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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벌구이 님의 서재입니다.

먼치킨치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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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초벌구이
작품등록일 :
2020.12.05 18:55
최근연재일 :
2021.01.30 23:22
연재수 :
25 회
조회수 :
654
추천수 :
2
글자수 :
78,416

작성
21.01.28 21:11
조회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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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글자
7쪽

23화

DUMMY

“미안하지만, 그 햄스터 내놔라!”

“닭이라 상황파악이 안되는 겁니까??”


알바고 표정이 변했다. 한쪽 팔이 기관포 같은 걸로 변하더니 노란 액체가 뿜어져 나왔다.


“섭씨 180도 황금 엑스트라 버진 올리브유로 튀겨드리겠습니다.”

“으아악!!!”


뜨거운 식용유가 음치킨의 닭벼슬을 스쳤다. 살짝 익은 것 같았다.


알바고의 다른 한쪽 팔도 비슷하게 변하더니 튀김가루랑 물을 섞은 걸쭉한 튀김옷이 발사되었다.


‘퐁!퐁!퐁!퐁!’


마치 기관총처럼 끈적한 튀김옷 덩어리가 사방팔방에 묻었다. 노련하게 피해다니던 음치킨이 실수로 바닥에 있던 튀김옷을 밟아 미끄러졌다!


“빈틈 발견! 조용히 치킨이 되십시요!”

“끄아악!!!”


음치킨은 튀김옷과 끓는 식용유 범벅이 되어 치킨이 되어버리고 말았다.


“찍찍- 안돼!!!”


열심히 쳇바퀴 돌리던 무스타는 오열했다. 이제 누가 그를 꺼내줄 수 있을까??


음치킨의 의식이 멀어져 간다. 엄마와 정체 모를 수탉이 같이 있었다. 수탉은 누군가에게 쫓기는 듯 다급한 표정이었다.


******


음치킨의 무의식 속.


누군가의 시점에서 영화를 보는 듯 했다. 주변에는 사람이 무수히 많았고 벽에는 2012년 대선 개표현황이라는 큼지막한 간판과 함께 아래쪽에 무수히 많은 숫자가 적힌 그래프, 차트 자료들이 붙어 있었다.


다들 바쁘게 전화를 받아가며 대형TV에서 나오는 개표현황을 주시하고 있었다. TV에서는 개표현황에 따른 뉴스가 나오고 있었다.


“현재 문 후보가 34.5퍼센트로 32.4퍼센트인 박 후보를 앞서고 있습니다. 문 후보는 서울과 전라도 지역에서 압도적인 지지를 얻으며...”


TV에서 흘러나오는 안 좋은 소식에 선거인단들의 표정이 어두워졌다. 음치킨의 입에서 제멋대로 말이 흘러나왔다.


“다들 왜 풀이 죽었습니까?”


스스로의 목소리에서 중년의 여성 목소리가 흘러나오자 음치킨은 놀랐다. TV에서 자주 들어 귀에 익은 목소리이기도 했다.


“아작 전부 개표된 것도 아닌데 벌써부터 이러면 안 됩니다. 우리는 아직 지지 않았습니다.”


그녀의 말에 상황실의 사람들이 주목했다.


“아직 투표마감까지 30분정도 더 남았으니 각 지부별로 당원들에게 더 투표를 독려하고, 취할 수 있는 조치는 신속하게 취하세요.”


제법 말을 똑바로 할 줄 안다는 것에서 두 번째로 놀랐다.


시간이 흘러 밤에 박 후보의 당선이 확정되자 상황실의 인원들은 피로도 잊은 채 승리의 환호성을 질렀다.


“와아아아~!!!”


TV로 상황을 보고 있던 그녀도 기쁨에 싱긋 웃음을 지었다. 여기저기서 무수한 악수 요청이 들어왔다.


“축하드립니다! 박근해 후.... 대통령님!!!”

“정말 축하드립니다.”


옆에서 TV를 같이 보고있던 의원들과 지역 유지들이 악수를 하며 그녀를 축하해줬다. 그녀는 악수 하나하나를 받아주며 정중하게 감사를 표했다.


긴장이 풀린 탓인지 밀려오는 피로에 혼자만의 조용한 대기실로 자리를 옮겼다.


자리에 앉아 화장대 거울을 보자 피곤하지만 웃음기 가득한 얼굴의 그녀가 보였다.


그대로 쓰러져 자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았지만 승리 선언 및 승낙에 관한 발표를 준비해야해서 그럴 수는 없었다.


“아,아.”


