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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벌구이 님의 서재입니다.

먼치킨치킨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팬픽·패러디

완결

초벌구이
작품등록일 :
2020.12.05 18:55
최근연재일 :
2021.01.30 23:22
연재수 :
25 회
조회수 :
646
추천수 :
2
글자수 :
78,416

작성
21.01.08 01:17
조회
143
추천
1
글자
7쪽

1화

DUMMY

“음-치킨~ 음-치킨 이름이 그게 뭐냐 푸하핫!”

“그만해라 햇병아리 새끼들아...”

“싫은데? 계속할 건데? 크크-”


병아리들이 음치킨이라 불리는 병아리를 둘러싸고 신나게 놀려댔다. 여기에서도 참지 못하고 싸우면 더 이상 이사 갈 양계장이 없기에 음치킨은 꾹 참기로 한다.


‘내 부리 안에 잠들어있는 흑염소만 깨우기만 한다면 한 부릿값(주먹값)도 안 되는 놈들이...’


“얼레리 꼴레리~ 얼레리 꼴레리~ 이름이 음치킨~ 이름이 음치킨~”

“너희들 그만두지 못해!”

“으아아~ 음치킨네 엄마다!”

“삐약! 삐약!”


놀려대던 병아리들은 허겁지겁 집으로 돌아갔다. 음치킨네 엄마는 아들 음치킨을 감싸며 토닥였다.


“아들, 많이 힘들었지? 오늘 밖에서 아주 싱싱한 지렁이를 캐왔단다. 어서 집에 가서 먹자.”

“엄마! 난 왜 이름이 음치킨인거야? 내가 생각해도 싫은 이름이야! 나 그냥 이름 개명할래! 애들이 놀리는 것도 이젠 한계야!”

“미안하구나... 아빠가 지어준 이름은 아빠 밖에 바꿀 수 없단다...”

“아직 한번도 못 본 아빠주제에! 왜 남의 인생을 이렇게 망쳐놓은거야! 삐약!”


음치킨은 자신의 이름을 X신 같이 지어준 아버지가 원망스러웠다. 자신의 이름도 이상하면서 자식의 이름도 이상하게 지어주다니 환장할 노릇이다. 치킨이네 엄마는 먼 곳을 보며 중얼거렸다.


“치킨이네 아빠는... 아주 멀리에 계시단다. 치킨이 네가 좀 더 성숙하면 꼭 만날 날이 올거야.”


******


세월이 흘러 음치킨의 노란 털이 하얀색으로 변하고 수탉의 상징인 닭벼슬이 생기기 시작할 때쯤... 지렁이사냥을 마치고 돌아온 음치킨네 집에 엄마가 사라져 있었다. 어차피 너비가 1미터 밖에 안되는 전형적인 양계장 집이었지만 음치킨은 요리조리 둘러보며 엄마를 찾았다.


“엄마! 엄마 어딨어! 꼬꼬!”

“너희 엄마 정오 때 어디 서둘러 가시던데?”

“고고댁 할머니! 너희 엄마 보셨어요?”

“보다마다, 마을 서쪽으로 향했단다.”

“감사합니다! 고고댁 할머니!”


음치킨은 옆집 고고댁 할머니에게 인사하고 날지는 못하지만 깃털 꽁무니 빠지도록 서쪽으로 뛰어갔다. 마을 서쪽 끝자락에 도착하자 부리를 땅에 대고 조사하기 시작했다. 그러던 중 희미한 소똥 냄새가 났다. 분명 몇 시간 안 지난 신선한 냄새였다.


‘뭐지? 양계장 마을 앞까지 왜 소가 왔지? 소목장 마을로 가면 무언가 알아낼 수 있을 꺼야!’


닭대가리치곤 똑똑한 음치킨이었다.


악당들이 숨어서 몰래 회의할 법한 장소에서 어둠의 베일에 쌓인 두 인물이 이야기하고 있었다.


“이번에 데려온 닭은 지시하신대로 다음 목적지로 보냈습니다.”

“좋다. 잘했다. 모든 것은 ‘그 분’의 뜻대로 될지어다...”

“모든 것은 그 분의 뜻대로 음메~”


소 울음소리를 낸 어둠의 존재는 기분이 좋은지 연신 자신의 혀를 낼름거리며 코뚜레를 핥았다. 그러던 중 부하 한 마리가 들어와 급하게 보고했다.


“대장님! 마을 입구에 수탉 한 마리가 자신의 엄마를 달랍니다!”

“음메~? 뭤이라!”

“이번 일은 너에게 맡기겠다, 칡소.”

“음메~ 맡겨만 주십시오, 무스타님.”

