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맘세하루 님의 서재입니다.

푸틴 황궁을 찾아

웹소설 > 일반연재 > 전쟁·밀리터리, 대체역사

완결

맘세하루
작품등록일 :
2020.06.15 10:03
최근연재일 :
2020.10.04 08:15
연재수 :
117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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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27 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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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쪽

98. 카스피 해전 9 (탈출) - (제4부 최종회)

DUMMY

카스피 해전 9 (탈출)



이란의 서북쪽 국경도시 ‘졸파’.

서쪽에서 흘러내려 오는 ‘아라스’ 강에 의해 남쪽은 이란, 북쪽은 아제르바이잔으로 나누어진다.

이란 쪽 ‘졸파’의 국경검문소를 지나 다리를 건너면 아제르바이잔의 ‘나히체반 자치공화국’에 입국하게 된다.


‘졸파’에서 국도 E002를 타고 북서쪽으로 100Km를 달리면, 역시 ‘아라스강’을 사이에 두고 서쪽의 터키와 국경을 접한 아제르바이잔의 작은 마을 ‘사다라크’가 나온다.


‘사다라크’ 남쪽을 꼬불꼬불하게 흐르는 급류인 ‘아라스’ 강변의 험준한 바위 절벽에 난 깊숙한 자연동굴 속의 널찍한 바위 공간.

러시아 연방보안국(FSB) 산하 특수작전부에서 구축한 몇 군데 작전 벙커 중 하나인 ‘벙커 22’ 이다.


러시아 ‘푸틴’ 대통령이 프랑스 남부를 공략할 흑해함대를 지중해로 진출시키기 위해서는 터키가 봉쇄한 ‘보스포루스’ 해협을 통과해야 한다.

그래서 FSB는 특수부대 스페츠나츠를 동원해서 터키 ‘에르도안’ 대통령궁을 점거할 계획이다.


사막의 여우 페넥 폭스 부대의 대장인 남창선과 두 명의 분대장이 9월 하순의 차가운 동굴 속 바위 위에 깔린 모포 한 장 위에 나란히 누워 몸을 밀착하고 있다.

머리는 동굴 입구로 향하고 발을 안쪽 벽으로 향한 자세다.


이들은 ‘대도정밀’ 신창원 회장 소유인 이란 ‘고르간’ 시 외곽의 ‘창원-터키’ 훈제칠면조 공장 소속 전투부대 대원들이다.

‘대도정밀’은 자기들이 군납하고 있는 흑표전차 엔진용 실린더를 터키에 밀수출하고 있다.


터키의 최고봉인 ‘아라라트’ 산자락에 있는 ‘이디르’ 시내의 ‘오토카(사)’에 이란 남부의 항구로 밀반입한 실린더를 넘겨주고 이란으로 돌아가는 중이다.


이 동굴에서 ‘아라스강’ 상류로 10km쯤 되는 곳에 터키와 아제르바이잔 국경을 넘나들 수 있는 다리가 있다.

그 다리를 건너와 아제르바이잔의 국경 마을 ‘사다라크’ 근처 ‘아라스’ 강변에서 트럭 세 대와 랜드로버 SUV 차량 다섯 대를 세워두고 야영을 했다.


창선은 간만에 분대장들과 술잔을 기울고 싶어 20여 명의 대원들을 취침시키고 셋이서 보초 서면서 옛날 창원파 조폭 시절을 회상하는 얘기로 한 시간 넘게 취하도록 마셨다.


그러다 용변 보는 사이에 이 ‘벙커 22’조 조원들의 기습을 받고 납치되어 여기까지 끌려왔다.

조원들은 창선네를 며칠 전에 투르크메니스탄에 있는 러시아 특수작전부의 로보캅 부대를 급습한 범인들로 의심하고 있다.


조금 전에 ‘벙커 22’조 조장인 ‘사메도프’ 중위가 5시간 뒤에 상부에서 내려올 조사관을 만나러 나갈 것이니까 그때까지 취침하면서 술을 깨라고 지시했다.


조장과 조원1은 이들과 좀 떨어진 총기류 저장소 옆에서 자고 있는데, 발을 입구로 두고 머리를 안쪽 벽에 둬서 일어나면 창선네와 얼굴을 마주 볼 수 있는 자세다.