피곤 때문에 목소리가 좀 갈라진 것 같았다. 자리에서 일어나 바로 뒤쪽에 있는 소파 앞 탁상으로 걸어가 날계란을 집어 들었다.


좋은 상태의 목소리 유지를 위해 보좌진들이 생산업자와 전속계약한 유기농계란이었다. 마침 곧 발표도 있어서 먹어야했다. 소파에 앉아 탁상에 살짝 처서 깨트릴려는 순간 방문으로 누군가 들어왔다.


“언니, 축하해!!!”

“순시리구나, 그래 고맙다.”


최-순시리는 박근해 맞은편 소파에 앉았다. 그리고 가방에서 자료를 탁상 앞으로 내밀었다.


“순시리야, 이게 다 뭐니??”

“언니, 이 사람들 청와대에 들어가면 자리 좀 줘.”


탁상 위에는 여러 사람의 인적정보가 있었다.


“이 사람들 내가, 언니가 믿을 만한 사람들로 추려왔어. 분명히 언니 청와대에서 일할 때 엄청 도움이 될 거야.”

“......”


순시리와 친한 건 맞지만 당선되자마자 이렇게 노골적으로 구니 기분이 상했다.


“이건 청탁 아니니??”

“언니!”


박근해의 말에 순시리의 얼굴이 험악해진다.


“내가 지금까지 보이지 않는 곳에서 언니를 도와준 거 잊었어??”

“순시리야... 난 내 아버지를 따라 이 나라의 일인자가 되는거야. 그런 사사로운 청탁은...”

“내가 지금까지 언니 치워준 똥이 얼마나 많은데! 지금도 문 후보 내 덕에 겨우 이겨놓고서... 뭐...?”


박근해는 단호한 표정으로 축객령을 내렸다.


“너 많이 화난 거 같으니 며칠 뒤에 다시 이야기하자. 나 발표 준비 해야 하니까 나가라.”


순시리 안에서 뭔가 끊어진 듯한 느낌이 들었다. 순시리는 손을 박근해 앞쪽으로 뻗었다.


“언니 같은 사람은 이제 필요없어.”

“그게 무슨 말버릇...???”

“잘가, 미안해...”


시야가 암전되더니 박근해가 쥐고 있던 날계란으로 시점이 옮겨졌다.


선거의 여왕, 여성으로서 국내 당대표까지 했던 박근해의 눈에는 더 이상 총기가 감돌지 않았다. 보통사람이 보면 비슷하게 보이겠지만...


순시리는 박근해에게 명령을 내렸다.


“이 서류 챙기고, 발표하러 가봐.”

“네, 최순시리님.”


박근해는 날계란을 손에서 놓고 서류를 챙겼다. 놓인 날계란은 소파 둔덕에서 굴러 구석 비좁은 곳에 굴러가 끼었다.


두 사람이 나가고 다음날 오전이 되자 정기적으로 모자란 날계란을 채워놓기 위해 음치킨의 아버지가 왔다.


“어제는 몇 개를 드셨을려나~ 어디보자... 계란껍질 한 개치가 안보이네??”


아버지가 주변을 둘러보자 소파구석에 계란을 발견했다. 아버지는 가서 계란을 주워들었다.


“여기에 깜박하시고 두셨... 으악!!!”


계란을 만지자 누군가의 영령이 느껴지는 듯 소름이 돋았다. 하마터면 놓쳐서 깨트릴 뻔했다.


“박근해님??”


******


최순시리의 본가


대대로 사이비주교 집안이던 최순시리의 집안에는 온갖 오컬트적인 장식품들이 가득 있었다. 그 가운데 최순시리는 고풍스런 원형 테이블에서 영혼 소환의식을 거행했다.


최순시리가 간절히 원하자 우주가 도와 한 인물을 소환했다. 그건 예전에 돌아간 자신의 아버지, 그리고 이제는 자신의 수호신인 최테민이었다.


최테민의 영혼이 최순시리의 곁을 맴돌았다.


“아버지, 결국 능력을 써서 언니의 영을 날려 보냈어요.”

“그랬더냐... 어쩔 수 없지. 그 빈 껍질은 내가 예전에 가르쳐준 조종술대로 잘하고 있겠지??”

“점점 익숙해지겠죠. 걱정마세요.”


몇 가지 더 이야기하는 도중 최테민은 위화감을 느꼈다.


“...... 명계 쪽에서 그 애의 영이 느껴지질 않는군...”

“네, 그럴 리가요?? 분명 영은 몸에서 빼내긴 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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