“크크... 그 분의 방해하는 모든 건 쓸어버리고 오라 칡소. 너의 활약을 기대하겠다.”


한편 음치킨은 소들에게 둘러 쌓여 있었다. 하지만 음치킨은 전혀 기죽지 않았다.


“우리 엄마 내놔! 말도 안하고 가실리는 없으니 납치가 분명해! 분명 소목장과 연관되어 있다!”

“음메~ 우리는 진짜 모른다니깐?”

“엄마가 사라진 장소에서 소똥 냄새가 났어!”


결정적인 증거에 우두머리로 보이는 소가 옆에 있던 소를 탓했다.


“샤브야, 내가 아무데서나 똥싸지 말랐지!”

“죄송합니다! 그 때 급똥이라...”

“어쩔 수 없지! 이렇게 들킨 이상 선빵필승이다! 음메! 돌격!”

“와츄고나두!”

unnamed.jpg

소들이 뿔을 앞세워 돌진하기 시작했다.


“어리석은 것들! 내 부리 안에 잠든 흑염소를 깨울 때가 왔군!”


어릴 때 뭔지 모르고 마신 흑염소 달인 한약 덕에 가공할 힘을 얻은 음치킨이었다. 부리에 흑염소의 기운이 깃들기 시작하자 노랗던 부리의 색깔은 점점 검은빛을 띠었다.


‘푸드득!’


음치킨은 하늘로 날아올랐다. 닭이 날 수 없다는 건 반은 사실이다. 단거리 비행 정도는 가능하다는 뜻이다. 날아오른 추진력으로 다시 땅을 향해 부리를 들이밀었다.


“부리권! 연속쪼기!”

“음메! 너무 아파! 코뚜레 처음할 때 보다 아파!”


무방비 상태인 소들의 등을 사정없이 부리로 쪼아댔다. 소들은 괴로운지 연신 몸과 꼬리를 이리저리 흔들었다. 그러다 지쳐서 한 두 마리씩 쓰러졌다. 부리 끝에서 등심맛이 나는 듯 했다.


“약해 빠진 것들! 음메~”


이상하게 생긴 가면을 쓰고 자신의 덩치보다 훨씬 작은 세발 자건거를 타고 누군가가 등장했다.


“칡소님! 죄송합니다!”

“칡소님! 이 닭, 너무 쎕니다!”

“전부 ‘닭’쳐라! 이 몸이 몸‘소’ 상대해주지스님!”

“음메~ 역시 칡소님!”


세발자전거에서 내린 칡소는 다른 소들과는 다르게 덩치가 컸다. 더구나 가죽이 마치 호랑이 무늬 같아 위협적이었다.


“니가 우리 애들 괴롭혔냐?”

“우리 엄마 어딨어!”

“느그 엄마 여기 없어. 이미 먼 곳 가셨어.”


음치킨은 그 말에 믿을 수 없다는 듯 소리쳤다.


“거짓말마라!”

“톤! 하여간 머르장머리를 고쳐주짓수!”

“덤벼라!”


성난 칡소는 음치킨을 향해 돌진했다. 음치킨은 다시 한 번 날아올랐다. 칡소는 거대한 몸집에도 불구하고 속도는 배로 빨랐다.


“부리권! 연속쪼기!”

“음메권! 꼬리로 날파리 쫓아내기!”


갑자기 엉덩이를 앞으로 돌려 꼬리를 휘두르자 음치킨은 속절없이 당하고 말았다.


“꼬꼬!”

“음메!”


음치킨은 깃털을 날리며 멀리 떨어져 나갔다. 달걀에서 태어나고 처음있는 위기의 순간이었다. 늘 흑염소의 힘에만 의존했던 탓이었을까? 음치킨의 의식이 희미해진다.




“메에에에~”

“......”

“메에에에~”


눈을 떠보니 웬 늙은 흑염소 한 마리가 있었다.


“꼬꼬- 할아버지는 누구세요?”

“메에에~ 요즘 흑염소 엑기스 얼마냐?”

“몇 밀리짜리요?”

“에..음... 90ml?”

“이삼 천원쯤 해요”

“별로 안 올랐구나 메에에~ 그건 그렇고 너 지금 지고 있지?”

“아 맞다!”

“여기는 너의 정신세계, 나는 너에게 먹힌 흑염소 엑기스란다.”


음치킨은 정신을 차리고 주의를 둘러보자 공허한 공간에 (닭)발을 딛고 서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흑염소 할아버지가 음치킨에게 얼굴을 들이밀었다. 일자로 생긴 눈동자가 왠지 모르게 무섭게 느껴졌다.


“메에에~ 힘을 원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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