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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이연님의 서재입니다.

표지

독점 무(武)재능이 레벨업을 못 함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퓨전

공모전참가작

빛이연
작품등록일 :
2022.05.23 20:57
최근연재일 :
2022.06.22 10:05
연재수 :
39 회
조회수 :
8,283
추천수 :
347
글자수 :
187,548

작성
22.06.02 17:26
조회
231
추천
11
글자
11쪽

4. 불시착(2)

DUMMY

4. 불시착(2)


상태창이 흔들리고 있었다.


그의 나이 10살, 처음 보게 된 이후로 단 한 번도 그 선명함을 잃은 적 없던 상태창이 당장이라도 사라질 듯 흐려진다.


깜빡깜빡 거리며 명멸하는 그 모습에 연택의 등줄기로 식은땀이 흘러내린다.


레벨업을 해본 적은 없어도 상태창이 지구인들에게 힘을 준 건 사실 아니었나.


상태창이 없어지기라도 한다면, 가족을 해친 놈들을 찾아 복수를 하기는커녕 당장 살아남기도 쉽지 않을 거라는 생각에 마음이 조급해졌다.


연택의 목소리가 떨려 나왔다.


“소연아, 상태창을 확인해봐라.”


그러나,

왜 생겼는지조차 알려지지 않은 상태창이었다.


어떠한 대처법도 생각해내지 못한 그가 망연한 사이 상태창은 당연하다는 듯이 사라지고 말았다.


“아···!”

“아, 아저씨! 상태창이 이상해요!”

“맙소사···.”

“아저씨 아저씨! 어떻게 해요? 이거 어떻게··· 아!”


그만의 문제가 아니었다.


연택의 말에 별생각 없이 상태창을 확인한 소연도 순식간에 패닉에 빠졌다.


그리고 곧 없어지고 말았다.


소연이 망연자실하여 힘없이 주저앉고 말았다.



두 사람은 잠시간 말을 잃고 말았다.


소연이 작게 흐느끼기 시작하자 둘 사이의 정적이 불안하게 흔들렸다.


그 작은 흔들림에 가슴이 한층 답답해져 온 연택이 참지 못하고 분을 토해내고 말았다.


“젠장”


- 콰-앙!


복수고 뭐고 강해질 가능성조차 잃어버렸다 생각해 울분을 담아 내리친 손이었다.


깜짝 놀란 소연이 빨개진 눈을 동그랗게 뜨고 연택을 바라보았다.


“어···?”


바닥을 후려쳤던 손을 들어보았다.


멍하니 자신의 손을 바라보던 연택이 급히 일어나 옆의 나무 앞으로 다가가 섰다.


타는 목을 달래려 침을 꿀꺽 삼킨 그가 다리를 적당히 벌리고 오른손을 뒤로 당겼다.


그의 등을 소녀의 당황한 눈이 쫓았다.


“합!”


- 콰지직


성인 남성의 허벅지 둘레도 넘을 나무가 그의 주먹질 한 방에 꺾여 나갔다.


잠시 부러져 넘어가고 있는 나무를 바라보던 연택이 다시 몸을 움직였다.


바닥을 뒤져 뾰족한 돌을 찾아들더니 그대로 힘을 주어 팔뚝을 긁어내린다.


“꺄악! 아저씨! 왜 그래요!”


연택의 의미를 알 수 없는 이상행동에 놀란 소연이 헐레벌떡 뛰어왔다.


“어떻게 해, 아저씨 피나요! 그러지 마요, 아저씨!”


놀라 멈췄던 눈물이 다시 그녀의 눈가에 방울졌다.


그녀의 눈물에도 시선을 상처에 고정하고 있던 연택이 갑자기 헛웃음을 터트렸다.


소연은 연택이 미치기라도 했다고 생각한 건지 더 서럽게 울기 시작했다.


이 낯선 곳에 의지할 유일한 사람이 이상해졌으니 무서울 만도 했다.


하지만 그녀의 생각처럼 연택의 머리가 어떻게 된 것은 아니었다.


