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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달의 서재입니다.

다크 판타지의 고인물 군주가 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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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달
작품등록일 :
2022.05.11 10:54
최근연재일 :
2022.05.29 12:05
연재수 :
27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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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5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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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9
글자수 :
168,416

작성
22.05.13 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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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2쪽

004 : 스탯

DUMMY

[재사용 대기 시간 00:00:00]


“초기화 됐다!”

“헉, 무슨 안개가 이렇게 짙냐?”

“이제 옷장 안으로 뛰어들면 되는 거야.”

형의 눈에 디지털 시계는 보이지 않아도 안개는 보이나 보다.


“분명히 말하건대, 12시간 이내에 복귀해. 형이 경찰에 신고하는 상황이 안 왔으면 좋겠다.”

“그럴 일은 절대 없어. 나도 목숨 아까운 줄은 안다고.”

“장비 확인해.”

“스마트 폰, 시계, 알루미늄 배트, 쇠파이프, 단검, 나침반, 야전삽, 밧줄, 구급 약품 및 생존 키트, 비상식량, 방검 조끼, 각반, 군화...”

“오케이, 안전이 최우선인 거 잊지 마. 무리하지 말고 힐링 포션만 보충하고 와도 된다. 알았지?”

“걱정 말라니까! 형은 금화를 어떻게 안전하게 환전할 지 그거나 알아봐.”

“알았어. 걱정 마.”

일단 포털을 등록해뒀으니 안전한 곳에서 시작하게 될 거다.

중2병 애도 아니고 로스트 월드를 천방지축 싸돌아다닐 생각 따윈 전혀 없었다.


‘하나, 둘, 셋!’

셋을 새고는 휙하니 안개 속으로 뛰어들었다.


파앗!

순간 몸이 가벼워지는 느낌이 들었을 때, 눈앞이 환해지면서 새로운 세상이 나타났다.

어제는 몰랐는데, 포털 옆에 깨끗한 우물이 있었다.


“물 맛 좋네.”

시원한 우물물을 한 사발 들이키며 풍경을 감상했다. 안개 낀 풍경이 멋지게 보이다니, 어제 사력을 다해 빠져나왔던 곳이라 게 새삼스러웠다.


[미승인 무기 및 방어구는 반입 금지입니다]

[경고! 반입 금지 물품이 적발될 경우, 왕좌 쟁탈전에 불이익이 있을 수 있습니다.]


화르르륵...

인벤토리에 있던 서바이벌 단검, 알루미늄 배트, 야삽, 방검복, 라이터 등이 먼지처럼 사라졌다.

그 와중에 스마트 폰도 같이 먼지로 변했기에 너무도 아까웠다.

21세기 문명 기기는 쓸 수 없나 보다.


“죄송합니다. 다신 안 그럴게요.”

나는 하늘을 향해 꾸벅 인사를 했다.

심판관이 어떤 존재인지는 모르겠지만, 자칫하며 이 세계에서 쫓겨날지 모르니 잘 보여야지.


툭. 툭.

“쇠파이프는 무기 취급을 않네.”

모든 것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었다.

대충 이쪽 세계에도 일상용품이라고 여길만한 것은 반입할 수 있다는 의미 같았다.


“인벤토리”

쇠파이프를 비롯해 랜턴, 라면, 응급 꾸러미, 밧줄 등등이 칸을 차지하고 있었다.


“뭐 무기는 늑대 송곳니를 쓰면 되지.”

어제 얻은 늑대 송곳니는 아이템 사전에서 단검으로 분류되어 있었다.

생긴 건 영락없는 송곳니인데, 실제로는 종이가 스르륵 잘릴 정도로 날카로웠다.

뭉툭한 송곳니가 잭나이프보다 더 날카롭다니, 로스트 월드엔 지구의 물리 법칙 따위는 씨알도 먹히지 않았다.


“이해가 안 되면 외우면 그뿐이지.”

늑대 송곳니를 쇠파이프 끝에 끼워 쓸만한 창을 만들었다. 단검이 아무리 데미지가 좋아봐야, 리치가 너무 짧아 몹에게 반격당하기 십상이다.