취침 시작 전에 자기들 수륙양용 돌격소총 ASM-DT에 대해 신나게 설명을 해줬던 조원2는 창선네에게 자기의 모포를 깔고 자라며 건네주고, 자기는 차가운 바위 바닥에 빈 상자를 깔고 앉아있다.


조원2가 주방 구역 부식품 상자에 기대앉아 보초를 서는 바로 옆 강물 위에 카누가 정박하여있다.

카누를 묶어둔 쇠말뚝 위쪽에만 작은 랜턴이 켜져 희미한 불빛을 비춘다.


조원2는 보초를 서면서도 소총은 소지하지 않고 오른쪽 허리춤에 달랑 단검 하나만 차고 있다.

너 같은 놈들 세 명쯤은 동시에 덤벼도 단숨에 처치할 수 있는 특수부대 스페츠나츠 대원이라는 자신감 넘치는 모습이다.


잠자리에 억지로 들기는 했지만, 창선네 세 명은 잠이 올 턱이 없다.

아직 입에서 술 냄새가 나기는 해도 잔뜩 마셨던 술은 잡혀 오면서 놀라서 다 깬 지 오래됐다.

자는 척하지만 말똥말똥한 눈을 뜨고 이런저런 별의별 생각을 다 하고 누워있다.

몇 시간 후면 무슨 일을 당할지 모르는데 잠이 오겠는가?


‘무슨 방법을 써서라도 이들로부터 빨리 벗어나야 한다!’

창선은 혼란스러운 머릿속을 정리하며 대책을 궁리하느라 여념이 없다.


조장과 조원1이 잠들어 있으니까 분대장 두 명을 시켜 처치하게 하고 동시에 자기는 보초 서는 조원2만 처리하면 되겠는데, 솔직히 자신이 없다.


조원2가 단검만 차고 있지 않으면, 창선이 조원2에게 덤벼들고 분대장들이 잠들어있는 두 명의 목을 얼른 따고 도우러 올 때까지 조원2를 붙들고 늘어지면 되겠지만, 지금 그랬다가는 창선이 제 목이 조원2의 단검에 먼저 따질 것이다.


그것도 문제지만 창선의 생각을 더 주저하게 만드는 것이 하나 있다.

그것은 총을 쏴서 사람을 죽일 때와 칼을 쥐고 직접 상대방의 신체를 찔러 죽이는 것이 전혀 다르다는 것이다.


전투복을 입고 K2소총으로 상대방을 사격할 때는 꼭 사격장 연습장에 세워둔 사람 형태의 과녁판을 쏘는 것 같아 명중시키는 데만 집중하게 된다.


총을 쏘면서 느끼는 감각은 방아쇠를 당기는 손가락 힘뿐이다.

총알을 맞고 쓰러지는 상대방은 영화 속의 한 장면처럼만 느껴진다.

내가 살아있는 사람을 죽이고 있다는 무슨 죄의식 같은 건 전혀 떠오르지도 않는다.


며칠 전에 창선이 K2소총으로 러시아 로보캅 부대의 두 장교 얼굴을 가격해 죽일 때도 얼굴이 피범벅이 된 시체를 봤을 때나 끔찍하다는 느낌이 들었지, 방아쇠를 당기는 순간에는 정확히 맞혀야 한다는 생각뿐이었다.


그러나 칼을 들고 사람을 찔러 죽일 경우에는 얘기가 달라진다.


마주 선 상대방의 몸속에 칼이 들어가면 그 쩌릿한 감촉이 그대로 손끝에 전달되어오고 상대방의 비명과 거친 호흡이 얼굴에 통째로 느껴진다.

내가 살아있는 사람의 목숨을 끊는다는 실감과 함께, 무의식 속의 죄의식이 몰려오는 것이다.


분대장들이 창원파 조폭 시절에 칼 들고 싸움질은 많이 해봤다.

물론 그때는 집단으로 싸우면서 겁주고 방어적인 공격을 하느라고 칼을 휘두르며 상대방을 찌르기도 하고 찔려보기도 했다.


