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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이연님의 서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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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무(武)재능이 레벨업을 못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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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전참가작

빛이연
작품등록일 :
2022.05.23 20:57
최근연재일 :
2022.06.22 10:05
연재수 :
39 회
조회수 :
8,285
추천수 :
347
글자수 :
187,548

작성
22.06.14 10:05
조회
136
추천
7
글자
11쪽

9. 흰 늑대, 오르핀(2)

DUMMY

9. 흰 늑대, 오르핀(2)



아침을 맞이한 연택은 준비가 늦는 소연의 방문을 두드렸다.


“일어나렴.”


소연의 방 안에서 쿠당탕 소리가 들려오다가 이내 끼이익하고 빼꼼 문이 열렸다.


눈동자만 문틈 사이로 내민 소연이 민망해하고 있었다.


“으으, 머리야··· 미안해요, 아저씨.”

“당분간 금주야. 먹어도 한 잔까지.”

“히잉··· 알겠어요.”

“얼른 준비하고 나오렴.”


소연의 머릿속으로 지난밤 고작 맥주 석 잔에 만취한 자신의 추태가 스쳐 지나갔다.


문을 닫고 다시 침대에 몸을 던진 그녀가 베개에 얼굴을 묻고 괴성을 질렀다.


‘아우, 아저씨 얼굴을 어떻게 보지.’


눈을 뜨자마자 이불을 걷어찼던 그녀였지만, 어쨌든 준비를 하고 나가야만 했다.


두통과 민망함을 함께 느끼며 꾸역꾸역 준비해 내려간 1층으로 내려갔다.


아래층엔 연택이 김이 모락모락 올라오는 스튜를 시켜둔 채 그녀를 올려다보고 있었다.


“일단 속부터 풀자.”

“네에···.”


볼을 노을처럼 붉힌 소연이 고개를 푹 숙인 채 쭈뼛쭈뼛 다가와 그의 옆에 앉았다.


“하하, 어제의 그 화끈한 아가씨가 새색시가 돼서 나오셨군요.”

“으아아아- 볼프 씨, 그 얘긴 그만!”

“하하하.”


놀리듯 말하는 그의 말에 소연의 얼굴이 한층 붉어졌다.


두 팔을 휘적거리며 비명처럼 한 말에 바의 남자, 볼프는 기분 좋은 웃음을 터트렸다.


어제만 해도 술에 취해 호쾌하게 이름을 요구했던 아가씨의 수줍은 변화가 재미있었던 까닭이었다.


곧 터질 것만 같은 얼굴을 가리고 테이블에 고개를 묻은 그녀의 머리 위로 커다란 손이 올라왔다.


“얼른 먹자. 먹고 나면 속도 풀릴 거야.”

“그럼요. 특제 해장 스튜입니다. 효과는 보장하지요.”


시원하게 건치를 내보이는 웃음과 함께 엄지를 척 세워 보인 볼프가 이내 주방으로 사라졌다.


그녀가 살짝 고개를 드니 연택이 스튜 그릇을 앞으로 밀어주었다.


“자, 뜨거우니까 천천히 먹으렴.”

“네···.”


수저를 든 소연이 차마 그와 눈을 마주치지 못하고 그릇에 고개를 묻었다.



* * *



“그럼 볼프, 반가웠습니다.”

“안녕히 계세요.”

“아닙니다. 저도 덕분에 즐거웠습니다. 다시 뵙기를.”


두 사람이 볼프의 배웅을 받으며 ‘여우가 머무르는 굴’을 나섰다.


하늘 가운데 걸린 태양이 포근하게 느껴지는 날씨.


거리 곳곳에서 보이는 사람들의 얼굴은 날씨만큼이나 따뜻했다.


길거리의 매대에서 사과 두 알을 사서 나눠 먹으며 두 사람은 도시를 둘러보았다.


“좋은 도시네요.”

“그래.”

“아마 영주님도 좋은 사람일 것 같아요.”


가만히 고개를 끄덕인 연택이 한쪽 멀리 보이는 영주의 성을 바라보았다.


