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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차. 님의 서재입니다.

엑시타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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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녹차.
작품등록일 :
2017.06.08 23:03
최근연재일 :
2017.06.24 11:13
연재수 :
36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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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
글자수 :
233,206

작성
17.06.14 1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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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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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글자
14쪽

14화.

DUMMY

“상황을 말해 봐라. 왜 너희 셋밖에 남지 않은 것이냐.”


감히 고개를 들지 못한 채 전투를 이탈한 세 명은 선뜻 누구도 말을 꺼내지 못했다.


“두 번 말하게 하지 마라.”


살기 띄운 목소리에 가장 먼저 도망쳤던 사내가 목소리를 쥐어짜 냈다.


“처음에 저희는 그들과의 거리가 좁혀지지 않을 거로 생각했는데 의외로 금방 따라잡았습니다. 아마도 그중에 말을 잘 못 타는 사람이 있는 것 같습니다. 꽤 많이 따라잡자 그들은 갑자기 멈춰 내리더니 활을 쏘기 시작했습니다. 무슨 수를 썼는지 모르겠지만, 그 어두운 곳에서 두 명 모두 단 한 번도 빗나가지 않고 말을 맞춰 낙마시켰습니다. 그대로 가다간 닿기도 전에 전멸일 게 뻔해 저희는 할 수 없이 어느 정도 좁혀지자 말에서 내려 방패에 몸을 최대한 가리고는 걸어갔습니다.”


바짝 마른 입술에 침을 묻히며 떨리는 목소리를 최대한 진정시키며 사내는 말을 이었다.


“그러자 한 꼬마 아이가 검을 뽑고 혼자 다가오기 시작했습니다. 굳은 움직임을 보며 저희는 그 아이가 실전경험이 전무하다고 생각했고, 저희의 틈을 만들기 위해 나온 미끼라고 판단했습니다. 그래서 가장 가까웠던 노튼이 화살의 시야각을 좁히며 먼저 공격했습니다. 근데···.”


사내는 아직도 믿기지 않는다는 듯 말문이 막히며 입술만 움찔거렸다. 그러자 옆에 있던 사내가 이렇게 하면 용서가 된다는 듯 이어서 말했다.


“제가, 제가 봤습니다. 질러진 노튼의 검을 아이가 옆으로 쳤는데... 그 힘 세기로 유명한 노튼이 아이처럼 소리를 지르며 너무나도 쉽게 검을 놓쳤습니다. 그렇게 싸우다 저희는···.”


“그만.”


한창 말을 하던 사내는 입을 다물었다.


“어디로 갔는지 아나?”


“예, 루치아 마을로 갔습니다.”


예상 했다는 듯 더글라스는 고개를 끄덕이며 창가 쪽으로 뒤돌며 말했다.


“따로 통보가 있을 때까지 너희는 근신이다. 돌아가라.”


중징계를 받을 거라고 생각했던 그들은 속으로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급히 자리를 벗어났다. 방 안에 같이 있던 미랄라스가 다가오자 그는 바깥을 유심히 살피고는 커튼을 쳤다.


“더 이상의 병력 손실은 낭비다, 미랄라스. 지금 당장 병사들 소집하고 말을 준비시켜라. 내가 직접 뽑아서 데려간다. 그리고 덱스터가 일어나면 그 마을에서 데려왔다는 아이와 서로 어떤 관계였는지 전부 다 조사하라고 해.”


고개를 숙이며 나가는 모습을 끝까지 바라본 후 발소리마저 멀어지는 걸 느낀 더글라스는 팔짱을 낀 채 방 안을 돌아다녔다. 그들이 말했던 것이 사실이라면 그 검은 분명 엑시투타스가 틀림없었다. 그건 기회이면서 위기가 된다는 이야기다. 다른 말로 그건 이제 병사들만으로는 불가능하다는 이야기였다.


선제공격을 먼저 한 이상 그들은 분명 아나테마로 향할 것이 자명했다. 가장 안전하고 확실한 곳은 거기 말고는 없었다. 이제 중요한 건 아나테마 앞까지 누가 먼저 도착하느냐의 싸움이었다. 지금도 서로 멀어지고 있었지만, 오히려 그는 자신만만한 걸음으로 방을 빠져나와 복도를 걸어가기 시작했다.


***********************************


루치아 마을은 조금 색달랐다. 아무래도 모리비크와 가까운 곳이었기에 주들 보다는 상인들이 훨씬 많이 보여 일반 마을이라기보다는 상인들이 머무는 거대한 터전 같다고 발레르는 생각했다. 오히려 그들이 지나왔던 곳 중 왕궁과 인접한 세레지오보다 더 사람들이 다양했고 물품들의 양이나 질 모두 더 높았다.


