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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이연님의 서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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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무(武)재능이 레벨업을 못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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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전참가작

빛이연
작품등록일 :
2022.05.23 20:57
최근연재일 :
2022.06.22 10:05
연재수 :
39 회
조회수 :
8,411
추천수 :
347
글자수 :
187,548

작성
22.06.14 13:05
조회
155
추천
7
글자
12쪽

9. 흰 늑대, 오르핀(3)

DUMMY

9. 흰 늑대, 오르핀(3)



- 덜컥!


문을 열고 나온 연택의 앞에는 버크셔의 옆에서 늘 불편한 얼굴로 서 있던 기사가 있었다.


오우거를 상대하는 그를 멀리서 지켜보던 남자의 기운.


남자의 얼굴은 다급함에 바짝 굳어있었다.


“아! 정 무인··· 저는··· 아니, 이게 아니고! 어서 빨리 일행분께 가셔야 합니다.”

“무슨 일이라도?”


횡설수설하며 말을 건넨 그에게 연택이 차분하게 되묻자, 남자는 되려 속이 터진다는 듯 가슴을 탕탕 쳤다.


“지금 버크셔놈이 기사 두 놈을 끌고 일행분의 방으로 갔습니다. 놈이 무슨 짓을 저지를지 모릅니다! 어서 가셔야 합니다!”


그의 말에 연택이 냉막한 얼굴로 반문했다.


“당신은 그의 기사가 아니었습니까?”

“아니, 그건 맞는데! 지금 그게 중요합니까? 일행분이 위험하다니까요!”


태연한 연택의 태도에 이내 방방 뛰기까지 하는 남자였다.


그의 반응을 잠시 지켜보던 연택이 이내 소연의 방을 향해 움직이기 시작했다.


뛰어도 모자랄 판에 걷고 있는 연택이 답답했지만, 묘하게 내리누르는 듯한 기세를 느낀 남자가 조용히 뒤를 따랐다.


- 저벅, 저벅


소연의 방에 가까워지자 멀리서 급히 루푸스 백작이 달려오는 모습이 보였다.


“임 무인! 무슨 일이시오!”


열려있는 문으로 뛰어들며 루푸스 백작이 소리를 치고, 곧 연택이 그 뒤를 따라 들어섰다.


“아저씨, 오셨어요?”

“···.”


방 안에는 잠옷 차림의 소연의 앞에 세 명의 남자가 쓰러져 있었다.


자못 태연한 척 말하는 소연과 연택이었지만, 두 사람의 표정만큼은 태연하지 않았다.


방 안의 광경을 본 연택의 어깨 위로 유형화된 기세가 아지랑이처럼 피어오르고 있었다.


이미 소연에게 들어 예상은 하고 있었지만, 막상 일이 벌어지니 끓어오르는 분노가 너무 컸던 까닭이었다.


“이게 대체 무슨 일인가?”


이 갑작스러운 상황에 루푸스 백작이 조금 굳은 얼굴로 연택을 바라보았다.


그의 질문에 대답한 건 도리어 소연이었다.


“한참 달게 자고 있는데 이 자들이 살금살금 제 방으로 들어와서는 침대로 다가왔습니다. 급한 대로 혈을 제압해두었는데 누군지 모르겠네요.”


태연한 어조로 말하는 그녀였지만, 그 표정은 한없이 서늘했다.


새파랗게 날이 서 찌를 것 같은 음성으로 말한 그녀가 천천히 연택에게 다가왔다.


연택이 마음을 가라앉히며 그녀에게 전음을 보냈다.


- 괜찮니?

- 네···. 아무 일 없었어요.

- 이번에는 참지만··· 두 번 다시 이런 방법은 쓰지 않았으면 좋겠다.

- 미안해요, 아저씨.


그의 분노를 느낀 소연이 살짝 팔짱을 껴오며 머리를 기대어 왔다.


어쩐지 연택을 화나게 한 게 미안하면서도, 자신 때문에 화를 내주는 그가 고마운 그녀였다.



그 사이 바닥의 세 사람에게 다가선 루푸스 백작이 몸을 숙여 그들의 얼굴을 확인했다.


이내 다시 일어난 그의 표정은 붉은 마귀와 같았다.


“네 이놈!!!”


마나를 실어 내지른 포효가 온 성을 짜르르 울렸다.


기세에 저항하지 못한 세 명의 귓가에서 피가 흐르고, 곧 저택의 모든 방에서 소란이 벌어졌다.