크기는 상당하지만 어쩐지 실용적이다 못해 삭막해 보이는 모습이었다.


여러모로 벨루스의 성과는 느낌이 달랐다.


“슬슬 가볼까?”

“가요!”


조금 전의 부끄러움은 잊었는지 자연스럽게 팔짱을 낀 소연이 밝게 대답했다.



한참을 걸어 도착한 성의 입구엔 은빛 브레스트 플레이트를 갖춘 병사들이 경계를 서고 있었다.


햇볕이 관리가 잘된 창날에 부딪혀 깨져나갔다.


다가오는 두 사람을 바라보던 경계병들이 창을 교차시키며 입구를 통제했다.


“정지, 신분과 용건을 말씀해주십시오.”


과연.


기사도 아닌 병사까지도 엄정한 군기가 느껴졌다.


내심 감탄하며 연택이 늑대가 새겨진 패를 꺼내어 건넸다.


“으음··· 실례했습니다. 잠시 기다려주시면 내부에 보고해 안내인을 불러오겠습니다.”


말을 마친 경비병이 문 안쪽에서 대기 중인 또 다른 병사에게 뛰어가 패를 건네고는 다시 경계 위치로 돌아왔다.


얼마 지나지 않아 기사의 무장을 갖춘 남자가 급히 뛰어왔다.


“실례하겠습니다. 정연택 무인과 임소연 무인 되십니까?”

“그렇습니다.”

“기다리게 해드려 죄송합니다. 바로 안내해드리겠습니다.”


꽤 서둘렀는지 짙은 풀빛의 머리 아래로 땀방울이 흐르는 중임에도 기사의 숨소리는 흐트러짐이 없었다.


기사를 따라 내부로 들어서자 곳곳에서 훈련 중인 기사와 병사들이 흔하게 보였다.


성내 곳곳에도 주변을 살피는 경계병이 군데군데 배치되어 있었다.


“이곳 응접실에서 조금만 기다려주시면 곧 백작님께서 사람을 보내주실 겁니다. 필요한 게 있으시면 여기 사용인들에게 요청하시면 됩니다.”


오르핀의 응접실은 다른 곳에 비해 그나마 화려한 편이었다.


붉은 벨벳 소파에 앉은 두 사람이 목을 축일 것을 요청하자, 단정한 메이드복을 입은 사용인들이 이내 시원한 차를 가져다주었다.


- 똑똑똑


“기다리게 해서 미안하네.”

“아닙니다. 또 뵙는군요.”


문을 열고 들어선 사람은 안내인이 아니라 루푸스 백작 본인이었다.


흰옷을 깔끔하게 차려입은 백작이 다가와 맞은편 소파에 털썩 앉았다.


“선객이 있어 바로 오지 못했네. 사실 두 사람이 왔다는 얘기를 듣고는 바로 오고 싶었는데 말일세.”


소탈하게 웃으며 건네는 말에 연택과 소연도 마주 웃었다.


“궁금한 게 꽤 많네. 편히 물어보아도 되겠는가?”

“예, 말씀하시지요.”

“한무백 무인께서 어떻게 지내셨는지, 어떻게 떠나셨는지 들을 수 있겠는가?”


단도직입적으로 물어오는 백작의 표정엔 어쩐지 그리움이 어려있는 것 같았다.


물끄러미 자신을 바라보는 연택의 시선에 그가 조금 민망하다는 듯 자세를 가다듬었다.


“내가 너무 급했군.”

“아닙니다.”

“한무백 무인께선 내 아버님과 친분이 있으셨네. 나라는 달랐지만 순수하게 무(武)를 추구하셨던 성향이 비슷하셔서인지 꽤 가깝게 지내셨지. 나 또한 그분께 가르침을 받은 것이 많았네. 사실 내심 스승님처럼 여기기도 했어, 하하하.”


쓰게 웃은 그가 깊은 한숨을 몰아쉬었다.