그러나 가만히 누워서 자는 사람을 살의를 가지고 계획적으로 목동맥을 베어 죽이거나, 그런 계획조차 세운 적도 없다.


그래서 창선이 자신도 설령 조원2의 단검을 빼앗아 찌른다 해도, 근육 부위나 정맥을 가르는 정도지, 확실히 죽이기 위해 동맥을 절단하지는 못할 것 같다.


만약 분대장들도 자기 생각처럼 어설프게 처치했다가는 되레 역습을 당하고 말 게 분명하다.

생각하는 창선이 저도 모르게 고개를 가로저었다.


‘일단 동굴 밖으로 나가서 기회를 보다가 공격하면서 도망치는 게 어떨까?’


이곳 동굴 속에서 격투를 벌여 상대방을 살해하지 않은 채 중상 정도만 입혀놓고 카누를 저어 빠져나가기는 불가능해 보인다.


각종 총기류가 잔뜩 놓여있는데, 숨이 끊어지지 않은 저 러시아 스페츠나츠 대원들이 무슨 수단으로든 길쭉한 동굴 속을 노 저어 나가는 자기들에게 역습을 해올 것이다.


더구나 아까 조원2가 보초를 서면서 창선네 몰래 쇠말뚝에 카누를 묶어둔 쇠사슬을 자물통으로 채우고 열쇠를 은밀한 곳에 넣었었다.

이 동굴에서 빠져나갈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을 차단해버린 것이다.


이를 모르는 창선네가 세 명을 다 죽이거나 완전히 제압한다 해도, 열쇠 있는 곳을 알려주지 않으면, 대단한 수영 실력이 있어도 저 ‘아라산’ 강의 급류를 헤엄쳐 나가기는 어려울 것이다.


창선네 세 사람의 잠자리 위치도 창선을 우측 벽 쪽에 눕게 하고 1분대장, 2분대장의 순서로 눕혀서, 왼쪽 총기류 보관소 쪽으로 조원1 다음에 누운 조장과 창선의 거리를 제일 멀게 만들었다.

만일의 사태를 대비해 조금이라도 세어 보이는 놈들을 조장으로부터 멀리 격리해놓은 것이다.


취침 전에 강물에 소변도 미리 보고 자도록 했다.

용변을 핑계로 습격할 계획 같은 건 꿈도 꾸지 말라는 것이다.

창선네를 결박하지도 않아 겉보기는 허술해 보이지만 특수부대 대원답게 빈틈없는 놈들이다.


그런데 동굴 밖 넓은 데라 해도 뒤에서 단검과 권총을 들고 따라오는데 셋이서 동시에 공격할 기회는 없을지도 모른다.


강물을 벗어나 뭍에 올라가서는 아까 올 때처럼 일렬로 서서 세 놈이 한 명씩 앞장세우고 갈 텐데, 일시에 뒤돌아서며 공격하는 것도 불가능해 보인다.


‘카누 위에서?’

머릿속이 반짝하면서 카누를 타고 갈 때가 가장 공격하기 쉬울 것처럼 여겨진다.


조원1이 앞에서 노를 젓고 그 뒤에 1분대장, 2분대장, 창선의 순으로 앉히고 창선의 뒤에 조장, 그 뒤에서 조원2가 노를 저으며 왔었다.


‘아라스’ 강이 급류라서 나갈 때도 그 자세로 갈 게 분명하다.

그렇게만 되면 1분대장이 코앞에 있는 조원1을 처치하는 것은 일도 아니다.

문제는 창선이 제가 뒤돌아 조장을 일격에 처치하고 이어서 맨 뒤쪽의 조원2를 처리해야 하는 점이다.


‘하이, 씨! 저 조장 놈이 권총으로 쏴버리면 나는 그냥 아라스강 물귀신 되는데······’

창선이 또 고개를 심하게 가로저었다.


‘아, 맞다! 조사관을 인질로 삼아?’

창선의 눈이 번쩍 떠지며 광채가 빛났다.


조장의 말로는 조사관이 상부에서 내려온다고 했으니 아주 높은 계급의 중요한 직책을 맡은 장교가 분명할 것이다.


설사 수행원이 여러 명 따라온다 해도 그중에 보스만 볼모로 잡으면 나머지 대원들의 무장해제는 당연히 시킬 수 있다. 영화에서 가끔 봤지 않은가?