혈을 제압당해 반응할 수 없음에도 그 음성에 바르르 떨고 있는 세 사람을 붉은 눈으로 내려다보던 루푸스 백작이 연택을 돌아보았다.


“혈을 풀어주겠소?”

“그러지요.”


여전히 표정 없는 얼굴로 세 남자의 혈도를 푼 그가 다시 뒤로 물러섰다.


자유를 찾은 그들은 여전히 제대로 정신을 차리지 못한 채 몸을 바르르 떨고 있었다.


“끄으···.”

“당장 일어나라.”

“끄응···.”


그의 끓어오르는 듯한 목소리에 두 남자가 가운데의 뚱뚱한 한 남자를 부축하며 비척비척 몸을 일으켰다.


백작은 여전히 시뻘건 눈동자로 그들을 응시하고 있었다.


“설명해라.”

“그, 그게···.”

“감히 내 영지에서, 그것도 내 성 안에서, 니놈들이 내 손님에게 무슨 짓을 하려 했는지 설명하라 하였다.”

“죄, 죄송···.”


부축하고 있는 기사가 백작의 기세에 제대로 말을 잇지 못한 채 땅을 보고 있을 때였다.


버크셔가 축 늘어져 있던 고개를 번쩍 들며 소리치듯 말했다.


“제 몸에 손을 댄 저 천한 년을 당장 잡아주십시오, 백작님!”

“뭐라···?”


버크셔가 코와 귀에서 피를 흘리며 소연을 바라보았다.


어처구니가 없어진 백작이 순간 말을 잇지 못하고 있을 때, 방 바깥에선 기사들과 사용인들이 달려오고 있었다.


“저는 순수한 마음으로 대화를 하러 방을 찾았습니다. 문을 열어주기에 대화를 하려는데 느닷없이 저를 폭행하고 제 몸을 제압했습니다. 감히 천한 계집이 귀족의 몸에 손을 대다니, 이건 중죄입니다!”


그 순간에도 번들거리는 눈을 그녀에게 향한 채 자신을 변호하는 버크셔를 보며 백작은 내심 기가 찼다.


그러나, 비록 작위가 없어도 버크셔는 분명한 귀족의 자제.


귀족에 대한 처벌 권한은 국왕에게만 있으니, 이런 식으로 자신을 변호한다면 사사로이 버크셔를 처벌할 수도 없었다.


그때였다.


“백작님, 그의 말은 사실이 아닙니다.”


조금 떨리는 듯한 목소리가 뒤에서 들려왔다.


연택을 깨워 데려온 남자가 고개를 푹 숙인 채 말을 꺼냈다.


그의 꽉 쥐어진 두 손이 파르르 떨리고 있었다.


“버크셔 소영주는 이번 상행 내내 정연택 무인을 해하고 그녀를 탐하고자 했습니다. 오늘도 무력으로 강제로 그녀를 취하려 하기에 이를 말렸으나 듣지 않았습니다. 되려 반대하는 저를 비난하며 문을 나서기에 정연택 무인을 깨워왔습니다.”

“자네는···?”

“너, 너, 이놈 남소군! 닥쳐라! 니가 감히···!”


그를 돌아본 루푸스 백작이 의아한 듯 살피자 곧 남자가 고개를 들었다.


황급히 고개를 돌리며 일갈하는 버크셔였지만, 그의 얼굴엔 이미 굳은 의지가 서 있었다.


“벨루스 남작의 기사인 남소군입니다. 비록 그의 수하지만 도저히 이런 일은 용납할 수 없어 백작님께 사실을 고하는 바입니다.”

“배, 백작님! 저런 하찮은 기사놈의 말을 믿으시는 건 아니겠지요?”


다급한 버크셔의 말에도 남소군의 두 눈을 보며 가만히 생각에 잠긴 백작이었다.


이윽고 생각을 정리한 백작이 방 밖의 기사들을 불렀다.


“지금 당장 이놈들을 도시 밖으로 끌어내라.”

“예!”


백작의 충직한 기사들은 이유조차 묻지 않은 채 세 사람의 양팔을 결박했다.


“배, 백작님! 제 말을 들어보시지요! 백작님! 같은 귀족으로서···.”

“내 곧 네 놈의 아비에게 내 손님을 위협하고 거짓으로 나를 능멸한 죄를 묻겠다. 목만 떼어 담아 보내기 전에 당장 나의 도시에서 꺼져라.”


