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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이연님의 서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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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무(武)재능이 레벨업을 못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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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전참가작

빛이연
작품등록일 :
2022.05.23 20:57
최근연재일 :
2022.06.22 10:05
연재수 :
39 회
조회수 :
8,412
추천수 :
347
글자수 :
187,548

작성
22.06.03 18:00
조회
229
추천
11
글자
9쪽

5. 연공법(2)

DUMMY

5. 연공법(2)



"하아- 좋다."


오랜만에 제대로 된 벽과 천장을 가진 ‘집’에서 쉰다는 생각에 소연의 표정이 편안했다.


남자의 말대로 정말 아무것도 없는 공간이긴 했어도, 자잘한 벌레가 꿈틀거리는 땅 속보다는 무조건 나은 상황이었다.


아무렇지 않은 척 참아왔지만 아무리 낙후된 지역에서 살아온 그녀라 해도 다리가 4개가 넘는 걸 보면 생기는 본능적인 혐오감은 어쩔 수 없었으니까.



연택은 풀린 표정의 그녀를 보며 안도했다.


며칠 동안 두 사람은 극도로 예민해진 상태로 사소한 일로도 자주 부딪히곤 했었다.


자신의 절반도 안 되는 나이의 어린아이와 투닥거린 건 정말 어른스럽지 못했다고 자책하는 그였다.


"아저씨, 배는 괜찮아요?"


창고 안을 돌며 이상이 있는 곳은 없나 둘러보던 소연이 고개를 돌려 그를 바라보았다.


연택이 배를 문지르며 멋쩍게 웃어 보였다.


"아무래도 뭐라도 잡아오긴 해야겠다. 쉬고 있으렴."

"그럼 전 여기를 정리해두고 있을게요. 다녀오세요."

"그래."


새삼 활기를 되찾은 소연의 얼굴이 참 보기 좋았지만, 그보다 당장 끊임없이 몰려드는 허기를 해결하는 게 급했다.


오두막의 대략적인 위치를 숙지한 그가 중간중간 나뭇가지를 꺾어 표시를 하며 숲으로 들어갔다.



두어 시간 후, 머리가 흉하게 부서진 멧돼지 한 마리를 둘러업은 그가 오두막으로 돌아왔다.


허리춤엔 고구마와 칡은 섞어놓은 듯한 뿌리식물도 여럿 매달려 있었다.


땅 속에 숨은 뿌리를 맛있게 파먹던 멧돼지의 모든 걸 강탈한 이 습격자는 묵직한 걸음으로 자신이 돌아왔음을 알렸다.


그 소리에 나온 소연이 그를 발견하고는 호들갑을 떨었다.


"와! 오늘은 돼지네요. 며칠은 두고두고 먹겠어요!"


연택은 차마 그렇겠다고 대답하지 못했다.


그저 조용히 창고 한편에서 불을 지피고 단검으로 고기를 대강대강 썰어 꼬치에 꽂아둘 뿐.



소연의 긍정적인 예상과 달리 멧돼지는 그날을 넘기지 못했다.


여섯 시간을 넘게 자리에 앉아 쉼 없이 먹어댄 연택 덕분이었다.


대체 먹은 음식이 어디로 가는 건지 겉으로는 조금의 변화도 없는 그였다.


"아저씨가 먹은 게 돼지인지, 아저씨가 돼지인지 모르겠네요."


소연이 장난스레 말을 던지기에 연택도 허탈하게 웃으며 '그러게 말이다'하고 대답은 했으나 내심은 복잡했다.


사람이 먹으면 배가 부르고, 많이 먹으면 살도 쪄야 하는데 당최 그럴 기미가 없었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소연에게는 말하지 않았지만, 며칠째 화장실조차 전혀 가지 않고 있는 그였다.


연택이 고민이 깊어지는 가운데 멀리서 그들을 조용히 바라보는 눈이 있었다.


'아귀가 씌인 놈인가.'


제국군이었으면 식비 때문에 쫓겨났을 놈이라 생각하는 무백이었다.



* * *



연택의 기행은 오두막에 더부살이를 하는 며칠간 계속 이어졌다.


소연이 잠든 후 같이 자는 척을 하던 그가 도저히 허기를 참을 수 없어 숲으로 나왔다,


한참을 뒤졌지만 마땅한 소득은 없었다.


이 근처를 들쑤시고 다닌 덕분에 짐승들이 이상을 느낀 탓이었다.


하는 수 없이 힘없는 발걸음으로 오두막을 향해 걷던 길이었다.


- 털썩!


그의 눈앞에 사슴의 일종으로 보이는 짐승의 사체가 뚝 떨어져 내렸다.