어설프나마 창처럼 개조해서 쓰는 게 정답이다.


“자, 사냥을 시작해볼까?”

내 옆으론 어제 탈출했던 탑 같은 건물이 보였지만 안으로 들어갈 생각은 전혀 없었다.

Lv5 밖에 안 되는 쪼랩이 건물 안으로 들어가서 뭐 하려고? 확 트인 필드라야 도망이라도 치지.


무우우우. 으쩍. 으쩍. 으쩍.

로스트 월드의 필드에는 토끼 따윈 없다.

대신 우락부락한 근육을 자랑하는 들소들이 한가로이 풀을 뜯고 있을 뿐이다.

시작 시점이라서 그런지 들소들을 제외하곤 몬스터는 보이지 않았다.


원래대로라면 플레이어는 망령으로 변해서 무덤에서 시작하기에 이런 필드에서 사냥하고 있을 이유가 없다.


“뭔 상관이냐. 뭐라도 잡아야 랩업을 하지.”

로스트 월드엔 경험치라는 게 따로 없다.

영력을 모으면 레벨이 올릴 수 있다.

즉, 영력이 높은 고귀한 존재를 잡으면 잡을수록 폭발적인 레벨업을 할 수 있다.

게다가 영력은 화폐로도 쓰이기에 NPC에게 영력을 주고 물건을 구매하기도 하는 등 모으면 모을수록 좋다.

뭐, 나야 망령이 아니기에 영력을 아이템으로 바꿔줄 NPC를 만나는 게 가능한가 싶지만 말이다.


살금살금.

빡! 무우우우우!!!

언덕으로 올라가 양손으로 창을 쥐고 소의 대가리를 찍었다. 들소 녀석은 느닷없이 기습을 당하니 정신을 못 차렸다.


“어쩌겠냐? 날 위해 희생해라.”


빡! 무우우우! 우르르르르.

녀석을 날 등에 태운 채 마구 날뛰었지만 나는 녀석의 뿔을 잡고 목덜미를 푹푹 찔러댔다.

좀 잔인하지만 가장 빠르게 보내주는 방법이다.


무우우우우!

우당당탕!

마구 날뛰던 들소는 머리를 바위에 들이박았다.

날 떨어뜨리겠다는 생각이었겠지만, 자기 대가리만 깨져 바닥에 너부러졌다.

빨리 보내주는 게 인간적이기에 헐떡거리는 녀석의 울대를 단숨에 끊어냈다.


[영력 +90 획득]

[공무원 특혜, 세율 감면 발동! 영력 10% 추가 획득, 영력 +9]

[들소 고기] [들소 내장] [들소 뿔]


떨어지는 아이템은 역시나 잡템이었다.

로스트 월드에서 고기는 거의 쓸모가 없다.

먹으면 생명력을 채워주긴 하지만 포션에 비해 효과가 너무 느려서 플레이에 도움이 되질 않는다.


“캐릭!”

[도전자 : 이강 (Lv5)]

[잔존 영력 : 1175, Lv6까지 +1947 필요]

[HP : 100, MP : 50, 기력 : 50]


“공무원 특혜 좋네. 영력을 10%나 더 주다니.”

레벨업이 부담이 10%나 줄어드는 격이다.

로스트 월드에서 레벨업에 필요한 영력은 선형적으로 증가하기에 10%는 엄청난 특혜다.


“스탯”

[생명력 10, 정신력 12, 지구력 8]

[힘 6, 민첩 12, 지능 13, 신앙 0, 신비 0]

[공권력 9 (직업전용)]

- 물리 저항 0.6%,

- 마법 저항 1.6%

- 회피율 : 1.0%

[미적용 스탯 +7이 남아 있습니다]


모든 계수가 수% 밖에 안되는 형편없는 스펙이었다. 쪼랩이라 당연했지만, 왠지 한숨이 나왔다.

언제 레벨 올려서 쫙쫙 쓸고 다니냐 싶었다.

상세 스탯을 외치면 화염부터 독 저항 수치까지 주르륵 나오겠지만 딱히 볼 필요는 없었다.


“그래도 초기 스탯이 꽤 높네?”