“소연아, 그만 울고 보렴.”

“으아앙···.”


연택이 피가 줄줄 흐르는 팔을 내밀어 보이며 말했지만, 소연은 그저 더더욱 서럽게 울 뿐이었다.


그 울음에 그제야 자신이 너무 앞뒤 생각 없이 저질러버렸다는 생각이 든 연택이 그녀를 달래기 시작했지만, 한 번 터진 울음은 쉽게 그치지 않았다.


독자로 태어나 이 나이가 되도록 결혼도 못한 남자가 아이가 우는걸 달래 봤을까.


연택은 그답지 않게 진심으로 당황하여 소연의 앞에서 갖은 재롱을 떨어야 했다.



* * *



“훌쩍, 훌쩍···”


다시 우는 아이를 달래느니 차라리 리자드맨 두 마리랑 싸우고 말겠다는 생각을 한 연택이었다.


간신히 달래놨지만 뾰족하게 그를 째리고 있는 소연의 눈이 무섭다 느껴지는 그였다.


“아저씨···”

“그, 그래. 내가 미안하다 소연아.”


아직도 당황한 표정이 역력한 연택을 부른 소연에게 연택이 조건 반사처럼 사과했다.


그 모습에 마침내 소연이 웃음을 터트리고야 말았다.


“아저씨, 저 애기 아니에요.”

“으응?”

“아무도 열일곱이나 먹은 여자애를 까꿍, 우쭈쭈 하고 달래지는 않는다구요.”


연택은 저도 모르게 뒷통수를 벅벅 긁고 말았다.


여자라곤 떠나보낸 그녀 말고는 제대로 얘기를 해본 적도 없는 그가 어린 여자아이를 어떻게 달래야 하는지 알게 뭐란 말인가.


그렇게 생각하면서도 무안한 마음은 어쩔 수 없었지만.


“아까는 대체 왜 그러셨어요?”


다행히 그녀는 더 연택을 괴롭히진 않았다.


그 물음에 연택이 흘러내린 피가 굳어버린 팔을 다시 내밀었다.



소연이 그 팔을 보고는 깜짝 놀라고 말았다.


“상처가··· 없네요?”

“그래.”


설명이 필요하다는 듯 고개를 들고 바라보는 그녀에게 생각한 바를 설명해주기 시작했다.


“아무래도 ‘상태창’만 없어진 모양이다.”

“능력은 그대로구요?”

“그래. 내 생각이 맞다면.”


그제야 소연이 그의 행동을 납득했다.


분명히 가장 확실한 확인 방법이긴 했을 것이다.


“그래도 너무했어요. 갑자기. 먼저 얘기라도 해주지.”

“하하···.”


연택이 멋쩍게 웃어 보이며 자리를 털고 일어섰다.


“슬슬 움직이자. 시간을 너무 지체했어.”


원래 계획대로였으면 식사를 마치고 벌써 개울을 따라 하류로, 하류로 이동하고 있었어야 할 그들이었지만, 상정 외의 사태로 시간이 많이 지연되었다.


부지런히 움직이지 않으면 오늘 하루는 완전히 공치게 될지도 몰랐다.


당초에 가지고 온 것이 없으니 챙길 짐은 없었다.


대강 불을 피웠던 자리만 모래를 덮어 정리하던 그였다.


그러던 중이었다.


- 우둑

“키르륵?”


나뭇가지가 밟혀 부러지는 듯한 소리와 함께 날카로운 기성(奇聲)이 그의 귀를 찔렀다.


소리의 근원지로 고개를 돌리자 당황한 초록 피부의 괴물 네 마리가 눈에 들어왔다.


대략 120cm 전후의 작은 키의 괴물들은 발견 당한 것에 놀랐는지 저들끼리 캭캭 소리를 내며 떠들어댔다.


‘고블린!’


연택이 땅을 두들기고 나무를 부수며 난 괴성이 그들을 불러온 모양이었다.


