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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이연님의 서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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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무(武)재능이 레벨업을 못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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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전참가작

빛이연
작품등록일 :
2022.05.23 20:57
최근연재일 :
2022.06.22 10:05
연재수 :
39 회
조회수 :
8,409
추천수 :
347
글자수 :
187,548

작성
22.06.04 16:47
조회
236
추천
11
글자
11쪽

5. 연공법(3)

DUMMY

5. 연공법(3)



멀리서부터 날이 밝아오고 있었다.


밤새 고민하면서도 소연에게 줄 다리 한 덩이를 빼놓은 사슴 한 마리를 통으로 먹어치운 연택의 배에서는 여전히 꼬르륵 소리가 울리고 있었다.


창고 근처에서 서성이던 그가 조심스럽게 무백의 오두막을 향해 걸음을 옮겼다.


편하게 부르기엔 그가 보인 기세가 부담스러웠다.


“들어오너라.”


머뭇거리는 그를 부르는 소리가 들려왔다.


예의는 차리되 남 앞에서 주눅이 들었던 적은 없던 연택도 무백의 앞에서만큼은 긴장이 되었다.


그의 모옥의 가렴 앞까지 다가선 연택이 옷매무새를 가다듬었다.


“들어가겠습니다, 어르신.”


조심스레 발을 걷어 올리며 들어간 그 방안에는 적당히 만들어둔 침상 외엔 무엇도 없는 텅 빈 공간이었다.


그의 성격이 반영되었는지 삭막하기까지 한 풍경이었다.


“앉거라.”


조용히 눈을 뜬 무백으로부터 강렬한 중압감이 느껴졌다.


작은 모옥 안이 그의 존재감으로 가득 찼다.


새삼 그 산악과 같은 기세가 떠오른 연택이 조심스럽게 마주 앉았다.


“손목을 내어보거라.”


차분한 목소리, 가라앉은 눈빛에 연택이 저도 모르게 오른손을 슬그머니 내밀었다.


담담한 표정으로 그의 손목을 잡아챈 무백이 차분히 눈을 감았다.


그 손이 닿은 부위로부터 저릿한 기운이 흘러들어 몸 이곳저곳을 훑는 감각이 지나갔다.


“이리 묻는 것이 예가 아니긴 하다마는, 네 녀석이 배운 연공법의 구결을 읊어볼 수 있겠느냐.”


무백의 차분한 질문에도 연택은 무어라 대답을 하지 못했다.


그 자신도 아는 바가 없었기에.


애초에 구결이라는 게 있는 것인 줄도 모르고 있었던 그였다.


“그게···.”

“설마··· 구결조차 알려주지 않은 게냐?”

“예, 처음 들어보았습니다.”


연택이 고개를 끄덕하며 대답하자 무백이 ‘허···’하고 장탄식을 뱉고는 다시 눈을 감았다.


울그락불그락 색이 변하고 주름이 꿈틀거리는 양이 심기가 영 불편한 듯했다.


“휴, 인간이 어찌 그리도 악하단 말이더냐.”


그는 한 손을 들어 얼굴을 쓸어내리며 허탈한 목소리를 토해내었다.


그의 말을 정확히 이해하지도 못하면서 괜히 잘못한 어린아이가 된 기분이 든 연택이 저도 모르게 어깨를 움츠리고 말았다.


그의 36년 인생에 누군가에게 이렇게 바짝 긴장을 해본 적이 있었던가.


무백에겐 단순한 무력을 넘은 무거움이 있었다.


“이놈아.”

“예, 어르신”


무백이 눈을 뜨고 깊은 한숨을 내쉬며 그를 불렀다.


당초에 계획은 제국에게 배웠다는 심법이 무엇인지 확인해보고 조금 길이나 잡아줄 요량이었다.


그러나 연택의 상태는 그가 생각했던 것보다 더 좋지 않았다.


“네 몸이 어떤 상태인지 알고는 있느냐.”