분명히 조사관과 마주 보고 앉아 조사를 할 건데, 만약 창선의 손이 닿을 수 있는 거리만 된다면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


갑자기 창선이 슬며시 자기 혁대의 버클 부분을 만지작거리며 입가에 야릇한 미소를 띠었다.


가죽 혁대 안쪽에 손톱 손질할 때 사용하는 것 같은 아주 얇고 길쭉한 야스리가 감춰져 있는데, 손가락만 집어넣으면 쉽게 뽑아낼 수 있다.


지금 창원 해운 소속으로 밀수선 창원-03호를 몰고 다니는 털보선장 심천보는 왼쪽 눈꼬리 위에서 아래 귀뺨까지 깊게 스친 칼자국 상처가 있다.


남창선은 창원파에 입단하기 전 젊었던 시절에 심천보와 함께 땅벌 삼천포파 조직원으로 있으면서 친하게 지냈었다.


그러다 삼천포파 보스 자리를 두고 결투를 벌이게 되었는데, 수세에 몰린 창선이 바로 이 야스리를 뽑아 들고 심천보의 얼굴에 상처를 냈던 것이다.


그 한참 뒤에 신창원 회장의 창원파와 고문도가 소속된 진주 땅벌파가 집단결투를 벌였을 때, 삼천포에서 행방을 감췄던 창선이 창원파의 중간보스가 되어 나타났다.


지금은 둘 다 신창원 회장 밑에서 서로 협조적으로 지내고 있다.

두 사람도 참 묘한 인연으로 엮어져 있다.


야스리를 뽑아서 조사관의 목에 들이대고 위협하면 배석한 부하들의 무장은 쉽게 해제시킬 수 있을 것이다.

두 명의 분대장들이 총을 뺏어 조사관과 부하들을 묶어놓고 그놈들 차를 타고 도망치면 그만일 것이다.


됐다 싶어 잠시 히죽거리던 창선의 얼굴이 갑자기 낙담하는 표정으로 변했다.


‘조사관이 나를 묶어놓거나 발가벗겨놓고 취조하면 어떡하지?’

금방이라도 울 것 같은 얼굴이 된 창선이 또 고개를 가로저었다.


‘하는 수 없다! 죽이든 죽든, 여기서 쇼부를 보는 거야!’

뭔가를 결심하며 입술을 꾹 다물었다.


잠시 숨을 고르던 창선이 조심스럽게 허리춤을 더듬어 야스리를 뽑아내었다.

머리맡에 조원2가 보초를 서고 있어서 들키지 않게 완전 슬로비디오 모션으로 움직였다.


그러더니 왼쪽에 바짝 붙어 누워있는 1분대장에게 귓속말로 속삭였다.


“잘 들어. 이거 야스리다.”

말하면서 1분대장 손에 야스리를 느끼게 살짝살짝 찔렀다.


1분대장이 끔쩍 놀라더니 감을 잡고 미동도 하지 않고 가만히 고개를 끄덕이며 듣고 있다.


“내가 보초를 불러 처치하면.. 너희는 저 두 놈을 처리해.”

작전 명령을 내렸다.


“알겠습니다.”

놀란 1분대장이 가쁜 숨소리를 진정시키며 조용히 대답했다.


1분대장도 아무런 대책이 떠오르지 않아 이제는 죽었구나 싶었다.

그런데 대장이 세 놈을 동시에 공격하자며 손에 든 야스리 흉기까지 보여주니 겁이 나면서도 용기가 솟아올랐다.


저 조장과 조원1이 잠만 깊이 들었다면 달려가서 총기류 아무거나 집어 들고 누워있는 놈 작살내는 건 그렇게 어려운 일도 아니다.


용기를 얻은 제1분대장이 고개를 살며시 왼쪽으로 돌려 2분대장 귀에 대고 몇 마디로 천천히 전달했다.

그리고는 잠시 뭐라고 속삭이는 거로 보아 각자의 상대를 정하는 것 같다.

당연히 1분대장은 조장이고, 2분대장은 자기에게 제일 가까운 조원1이다.