그제야 그는 어젯밤부터 자신이 했던 행동들이 얼마나 위험한지를 상기했다.


어디에 어떤 몬스터가 있을지도 모르는 환경에서 아무 생각 없이 고기를 굽고 큰 소리를 냈다니.


애초에 이계에 몬스터 잡이로 넘어간다고 설명을 들었을 때부터 몬스터의 존재를 상기했었어야 했다.


‘안일했다. 지금이라도 알아서 다행이군.’


내심 긴장하자고 되새긴 연택이 고블린을 정면으로 바라보며 거리를 쟀다.


하급 몬스터 따위가 첫 손님이라 다행이었다.


이렇게 긴장을 놓고 있다가 상급 몬스터라도 들이닥쳤다간 여기서 뼈를 묻을 뻔하지 않았겠는가.


“키리릭! 키륵!”

“소연아! 이쪽으로!”


그의 뒤에서 자리를 정리하던 소연을 뒤로 부른 연택에게 고블린들이 엉성한 무기를 흔들며 다가왔다.


꼴에 우르르 몰려들진 않고 거리를 유지하며 달려들고는 있었지만, 연택의 눈에는 그조차도 어색해 보였다.


혼자였다면 이미 뛰어들어 골통을 바수어 주었겠지만, 일단은 소연을 보호할 필요가 있었다.


“아저씨, 저 괜찮아요.”


소연이 그의 마음을 알았는지 조용하게 말했다.


“싸움은 잘 못 해도 달리기는 빠르거든요. 가까이 못 오게 잘 피해 볼게요.”

“그래.”


겁이라도 먹을 줄 알았는데, 기특한 노릇이었다.


연택이 고블린들에게서 눈을 떼지 않고 고개만 까닥여 알았다 신호를 주고 몸을 낮췄다.


- 팍!


순간적으로 땅을 박차며 튀어나간 연택이 가장 왼편의 고블린의 안면에 카오 트롱(무에타이식 스트레이트 니킥)을 꽂아 넣었다.


- 푸확


박이 깨지는 소리와 함께 단박에 붉은 피와 허연 뇌수를 뿜으며 머리가 터져나갔다.


허물어지는 고블린을 확인한 그가 옆을 확인하자, 두 마리의 고블린은 그에게, 나머지 하나는 소연에게 달리고 있었다.


허리를 굽혀 바닥에서 어린아이 주먹만 한 짱돌을 주워 소연을 향해 뛰는 고블린에게 던져서 견제를 하고 다시 돌진했다.


두 고블린의 손에 단검이 쥐어져 있었지만, 어지간한 힘으로는 그의 피부에 생채기를 내는 것도 힘들다는 것을 아는 그는 과감하게 달려들었다.


휘둘러오는 단검을 사이드스텝으로 회피한 그가 그대로 고블린의 두 눈에 갈고리손을 박아넣었다.


“끼에에에엑 - !”


두 눈이 꿰뚫린 고블린이 단검을 떨어뜨리고 연택의 손을 잡아떼어내려 아등바등했지만 연택은 꿈쩍도 하지 않았다.


오히려 그대로 머리통을 감싸 잡아들어 달려들고 있는 다른 녀석에게 던져버렸다.


날아오는 그 몸에 그대로 부딪히며 넘어진 고블린의 얼굴 위로 새까만 발이 보였다.


- 퍼석-


넘어진 놈의 머리를 밟아 깨뜨려 마무리한 눈을 붙잡고 뒹굴거리는 고블린을 놔두고 소연을 돌아봤다.


소연을 쫓던 고블린은 그 초록빛 얼굴이 하얗게 보일 만큼 질려 굳어있었다.


연택이 마지막 남은 고블린의 두 눈을 응시하며 느릿하게 걸었다.


“께에에···”


뒤에서는 얼굴이 온통 피투성이가 된 동족 한 마리가 구르고 있고, 동족 둘의 머리가 순식간에 깨져나간 것도 똑똑히 보았다.