“아버님께선 서하국에 대한 전쟁을 끝까지 반대하셨지만··· 결국 왕실에선 우리 가문을 배제한 채 전쟁을 시작했다네. 아버님께서는 무너지는 서하를 보며 안타까워하셨지. 전쟁 중에 탈출하는 서하의 유민들과 무인들을 받아들이시고 대피시키셨지만···. 친우의 어려움을 외면했다는 죄책감에 아버님께선 돌아가실 때까지 미안해하셨어.

아버님께서 돌아가신 후 내가 따로 그분의 자취를 쫓았지만, 결국 아무것도 찾을 수 없었네. 이제 사실 포기하고 있었는데 자네가 나타났지.”


안타까움과 미안함이 절절히 묻어나는 백작의 말에 연택이 스승을 떠올렸다.


그리곤 천천히 자신이 겪었던 그의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백작은 때로는 웃고, 때로는 슬퍼하며 그의 이야기에 깊게 몰입했다.


그리고 마침내 연택의 이야기가 끝났을 때는 어쩐지 후련한 표정이 되어있었다.


“그분께선 늘 물질적인 것엔 참 욕심이 없으셨는데, 가시는 길까지 아무것도 남기지 않으셨구먼. 참 그분답네.”

“남은 이들에겐 참 야속한 분이시지요.”

“하하, 맞아.”


가볍게 웃은 그가 잠시 창밖을 보고는 시간을 가늠했다.


“이런, 반가운 이야기에 시간이 가는 줄도 몰랐군. 마침 오늘 손님이 있어 연회를 열었는데, 내 성에서 저녁을 먹고 쉬고 가지 않겠나? 부담스러울 만한 연회는 아닐걸세.”

“배려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실례가 아니라면 신세를 지겠습니다.”

“아니야, 신세라니. 이왕이면 한동안 푹 머물러 주었으면 좋겠네.”


자리를 털고 일어난 백작이 사용인들에게 두 사람에게 손님방을 안내하고 연회 준비를 해줄 것을 지시하곤 곧 멀어졌다.


두 사람의 대화를 말없이 듣고 있던 소연이 사용인을 따라 걷다가 문득 연택의 어깨에 머리를 기댔다.


“할아버지가 보고 싶네요.”

“···나도 그렇단다.”



* * *



해가 넘어가고 두 사람은 사용인을 따라 연회장으로 가고 있었다.


연회를 준비하는 동안 연택의 거대한 몸에 맞는 옷을 찾을 수 없어 부랴부랴 옷을 구해와야 했지만, 아슬아슬하게 시간에는 맞출 수 있었다.


“루푸스 A. 오르핀 백작님의 손님이신 정연택, 임소연 무인께서 입장하십니다.”


검은색 일색의 턱시도를 입은 연택과 그에 맞춘 듯 검은 실크 드레스를 입은 소연이 문을 열고 연회장으로 입장했다.


연회장을 메운 이들은 대부분 엄정한 기도를 흘리고 있었다.


연회에까지 허리에 한 자루씩 검을 차고 있는 기사들이 이 연회의 주인공이었다.


“오, 어서 오게. 이렇게 입으니 또 느낌이 다르군.”


하얀색의 턱시도에 머리를 가지런히 정리한 백작이 입구까지 걸어 나와 두 사람을 환대했다.


백작의 과한 환대에 주변 이들의 시선이 바뀌었다.


그들의 시선에서 호기심, 미약한 질시 같은 감정을 느끼던 연택의 감각을 경고를 보냈다.


‘버크셔 돼지놈도 여기 있었군.’


여전히 정욕과 탐욕의 눈으로 소연을 훑어보는 놈이 연회장 한편에 참여해있었다.


연택과 소연의 굳어진 얼굴에 뒤를 돌아본 백작이 버크셔를 발견하고는 미미하게 미간을 찌푸렸다.


마스터에 이른 무인이 저렇게 노골적인 시선을 구분하지 못할 리 없었다.


백작이 기세를 일으켜 버크셔에게 경고를 하려던 순간이었다.


“그냥 두셔도 괜찮습니다.”

“맞아요. 괜찮아요.”