이들의 몸놀림이 하도 자연스러워서 졸리는 듯 보초 서고 앉아있는 조원2는 전혀 눈치를 채지 못했다.


동굴 밖에서 지속해서 들려오는 ‘아라스’ 강물 흐르는 소리에 조장과 조원1은 어느새 깊은 쪽잠에 빠진 것 같다.


창선과 두 분대장은 가만히 누운 채 정신을 가다듬으며 주먹을 쥐었다 폈다 한다.

아마 공격할 방법과 순서를 정하여 스스로 주입하는 것 같다.


취침 시작하고 한 시간쯤 지났지 싶은 시각에 창선이 헛기침을 하며 슬며시 일어나 앉았다.


졸음을 쫓던 조원2가 깜짝 놀라며 창선을 노려봤다.


“저기요, 미안한데.. 물 좀 마실 수 있겠소?”


놀랐던 조원2가 안심한 듯 생수병 한 개를 왼손으로 집어 들고 천천히 창선에게 다가왔다.

조원2의 오른쪽 허리에는 단검 케이스가 달려있다.


누워있는 분대장들은 창선의 공격이 시작될 때를 기다리며 잔뜩 긴장한 채 몸을 움츠리고 있다.


창선이 요청한 생수병을 왼손에 든 조원2는 아무런 눈치도 못 채고 졸린 눈을 끔벅이며 창선 앞에 다다랐다.

양반다리자세로 앉아있던 창선이 미안한 표정을 지으며 왼쪽 무릎을 올리고 무릎 쏴 자세로 바꾸면서 오른손을 내밀어 물병을 받으려 했다.


그래도 창선의 앉아있는 키높이 때문에 키 큰 조원2가 약간 허리를 굽히고 왼팔을 뻗었다.

그 순간 창선이 조원2의 팔목을 낚아채고 끌어당기며 오른발로 사타구니를 올려 찼다.


“읔!”


음낭을 정확히 차여 호흡이 멎는 표정을 짓는 조원2의 오른손이 반사적으로 단검 케이스를 잡았다.


-후다닥

두 분대장이 기다렸다는 듯이 벌떡 일어나 각자의 목표물을 향해 뛰었다.

2분대장의 목표는 가까이 누워있는 조원1이고, 1분대장의 목표는 총기류 보관소 옆의 조장이다.


창선이 조원2의 왼팔을 바닥으로 잡아당기며 몸을 오른편으로 돌리면서, 단검을 잡는 조원2의 오른팔을 왼발을 올려 감아 허리째 조였다.


준비된 창선의 번개 같은 동작에 방심했던 조원2의 몸은 순식간에 밑으로 깔리고 말았다.


“끄으읔, 새끼!”

밑에 깔려도 단검만 뽑아 들면 되니까 조원2가 사력을 다해 오른손으로 단검 손잡이를 더듬었다.


“멈춰! 안 그러면 그어버린다!”


창선이 왼손에 쥔 야스리로 조원2 목의 경동맥 위를 찌르며 소리쳤다.


조원2가 싸늘한 금속 날의 통증을 느끼며 온 몸의 움직임을 멈췄다.


러시아 특수부대 스페츠나츠 요원인 조원2는 잘 알고 있다.

경동맥의 깊이는 불과 2~3cm.

잘려서 피가 솟구칠 경우, 5초 후면 의식불명. 12초 후면 사망이다.


그것도 그렇지만, 자기의 오른쪽 팔을 감아 조이는 창선의 다리 힘이 엄청나게 세어서 팔을 조금도 움직일 수가 없다.


총기류 보관소로 달려간 두 분대장은 눈에 띄는 대로 대검이 장착된 수중용 소총을 골라잡았다.


먼저 도착한 2분대장이 수중 돌격소총 APS를 집었고, 1분대장은 수륙양용 돌격소총 ASM-DT를 집어 들었다.


소총을 들고 막 돌아서는데,


“꼼짝 마!”


누워 자던 조장과 조원1이 어느새 일어나 앉으며 조장이 수중권총 SSP-1M으로 두 사람을 겨냥하고 소리쳤다.


깜짝 놀란 두 분대장은 그 자리에 우뚝 멈춰 섰다.

이럴 수가?