그 물음에 연택은 그저 고개를 설레설레 저었다.


“잘은 모르겠습니다. 제게 선천적으로 몸이 빠르게 재생되는 능력이 있는데, 끊임없이 재생되고 있다 보니 계속해서 허기가 지는 것 같습니다.”

“그리 단순한 상황이 아니다.”


나지막하게 꾸짖듯 말한 무백을 올려다보니 한없이 진지하고 엄한 두 눈이 보였다.


“내 기억이 맞다면, 네 녀석이 배운 심법은 폭혈공. 과거에는 폭혈마공(爆血魔功)으로 불렸던 사법(邪法)이다. 몸의 기운을 한없이 증폭시켜 순간적으로 힘을 터트리되 스스로도 자멸하게 만드는 악공(惡功)이다.”


말을 하면서도 진저리가 난다는 듯 인상을 잔뜩 찌푸린 무백은 못마땅한 표정으로 말을 이어갔다.


“원래대로라면 여러 구결이 있어 흡기와 축기를 하는 과정이 있고, 이를 폭발시키면서 필요한 순간에 강한 힘을 내게 하는 과정을 분리했어야 했을 것을 하나로 뭉뚱그려 놓았구나.”

“그··· 말씀이 어려워 다 이해를 못 했습니다.”

“제국놈들이 안전장치를 없앴다. 그 연공법을 배우고 마나를 움직여 마나를 쌓아가다가 어느 수준을 넘게 되면 기운 스스로가 끊임없이 커진다.

그리고는 제어를 넘어 폭발하게 되면서 배운 이를 자멸하게 만들어두었다 이 말이다. 그 재생능력이라는 게 어떻게든 널 살려두고는 있는 모양이다만, 아마 그 여파로 머리가 하얗게 세고 끊임없이 먹어야 했던 것 같구나.”


그제야 무백의 말을 이해한 그의 낯빛이 희게 질렸다.


그도 제국이 자신들에게 완벽히 정상적인 것을 넘겨주진 않았을 거라고 예상은 했었다.


그러나 애초에 배운 사람을 죽게 만드는 힘일 거라곤 차마 생각하지 못했던 그였다.


“아마 처음엔 집중해야만 기가 주천을 했을 테지만, 확인해보니 이미 네 의지와 상관없이 기가 돌고 있는 것 같구나.”

“맞습니다. 어르신, 이걸 멈출 방법은 없겠습니까?”


간절한 그의 말에도 무백은 가만히 고개를 흔들었다.


“내 그 마공이 무엇인지까지는 파악했지만, 그 구결과 비의까지 아는 것은 아니니라. 적절한 구결로 기운을 통제를 해야 그 굴레를 멈출 수 있을터. 나로서는 알지 못하는 부분이구나.”

“···이대로 죽어야 한단 말입니까.”


좌절감에 휩싸인 연택의 목소리가 푹 가라앉았다.


이대로 자신을 엿 먹인 제국놈들에게도, 삶을 무너뜨린 능력자들에게도 복수하지 못하고 허망하게 죽어야만 하는가.


끝까지 남에게 휘둘리고 농락당하다가 이렇게 스러져야 하는가.


참담한 마음에 꽉 깨문 입술에서 그 아픈 마음이 방울져 붉게 떨어져 내렸다.


“한가지 시도해볼 만한 게 있기는 하다만···”


절망감에 떨어졌던 고개가 번쩍 들렸다.


“정말입니까, 어르신?”

“이걸 방법이라 해야 할지. 참으로 어렵구나.”

“뭐든 좋습니다. 방법을 알려주십시오.”


뭐든 하겠다는 듯 결의에 찬 눈빛을 한 연택을 딱하게 바라보던 무백이 장고에 빠졌다.


연택이 말했던 신체를 재생한다는 능력이 어디까지 해낼 수 있을지 미지수였다.


이 방법을 쓴다면 분명 마공은 멈출 수 있을 것이나, 다시는 무공을 배울 수도 없을 것이기 때문에.


