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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 님의 서재입니다.

괴물 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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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fety2020
작품등록일 :
2020.11.18 09:32
최근연재일 :
2021.02.01 19:11
연재수 :
66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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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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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6
글자수 :
331,9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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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1.05 1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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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1쪽

40화. 회상 2

DUMMY

안에서 사각의 약간 두께가 있는 작은 봉투 하나가 나왔다.


그것을 다과상 한쪽에 놓고 철묵에게 원주가 눈짓을 했다. 그에 반응해 철묵이 봉투를 열어 내용을 살폈다.


안에서 여러 장의 사진이 나왔다.


'......!? 헉! 이건......!'


여러 장의 사진은 한 여자의 여러 장면의 사진이었다. 특이한 것은 대부분이 휠체어에 있는 모습이었다.


"...어떻게... 어떻게 이런 일이......!'


철묵의 눈이 커지다 못해 눈가가 그새 그렁그렁해졌다.


"음! 역시 몰랐던 게로군! 자네 행적을 살펴보니 몰랐을 거라는 짐작은 했네만... 2년 만에 혼수상태에서 깨어났다 하더군! 천운인 게지! 그 아버님은 수현 양을 간호하다 얼마 전에 지병으로 돌아가셨다하고... 인연인 건지, 그룹에서 지원하는 장애시설에서 지금은 지내고 있다고 하네."


"......지금... 저를... 협박하시는 겁니까!?" 사진 위로 눈물방울을 떨어뜨리며 철묵이 힘겹게 말을 했다.


"허허허허! 이보게 철묵 군, 자네 눈에는 이 내가 고등학생이나 협박하는 그런 고약한 노인네로밖에 보이지 않았던 건가!?"


"...그러시면 왜 제게... 이런 걸......?"


"말 했잖나. 그 사진을 보고 내 제안에 대해 생각해 보라고. 수현 양과 만남을 주선하고 싶었네만, 아직 수현 양이 마음의 준비가 안 되어있는 모양이더군! ...내 수현 양을 의손녀로 이 집에 드리고 싶네!"


"아닙니다! 제가 데려오겠습니다. 어딘지 말씀해 주십시오?" 철묵이 갑자기 고개를 번쩍 들며 안광을 빛내며 따지듯 말했다.


"허허허! 그리 흥분할 일이 아닌 듯 싶네! 조모와 모친이 병세가 있으시다고 들었네만, 자네가 어찌 수현 양을 돌볼지 생각을 해봐야지 않겠나? 내 이 집에서 전문의료진이 있으니, 오히려 수현 양에게는 좋을 걸세. 그리고 말했지만 아직 수현 양이 자네를 보는 걸 원치 않네."


원주의 말끝으로 차 한 잔 마실 시간이 지나고 있었다.


"제가... 제가 어찌하기를 원하십니까?" 철묵이 여전히 고개를 숙인 채 말했다.


"자네가 가지고 있는 그 장부를 내게 넘기게. 그게 모두를 위해 좋은 일이네! 그리고... 내 자네를 직접 만나 보니 더욱 생각이 굳혀졌네만, 주말마다 오후에는 이곳에 와서 내가 시키는 일을 해주게. 언젠가 수현 양도 마음을 열지 않겠나!? 때가 되면 자연스럽게 만나지겠지만 자네가 이곳에 드나들다 보면 그 기회라는 게 빨리 찾아올지 또 알겠나!?"


"시키실 일이란 건 무얼 뜻하시는 것입니까?"


"허허허! 걱정 마시게. 나쁜 일은 아닐 터이니! 허허허!"




원주와의 첫 만남은 그렇게 끝을 맺고, 또 시작되었다.


돌아오는 길은 송유진 비서의 안내로 둘 만이 그 롤스로이스를 타게 됐다. 철묵은 창 밖을 내다보며 깊은 상념에 빠져들고 있었다.


* * *



*회상 2.


"엄마! 제발! 자 봐! 나 돈 있어. 그러니까 제발 이대로 가자!?" 내가 애원조로 엄마에게 매달렸다.


그 동안 군부대 외벽초소를 돌며 밤마다 심부름을 해서 번 돈이었다. 초소병들의 사제담배나 소주와 안주를 사 날랐던 심부름 값이었다.


새아버지의 술주정과 폭력이 시작되면서 양계장 사료창고에 몰래 숨겨둔 철제갑에서 아무렇게나 급하게 호주머니에 쑤셔 넣은 돈뭉치를 엄마에게 보여주었지만, 엄마는 힐끗 그것과 내 얼굴을 보고는 다시 집주변으로 시선을 돌렸다.


"아직 지민이가 안에 있잖니! 지민이를 데려올테니 너는 여기 꼼짝 말고 있어!?" 엄마가 내 손을 뿌리치고 성큼 집을 향해 걸어갔다.


새아버지의 술주정과 폭력은 날이 갈수록 그 횟수와 심각정도가 더해가고 있었다.


