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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이연님의 서재입니다.

표지

독점 무(武)재능이 레벨업을 못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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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전참가작

빛이연
작품등록일 :
2022.05.23 20:57
최근연재일 :
2022.06.22 10:05
연재수 :
39 회
조회수 :
8,275
추천수 :
347
글자수 :
187,548

작성
22.06.05 20:00
조회
219
추천
8
글자
10쪽

6. 스승님(1)

DUMMY

6. 스승님(1)


식사를 마친 연택과 소연이 무백과 마주 앉았다.


“궁금한 게 많아 보이는구나.”


무백이 편안한 웃음으로 그 둘을 바라보았다.


“예, 어르신. 너무 많아 어디부터 여쭈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빙긋 웃은 무백의 표정에 연택의 얼굴은 한층 어두워졌다.


“그런 표정 하지 마라. 네 잘못이 아니니.”


소연은 흰머리가 똑같은 둘을 보며 닮았다는 실없는 생각을 하고 있다가 조금 움츠러들었다.


그녀에겐 연택이 쓰러진 후 마치 할아버지처럼 친근하게 자신을 돌봐준 무백과 여태껏 자신을 돌봐준 그의 무거운 분위기가 어색했기 때문이었다.


“소연이는 조금 재미없어도 좀 참아주려무나.”


그런 소연에게 푸근하게 말을 건넨 무백이 다시 연택을 바라보았다.


“제 기운이 늘어난 건 역시··· 어르신이 뭔가를 희생하신 까닭인가요?”


연택의 질문에도 그저 빙긋 웃는 무백은 마치 세상사에 달관한 것만 같았다.


“희생이라고 할 수도 있고, 어쩌면 책임을 떠넘긴 것인지도 모르겠구나.”

“책임 말입니까?”


의뭉스러운 답에 미간을 조금 구긴 그가 설명을 해달라는 듯 무백을 올려다보았다.


“어디서부터 이야기를 하면 좋을까.”


가볍게 팔짱을 낀 무백이 한 손으로 턱을 슬슬 쓰다듬으며 잠시 생각을 정리했다.


“나는 지금은 멸망한 서하국의 천무문(千武門)의 후인이니라. 각자의 무(武)를 연마하는 무인들이 모여 만든 문파로 천 가지는 안 되어도 수백 가지는 되는 무공의 맥이 이어지는 곳이었지.”


그의 눈이 과거를 짚는 것처럼 아득해졌다.


“난 개중에서도 파천과 불괴의 맥을 이었지. 두 맥의 전승자로 무공의 완성을 위해 수련을 계속하던 중 내가 딱 네 나이쯤이었겠구나. 갑작스러운 제국의 침공이 있었고, 나라를 지키러 전선으로 달려간 우리 무문의 제자들은 대부분 전장에서 죽고 말았다.”


담담하게 형제들의 죽음을 말하면서도 눈은 여전히 허공을 짚고 있었다.


“나라가 전쟁에서 패배한 후 무문이 있던 자리로 귀향하던 중에 살피니 온 세상이 제국의 손에 수탈당하고 있더구나. 의기에 몇 번 사람들을 구해주곤 했는데, 제국놈들은 우리가 지나간 후에 다시 병사를 보내어 수배는 더 악독하게 약탈했다더구나.

그런 일이 몇 번 더 반복되니 사람들이 되려 우리를 미워하고 배척했지. 그 민초들의 마음이 이해가 되면서도 배신감이 들던지라, 남은 제자들은 각자 세상을 등지고 먼 곳으로 뿔뿔이 흩어졌다.”


그의 초점이 점점 돌아오며 연택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나는 이곳에서 은거하게 되었다. 정확히 셈을 하지는 않았지만, 내가 이곳에 들어온 지 사십여 년은 되었는데 처음으로 너희가 찾아온 게다.

처음엔 다 늙어 약해져 가는 노인네를 죽이려 암살자라도 보냈는가 싶었다만, 내가 스스로를 너무 과대평가한 모양이구나. 허허.”

“처음 뵈었을 때 어르신의 기세에 제가 얼마나 긴장했는지 모릅니다. 호굴에 제 발로 걸어 들어왔다 생각이 들 정도였습니다.”

“허허허, 말이라도 고맙구나.”


연택의 반응이 기껍다는 듯 시원하게 웃은 그가 자조적으로 이야기했다.


“여하간, 네 마공을 없애는 과정에서 부수었던 단전이 도로 회복이 되는 기사(奇事)가 있어 노부가 욕심을 조금 내었다.”

“그 욕심이··· 이것인가 보군요.”


한 손으로 아랫배를 슬슬 만지며 하는 말에 무백이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나는 그게 오히려 네게 기회가 될 수도 있다고 여겨 내 두 스승님께서 창안하신 천무심법(天武心法)의 흐름대로 주천을 시켜 갈무리하게 해 주었다. 그 와중에 내 기운이 조금 섞여 들어 기운이 늘어난 게다.”