그간 살펴본 연택의 몸은 그야말로 무골(武骨) 그 자체.


복수라는 천명까지 등에 지고 있다는 이에게 무공을 다시 익힐 수 없을지도 모를 길을 제시해 주기가 영 내키지 않는 그였다.


“이 방법을 쓴다면 아마 네가 연공법이라 배운 심법을 포함한 무공은 배우지 못하게 될지도 모른다. 그래도 괜찮겠느냐?”


그 말에 잠시 움찔했던 연택이 다시 표정을 굳히고 고개를 끄덕였다.


“죽는 것보다야 낫지 않겠습니까. 살아있으면 언제고 다시 강해질 방법을 찾겠지요.”


그의 강한 의지가 느껴지는 말에 감탄하며 무백이 고개를 끄덕였다.


“결의가 가상하구나. 힘을 놓는다는 것이 쉽지 않은 결정일진데. 아마 문제를 해결하고 나면 꼬박 며칠은 쓰러져 있을 것이니, 저 밖에서 듣고 있는 아해에게도 설명을 해주고 다시 찾아오너라.”


그 말에 밖에서 부산스레 멀어지는 소리가 들려왔다.

연택의 입이 씁쓸해졌다.


‘이런, 다 들어버렸나···.’



* * *



소연은 놀란 가슴을 붙잡고 창고로 돌아와 있었다.


귀신이 곡할 노릇인지 그 이상한 노인네는 아무 소리도 내지 않고 듣고 있던 자신을 알아챈 것이다.


‘아저씨···.’


조금 떨어져 이야기를 듣는 바람에 정확히 다 듣지는 못했어도 연택의 상태가 좋지 못하다는 것 정도는 알 수 있었다.


“소연아.”


문밖에서 연택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이내 나무문을 열고 들어온 연택이 그녀를 바라보았다.


이제 완전히 백발이 되어버린 그의 머리칼이 먼저 눈에 들어왔다.


“이상하다 싶으면 얘기해주시기로 했잖아요.”


따져 묻는 소연에게 할 말이 없어진 그가 멋쩍게 머리를 긁적거렸다.


“미안하다. 사실 나도 뭐가 문제인지 잘 몰라 그랬다. 그래도 일단 고쳐주신다고 하니 이제 괜찮아.”


순순히 사과하는 연택을 잠깐 흘겨본 소연이 표정을 풀었다.


“그건 다행이에요. 그치만 약속해요.”

“응?”

“다음부터는 꼭 얘기해줘야 해요.”


그를 올려다보는 소연의 눈이 어쩐지 슬퍼보였다.


“이젠 아저씨 말고는 의지할 사람이 없는걸요. 아저씨까지 잘못되면 저 혼자는 자신이 없어요.”


말문이 턱 막힌 연택이 조금 멍한 눈으로 그녀를 바라보다가 문득 그녀의 머리에 손을 덮어 올렸다.


“그래, 약속할게. 꼭 같이 살아서 돌아가자.”


머리를 쓰다듬는 감촉에 살짝 고개를 든 그녀가 물빛이 비치는 눈으로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 * *



“설명은 마치고 왔느냐.”


“예 어르신. 미처 생각지도 못했는데 깨닫게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여전히 그 자리에 앉아있던 무백이 조금 풀린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조금 흐뭇한 것 같기도 한 그 얼굴은 딱 꼬마 커플을 보는 아저씨같이 음흉한 느낌이었다.


“그래, 잘 했다. 자고로 남자라면 마땅히 처에게 걱정을 끼쳐서는 안 되는 법이다.”

“예?”

“음?”

“처···라니요? 저는 아직 총각입니다, 어르신.”


차마 소연을 말하는 거라곤 생각하지도 못한 연택이 되묻자, 무백이 민망한 듯 헛기침을 몇 번 하고는 말을 돌렸다.