오늘은 그 정도가 더 심각하게 느껴졌다. 더 이상은 이대로 버틸 수는 없다고, 나는 작심하고 있었다. 어떡하든 오늘 엄마와 지민이를 데리고 이곳을 벗어나야 한다고.


"그 살인자 새끼를 데려오란 말야! 그 녀석이, 녀석이 나도 지 애비처럼 죽이고 말겠지! 내 오늘은 그 새끼와 사생결단을 낼 테니까!" 엄마가 집 앞에 나타나자 새아버지란 인간의 행동에 기름을 부은 격이 되어, 엄마의 멱살을 잡고 흔들어 패대기를 치며 발광을 하고 있었다.


'이대론 안 돼! 이러다 엄마가 어떻게 되겠어!' 그런 생각이 든 나는 양계장 뒤를 돌아 사장님 댁으로 뛰기 시작했다.


"사장님! 사장님! 엄마가... 엄마가 죽어요!" 사장댁 현관에서 소리를 쳐댔다.


"철묵아!... 또냐!? 아휴~! 뭔 소린가 했더니 또 지랄발광이 나셨군! 잠깐 안으로 들어와 있어라. 내 가 볼테니."


"철묵아 어서 들어와!" 두 살 위인 사장님 딸인 수현 누나가 부들부들 떨고 있는 내손을 붙잡아 안으로 끌었다.


초등학교 5학년인 수현 누나는 유난히 나를 아껴주었다. 다른 양계장 인부들의 내 또래의 자식들이 있었지만, 내 처지가 안쓰러웠던지 마치 친 누나 같이 나를 대했다.


"아휴~! 매번... 정말! 저녁은 먹은 거야!? 왜 이렇게 떨고 그래!? 괜찮을 거야! 아버지가 갔잖아. 괜찮을 거야! 우유 한 잔 데워 줄 테니, 좀 마시자, 그럼 좀 나을 거야!" 수현 누나가 말을 하고는 곧장 주방으로 갔다.


수현 누나는 어렸을 적 어머니와 사별하고 아버지와 단 둘이 이 양계장을 이끌고 있었다. 그 탓에 어린나이에도 불구하고 웬만한 살림꾼이 다 되어 있었다.


그 순간이었다.


"아악!... 아아악!!" 멀리서부터 엄마의 찢어질 듯한 비명소리가 들려왔다.


나는 벌떡 일어나 무작정 신발을 꿰 찰 새도 없이 현관문을 박차고 밖으로 뛰어나갔다.


처음 듣는 것이었다. 엄마의 저 비명 소리는!


"철묵아! 기다려......" 뒤에서 수현 누나의 다급한 목소리가 뒤따랐다.



나는 사장댁에서 내리막 길로 향하는 집으로 뛰어갔다. 뛰면서도 오만가지 생각들이 머릿속을 헤집고 있었다.


집 앞에 인부들과 그 가족들이 웅성거리며 모여 있었다.


"으아아아!... 아아악!......" 엄마가 뭔가를 끌어안은 채 통곡을 하고 있었다.


주변에 아직도 벌겋게 타고 있는 연탄재가 부서져 널려 있었다.


가까이 가자, 새아버지에게 달려들려는 사장님을 인부들 여럿이 붙잡고 놓아주지 않고 있었다.


사장님이 연탄집게를 든 채 멍해져 있는 새아버지라는 인간에게 뭐라고 소리를 치고 있는 것 같은데, 도통 무슨 소린지 갑자기 들리지 않았다.


엄마가 안고 있는 것은 지민이었다. 이 제 만 한 살도 못된 여동생 지민이... 가 연탄 검뎅이를 뒤집어 쓴 채 엄마 품에서 축 늘어져 있었다.


내 발이 나도 모르게 뒷걸음쳐졌다. 그리고 돌아서 사료창고로 향했다. 거기서 철제갑 안에 든 헝겊에 싼 물건을 집어 들고 나왔다.


-타앙~!!-


"모두 나와!" 내가 모여든 사람들을 향해 소리쳤다.


갑작스런 벼락 같은 소리에 모두가 몸을 엉거주춤한 채 소리치는 나를 바라봤다. 아니 정확히는 내가 들고 있는 그 물건을 바라봤다.


그것은 권총이었다.


나중에 알려진 사실이지만, 얼마 전 인근부대의 연대장 당번병이 무슨 이유에선지 연대장의 권총을 부대 쓰레기장에 숨겼고, 그것을 다시 찾기 전에 부대 쓰레기는 이곳 양계장 부근의 마을 쓰레기 매립장으로 보내진 것이다.


외부로 알려지기 전에 부대원을 동원해 그 쓰레기 매립장을 샅샅이 뒤졌지만 물건은 나오지 않았다. 왜냐면 그것은 내가 발견해 보관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쓰레기 매립장은 인근 군부대에서 나오는 꽤 쓸만한 물건들이 종종 나오기에 그것을 뒤지는 것을 나는 게을리 하지 않고 있었던 것이다.


모두가 주춤주춤 물러서는 틈으로 내가 놈을 향해 다가갔다. 놈이 나를 발견하고 멍해져있던 두 눈이 커다랗게 변하고 있었다.


