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리거 해피
쫘아아앙! 쫘앙! 쫭!
정말 시끄럽고 천박한 소리죠?
안녕하세요.
저는 메리다라고 해요. 직업은 비서, 키는 170 센티미터에 34-26-35 입니다.
멋지죠?
인간들은 이런 몸을 가진 여성에게 매력을 가진다고 하던데 저는 도대체 어디가 그렇게 매력적인지 모르겠네요.
그나저나 저 요란한 소리는 전기톱 소리인데요. 지금 제 앞에서 마치 미친놈 마냥 그걸 마구 휘두르고 있는 남자가 제 고용주에요.
-푸악!!
“카아아아악!!”
“저리 가서 싸워요!”
휴… 하마터면 아끼는 옷이 더럽혀 질 뻔 했네요.
악령의 피는 드라이 크리닝으로도 잘 안 빠지는데.
아. 저는 이현상 문제 해결 사무소 라는 곳에서 일을 하고 있어요. 저 분은 저희 소장님이고, 저희가 하는 일이란 일반적인 상식 선에서 이해가 되지 않는 일을 상식의 범주 안으로 되돌리는 것인데.
그 중 하나가 지금 같은 악령의 퇴치 같은 거에요.
요즘 같은 시대에 악령이라니 누가 믿겠어요? 하지만 토끼가 우주로 날아가는 세상인데, 악령 하나쯤 있는 것도 이상하진 않죠.
문젠 일반적인 사람들은 그걸 납득을 하려 하지 않는다는 거고, 그들이 말하는 상식이란 자신들의 상상을 벗어나지 않는 세상이죠.
재미 없는 사람들이죠?
하지만 그런 이들이 저희 같은 상식이 아닌 것들을 상식적인 것으로 되돌리는 사람을 고용해요.
그리곤 경멸을 담아 이렇게 부르죠. 리터너라고.
“크아아아!”
어머나? 매너 없게! 숙녀의 속옷을 훔쳐 보다니! 이런 남자는 당연히 응징을 해야겠죠?
-꽈직!
“크아아아! 내 눈!”
“어머? 실수? 머리를 밟으려 했는데… 다시 갈게요!”
-꽈직!
“케엑…..”
결국엔 아끼던 스커트가 더럽혀 졌네요. 설마 뇌수가 여기까지 튈 줄이야. 끈적끈적한 게 기분 나쁘네요.
소장님은 도대체 뭘 하고 있길래 악령이 저한테까지 달려드나요?
“메…메리다! 샷건!”
“안돼요. 이번 달치 탄약값은 이미 다 썼어요.”
“으아아아!! 그게 중요해? 나 지금 죽게 생겼는데!”
“하아… 정말 엄살은.”
저는 정말로 마음이 약한 가봐요. 지난 달에도 탄약값이 넘어가서 결산할 때 힘들었는데, 결국은 저 트리거 해피에게 총을 넘겨 줍니다.
-탕!탕! 퍼억!
“크아악!”
“크하하하하하! 슬러그 탄 맛이 어때!”
신이 났네요.
어떻게 얌전한 사람이 총만 잡으면 저렇게 미쳐 날 뛰는지. 인간이란 정말 이해를 못할 종족입니다.
그나저나 슬슬 마무리가 되어 가네요.
차라리 진작에 총을 쥐어줄걸 그랬나요? 그랬으면 제 옷이 이렇게 엉망이 되는 일도 없었을 텐데.
-띠리리리
“네. 이현상 사건 해결 사무소입니다.”
“네. 네. 딴 건 괜찮은데 거기 있는 도자기 하나는 무조건 지켜 달라고요? 보험 처리가 안된다고요? 가격이 얼마요?”
-와장창!
음… 방금 전기 톱에 박살 난 게 말씀하신 도자기인 거 같은데.
하아… 이번 의뢰도 마이너스인가요?
“소장님! 빨리 끝내요!”
“아..알았어!”
아마도 부지깽이를 들고 전기톱을 막아내고 있는 저 악령이 마지막인 것 같고, 이미 의뢰비를 받기는 그른 것 같으니 돌아갈 준비나 해야겠네요.
“크아아!! 네 놈을 저주하겠다!”
“퉷! 진짜 악령 놈들은 발전이 없어! 요즘 그런 대사 안 먹혀!”
“카악!! 내가 그걸 어떻게 알아!”
“모르면 죽어!”
-탕! 퍼억!
아. 끝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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