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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이연님의 서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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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무(武)재능이 레벨업을 못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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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전참가작

빛이연
작품등록일 :
2022.05.23 20:57
최근연재일 :
2022.06.22 10:05
연재수 :
39 회
조회수 :
8,413
추천수 :
347
글자수 :
187,548

작성
22.06.11 10:05
조회
163
추천
7
글자
12쪽

8. 첫 번째 의뢰(2)

DUMMY

8. 첫 번째 의뢰(2)


거리로 나선 연택이 바로 소연의 이마에 살짝 꿀밤을 먹였다.


“아파요~!”

“이 녀석아, 아무리 그래도 부부라니.”

“안 될 건 뭐람? 저도 어엿한 성인이라구요.”


볼을 부풀리며 입술이 삐죽 나온 그녀가 고개를 팩 돌렸다.


하기야 전쟁의 시대를 거치면서 열다섯이면 공식적인 성인으로 인정을 해주니 그녀도 엄연한 어른이기는 했다.


지구였다면 벌써 결혼을 해서 아이가 있어도 이상하지 않을 나이.


나이 차이가 워낙 크다 보니 여전히 소연이 딸이나 조카같이 생각하는 연택이었다.


그녀를 지켜줘야 한다는 강한 책임감이 늘 소연을 어린아이 대하듯 행동하게 만들고 있었다.



소연은 그런 연택의 태도가 내심 불만이었지만.


웃으며 머리를 토닥여 준 그가 잡화점을 들리자며 걷자, 결국 뾰로통한 얼굴로 옷자락을 잡고 따르는 그녀였다.




이틀 뒤 두 사람은 새로 구매한 회색 후드를 쓴 채 나그네의 쉼터를 나섰다.


두 사람이 의뢰로 떠난다는 말에 특제 아침을 차려줬었던 주인장이 꾸벅 고개를 숙이며 배웅했다.


골목길 어귀에 숨어있던 꼬마 셋도 떠나가는 두 사람에게 소심하게 손을 흔들었다.


그 모습을 본 소연이 마주 손을 흔들며 기분 좋은 얼굴이 되어 연택을 뒤따랐다.




도착한 영주성 앞에는 모여든 용병들과 짐마차들로 북적였다.


곳곳에 상인과 용병들이 서로 인사를 나누며 친분을 다지고 있었다.


이번 의뢰는 <가도 정리>라는 타이틀을 달고 있었다.


인근이 대부분 숲으로 둘러싸인 벨루스라 다른 도시로 가기 위한 관문인 오르핀 백작령과의 길은 도시의 목숨줄이나 다름없었다.


벨루스 남작령과 오르핀 백작령을 잇는 가도가 폭증한 몬스터에 의해 막혀 상행이 막히자 남작령의 경제가 엉망이 되어버렸고, 결국 영주성에서 직접 의뢰를 내건 상황이었다.


막혀있던 길을 뚫는다는 말에 상인들이 잔뜩 몰려나와 용병보다도 상인과 짐꾼이 훨씬 많은 기이한 구조의 캐러밴이 만들어져 있었다.


“반갑소, 나는 이번 상행에서 용병들의 대표를 맡은 상급 용병 막스요.”


덥수룩한 빨간 머리에 대검을 매단 남자가 금패를 보이며 다가왔다.


“제퍼슨씨에게 얘기는 들었소. 두 분 얘기 듣기 전까지만 해도 의뢰를 고사해야 하나 고민이 많았는데 걱정을 덜었소. 잘 부탁드리겠소.”


그는 서글서글한 얼굴로 악수를 청하며 먼저 자신을 소개해왔다.


“정연택, 이쪽은 임소연입니다.”

“잡다한 일은 다른 놈들을 시켜서 귀찮게는 안 할 테니 상황이 터지면 부탁 좀 드리겠소.”

“고맙군요.”


막스는 몇 번이고 잘 부탁한다느니, 믿을 놈이 영 없다느니 투덜거리고는 곧 용병들 사이로 뛰어들어갔다.


잠시 후 그가 손뼉을 쳐 시선을 모으며 소리쳤다.


“자, 한 시간 뒤에 출발한다. 준비들 해!”


용병들의 짐을 실어주는 짐수레에 건량 따위를 담아둔 배낭을 싣고 두 사람이 근처에서 사람들이 하는 양을 구경할 때였다.


“반갑군, 정 무인. 그리고 레이디.”