차갑게 식은 붉은 눈동자를 마주친 버크셔가 입을 합 오므린 채로 기사들에게 끌려나갔다.


백작의 눈빛이 당장에라도 자신의 목을 칠 것만 같았기에.



버크셔가 끌려나간 뒤, 어지럽혀진 방 안에는 네 사람만이 남아있었다.


연택이 침묵을 깨고 남소군을 바라보았다.


“당신은 왜 저자를 감싸지 않았습니까?”


남소군은 소연의 한 손으로 어깨를 안은 채 자신을 내려다보는 연택의 눈을 마주 보았다.


까마득한 벽이 자신을 짓누르는 듯한 기분을 느끼며, 질끈 눈을 감은 그가 말했다.


“저, 저도 무인입니다. 비록 태어난 곳이 서하가 아닐지언정 내 부모님께 물려받은 무인의 긍지만큼은 같습니다. 당신만큼 강하지 않더라도 무엇이 옳은 길인가 정도는 스스로 판단할 수 있습니다.”


그의 말에 연택이 가만히 고개를 주억거렸다.


“처자식이 있습니까?”

“예? 아니 없습니다.”

“아마 벨루스로 돌아가기도 어렵겠군요?”

“뭐··· 용병 자리라도 알아봐야지요. 그래도 절정 초입인데 먹고살 곳 하나 없겠습니까.”


씁쓸하게 웃으며 대답하는 남소군이었지만, 그의 표정은 그리 어둡지 않았다.


오히려 어딘가 후련한 표정이었다.


“남은 한 명의 기사도 당신과 같았습니까?”

“아, 그는···.”

“저- 실례하겠습니다.”


열려있던 방문으로 밝은 갈색 머리의 순박한 얼굴을 한 거한이 들어섰다.


“남은 한 명의 기사라면 저를 말씀하시는 것 같아 이리 들어왔습니다.”


그의 등장에 사람들의 시선이 쏠리자 그가 머쓱하게 볼을 긁적였다.


머뭇머뭇 몸을 들이민 그가 꾸벅 인사를 했다.


“바이크라고 합니다.”

“이 친구도 아마 아무것도 모를 겁니다.”


남소군의 변호에 시끄러운 소리에 찾아왔던 바이크가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


“그, 소영주가 끌려나가는 것 같던데···. 또, 무슨 사고라도 쳤나요?”


어수룩하게 묻는 그의 태도에 남소군이 얼른 귀엣말로 자초지종을 설명했다.


이야기가 진행될수록 벌겋게 달아오르던 그가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폭주했다.


“이, 이 돼지자식! 쳐 죽일! 지금 어디 있습니까? 내가 당장 골통을 부숴버릴라니까!”

“진정하시지요.”

“이 친구야, 백작님 앞에서 무슨 추태인가. 진정 좀 하게.”


그의 흥분에 연택과 남소군이 그를 말렸다.


잠시 두 눈을 데룩데룩 굴려 루푸스 백작의 눈치를 보던 그가 죄송하다며 꾸벅 고개를 숙였다.


찌르면 피가 나올 것처럼 붉어졌던 표정 그대로 씩씩거리며 숨을 고르는 바이크였다.


“당신도 이 일을 모르고 있었습니까?”

“제가 알았으면 먼저 그놈을 절단 냈을 겁니다.”


씨근덕거리며 화를 삭이는 그를 말리던 남소군이 연택을 돌아보았다.


“이 친구도 저와 같이 형편이 어려워 몸을 의탁하고 있었을 뿐입니다. 평소에도 불의한 일을 보면 못 참는 성격이라, 애초에 이 친구에겐 아무 말도 하지 않았을 겁니다.”


그 말에 옆에서 맞다는 듯 고개를 주억거리는 바이크를 보며 연택은 어쩐지 조금 마음이 풀리는 기분이었다.


두 사람의 무인만큼은 더러운 일에 관련이 없었다는 사실이 묘하게 마음이 놓였다.


연택이 루푸스 백작을 돌아보았다.


“백작님, 이 두 사람도 쫓아내시렵니까?”

“으음···.”


백작의 눈이 어색하게 서 있는 두 사람을 훑었다.


“일단은 내쫓지는 않겠네. 밤이 깊었으니 내일 다시 얘기하세나. 임 무인은 방을 다시 배정해드리겠소.”

“괜찮습니다. 오늘은 제가 함께 있겠습니다.”