빼곡히 거리에 차 있는 사람들을 비벼가며 나아가던 그들은 티보의 인도 아래 마구간에 말을 맡긴 뒤 곧바로 골목길로 접어들었다. 미로 같이 엉킨 길을 그는 조금도 주춤거리지 않고 방향을 짚었다. 한참을 안쪽으로 접어 들어가던 티보는 낡고 허름한 가정집으로 보이는 곳 앞에 멈춰 서더니 잠시 망설이고는 조심스럽게 문을 두드렸다.


“누구세요?”


문 너머로 앳되어 보이는 여성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데니카 안에 있니? 티보가 볼일이 있어서 왔다고 전해줄래?”


고민하는 듯 대답은 바로 들려오지 않았다.


“잠시만요.”


발소리가 멀어지자 뒤에 있던 발레르가 물었다.


“여기가 거기인가요?”


“그래, 옛 동료란다.”


잠시 후 문이 열리며 아까 이야기를 나눴던 여성으로 추정되는 한 소녀가 그들을 반겨주었다. 올림머리에 오똑한 코와 작은 입술에 쌍꺼풀이 없는 눈이었는데 그게 그녀의 매력인 듯 잘 어울렸다. 고우며 흰 피부는 전체적으로 봤을 때 도도한 이미지를 전해줬다. 누가 봐도 예쁘다 할 정도로 아름다운 외모였다.


“이야, 엄청 미인이시네요. 안 그래, 발레르? 야, 안 들어오고 뭐해.”


해맑게 웃으며 칭찬하던 애런은 발레르를 바라보았고 그는 못 박힌 듯 그 자리에 서 있었다. 애런의 부름에 그는 흠칫 놀랐다.


“어... 들어가야지.”


걸어가는 발레르의 동작은 어색했고 시선은 어디에 둬야 할지 몰라 그는 먼 곳 어딘가에 두었다. 그리고 그건 문을 지나쳐 소녀의 옆에 갔을 때 더 두드러졌다. 앞서 가는 애런과 티보는 그 모습을 보지 못했지만, 같이 걷던 소녀는 알 수 없는 그의 행동에 당황했다.


문 바로 앞의 홀은 그냥 일반 가정집과 다름없었다. 하지만 소녀의 안내를 받아 안쪽 방으로 들어간 그들은 그녀가 바닥에 있는 작은 카펫을 들추자 아래로 통하는 작은 문이 있는 걸 볼 수 있었다. 문을 아래로 내리자 밑으로 사다리가 내려져 있었고 안쪽은 빛이 통하지 않아 보이질 않았다.


내려오자 갑자기 차가워진 공기가 발레르를 휘감았고 그는 한차례 몸을 떨었다. 방 끝 편에서는 티보와 비슷한 연배로 보이는 여성이 책상에 앉아있었다. 인상을 많이 써서 그런지 그녀의 눈썹은 무표정일 때에도 찡그려져 있었다. 큰 눈과 날렵한 코 옆으로 세월의 훈장인 팔자 주름이 잡혀 있었고, 굳게 다물어진 입은 눈과 함께 깐깐한 이미지를 주었다. 얼굴에는 주름이 거의 없었지만, 목만큼은 견뎌내지 못한 듯 많은 주름이 잡혀 있었다. 그녀는 작업하던 것을 내려놓고 그들을 바라보았다. 정확히는 티보를 바라봤다.


“살만한가 보네. 애 두 명이나 데려오고.”


티보는 장난식으로 손사래를 치다 자못 진지한 표정으로 말했다.


“여기 얘만 내 아이야, 애런이라고 해. 그리고 이 아이는... 에스테르의 아들 발레르.”


“결국 낳았구나.”


아무도 듣지 못할 정도로 작게 말하며 그녀의 눈이 발레르에게 닿았다. 복잡한 감정이 섞인 눈빛으로 바라보던 그녀는 이내 다시 티보를 바라보며 한숨을 내쉬었다.


“네가 굳이 나를 찾아왔다는 건, 그만큼 심각하다는 얘기겠지.”


씁쓸한 표정으로 티보가 고개를 끄덕였다. 거의 이십 년 가까이 가끔 서신만 주고받다 직접 만나게 되었는데 서로 안고 즐거워하지는 못할망정 오히려 서먹해지는 것이 그는 착잡했다. 그녀도 위험에 빠질 걸 알면서도 이렇게 찾아왔다는 것도 그는 미안해했다.


“여기서 이제 몸 숨길 데가 없어진 거니?”