며칠 전 보았던 남작과 똑 닮은 젊은 남자가 투실투실한 배를 흔들며 다가왔다.


그 뒤를 네 명의 사내가 따르고 있었는데, 넷 모두 기사로 내력은 제각각이지만 모두 엑스퍼트 수준으로 보이는 자들이었다.


“누구십니까?”

“버크셔 벨루스. 이곳 벨루스의 후계자다.”


자못 거만한 태도로 연택에게 인사를 건넨 그가 딴엔 우아한 동작으로 소연에게 손을 내밀며 몸을 숙였다.


손등 키스라도 해주겠다는 뜻인지 애매한 자세로 기다리며 서 있는 그를 지켜보던 소연이 공수(拱手)를 하며 무인의 인사를 건넸다.


그에 버크셔의 얼굴이 무안함에 벌겋게 달아올랐지만 조금도 개의치 않는 소연이었다.


“부군이 있는 몸이라 다른 이에게 함부로 손을 내줄 수는 없겠네요.”


되려 뻔뻔하게 그의 아비에게 말했던 핑계를 대며 거절의 뜻을 밝혔다.


그러자 그가 삐뚜룸하게 웃어 보였다.


“그렇게 말하는 것 치고는 두 사람 사이가 꽤 안 좋은 모양이던데. 여관방도 따로 쓰는 걸 보면.”


그 말에 연택의 표정이 싸늘하게 식었지만, 소연은 여전히 생글생글한 얼굴이었다.


“제 부군께서 피곤이 쌓이셔서 말이에요. 머리까지 하얗게 세실 정도로 말이죠.”

“그런가? 남편을 생각하시는 마음이 아주 갸륵하군. 아무튼, 부디 이번 의뢰 무사히 잘 마치기를 바라지.”


비틀린 웃음으로 말을 남긴 그가 툭 말을 던지고는 기사들을 이끌고 사라지자, 소연의 표정마저 싸늘해졌다.


그녀의 언짢은 기분을 금방 눈치챈 연택이 걱정스럽게 그녀를 바라보았다.


“소연아.”

“저 눈··· 마음에 안 드네요.”

“그래. 우선은 참으렴.”

“네, 저도 사고 칠 생각 없어요. 당장은요.”


연택이 쓰게 웃었다.


일단 사람들 사이에 섞여 움직이려면 모든 걸 기분대로 할 수는 없었다.


우선은 엘라시아 제국과 붙어있는 이 하룬 왕국에서 자리를 잡고 지구로 돌아갈 방법과 마이어의 행방에 대해 알아봐야 했다.


두 사람이 제국 전체를 상대로 싸우는 무모한 짓을 할 생각이 아니라면, 당장은 정보를 얻고 힘을 키우는 게 우선이었다.


“너무 애 취급하지 말아요.”


대견하다는 듯 머리를 쓰다듬는 연택의 손을 잡고 말과는 달리 맑게 웃는 소연을 보며, 괜히 미안해지는 그였다.


“그래. 미안하다.”

“미안해 말아요. 사실 전 아저씨랑 그냥 이렇게 사는 것도 괜찮은 것 같지만요.”


소연에 말에 연택이 씁쓸하게 웃었다.


차마 무어라 대답해주지 못하고 멍하게 하늘만 올려다보는 그였다.


연택도 자신도 가끔은 그냥 이대로 살아도 좋지 않을까, 몇 번이고 생각한 적이 있으니까.

스승님도 그걸 원했을 테고.


[부디 두 사람 모두 행복을 위해 살아주려무나. 한 깊은 마음에 휩쓸려 스스로 상처받지도 말고, 그저 마음이 가는 대로 후회 없이 살도록 해라. 이게 내 마지막 부탁이다.]


어쩌면 스승님은 자신의 흔들리는 마음을 알고 그런 말씀을 남기셨는지도 몰랐다.



그가 마이어를 찾아 과거 사건의 진실을 알고자 하는 건, 그저 죄책감 때문일지도.


스승님께 끝없는 애정과 가르침을 받고, 소연의 따뜻한 순수함과 마주하며 연택의 증오는 이미 둥글게 닳아버린 지 오래였다.


그저 관성처럼 분노하고 화를 내고 있을 뿐.


‘스승님, 제가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새파란 하늘을 보며 생각에 잠긴 그를 소연은 가만히 기다려주었다.