떨어진 위를 살피자 나무 위에 오두막의 주인이 걸터앉아 그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감사합니다, 어르신."


연택은 그를 빤히 바라보다가 이내 고개를 꾸벅 숙이고는 그가 던져준 짐승을 수습했다.


"이놈아, 잠깐 얘기 좀 하자꾸나."


막 자리를 뜨려는 연택을 무백이 불러 세웠다.


그는 나무에서 나뭇잎이 떨어지는 듯 소리 하나 없이 내려섰다.


탄성이 나올만한 신법이었지만 연택은 지금 그런 것을 생각할 겨를이 없었다.


그저 얼른 돌아가 이 고기를 먹고 싶은 마음뿐이었다.


"혹시 저희가 실례라도 저질렀는지요, 어르신?"


초조한 마음을 숨기며 연택이 그에게 물었다.


공손하지만 비굴하지 않은 당당한 태도로 묻는 연택의 모습에 내심 감탄하며 무백이 그의 바로 앞까지 다가섰다.


가만히 고개를 저어 보인 무백이 연택의 짙고 검은 두 눈을 똑바로 응시했다.


"너, 그 심법은 어디서 배웠느냐?"

"심법...이 뭡니까?"

"이놈아, 심법을 몰라?"


연택의 대답에 오히려 무백이 당황했다.


기운을 줄줄 흘리면서 지금도 끊임없이 행공을 하는 놈이 심법을 모른단다.


"예, 처음 듣는 말입니다."


찔리는 부분이 없는 연택은 그저 묵묵히 고개만 끄덕일 뿐이었다.


무백은 잠시 고민하다가 연택이 제국의 군복을 입고 있다는 걸 생각해내곤 다시 물었다.


"마나 연공법. 이 말은 무언지 알겠느냐?"


연택이 그걸 어떻게 알았냐는 듯한 표정으로 놀랐다.


"뭘 그리 놀래느냐, 그렇게 기운을 줄줄 흘리고 다니는데 어찌 몰라. 아무튼 그 연공법을 어디서 배웠는지 바른대로 고하거라."


어느새 무백의 눈에는 옅은 살기가 은은히 비치고 있었다.


본능적으로 살기를 감지한 연택이 바짝 긴장했다.


첫 날 보았던 무백의 기세가 다시 생각나는 듯 했다.


그러나 한 편으로는 일말의 희망을 찾았다.


'어쩌면 이 연공법에 대해 뭔가 알지도 모른다!'


사슴을 옆에 살짝 내려둔 연택은 자세를 공손히 했다.


"저희가 처음 찾아뵌 날 제국군을 피해 나왔다고 말씀드렸는데, 혹시 기억나십니까?"


무백이 천천히 고개를 끄덕이는 모습을 본 연택이 마지막으로 고민했다.


이 사람에게 모든 상황을 솔직하게 말해도 될지.


분명 눈앞의 남자가 제국에 대한 적개심을 가진 것만은 분명해 보였으나, 자신들에게 호의적일 것이라는 보장도 없다.


그러나, 이것저것 재고 따지기엔 마음이 너무 급했다.


소연이 걱정할까 티를 내지는 못했지만 그의 내부는 완전 엉망이 되어있었다.


재생력이 몸을 회복시키는 것을 넘어서는 속도로 몸이 무너져가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렇게까지 망가진 지금에서야 그 끝없는 식욕이 재생에 필요한 열량을 몸이 원했기 때문임을 깨달았지만 해결책이 없었다.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연택이 무백의 눈을 똑바로 바라보았다.


"어르신께서 믿어주실지 모르겠지만, 저희 두 사람은 이곳과 다른 세계인 지구에서 왔습니다."


무백의 눈이 미묘하게 꿈틀거렸다.


그가 예상했던 상황과 너무 다른 생뚱맞은 말이 튀어나왔기 때문이다.


그저 자신과 같은 망국의 유민으로 제국군에게 소모품 삼아 끌려들어 간 사람 정도를 생각했는데 다른 세계라니, 갑자기 스케일이 너무 커져버렸다.


"저희 세상과 이곳의 엘라시아 제국과의 전쟁이 종전된 후 그들이 저희 중 사람을 모았습니다. 저희 세상에선 재능이란 게 무척이나 중요하여 그게 없는 저 같은 자들은 억울한 일을 당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제국이 모은 사람들은 대부분 이런 사정을 가진 사람들이었습니다."


여기까지 말한 연택이 살짝 눈치를 살폈다.


다행히 무백은 딱히 불신을 하는 표정이 아니라, 되려 진지한 얼굴로 이야기를 들어주고 있었다.