시작 스탯이 이 정도면 아주 좋은 편이었다.

신앙과 신비가 0이긴 하지만 민첩과 지력이 10을 넘겼으니 말이다.

이 정도면 축구가 되었든 공부가 되었든 꽤 잘하든 해야 하는 거 아닌가 싶었다.


잘하는 건 게임뿐인데... 민첩이 손가락에 몰리고, 지능이 잔머리 쪽에 쏠린 건가?

뭐, 그래서 이런 기연이 왔다면 그 또한 재능이긴 하다.


“공권력? 직업전용 스탯이라니 신기하네.”

직업으로 공무원을 선택해서 생긴 스탯인가 보다. 딱히 무슨 역할을 하는지는 모르겠다.

여하튼, 아리송한 공권력 스탯을 제외해도 스탯 총합이 61이니 평균 이상이다.

게임에서 케릭을 생성하면 기본 스탯의 총합이 50인 걸 생각하면 자그마치 11이나 높다.


“민첩 캐릭을 해야 하나? 지능 캐릭을 해야 하나? 고민되네.”

어떤 게임이든 케릭의 성장 전략에 맞게 스탯을 집중시켜야 한다.

민첩은 회피를 높이고, 지능은 원소 저항력을 높이기 때문이다. 물론 공격 데미지야 무기나 방어구에 따라 가중치가 달라지지만 말이다.


따라서 스탯을 분산시켜 올리다 보면 잡캐가 되기 일쑤다.

물론 스탯을 재조정할 방법이야 있지만, 그건 고랩 지역에서 특별 퀘스트를 해야만 가능하다.


“쓸만한 아이템도 없는데 뭘 고민해? 일단 생명력이지.”

생명력은 생존 관련 스탯이니 투자해서 손해 볼 게 없는 스탯이었다.

툭하면 죽는 로스트 월드에선 최고의 선택이라고도 할 수 있다.


[생명력 17, 정신력 12, 지구력 8]

[힘 6, 민첩 12, 지능 13, 신앙 0, 신비 0]

[공권력 9 (직업전용)]

- 물리 저항 1.0%,

- 마법 저항 1.6%

- 회피율 : 1.0%


[HP가 100에서 170으로 늘어납니다]

HP가 자그마치 70%나 늘었다.

보스에겐 한 방 맞으면 죽는 건 똑같지만, 잡몹들에겐 훨씬 강해졌다고 할 것이다.

길어진 생명력 바에 마음마저 푸근해졌다.


“지도!”

지도를 살피니 밝혀진 곳이 거의 없었다.

지도도 밝힐 겸 이러저리 돌아다니며 사냥을 하다 보면 1랩은 충분히 올릴 것 같았다.

지도를 어느 정도만 밝히면 여기가 로스트 월드의 어디쯤인지 알 수 있을 거다.

나는 로스트 월드를 30회차나 끝낸 고인물이라, 지도의 일부만 봐도 주변을 훤하게 알 수 있다.


무우우우! 우걱 우걱.

다행히 이 일대에는 들소가 잔뜩 있었다.

녀석들은 조금 전 제 동료가 나에게 대가리가 깨지며 죽은 것을 뻔히 봤음에도 도망치기는커녕 한가롭게 풀을 뜯고 있다.


“착하고 맛있는 놈들!”

나는 단검을 꼬나 쥐고 언덕으로 올라갔다.

이 게임의 네발짐승들은 시야가 조금만 높아져도 뒤에서 덮치는 게 가능하다.

한마디로 아주 높은 확률로 치명타가 터진다 이 말씀이다.


휘이이익! 빡!

무우우우우. 우르르르... 빡빡빡!

자리를 옮겨다니며 무아지경으로 들소 사냥을 계속 했다.


**


띠링.

[Lv6 달성, 영력 3,122 차감]

[잔존 영력 : 33, Lv7까지 +3362 필요]

[미적용 스탯 +1이 남아 있습니다]


“또 랩업!!! 크크크!”

들소를 20마리를 잡았을 때 쯤 내가 어디쯤 있는지 감을 잡았다.

로스트 월드의 대륙에서 남서쪽 부근이었다.