소연이 연택의 말에 긍정을 표하자, 백작 역시 알았다는 듯 마주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곤 다시 남소군과 바이크를 돌아보았다.


“아직 자네들의 결백한지는 모르네. 다만, 남소군 경이 어려움을 무릅쓰고 증언한 바를 참작하여 오늘은 그대들을 내쫓지 않겠네. 말했듯 내일 다시 얘기하지.”

“감사합니다.”

“저도요.”


꾸벅 깊게 고개를 숙인 두 사람을 두고 백작이 먼저 자리를 떠나자, 연택과 소연도 방을 벗어났다.


마지막으로 남은 두 사람만이 깊은 한숨을 쉬었다.


바이크가 볼을 긁적거리며 남소군을 돌아보았다.


“이게 오밤중에 무슨 난리래.”

“모르겠다. 아무래도 기사로 편하게 먹고살긴 그른 것 같아.”

“뭐 어때? 어차피 그 돼지들 하는 짓도 마음에 안 들었는데. 흐흐.”

“하··· 나도 너처럼 단순했으면 참 좋겠다.”


언제 그렇게 화를 냈었냐는 듯 사람 좋게 웃는 바이크를 보며, 좀 전보다 더 깊은 한숨을 내쉬는 남소군이었다.



* * *



방으로 돌아간 소연은 모처럼 연택에게 잔소리를 듣는 중이었다.


소연을 침대에 눕히고 의자를 끌어다 곁에 앉은 연택이 드물게 길게 말하며 그녀를 타박했다.


그 긴 잔소리에도 웃으며 연택을 보던 소연이 가만히 손을 뻗어 그의 손을 잡았다.


“앞으로 다시는···”

“아저씨.”

“응?”

“약속할게요. 앞으로 다시는 안 그러겠다고.”


그녀의 지긋한 눈길에 몇 번인가 헛기침을 한 연택이 이내 얼굴을 풀었다.


“그래, 알았다.”

“고마워요.”


두 눈을 꼭 감은 그녀가 자신의 손을 끌어안고 잠드는 모습을 바라보며, 연택은 하는 수 없이 웃어버리고 말았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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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 10. 사람을 찾습니다(5) 22.06.22 80 6 11쪽
38 10. 사람을 찾습니다(4) +1 22.06.21 89 5 11쪽
37 10. 사람을 찾습니다(3) 22.06.20 93 5 11쪽
36 10. 사람을 찾습니다(2) 22.06.20 104 5 12쪽
35 10. 사람을 찾습니다(1) 22.06.19 115 5 11쪽
34 9. 흰 늑대, 오르핀(6) 22.06.17 129 7 11쪽
33 9. 흰 늑대, 오르핀(5) 22.06.16 121 6 10쪽
32 9. 흰 늑대, 오르핀(4) 22.06.15 138 6 11쪽
» 9. 흰 늑대, 오르핀(3) +2 22.06.14 156 7 12쪽
30 9. 흰 늑대, 오르핀(2) 22.06.14 140 7 11쪽
29 9. 흰 늑대, 오르핀(1) 22.06.13 147 6 11쪽
28 8. 첫 번째 의뢰(5) +1 22.06.12 169 6 10쪽
27 8. 첫 번째 의뢰(4) 22.06.11 156 7 10쪽
26 8. 첫 번째 의뢰(3) 22.06.11 162 7 10쪽
25 8. 첫 번째 의뢰(2) 22.06.11 163 7 12쪽
24 8. 첫 번째 의뢰(1) +1 22.06.10 173 6 10쪽
23 7. 도시 벨루스(4) 22.06.09 175 7 13쪽
22 7. 도시 벨루스(3) +1 22.06.08 190 7 11쪽
21 7. 도시 벨루스(2) 22.06.07 192 7 12쪽
20 7. 도시 벨루스(1) 22.06.07 206 7 11쪽
19 6. 스승님(3) 22.06.06 219 8 10쪽
18 6. 스승님(2) 22.06.06 218 9 10쪽
17 6. 스승님(1) 22.06.05 223 8 10쪽
16 5. 연공법(4) 22.06.04 243 12 10쪽
15 5. 연공법(3) +1 22.06.04 237 11 11쪽
14 5. 연공법(2) 22.06.03 229 11 9쪽
13 5. 연공법(1) 22.06.03 235 11 10쪽
12 4. 불시착(3) 22.06.02 230 11 10쪽
11 4. 불시착(2) 22.06.02 235 11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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