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달입니다.
먼저 연재를 시작하기 전에 말씀드리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
제가 대한민국 근현대 산업사를 아우르는 소설 연재를 해보겠다는 생각은 독자분의 댓글에서 시작되었습니다.
반도체 중심으로 연재를 하던 와중에 ‘중공업에 대한 글도 읽고 싶다’고 하셨는데 그 말이 머릿속에서 떠나질 않더군요.
그래서 중공업 관련 산업사에 대한 자료조사부터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어디서부터 조사를 할까 고민하다보니 자연스레 제가 어렸을 때 들었던 이야기들이 떠오르더군요.
명절 때마다 어른들이 술상 앞에서 자랑스럽게 늘어놓던 무용담 말입니다.
방직 공장에 청춘을 바친 아버지, 평생 조선소에서 용접을 했던 고모부, 울산에서 오래 옷장사를 했던 이모, 십년 넘게 외항선을 탄 외삼촌들, 건설 노동자로 중동에 다녀왔던 동네 아저씨들까지, 정말이지 수많은 이야기를 들었죠.
실제 겪었던 일인지 허풍인지 구별하기 어려웠지만, 확실한 건 아주 재미났다는 겁니다.
사실 여부를 확인할 인터넷이 없던 때라 가능했던 일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여하튼 그분들의 무용담을 실마리 삼아 에피소드를 하나씩 조사하기 시작했는데, 정말이지 놀라움의 연속이었습니다.
허풍이 분명하리라 여겼던 얘기가 실제 일어난 사건이었고, 실제 사건이라고 여겼던 일화는 확인이 불가능한 해당 업계의 전설이었던 경우가 다반사였습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그 모든 이야기가 제 부모님 세대들의 피와 땀이 맺힌 삶의 이야기였다는 사실입니다.
자료 조사를 하면 할수록 중도를 지켜야 하는 작가임에도 불구하고, 뭉클한 감정을 주체하지 못했던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습니다.
대한민국을 선진국으로 이끈 우리 민족의 저력이 어떻게 나왔는지, 최근 그 의미가 왜곡되는 경향이 없지 않지만 애국심과 민족적 자부심이 무엇인지 새삼 깨달았다고나 할까요?
자료 조사를 하고 소설로 쓰면서 제가 감동받고 재미있었던 만큼 독자분들도 제 이야기를 즐겨주셨으면 합니다.
소설의 흥행 여부를 떠나, 제 앞세대의 삶과 노력이 가치 있었음을 글로 남긴다는 마음으로 완결까지 달려보겠습니다.
부디 지켜봐주시고, 용기를 주십시오.
마지막으로 한 가지만 더 부탁말씀 드립니다.
제 글은 픽션이므로, 작중 인물, 단체, 회사, 사건사고는 실제와 다를 수 있음을 이해해 주셨으면 합니다. 모티브로 사용한 역사적 사건 또한 작중 시점에 맞춰 다소 각색될 수 있습니다.
오늘도 즐거운 하루 되십시오.
모쪼록 선작과 추천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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