티보의 목소리는 기어들어가다시피 작아서 방 안이 조금이라도 소음이 있었다면 들리지 않았을 정도였다.


“응...”


“삼 일이야. 불편하겠지만 그때까지 여기서 지내.”


“고마워.”


티보는 겨우 그 말을 쥐어짜내 말했다. 말라버린 목에선 다른 어떤 말도 꺼내지 못하게 했다. 조금 어색한 기분을 느낀 그는 자리에 앉아서 그녀를 보조해주는 소녀를 바라보며 말했다.


“제자야?”


“응, 애나라고 해. 너희 몇 살이니?”


“저희 둘 다 열여덟입니다.”


의도한 건 아니지만 발레르의 입에서는 긴장으로 딱딱한 말투가 내뱉어졌다. 데니카는 개의치 않아 하고 말했다.


“그래? 애나가 한 살 어리구나. 사흘 동안 싸우지 말고 잘 지내렴.”


“알겠습니다!”


조금 격양된 목소리가 튀어나오자 발레르는 당황했고, 애나와 눈이 마주치자 그의 얼굴은 삽시간에 벌게졌다. 의심스런 눈초리로 그를 바라보던 데니카는 작게 피식 웃었다. 그리고 그 표정은 티보 역시 같았다.


벌겋게 달아오른 그의 모습을 바라보던 애런이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뭐라 말하려 하자 티보는 헛기침을 내뱉었다.


“너희는 짐 풀고 한숨 자거라.”


“그래, 나 진짜 더 있다간 쓰러질 것 같아. 아주머니 저희 어디로 가면 되죠?”


데니카가 가리킨 방향으로 애런은 발레르를 이끌고 방 안으로 들어갔다. 애나의 눈이 문이 닫힐 때까지 발레르의 뒷모습을 쫓았다. 쿵, 하고 닫힌 문을 잠시간 바라보던 그녀는 다시 고개를 돌려 하던 일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마냥 서 있기가 뭐 한 티보는 애나의 반대편에 있는 의자에 앉았다. 의자 끄는 소리가 끝나자 방 안에서는 드문드문 작업 소리만 들릴 뿐 어떤 것도 들리지 않았다. 책상 밑에서 손가락을 꼼지락거리던 티보는 지나가듯 말했다.


“더글라스가 우릴 쫓아.”


“그래서 여기 온거겠지.”


“여기로 온 것도 알아.”


“어느 정도 예상했어.”


형식적이고 사무적인 대화가 오갔다. 속은 그렇지 않겠지만, 그 둘은 이제 남남보다 못한 사이어야 했다. 티보는 대화 주제를 바꿨다.


“지 아비를 쏙 빼닮았어, 그렇지 않아?”


“...”


“처음엔 몰랐는데 보다 보니까 저 아이 얼굴에 유스터스가 많이 묻어나더라고.”


데니카는 입술을 굳게 다문 채 대답하지 않았다.


“그거 알아?”


잠자코 듣던 그녀는 티보가 말을 잇지 않자 손을 멈추고 그를 바라보았다.


“저 아이 엑시투타스를 가지고 있어. 에스테르가 물려줬다 그러더라고.”


“뭐라고? 에스테르가 엑시투타스를 가지고 있었다고?”


“그래, 근데 그거보다 더 중요한 건, 더글라스도 이제 아마 눈치챘을 거라는 거야.”


데니카는 이제 손에 쥐고 있던 것을 내려놓으며 헛웃음을 지었다. 티보는 마주 볼 자신이 없어 고개를 숙였다.


“오늘 여러 번 놀라네. 평생 못 만날 줄 알았던 네가 찾아오고, 당황할만한 이야기도 듣고 말이야. 그나저나 티보 너, 중요한 건 늦게 말하는 버릇 여전하구나?”


싸늘한 말투로 말했지만 그것뿐이었다. 티보의 예상보다 그녀는 그의 이야기에 크게 놀라지도, 화를 내지도 않았다. 하지만 오히려 그 반응이 그를 더 불편하게 만들었다. 그것으로 대화는 끝나버렸고 몇 시간 동안 그들은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자정 가까이 보냈다.


극심한 피로감에 의자를 뒤로 물리며 기지개를 피며 몸을 풀던 데니카는 애나에게 말했다.


“너도 그만 들어가서 자렴. 너무 늦었네.”


피로한 몸으로 주변을 정리하며 애나는 자신의 방으로 들어가 버렸고, 결국 남은 건 두 사람뿐이었다. 방문이 닫히고 고요함이 다시 찾아오자 데니카는 티보를 바라보았다.


“할 말이 뭐야?”


