.06.16 262 1 14쪽
18 18화. 17.06.15 251 1 15쪽
17 17화. 17.06.15 235 1 13쪽
» 16화. 17.06.15 230 1 14쪽
15 15화. 17.06.14 212 2 14쪽
14 14화. 17.06.14 247 2 14쪽
13 13화. 17.06.14 244 2 14쪽
12 12화. 17.06.13 277 2 13쪽
11 11화. 17.06.13 307 3 15쪽
10 10화. 17.06.13 385 2 1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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