"죽여버리겠어! 이 개자식!!" 내 입에서 놈을 향해 욕지기가 터져나왔다.


"철묵아, 안 돼!"


-타~앙!!-


총알이 발사되며 총열이 흔들린 순간, 나는 보았다. 내 앞을 막아서는 수현 누나를......


반동으로 뒤로 넘어가는 내 눈으로


밤하늘의 별들의 무리에서 떨어져 내리는


내가 느껴졌다.


* * *



"철묵군! 어디로 갈까요?" 조수석에 송유진 비서가 물어왔다.


"00아파트로 가 주십시오."


팬텀 차량이 철묵이 사는 아파트로 진입했다.


"여기서 잠시만 기다려주십시오." 철묵이 송유진에게 말하고 집으로 향했다.


철묵은 방으로 들어와 방 안에 마련된 작은 금고를 열었다.


장부를 집안에 두는 게 찜찜했지만 딱히 어느 곳에 둬야할지 마땅한 곳이 떠오르질 않고 있는 탓에 제로의 설계도며 회사와 관련된 서류나 증서들을 보관할 생각으로 마련한 작은 금고에 보관 중이었다.


철묵이 서류봉투에 든 장부를 송유진에게 내밀었다.


"원주님께 드리면 아실 겁니다."


"네. 그러죠. 그럼......" 송유진이 단 답을 한 채 뒤돌아섰다.


"비서님! 한 가지 질문을 드려도 될까요?" 철묵이 그런 송유진을 불러세웠다.


"원주님이 주말 오후에는 그 장원이라고 해야 하나요? 그곳에 와서 시키는 일을 좀 하라고 하셨는데, 그게 뭘 말씀하신 건지 알 수 있을까요?"


"그래요!? 호호호! 원주님이 정말 철묵군을 잘 보셨나보네요! 좋은 일이에요. 음!... 하지만 각오는 하셔야 될 거예요! 아마도요......" 송유진이 웃는 얼굴로 철묵을 보는 눈을 빛내며 더욱 알 수 없는 말을 했다.


"뭘 각오하라는......?"


"미안해요! 나는 여기까지... 비서라는 일이 원래 그래요. 그럼 또 보게 되겠군요!" 송유진이 말과 함께 차에 올랐다.




한편, 그 시각.


성북동 대사관저가 모여 있는 북악로 인근.


죽림원(竹林院), 노송원과 같은 솟을대문 앞에 검은 중형세단 차량 여러 대가 모여들고 있었다.


3미터가 넘는 외벽을 초라하게 만드는 대나무가 바람이 불 때마다 안에서부터 담장을 넘어 바깥을 기웃 거리고 있었다.


우거진 대나무 정원을 지나자, 한 채의 한옥이 나오고 정장을 차려 입은 중년의 사내들이 빠른 걸음으로 그곳을 지나 뒤편으로 접어들고 있었다.


바로 뒤편에 앞에 보인 한옥 보다 풍채가 큰 한옥이 드러났다. 처마 아래 일우회(日友會)라는 현판이 걸려 있었다. 사내들이 그곳으로 속속 올라섰다.


대청마루에 두 명의 정장을 입은 사내가 정자살문 양쪽에서 대기하고 있었다.


"김의원님 일행분들이 도착하셨습니다." 그 중 한 사내가 문을 열지 않은 채 안에 대고 말했다.


잠시 후, 안쪽에서 문이 열렸다. 문을 여는 사람은 또 다른 정장의 사내였다.


사내들이 조심스레 몸을 추스르고 안으로 들어섰다.


방안은 꽤 넓었다. 그런데 분명 한옥 건축임에도 불구하고 방바닥은 다다미(일본식 방바닥 구조물)였다. 더 가관인 것은 출입문 맞은 편 상석에는 오오요로이(일본무사 갑옷)와 일본도 장식대가 자리하고 있었고, 그 윗편 벽면에는 일장기가 떡하니 걸려 그들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41화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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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 60화. 명성황후의 복수! - 3 21.01.25 52 1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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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 50화. 스가와라 겐지, 그 자를 쳐야겠어! 21.01.15 57 1 11쪽
49 49화. 신체적비활성화 뇌와의 대화 21.01.14 48 1 11쪽
48 48화. 통속의 뇌 +2 21.01.13 51 1 11쪽
47 47화. 괴한들과의 일전 21.01.12 44 1 10쪽
46 46화. 괴한들의 노송원 습격 +2 21.01.11 55 2 11쪽
45 45화. 실험 개시 21.01.10 50 1 11쪽
44 44화. 산악 구보 +2 21.01.09 51 0 11쪽
43 43화. 검도 대련 21.01.08 42 1 11쪽
42 42화. 선무도 대련 21.01.07 58 1 11쪽
41 41화. 반민특위 결사대 / 일우회 +2 21.01.06 48 0 12쪽
» 40화. 회상 2 +2 21.01.05 50 1 11쪽
39 39화. 늙은 소나무 21.01.04 57 1 11쪽
38 38화. 선택의 순간 21.01.03 59 1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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