말은 ‘조금’이라 겸손히 말하고 있었지만, 실제로는 대부분의 내력을 쏟아 넣었던 무백은 티 내지 않은 채로 여전히 담담히 말했다.


“어쩌다 보니 네게 맥을 강제로 잇게 한 모양새가 되어버렸구나."


어쩐지 선택권조차 주지 않고 무맥의 계승자로 삼아버린 것 같아 미안해진 그였다.


연택이 차분히 고개를 흔들었다.


"아닙니다, 어르신. 제가 비록 아는 게 별로 없긴 해도, 사람의 목숨을 구해주신 은혜가 작지 않다는 것 정도는 알고 있습니다. 오히려 배울 기회를 주셔서 감사합니다."


한층 몸을 낮추며 하는 말에 무백이 기특하다는 듯이 그를 바라보았다.


비록 일반적으로 제자를 들이는 경우보다 나이가 한참 많기는 해도 그의 맥을 잇기에 연택만큼 적합한 신체조건을 가진 사람은 본 적이 없는 그였다.


길쭉길쭉한 팔다리와 권각(拳脚)술에 적합하게 훈련하여 발달시킨 근육, 그리고 심지어 재생능력이라는 묘한 능력까지.


천운인지 아니면 연택의 복인지, 마공이 찢어발긴 혈맥이 재생되면서 온갖 노폐물까지도 다 제거된 바람에 무공을 익히기에 너무 늦은 나이라는 단점조차도 어느 정도 상쇄할 수 있었다.


"고맙구나."

"아닙니다. 이미 살려주신 은혜만으로도 과분한 지경입니다."


두 남자의 눈이 마주쳤다.


"아저씨를 살려주셔서 고마워요, 할아버지."


진지한 표정으로 한참을 이야기하던 두 사람의 사이에 소연이 얼굴을 쑥 들이밀며 말했다.


두 사람이 그녀의 천진한 미소에 그만 웃음을 터트리고 말았다.


세 남녀노소의 하루가 맑은 웃음 속에 저물어갔다.



* * *


깊은 밤.


"내가 계승한 무맥은 파천과 불괴다. 두 주먹으로 하늘조차도 부수겠다는 파천권(破天拳)과 세상 무엇으로도 부술 수 없는 몸을 만들겠다는 불괴신(不壞身)의 계승자셨던 두 스승님께서는 사이가 아주 가까우셨다는구나.


오랜 교류 끝에 두 분께서는 한 인간이 무엇이든 부술 수 있는 주먹과 무엇에도 부수어지지 않는 육신을 가진다면 가장 완벽한 무인이 되리라 생각하셨고, 두 무공을 이어 줄 천무심법을 창안하셨다.


그리고 유리걸식하던 아이를 제자로 맞아들여 천무심공과 파천권, 불괴신을 모두 가르치셨지. 그 결과가 반쪽짜리 계승자가 된 나란다.”


회한이 느껴지는 그의 목소리엔 어딘지 스승에 대한 미안함도 묻어 나오는 듯했다.


“칠십 년이 넘도록 단련을 했음에도 간신히 불괴만을 대성하였다. 애석하게도 파천은 나의 재능으로는 감히 넘볼 수 없는 벽이더구나.

그래도 다행히 이 공부들을 절맥시키지 않고 전달해 줄 전인을 만났으니 하늘이 내리신 복(福)이다 싶구나.”

“어르신의 재능으로도 하나만을 대성하면, 제가 과연 제대로 배울 수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제 세상에서 저는 말 그대로 열등한 재능이라 천대받던 사람입니다.”


따뜻한 눈으로 연택을 바라보며 무백이 말을 이어갔다.


“사람마다 재능은 천차만별이고, 내 생각에 네가 천대받은 이유는 재능이 없어서가 아니라 네 재능을 일깨울 방법을 아는 이가 없었기 때문인 것 같구나.”


그저 그를 멍하니 바라만 볼뿐, 말을 잇지 못하는 연택이었다.


무백이 가만히 손을 뻗어 그의 어깨를 토닥였다.


“지금까지 네 세상에서 들었던 이야기는 모두 잊어버리거라. 너는 내가 여태껏 보아온 사람 중 가장 무(武)에 적합한 몸을 지녔다. 아마 우리 무문이 세상에 남아있었다면 서로 제자로 삼으려 들었을 게다. 그리고 그 몸이 더욱 발전할 수 있도록 단련한 너의 시간에 자신감을 가지거라.”


이십 년 세월을 재능이 없다며 무시받던 연택에게 가슴을 두드리는 말이었다.


레벨업을 못해도 스스로 강해지겠다 끊임없이 몰아붙였던 시간이 주마등처럼 스쳐 갔다.


그간의 노력을 인정받은 기분에 연택이 두 손을 꾹 움켜쥐었다.


“이제 천무심법과 파천권, 불괴신의 구결을 알려주마.”


* * *


“크워어어!”


- 콰앙!