“아무튼! 준비가 다 되었으면 이 앞으로 눕거라.”

“알겠습니다.”


혼자 착각했다는 걸 깨닫고 민망했던 것도 잠시 이내 무백은 진지한 표정으로 앞에 누운 연택을 바라보았다.


“이제 내 공력으로 네 기해혈, 그러니까 제국놈들의 표현으로는 마나홀을 깨트릴 생각이다. 기해가 깨지면 기는 자연스레 흩어지기 마련이고, 폭주하는 기도 내가 붙들어 흩어주마. 아무리 고통이 심해도 정신줄을 놓으면 안 되니 단단히 각오하거라.”


굳은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인 그를 잠시 바라보던 무백이 그나마 희망적인 말을 건넸다.


“내 헛된 희망을 주는 것을 좋아하지는 않지만, 운이 좋다면··· 그 재생능력이 기해를 복구해줄지도 모르니 꼭 의지를 놓지 말거라.”

“예, 어르신. 염치없는 말입니다만 제가 오래 정신을 잃거나 혹시라도 잘못된다면··· 소연이 저 아이를 좀 부탁드리겠습니다.”

“그래. 내 그 아이는 잘 돌보아 줄 테니 지금은 너 자신에게 집중하거라.”


그제야 마음이 놓인 연택이 눈을 질끈 감고 심호흡을 했다.


가지런히 연택의 아랫배 위에 두 손을 올린 무백이 깊은 내공을 끌어올렸다.


아지랑이와 같은 기운이 어깨 위로 넘실거리기 시작하고.


“시작하자.”

“끄으으으읍 - !”


연택의 아랫배에서부터 온몸이 깨어지는 듯한 충격이 터져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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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 10. 사람을 찾습니다(4) +1 22.06.21 89 5 11쪽
37 10. 사람을 찾습니다(3) 22.06.20 93 5 11쪽
36 10. 사람을 찾습니다(2) 22.06.20 104 5 12쪽
35 10. 사람을 찾습니다(1) 22.06.19 115 5 11쪽
34 9. 흰 늑대, 오르핀(6) 22.06.17 129 7 11쪽
33 9. 흰 늑대, 오르핀(5) 22.06.16 121 6 10쪽
32 9. 흰 늑대, 오르핀(4) 22.06.15 138 6 11쪽
31 9. 흰 늑대, 오르핀(3) +2 22.06.14 155 7 12쪽
30 9. 흰 늑대, 오르핀(2) 22.06.14 140 7 11쪽
29 9. 흰 늑대, 오르핀(1) 22.06.13 147 6 11쪽
28 8. 첫 번째 의뢰(5) +1 22.06.12 169 6 10쪽
27 8. 첫 번째 의뢰(4) 22.06.11 156 7 10쪽
26 8. 첫 번째 의뢰(3) 22.06.11 162 7 10쪽
25 8. 첫 번째 의뢰(2) 22.06.11 163 7 12쪽
24 8. 첫 번째 의뢰(1) +1 22.06.10 173 6 10쪽
23 7. 도시 벨루스(4) 22.06.09 175 7 13쪽
22 7. 도시 벨루스(3) +1 22.06.08 189 7 11쪽
21 7. 도시 벨루스(2) 22.06.07 192 7 12쪽
20 7. 도시 벨루스(1) 22.06.07 206 7 11쪽
19 6. 스승님(3) 22.06.06 219 8 10쪽
18 6. 스승님(2) 22.06.06 218 9 10쪽
17 6. 스승님(1) 22.06.05 223 8 10쪽
16 5. 연공법(4) 22.06.04 243 12 10쪽
» 5. 연공법(3) +1 22.06.04 237 11 11쪽
14 5. 연공법(2) 22.06.03 229 11 9쪽
13 5. 연공법(1) 22.06.03 235 11 10쪽
12 4. 불시착(3) 22.06.02 230 11 10쪽
11 4. 불시착(2) 22.06.02 235 11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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