단검을 앞으로 내밀어 흔들고는 있었지만, 그 손끝이 덜덜 떨려 전혀 위협적이지 않았다.


“키이이!”


고블린이 어느새 코앞에 다가온 연택에게 발악하듯 단검을 휘둘러왔다.


연택은 침착하게 손을 뻗어 단검을 잡은 손을 패링(Parrying, 상대의 공격을 쳐 내거나 뿌리치는 기술) 해내곤 그대로 몸을 낮추며 주먹을 뻗었다.


또 한 마리의 고블이 머리가 깨져 뒹굴었다.


차분히 돌아와 눈을 잃은 고블린까지 마저 처리한 연택이 손을 털었다.


“괜찮니?”


소연은 조금 겁을 먹은 얼굴로 그를 바라보고 있었다.


전진기지에서 연택이 마법사를 처리할 때, 그녀는 게이트를 향해 뛰느라 그가 어떤 식으로 싸우는지를 제대로 보지 못했기 때문에.


그러나 소연은 이내 마음과 표정을 다잡고 그에게 다가섰다.


“아저씨, 옷이 잔뜩 더러워졌어요.”


그리고 그의 손과 옷에 묻은 피와 오물을 털어주려 손을 뻗었다.


“묻는다. 그냥 두렴.”


깜짝 놀란 연택이 주춤 물러섰다.


“괜찮아요.”


연택의 뒷걸음질에 소연이 그를 똑바로 올려다보았다.


“앞으로 저도 이런 것들이 익숙해져야 할 테니까요.”


그녀의 얼굴은 어떤 공포나 혐오도 없이 그저 맑고 올곧았다.


그러나, 어쩐지 안타까워 연택은 목이 메고 말았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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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 10. 사람을 찾습니다(5) 22.06.22 77 6 11쪽
38 10. 사람을 찾습니다(4) +1 22.06.21 86 5 11쪽
37 10. 사람을 찾습니다(3) 22.06.20 89 5 11쪽
36 10. 사람을 찾습니다(2) 22.06.20 101 5 12쪽
35 10. 사람을 찾습니다(1) 22.06.19 111 5 11쪽
34 9. 흰 늑대, 오르핀(6) 22.06.17 126 7 11쪽
33 9. 흰 늑대, 오르핀(5) 22.06.16 118 6 10쪽
32 9. 흰 늑대, 오르핀(4) 22.06.15 135 6 11쪽
31 9. 흰 늑대, 오르핀(3) +2 22.06.14 152 7 12쪽
30 9. 흰 늑대, 오르핀(2) 22.06.14 136 7 11쪽
29 9. 흰 늑대, 오르핀(1) 22.06.13 144 6 11쪽
28 8. 첫 번째 의뢰(5) +1 22.06.12 165 6 10쪽
27 8. 첫 번째 의뢰(4) 22.06.11 153 7 10쪽
26 8. 첫 번째 의뢰(3) 22.06.11 159 7 10쪽
25 8. 첫 번째 의뢰(2) 22.06.11 160 7 12쪽
24 8. 첫 번째 의뢰(1) +1 22.06.10 170 6 10쪽
23 7. 도시 벨루스(4) 22.06.09 172 7 13쪽
22 7. 도시 벨루스(3) +1 22.06.08 186 7 11쪽
21 7. 도시 벨루스(2) 22.06.07 189 7 12쪽
20 7. 도시 벨루스(1) 22.06.07 202 7 11쪽
19 6. 스승님(3) 22.06.06 215 8 10쪽
18 6. 스승님(2) 22.06.06 215 9 10쪽
17 6. 스승님(1) 22.06.05 220 8 10쪽
16 5. 연공법(4) 22.06.04 240 12 10쪽
15 5. 연공법(3) +1 22.06.04 233 11 11쪽
14 5. 연공법(2) 22.06.03 226 11 9쪽
13 5. 연공법(1) 22.06.03 232 11 10쪽
12 4. 불시착(3) 22.06.02 227 11 10쪽
» 4. 불시착(2) 22.06.02 232 11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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