그녀는 그가 괜히 그 자리에서 아무것도 하지 않은 채 기다린 게 아니라는 것쯤은 알고 있었다.


“애들을 아나테마로 보내려 해.”


“쟤네는 그다음에 어떡하라고? 평생 거기서 숨어 지내게 하라고? 아니면 우리 복수라도 시킬 셈이니?”


“···그것도 나쁘지 않겠지.”


“뭐? 너, 너 어떻게 그렇게 무책임할 수가 있어. 네 아들도 같이 가는 거잖아. 그게 아빠가 할 소리야?”


“나보고 어떡하라고!”


작지만 격양된 목소리로 티보가 외쳤다. 답답한지 그는 자신의 가슴을 두드렸다.


“나보고 어쩌라는 거야. 그거 말고 방법이 없잖아, 방법이! 여기서 다 같이 개죽음 당할 바에 그렇게라도 살아가는 게 나아.”


데니카는 입을 다물었다. 결국, 그들은 최선이 아닌 최악을 피하는 선택밖에 할 수 없을 뿐이었다. 이해는 하지만 그녀는 받아들이기 힘들었다. 아직 꽃을 피우지 못한 저 어린아이들이 벌써부터 숨어들어 가 난생 처음 보는 곳에서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과 문화. 보호자도 없고 꿈도 없이 매일 아침 살았음에 안도를 하는 척박한 삶을 살아갈 모습이 떠올라 그녀는 눈을 감아버렸다.


그들이 해줄 수 있는 건 고작 그것뿐이었다. 자신의 그릇과 능력에 비참함을 맛보며 티보는 입술을 깨물었다. 다시 눈을 뜬 그녀에게서 한숨 섞인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너는 어쩌려고 그래. 목걸이는 하나잖아.”


“토네토에게 연락 보내놨어. 해넌 가문에 의탁할 수 있게 도와달라고. 마지막 마을에서 나는 거기로 갈 거야. 그러니까 데니카···.”


“안 가.”


티보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데니카는 알아듣고 말을 잘랐다. 그녀의 성격상 그럴 줄 알았기에 그는 간절한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이제 여기도 더는 안전하지 않아. 너도 알잖아. 도망가지 않으면... 죽어.”


“내 일 내가 알아서 해. 신경 쓰지 마.”


“애나 저 아이 때문이야? 괜찮아, 같이 갈 수 있어.”


“너 지금 장난하니? 저 애도 평생 숨어 살게 만들려고 그래?”


책상에 팔꿈치를 댄 채 티보는 얼굴을 감쌌다. 어느 하나 되는 것 없이 묶여 어쩌지도 못하는 상황에 그는 눈물이 날 것만 같았다.


“애나가 먼저 안전해지는 게 먼저야. 나 먼저 챙기는 건 이제 너무 이기적이잖아.”


티보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지금은 한발 물러나야 할 때였다. 아직 그녀의 마음을 바꿀 시간은 좀 남아있었기에 그는 할 말을 가득 안고 애런과 발레르가 있는 방으로 걸어갔다.


“그래, 일단 나도 그만 잘게. 너도 너무 무리하지 말고 쉬어.”


한 손으로 이마를 감싼 채 고개를 숙인 그녀는 진이 빠졌는지 손짓으로 인사를 보냈다. 떠오르는 잡생각들을 지우려 작업을 마저 하려던 그녀는 그마저도 할 기운이 나지 않아 대충 자리를 정리하고는 자신의 방으로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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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 마지막화. 17.06.24 221 1 17쪽
34 34화. 17.06.24 231 0 15쪽
33 33화. 17.06.23 167 0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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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30화. 17.06.20 193 0 13쪽
29 29화. 17.06.20 225 0 1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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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 27화. 17.06.19 178 0 15쪽
26 26화. 17.06.19 176 1 12쪽
25 25화. 17.06.18 213 1 15쪽
24 24화. 17.06.18 178 1 17쪽
23 23화. 17.06.18 194 1 19쪽
22 22화. 17.06.17 221 2 14쪽
21 21화. 17.06.17 232 0 12쪽
20 20화. 17.06.16 246 2 13쪽
19 19화. 17.06.16 262 1 14쪽
18 18화. 17.06.15 251 1 15쪽
17 17화. 17.06.15 234 1 13쪽
16 16화. 17.06.15 229 1 14쪽
15 15화. 17.06.14 212 2 14쪽
» 14화. 17.06.14 247 2 14쪽
13 13화. 17.06.14 244 2 14쪽
12 12화. 17.06.13 277 2 13쪽
11 11화. 17.06.13 306 3 15쪽
10 10화. 17.06.13 385 2 1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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