검붉은 피부에 4미터에 달하는 키와 부풀어 꿈틀거리는 근육.


제 몸조차 돌보지 않는 특유의 흉폭함 때문에 상급 몬스터 중에서도 특히 위험하다 알려져 있는 포식자, 오우거(ogre)가 주먹을 내리쳤다.


그 주먹을 십 분지 일 크기나 될까 싶은 주먹으로 받아친 사내는 미동조차 없는 얼굴로 다음 공격을 기다리고 있었다.


되려 뻗었던 주먹을 감싸 쥔 오우거가 고통에 괴성을 내질렀다.


하얀 머리를 목까지 늘어뜨리고, 2미터가 넘는 키에 작은 오우거라고 해도 믿을 만큼 단단히 들어찬 근육질의 남자.


다시금 뻗어오는 오우거의 주먹을 어깨로 받아낸 그가 오른 주먹을 말아쥐었다.


‘파암(破巖)!’


- 두 – 웅 !


부지불식간에 밑으로 파고든 뒤 뻗어 올리는 정권이 오우거의 배에 꽂히자, 범종이라도 울리는 듯한 낮은 소리가 퍼져나갔다.


그대로 동작을 멈춘 오우거가 온몸의 구멍으로 선지피를 흘리며 침몰했다.


“휴우.”


가볍게 숨을 몰아쉰 연택은 2년 전과 사뭇 달라 보였다.

어느덧 서른여덟이 된 그는 한층 차분하고 흔들림 없는 눈빛이 되어있었다.


방금 전까지 오우거와 맞서 주먹을 내지른 사람이라기엔 그 어떤 투기나 흥분감조차 없었다.



한때 큰 키와 다르게 바짝 말라 안쓰러워 보였던 몸은 과하다 싶을 정도로 근육이 가득했지만, 둔하다는 느낌을 주지는 않고 있었다.


가볍게 몸을 살피며 이상이 없음을 확인한 연택이 조금 전 싸움을 복기하고 있었다.


그리고 이제 이 숲에는 그의 훈련을 도울만한 어떤 짐승이나 몬스터 남지 않았다 느꼈다.


또 어떤 수련 방법을 생각해야 하나 고민에 빠진 그때,


“아저씨! 끝났으면 얼른 돌아가요, 할아버지 기다려요.”

“그래.”


나무 위에서 들려오는 소연의 목소리에 등을 돌린 연택이 그녀를 따라 거처를 향해 걸음을 옮겼다.


딱히 배도 안 고팠으면서 작은 먹잇감에 욕심을 부리는 바람에 죽어버린 오우거의 시체 위로 까마귀 몇 마리가 즐거운 소리를 내며 날아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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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 10. 사람을 찾습니다(5) 22.06.22 76 6 11쪽
38 10. 사람을 찾습니다(4) +1 22.06.21 85 5 11쪽
37 10. 사람을 찾습니다(3) 22.06.20 89 5 11쪽
36 10. 사람을 찾습니다(2) 22.06.20 101 5 12쪽
35 10. 사람을 찾습니다(1) 22.06.19 111 5 11쪽
34 9. 흰 늑대, 오르핀(6) 22.06.17 125 7 11쪽
33 9. 흰 늑대, 오르핀(5) 22.06.16 118 6 10쪽
32 9. 흰 늑대, 오르핀(4) 22.06.15 135 6 11쪽
31 9. 흰 늑대, 오르핀(3) +2 22.06.14 152 7 12쪽
30 9. 흰 늑대, 오르핀(2) 22.06.14 136 7 11쪽
29 9. 흰 늑대, 오르핀(1) 22.06.13 144 6 11쪽
28 8. 첫 번째 의뢰(5) +1 22.06.12 165 6 10쪽
27 8. 첫 번째 의뢰(4) 22.06.11 152 7 10쪽
26 8. 첫 번째 의뢰(3) 22.06.11 159 7 10쪽
25 8. 첫 번째 의뢰(2) 22.06.11 160 7 12쪽
24 8. 첫 번째 의뢰(1) +1 22.06.10 170 6 10쪽
23 7. 도시 벨루스(4) 22.06.09 171 7 13쪽
22 7. 도시 벨루스(3) +1 22.06.08 186 7 11쪽
21 7. 도시 벨루스(2) 22.06.07 188 7 12쪽
20 7. 도시 벨루스(1) 22.06.07 202 7 11쪽
19 6. 스승님(3) 22.06.06 215 8 10쪽
18 6. 스승님(2) 22.06.06 214 9 10쪽
» 6. 스승님(1) 22.06.05 220 8 10쪽
16 5. 연공법(4) 22.06.04 240 12 10쪽
15 5. 연공법(3) +1 22.06.04 233 11 11쪽
14 5. 연공법(2) 22.06.03 226 11 9쪽
13 5. 연공법(1) 22.06.03 232 11 10쪽
12 4. 불시착(3) 22.06.02 227 11 10쪽
11 4. 불시착(2) 22.06.02 231 11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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