"저희에게 복수할 수 있게, 억울했던 일들을 설욕할 수 있게 힘을 준다며 가르쳐준 게 이 연공법이었습니다. 재능에 따라 마법을 배운 자들도 있습니다만."

"힘을 받았으면 네 놈 세상에서 힘을 키워 복수를 하든 했으면 되었을 일 아니냐?"


왜 다른 세상으로 넘어왔느냐는 뜻이 담긴 질문이라 파악한 연택이 얼른 답했다.


"그들과의 계약이 그러했습니다. 제국이 인명 손실이 많아 마계인지 하는 쪽과의 전선에 병력이 부족하니, 5년만 복무를 하면 다시 저희 세계로 돌려준다고요."


조용히 침음만을 흘리며 말을 아끼는 무백을 보며 연택이 계속 말을 이었다.


다행스럽게도 이 이야기를 어느 정도 납득하고 있는 분위기였다.


"그런데 막상 이곳으로 넘어오려 기다리는 중에 이상한 부분이 많았습니다. 확실치는 않지만 일부 사람들이 쥐도 새도 모르게 없어진 상황도 있었던 것 같았고, 지휘관으로 보이는 자가 제 일행에게 음욕을 보이기도 하더군요."

"이, 이... 개만도 못한 놈들!"


무백은 듣지 않아도 무슨 상황인지 알겠다는 듯 두 눈을 질끈 감고 몸을 부르르 떨었다.


그가 조금 진정될 때까지 기다렸던 연택이 그런 이유로 게이트를 유지하던 마법사를 죽인 후 게이트에 뛰어들었고, 정신을 차려보니 이 숲이었다고 솔직하게 고했다.


무백은 연택의 이야기가 끝나고도 한참을 눈을 감고 생각에 잠겨있었다.


그 무겁게 가라앉은 표정에 연택도 조용히 침묵을 지켰다.


"휴우 -."


기나긴 한숨과 함께 눈을 뜬 무백이 연택을 잠시간 바라보더니 갑자기 어떤 전조도 없이 눈앞에서 꺼지듯 사라졌다.


깜짝 놀라 사라진 그를 찾으려 두리번거리던 연택의 귓가로 무백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해가 뜨거든 내 처소로 오너라.]


얼빠진 표정으로 잠시 그가 사라진 자리를 보던 연택이 다시 사슴을 수습하여 오두막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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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 10. 사람을 찾습니다(5) 22.06.22 80 6 11쪽
38 10. 사람을 찾습니다(4) +1 22.06.21 89 5 11쪽
37 10. 사람을 찾습니다(3) 22.06.20 93 5 11쪽
36 10. 사람을 찾습니다(2) 22.06.20 104 5 12쪽
35 10. 사람을 찾습니다(1) 22.06.19 115 5 11쪽
34 9. 흰 늑대, 오르핀(6) 22.06.17 129 7 11쪽
33 9. 흰 늑대, 오르핀(5) 22.06.16 121 6 10쪽
32 9. 흰 늑대, 오르핀(4) 22.06.15 138 6 11쪽
31 9. 흰 늑대, 오르핀(3) +2 22.06.14 156 7 12쪽
30 9. 흰 늑대, 오르핀(2) 22.06.14 140 7 11쪽
29 9. 흰 늑대, 오르핀(1) 22.06.13 147 6 11쪽
28 8. 첫 번째 의뢰(5) +1 22.06.12 169 6 10쪽
27 8. 첫 번째 의뢰(4) 22.06.11 156 7 10쪽
26 8. 첫 번째 의뢰(3) 22.06.11 162 7 10쪽
25 8. 첫 번째 의뢰(2) 22.06.11 163 7 12쪽
24 8. 첫 번째 의뢰(1) +1 22.06.10 173 6 10쪽
23 7. 도시 벨루스(4) 22.06.09 175 7 13쪽
22 7. 도시 벨루스(3) +1 22.06.08 190 7 11쪽
21 7. 도시 벨루스(2) 22.06.07 192 7 12쪽
20 7. 도시 벨루스(1) 22.06.07 206 7 11쪽
19 6. 스승님(3) 22.06.06 219 8 10쪽
18 6. 스승님(2) 22.06.06 218 9 10쪽
17 6. 스승님(1) 22.06.05 223 8 10쪽
16 5. 연공법(4) 22.06.04 243 12 10쪽
15 5. 연공법(3) +1 22.06.04 237 11 11쪽
» 5. 연공법(2) 22.06.03 230 11 9쪽
13 5. 연공법(1) 22.06.03 235 11 10쪽
12 4. 불시착(3) 22.06.02 230 11 10쪽
11 4. 불시착(2) 22.06.02 235 11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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