* * *


의뢰를 출발한 지도 어느덧 나흘.


그간 그들은 단 한 번의 전투도 없이 느긋하게 가도를 걷고 있었다.


평화로운 이동으로 풀려버린 긴장감에 용병들도 점차 나태해지고 있었다.


척후조조차 설렁설렁 다니고 있을 정도였다.


다만, 막스를 위시한 경험 많은 상급 용병 몇 명만이 마차 위에 걸터앉아 먼 거리를 경계하는 중이었다.


멀리 서쪽으로 떨어지는 노을 아래로 자욱한 흙먼지가 피어오르고 있었다.


“서쪽! 몬스터다! 종류는··· 어?”


벌떡 일어난 용병 하나가 몬스터의 출현을 알리다가 딱딱하게 굳었다.


그의 이상행동에 주변의 시선이 쏠렸다.


“왜 그래?”

“그래서 뭔데?”

“야, 잭··· 트롤이랑 오크가 같이 무리 짓는다는 얘기 들어봤어?”

“무슨 개소리야?”


마차 밑에서 인상을 찡그리던 용병 몇이 그를 올려다보자, 처음 상황을 알렸던 용병이 서쪽을 가리키며 눈을 게슴츠레 떴다.


두 번 세 번을 다시 봐도 마찬가지인 걸 확인한 그가 인상을 쓰며 마차에서 뛰어내렸다.


“시벌, 이게 대체 뭔 일이야. 다들 진형 갖춰!!”

“상인들은 마차 뒤로!”

“서둘러! 금방 들이닥친다!”


놀란 상인들이 넘어지고 구르며 마차 밑으로, 뒤로 숨어들었다.


나태하던 용병들이 나름 잽싸게 늘어서며 방진을 짰다.


용병 사이를 뛰어다니며 진형을 조율하던 막스가 연택에게 다가왔다.


“그간 잘 쉬셨으면 이제 좀 도와주셔야겠소이다.”


그가 가만히 고개를 끄덕여주고, 소연을 바라보았다.


짐마차에 누워 쉬고 있던 그녀가 이미 채비를 갖추고 다가오고 있었다.


“상황에 따라 알아서 지원하죠.”

“고맙소. 못난 놈들이지만 최대한 살려봐야지 않겠소?”


막스가 사람 좋게 웃으며 대검을 뽑아 들고 대열로 합류했다.


“저 돼지 옆에 있는 사람들만 같이 나서도 여유로울 텐데 말이에요.”


살랑살랑 몸을 흔들며 서서 창의 끝으로 한쪽을 가리키는 소연이었다.


버크셔인지 요크서인지 모를 놈을 둘러싼 네 명이 저마다 무기를 꺼내 들고 사방을 경계하고 있었다.


비릿한 웃음을 지은 채 그를 노려보는 돼지를 무시한 연택이 근육을 슬쩍 긴장시켰다.


슬슬 흙먼지가 가까워지면서 몬스터들의 윤곽이 드러나고 있었다.


- 두두두두 -


“적당히 눈에 띄지 않을 정도로만 움직이면 되겠다.”

“와, 트롤은 정말 오랜만에 보는 것 같아요. 아저씨가 때려도 금방 낫는다고 다 잡아다가 죽여버리는 통에 영 보기가 힘들었는데.”

“그랬나···.”

“그래서 나는 한 번도 못 죽여봤다구요.”

“그래도 어떻게 죽이는지는 많이 봤잖니?”

“그건 그래요.”


두 사람은 용병들의 방진 뒤편을 긴장감도 없이 산책하고 있었다.


몇몇 용병이 막스에게 믿어도 되는 것 맞냐고 눈치를 주었지만, 막스도 걱정되기는 마찬가지였다.


‘제퍼슨 이 인간··· 허풍이기만 해봐라. 진짜 죽여버릴 테다.’


불안한 마음에 자리에도 없는 제퍼슨을 씹으며 막스는 앞을 돌아보았다.


그리고 마침내 몬스터의 파도와 인간의 방파제가 부딪혔다.


- 콰 앙!


“퀴에에에 -”

“죽여!!”

“으아아악!”

“기껏해야 오크다! 트롤이 오기 전에 다 정리해라! 쫄지마 이 새끼들아!”


첫 충돌에서 뭉개져 죽어버린 용병이 몇 있었지만, 대부분 무난히 돌격을 받아내며 난전이 시작됐다.