창선이 공격을 시작하고 자기들이 일어나 뛴 지 불과 십여 초밖에 안 지난 것 같은데!


“너는 가서 저 놈 처치해!”

창선의 쪽을 힐끔 바라본 조장이 조원1에게 명령했다.


그러자 조원1이 벌떡 일어나 허리의 단검 케이스를 더듬으며 창선의 쪽을 향했다.


“니는 저 새끼 잡아!”

1분대장이 2분대장에게 소리치며 총구를 아래로 내린 채 조장 앞으로 움직였다.


“야, 이 새꺄! 어딜 가?”

2분대장이 조원1에게 달려가며 소리를 질렀다.

대검 박힌 수중 돌격소총 ASP를 꼬나들고 돌격 앞으로 자세로 뛰었다.


-탕!

“읔!”


순간,

조장의 4연장 총열방식 SSP-1M이 불을 뿜었고,

달려가던 2분대장이 비명을 지르며 비틀거렸다.

2분대장의 등쪽에 길쭉한 다트 탄자가 박혔다.


“이 새~끼!”

이를 본 1분대장이 ASM-DT를 휘두르며 조장에게 달려들었다.


-탕, 탕, 탕!

조장이 1분대장의 가슴을 향해 남은 3발을 연속으로 사격했다.


다트 탄자 세 개가 1분대장의 가슴과 배에 꽂혔다.


충격에 비척거리던 1분대장이,

“야이~잇!”

쓰러지지 않고 빈 총을 든 조장에게 돌진했다.


“어? 이, 이놈. 대체 뭐야?”

조장이 넋이 나가 입만 벌리고 대적할 생각도 못한다.


가슴 쪽에 다트 탄자 총알이 정확히 세발이나 박혔다.

그런데도 멀쩡하게 달려오니 귀신이 곡할 노릇이 아닌가?


창선네가 전투복 안에 그래핀 소재의 웨어러블 슈트를 입고 있는 줄을 조장은 알 턱이 없다.

자기들 상부 조직인 연방보안국 ‘특수작전부’에서 최근에 개발한 로보캅 방탄 슈트다.

바로 며칠 전에 투르크메니스탄 ‘세르다르’에 있는 부대에서 현장 적응시험을 하던 중에 창선의 페넥 폭스 부대에게 털린 것이다.


그러니, 이 ‘벙커22’의 요원 세 명은 자기들에게 곧 지급될 로보캅 방탄 슈트 때문에 도둑놈들에게 되레 완전히 당한 신세가 되었다.


역시 로보캅 슈트를 입은 2분대장도 막 단검을 뽑아 든 조원1에게 달려들었다.


“이얏!”

2분대장의 수중 돌격소총 ASP에 박힌 대검이 단검을 든 조원1의 손목을 빗겨 그었다.


“으읔!”

조원1이 정맥이 잘린 손목을 거머잡고 바닥에 꿇어앉았다.


막강한 러시아 연방보안국(FSB) 특수작전부 소속 스페츠나츠 요원 세 명의 목숨은 이제 사막의 여우 페넥 폭스 부대 대장인 남창선의 손에 달리게 되었다.


작가의말

안녕하세요?

더위와 장맛비에 겹친 코로나 기승으로 정말 지내기 힘든 시절입니다.


이번 98회로 제4부는 종결입니다.

내일부터 시작할 제5부는 저 개인 사정으로

주 3회(월, 수, 금) 등재 예정입니다.