“이거, 즐거운 자리라 불러놓고는 불편하게 만들었군. 벨루스 가의 인물들이 평이 안 좋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백작이 미안함에 어색해했지만, 두 사람의 표정엔 어떤 흔들림도 없었다.


되려 두 사람은 느긋하게 연회를 즐기기 시작했다.


처음 겪는 환경에다가 연회 예절 따위는 모르는 그들이었지만, 그런 것은 중요하지 않았다.


연택에게서 느껴지는 무거움과 흑단 같은 머리를 늘어뜨린 소연의 신비로운 분위기가 두 사람에게 다가갈 수 없게 벽을 세웠다.


연회는 무난히 흘렀고.


눈으로만 그녀를 탐하던 버크셔는 한마디 말조차 걸지 못한 채 홀로 술잔만을 끊임없이 비워갈 뿐이었다.



* * *



연회가 파하고 연택과 소연도 각자의 방으로 돌아간 깊은 밤.


연택은 자신의 침대에 몸을 묻고 잠에 빠져들고 있었다.


그때, 멀리서 그의 방으로 달려오는 기척이 느껴졌다.


이내 그 기척이 다급하게 방문을 두드렸다.


- 똑똑똑! 똑똑똑!


[정 무인, 정 무인! 일어나십시오. 어서 일어나십시오!]


무언가에 쫓기는 듯한 음성은 그에게 낯설었다.


- 챙그랑!


[이런! 늦었나? 정 무인!]


멀리서 그의 기감을 흔드는 움직임을 느끼며 연택이 침대에서 몸을 일으켰다.


작가의말

오후 중에 1편 더 올라갑니다.

비축분은 없지만 달려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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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 10. 사람을 찾습니다(5) 22.06.22 77 6 11쪽
38 10. 사람을 찾습니다(4) +1 22.06.21 86 5 11쪽
37 10. 사람을 찾습니다(3) 22.06.20 89 5 11쪽
36 10. 사람을 찾습니다(2) 22.06.20 101 5 12쪽
35 10. 사람을 찾습니다(1) 22.06.19 111 5 11쪽
34 9. 흰 늑대, 오르핀(6) 22.06.17 126 7 11쪽
33 9. 흰 늑대, 오르핀(5) 22.06.16 118 6 10쪽
32 9. 흰 늑대, 오르핀(4) 22.06.15 135 6 11쪽
31 9. 흰 늑대, 오르핀(3) +2 22.06.14 152 7 12쪽
» 9. 흰 늑대, 오르핀(2) 22.06.14 137 7 11쪽
29 9. 흰 늑대, 오르핀(1) 22.06.13 144 6 11쪽
28 8. 첫 번째 의뢰(5) +1 22.06.12 165 6 10쪽
27 8. 첫 번째 의뢰(4) 22.06.11 153 7 10쪽
26 8. 첫 번째 의뢰(3) 22.06.11 159 7 10쪽
25 8. 첫 번째 의뢰(2) 22.06.11 160 7 12쪽
24 8. 첫 번째 의뢰(1) +1 22.06.10 170 6 10쪽
23 7. 도시 벨루스(4) 22.06.09 172 7 13쪽
22 7. 도시 벨루스(3) +1 22.06.08 186 7 11쪽
21 7. 도시 벨루스(2) 22.06.07 189 7 12쪽
20 7. 도시 벨루스(1) 22.06.07 202 7 11쪽
19 6. 스승님(3) 22.06.06 215 8 10쪽
18 6. 스승님(2) 22.06.06 215 9 10쪽
17 6. 스승님(1) 22.06.05 220 8 10쪽
16 5. 연공법(4) 22.06.04 240 12 10쪽
15 5. 연공법(3) +1 22.06.04 233 11 11쪽
14 5. 연공법(2) 22.06.03 226 11 9쪽
13 5. 연공법(1) 22.06.03 232 11 10쪽
12 4. 불시착(3) 22.06.02 227 11 10쪽
11 4. 불시착(2) 22.06.02 232 11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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