순식간에 아비규환이 되어버린 싸움 속에서 연택은 아직 느리게 뒤따라 오는 트롤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저 뒤에서 가끔 죽을 위기에 처한 용병들의 뒷덜미를 잡아당겨 한 번씩 생명을 연장해주며 숨을 고르고 있었다.


“핫!”


- 푸욱!


“엿차!”


- 푹!


그와는 다르게 소연은 물 만난 고기 마냥 신나있었다.


용병들의 틈 사이로 긴 창을 찔러넣어 오크들의 미간을 뚫으며 끊임없이 돌아다니는 그녀였다.


갑자기 옆에서 튀어나온 창에 놀라던 용병들도 그 공격이 지원이라는 걸 깨닫고 부쩍 힘을 냈다.


“거, 누님! 창 솜씨 끝내주는구만!”

“미안한데 그 얼굴로 누님이라고 부르지 말아줘요.”


오크의 머릿수가 빠르게 줄어들자 한 중급용병이 피 튄 얼굴로 껄껄 웃으며 소리쳤다.


조금 여유가 생긴 용병들이 같이 웃음을 터트렸다.


“자, 2파 온다! 준비해!”


둔한 몸뚱이 때문에 오크와 거리가 벌어진 트롤들이 앞까지 도달한 걸 확인한 상급 용병 하나가 소리를 치자, 용병들 사이에 다시 긴장감이 흘렀다.


그 긴장감을 뚫고 연택과 소연이 앞으로 나섰다.


“절반은 우리가 처리하지요.”

“집중해, 절반이면 몇 마리 안 된다! 나머지는 맡겨!”


그 말만을 남기고는 앞으로 뛰쳐나가는 두 사람의 모습에 멍해진 용병들 사이에서 막스가 소리쳤다.


오크와 싸우면서도 두 사람이 뭘 하고 있는지 지켜본 그였다.


‘내가 돌아가면 한 잔 산다, 제퍼슨.’


작가의말

주말 중 가능하면 여러편 올려보겠습니다.


2시간 뒤에 다음 편 올라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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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 10. 사람을 찾습니다(5) 22.06.22 80 6 11쪽
38 10. 사람을 찾습니다(4) +1 22.06.21 89 5 11쪽
37 10. 사람을 찾습니다(3) 22.06.20 93 5 11쪽
36 10. 사람을 찾습니다(2) 22.06.20 104 5 12쪽
35 10. 사람을 찾습니다(1) 22.06.19 115 5 11쪽
34 9. 흰 늑대, 오르핀(6) 22.06.17 129 7 11쪽
33 9. 흰 늑대, 오르핀(5) 22.06.16 121 6 10쪽
32 9. 흰 늑대, 오르핀(4) 22.06.15 138 6 11쪽
31 9. 흰 늑대, 오르핀(3) +2 22.06.14 156 7 12쪽
30 9. 흰 늑대, 오르핀(2) 22.06.14 140 7 11쪽
29 9. 흰 늑대, 오르핀(1) 22.06.13 147 6 11쪽
28 8. 첫 번째 의뢰(5) +1 22.06.12 169 6 10쪽
27 8. 첫 번째 의뢰(4) 22.06.11 156 7 10쪽
26 8. 첫 번째 의뢰(3) 22.06.11 162 7 10쪽
» 8. 첫 번째 의뢰(2) 22.06.11 164 7 12쪽
24 8. 첫 번째 의뢰(1) +1 22.06.10 173 6 10쪽
23 7. 도시 벨루스(4) 22.06.09 175 7 13쪽
22 7. 도시 벨루스(3) +1 22.06.08 190 7 11쪽
21 7. 도시 벨루스(2) 22.06.07 192 7 12쪽
20 7. 도시 벨루스(1) 22.06.07 206 7 11쪽
19 6. 스승님(3) 22.06.06 219 8 10쪽
18 6. 스승님(2) 22.06.06 218 9 10쪽
17 6. 스승님(1) 22.06.05 223 8 10쪽
16 5. 연공법(4) 22.06.04 243 12 10쪽
15 5. 연공법(3) +1 22.06.04 237 11 11쪽
14 5. 연공법(2) 22.06.03 230 11 9쪽
13 5. 연공법(1) 22.06.03 235 11 10쪽
12 4. 불시착(3) 22.06.02 230 11 10쪽
11 4. 불시착(2) 22.06.02 235 11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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