지속적인 성원에 감사드리며,

어려운 나날 잘 견뎌내시길 기원합니다.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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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 112. 압하지야 +8 20.09.28 173 6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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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 110. 우크라이나 +9 20.09.23 189 6 19쪽
109 109. PNG 무기 +9 20.09.21 202 5 14쪽
108 108. 셰일 유정 폭파 +11 20.09.18 208 6 14쪽
107 107. 핵폭탄 B61 +7 20.09.16 193 5 14쪽
106 106. 쿠르디스탄 +13 20.09.14 194 6 12쪽
105 105. 친위 쿠데타 +13 20.09.11 194 5 13쪽
104 104. 214급 잠수함 +13 20.09.09 199 7 12쪽
103 103. 신 오스만 주의 +11 20.09.07 202 5 13쪽
102 102. 술탄 에르도안 +11 20.09.04 199 4 14쪽
101 101. 형제의 나라 +9 20.09.02 211 5 18쪽
100 100. 크림반도 2 (막중한 임무) +11 20.08.31 218 6 15쪽
99 99. 크림반도 1 (푸틴 둘째 딸) - (제5부 시작) +17 20.08.28 207 5 14쪽
» 98. 카스피 해전 9 (탈출) - (제4부 최종회) +13 20.08.27 211 5 1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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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6 96. 비밀 아지트 동굴 +11 20.08.25 198 5 13쪽
95 95. 아라스 강 +11 20.08.24 204 6 14쪽
94 94. 아제르바이잔 +15 20.08.23 213 5 14쪽
93 93. 러시아 초계함 +11 20.08.22 208 5 14쪽
92 92. 러시아 영해 +11 20.08.21 210 6 14쪽
91 91. 카스피 해전 2 (철갑상어) +11 20.08.20 211 6 13쪽
90 90. 카스피 해전 1 (지중해를 향해) +11 20.08.19 218 5 14쪽
89 89. 러시아 로보캅 부대 4 +11 20.08.18 226 5 14쪽
88 88. 러시아 로보캅 부대 3 +11 20.08.17 244 5 14쪽
87 87. 러시아 로보캅 부대 2 +15 20.08.16 233 5 14쪽
86 86. 러시아 로보캅 부대 1 +15 20.08.15 247 4 13쪽
85 85. 사막의 여우 11 (투르크멘) +11 20.08.14 250 5 15쪽
84 84. 사막의 여우 10 (호라산) +11 20.08.13 268 5 14쪽
83 83. 하리카 +13 20.08.12 259 6 14쪽
82 82. 어깨 걸어 총 +11 20.08.11 255 5 13쪽
81 81. 똥차 팔기 +17 20.08.10 273 8 13쪽
80 80. 납치범 흥부 +9 20.08.09 261 4 13쪽
79 79. 루트 M37 +11 20.08.08 262 3 13쪽
78 78. 쿠르드 족 +15 20.08.07 272 7 14쪽
77 77. 예루살렘 +11 20.08.06 267 5 22쪽
76 76. 사막의 여우 2 +11 20.08.05 300 5 15쪽
75 75. 사막의 여우 1 (제4부 시작) +13 20.08.04 287 5 14쪽
74 74. 대마도 공격 8 (제3부 최종회) +11 20.08.03 284 5 13쪽
73 73. 대마도 공격 7 +15 20.08.02 282 7 13쪽
72 72. 대마도 공격 6 +23 20.08.01 286 7 13쪽
71 71. 대마도 공격 5 +15 20.07.31 301 5 12쪽
70 70. 대마도 공격 4 +15 20.07.30 297 6 13쪽
69 69. 대마도 공격 3 +14 20.07.29 305 6 13쪽
68 68. 대마도 공격 2 +13 20.07.28 309 6 14쪽
67 67. 대마도 공격 1 +15 20.07.27 335 7 14쪽
66 66. 대도무문단 21 (밀수출) +15 20.07.26 286 7 14쪽
65 65. 중동 칠면조 +11 20.07.25 286 6 17쪽
64 64. 건축 사업 +16 20.07.24 280 6 12쪽
63 63. 레디 액션 +17 20.07.23 303 8 12쪽