전체적으로 초승달 모양으로 길쭉하게 굽은 형태의 대륙이라, 북쪽이든 동쪽이든 손쉽게 이동할 수 있는 괜찮은 곳이었다.


‘슬슬 시작 지점을 벗어날 때가 되었는데, 어디로 갈까?’

솔직히 가는 곳이야 발길 가는 대로 가면 그뿐이었다. 그전에 스탯을 찍어주는 게 훨씬 중요한 일이었다.


“으흠... 스탯을 찍어야 하는데...”

이성적으론 생명력에 스탯을 찍어야 하는데, 왠지 공권력 수치가 9라는 게 자꾸 눈에 들어왔다.

9라는 숫자는 왠지 10까지 채워야 하는 겜돌이의 습성 때문이라고나 할까.


“그래, 딱 1만 공권력에 투자하고 나머지는 정석대로 투자하자. 어차피 스탯 2개는 위업으로 얻은 거잖아.”


로스트 월드는 레벨업이 무한이고, 대부분 엔딩을 볼 때는 100 랩을 훌쩍 넘어가니까 스탯 1쯤이야 정석을 조금 비켜나가도 된다.


딸깍.

[생명력 17, 정신력 12, 지구력 8]

[힘 6, 민첩 12, 지능 13, 신앙 0, 신비 0]

[공권력 10 (직업전용)]

공권력을 9에서 10으로 올렸다.


띠링.

[축하합니다. 9급 공무원에 합격하였습니다.]

공권력 1을 올리자마자 황금빛 메시지가 떴다.


“응? 합격?”

내가 그토록 듣고 싶던 합격 통보를 게임 속에서 받게 되다니 어이가 없었다.


[공무원 전용 스킬을 개방합니다.]

[공무 집행 (9급)]

[인재 영입]

[국고 편입]


“공무원 전용 스킬?”

듣도 보도 못한 스킬이 내 눈앞에 떠올랐다.


[공무 집행 (9급)]

- 공무 집행 시 주변의 적을 압도하고 아군에게는 통솔력을 발휘함.

- 영력 소모 : 적 능력에 따라 차등

- 공격력 : +50%,

- 회피율 : +10%


[인재 영입]

- 동급 이하의 공무원을 영입함.

- 영력 소모 : 공무원 능력에 따라 차등


[국고 편입]

- 아이템을 국고에 귀속시켜 공익에 이바지함.

- 편입 품은 공무 조직의 공동 재산으로 간주함.

- 영력 소모 : 아이템 레벨에 따라 비례


나름 스킬을 보니 권한이 꽤 대단해 보였다.

공무 집행에 국고 편입이라니 아주 거창했다.


띠링.

[공무원 대장정을 시작합니다.]

[대장정 1단계]

- 안전한 주둔지를 확보하라.

- 공무원을 영입하라.


직업 대장정까지 시작했다.

로스트 월드의 공무원이 되다니 출세한 건가?


작가의말

읽어봐 주셔서 감사합니다.

즐거운 하루 되세요.


* 이야기 전개상 연참이 필요해서, 6시에 한편 더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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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014 : 망령의 기사 +4 22.05.20 518 23 14쪽
13 013 : 축복의 가지 +3 22.05.19 551 20 15쪽
12 012 : 사냥의 정석 +4 22.05.19 533 21 14쪽
11 011 : 기회의 땅 +2 22.05.18 531 20 13쪽
10 010 : 후추와 소금 +1 22.05.18 570 17 15쪽
9 009 : 시크룸의 수호자 +6 22.05.17 572 26 14쪽
8 008 : 말라붙은 심장 +5 22.05.16 569 23 13쪽
7 007 : 거머리 +4 22.05.15 559 20 13쪽
6 006 : 시크룸 +3 22.05.14 604 19 14쪽
5 005 : 공무원이 되다 +2 22.05.13 665 24 13쪽
» 004 : 스탯 +1 22.05.13 696 29 12쪽
3 003 : 힐링 포션 +2 22.05.12 819 26 13쪽
2 002 : 나는 네임드다 +3 22.05.11 1,109 37 10쪽
1 001 : 튜토리얼 +7 22.05.11 1,486 49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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