62 62. 영화 사하라 +15 20.07.22 284 6 15쪽
61 61. 흑장미 홀 +12 20.07.21 280 7 14쪽
60 60. 승전보 +17 20.07.20 315 6 13쪽
59 59. 잠복조 +11 20.07.19 296 5 14쪽
58 58. 원형 진법 +14 20.07.18 286 6 13쪽
57 57. 7대7 맞짱 +11 20.07.17 285 5 13쪽
56 56. 보상금 2억 - (제3부 시작) +13 20.07.16 288 6 12쪽
55 55. 오야붕 신창원 - (제2부 최종회) +13 20.07.15 289 5 13쪽
54 54. 대표선수 선발 +15 20.07.14 284 7 13쪽
53 53. 땅벌파 집합 +19 20.07.13 284 8 14쪽
52 52. 조폭 패싸움 +17 20.07.12 309 8 15쪽
51 51. 촉석루 결투 +13 20.07.11 285 5 15쪽
50 50. 축협 조합장 +13 20.07.10 302 6 15쪽
49 49. 남강 꼼장어 +13 20.07.09 301 5 14쪽
48 48. 대도무문단 3 (정훈의 인연) +15 20.07.08 297 7 15쪽
47 47. 대도무문단 2 (문도의 비화) +14 20.07.07 298 8 14쪽
46 46. 대도무문단 1 +13 20.07.06 303 6 13쪽
45 45. 두꺼비 바위 2 +15 20.07.05 324 8 13쪽
44 44. 두꺼비 바위 1 +9 20.07.04 305 5 14쪽
43 43. 악양루 3 +9 20.07.03 314 5 13쪽
42 42. 악양루 2 +13 20.07.02 343 6 14쪽
41 41. 악양루 1 +9 20.07.01 309 5 12쪽
40 40. 공수 특전단 +9 20.06.30 316 6 12쪽
39 39. 구국대열 +15 20.06.29 326 5 13쪽
38 38. 드론 잠수정 +9 20.06.28 336 6 13쪽
37 37. 핵무기 보유국 +9 20.06.27 348 4 13쪽
36 36. 임진왜란 전사자 +17 20.06.26 363 10 14쪽
35 35. 김정은 속내 +7 20.06.25 336 4 13쪽
34 34. 오랑우탄 +9 20.06.24 342 4 13쪽
33 33. 외계 조상님 선물 +9 20.06.23 359 4 12쪽
32 32. 울프 행성 +9 20.06.22 349 4 13쪽
31 31. 사세보항 - (제2부 시작) +14 20.06.22 351 5 13쪽
30 30. 홉스골 대첩 - (제1부 최종회) +11 20.06.19 337 6 13쪽
29 29. ROV의 활약 +7 20.06.19 331 4 15쪽
28 28. 잠수함 나포 +7 20.06.19 345 4 13쪽
27 27. 적군 상륙 +9 20.06.18 346 4 13쪽
26 26. 한심한 함장 +9 20.06.18 345 4 15쪽
25 25. 공기 부양정 +5 20.06.18 353 4 13쪽
24 24. 인간 어뢰 +5 20.06.18 363 4 13쪽
23 23. 사냥 본능 +5 20.06.17 370 3 13쪽
22 22. 중과부적 +7 20.06.17 379 3 14쪽
21 21. 무한 동력 발전기 +7 20.06.17 404 4 14쪽
20 20. KE-929에 탑승하라 +7 20.06.17 409 4 13쪽
19 19. 노보시비르스크 +7 20.06.17 424 4 14쪽
18 18. 적과의 동침 +7 20.06.17 483 4 14쪽
17 17. 잠수함 격침 +7 20.06.16 430 4 14쪽
16 16. 육해공 합동 작전 +7 20.06.16 435 4 14쪽
15 15. 최대 항속 거리 +9 20.06.16 467 6 14쪽
14 14. 항복하라 +7 20.06.16 500 7 14쪽
13 13. 헬기를 납치하라 +9 20.06.16 479 6 13쪽
12 12. 러시아 수송 헬기 +7 20.06.16 497 5 14쪽
11 11. 벙커 철문 박살 작전 +9 20.06.16 506 8 13쪽
10 10. 사향소 군단 +7 20.06.16 531 5 14쪽
9 9. 로봇 벙커 +7 20.06.15 576 7 16쪽
8 8. 러시안 허스키 +6 20.06.15 590 9 15쪽
7 7. 순록 목장의 결투 +8 20.06.15 638 9 14쪽
6 6. 푸틴 황궁 +11 20.06.15 813 12 17쪽
5 5. 순록 파수꾼 +13 20.06.15 872 12 15쪽
4 4. 말코 손바닥 사슴 +14 20.06.15 1,056 13 12쪽
3 3. 홉스골 +15 20.06.15 1,478 18 12쪽
2 2. 제3차 세계대전 +18 20.06.15 1,658 16 13쪽
1 1. 그날 +25 20.06.15 2,188 33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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