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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 님의 서재입니다.

기괴사신(奇怪邪神)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판타지

rorkon
작품등록일 :
2021.03.25 12:51
최근연재일 :
2022.01.03 0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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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
21.05.30 2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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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소천주 자리를 노리는 자들 2

DUMMY

사사천의 내성의 귀빈각(貴賓閣)


그 자리에 연초를 피우는 두 사내가 마주보며 앉아있었다.


한 사람은 사사천(四邪天)의 입구에서 난동을 피운 광투견(狂鬪犬) 장효원이 이십년이 지나면 저렇게 자랄 것이라 생각되는 사람이었고 다른 한 명은 수염이 양끝으로 길게 내려가 있으며 천으로 긴 머리를 넘기고 팔에는 커다란 문신을 새겨 넣은 거칠어 보이는 사내였다.


서로를 보며 조용히 앉아있는 사내들, 하지만 그 이면에는 숨길 수 없는 긴장감이 도사리고 있었다.


장효원을 닮은 사내, 녹림왕(綠林王) 장창호가 입을 열었다.


“어이 위가야. 그래서 이번 경합 어쩔 거냐.”


그는 연초를 한 모금 빨아들이더니, 내뱉고 손끝으로 그것을 꺼버리며 말하였다. 평소 그의 분위기와는 전혀 다른 묵직함이 담겨있었다.


위가라 불린 사내는 연초를 손에 들고 선 천장을 한번 쳐다보고선 말하였다.


“너는 아들, 나는 제자를 내보냈다. 그리고 각자의 후계 놈들이 소천주가 되길 바라고 있지.”


녹림왕이 위가라 부른 그는 장강의 수로채들을 통합하고 법도가 통하지 않던 수적들을 한데 통합시킨 장강의 용이라 불리는 장강용왕(長江龍王) 위극양이었다.


“쯧, 말이 좋아 제자지. 실제로는 성씨까지 준 양아들이나 다름없으면서. 그리고 내가 말한게 그게 아니라는 걸 잘 알고 있잖냐?”


“그래서? 지금 우리는 합류한지 체 5년도 안된 이방인이다. 당장 패권을 잡으려 수작을 부리면 물려고 드는 놈들이 한 둘이 아닐 거다.”


녹림왕이 말하는 것, 그것은 바로 장강수로채와 녹림이 사사천에 늦게 합류한 세력이었기 때문이었다. 소천주 경합이 단순한 실력제로 판명이 난다면 편하겠지만 그것은 쉽지 않은 일, 심지어 이번 경합은 패황(覇皇)이 주도하는 것이 아닌 패천도(覇天刀)가 주도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패왕성주가 주도한 판에서 움직일 거냐? 그러면 당연히 패왕성의 혈육이 다음 대 천주가 될 것이야! 패황님도 아닌 패천도가 우리의 위에 선다는 말이다!”


패황을 존경하는 녹림왕이었지만 그 외에 적가 자체에 대한 감정은 그다지 좋지 못했다.


게다가 동년배인 패천도는 그에겐 경쟁상대, 아예 쳐다보지도 못할 패황이라면 모를까 패천도가 그의 위에 선다는 것은 그의 자존심 상 받아들이기가 힘든 일이었다.


“패천도라... 확실히 그가 내 위에 선다는 것은 자존심 상하는 일이긴 하지. 대사(大邪) 정도면 모를까.”


그에 대한 감정은 장강용왕 역시 마찬가지였다.


세 명의 왕을 이긴 대사라면 모를까, 그 역시 물 위에서는 그 자신이 패천도를 능가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그의 우위는 쉬이 받아드리지 못하는 문제였다.


“야, 어차피 위로 올라갈 거면 서로 도와주는 게 낫지 않겠냐? 너나 나나 아직은 중심에 서기에 이른 것 또한 사실, 하지만 우리가 손을 잡으면 이야기는 달라져.”


녹림왕은 자신의 본심을 꺼내들었다.


외부인인 그들이 사사천의 중심에 서는 것은 다른 세력들의 견제를 받아야한다는 말, 그런 것을 대비하여 아군을 한명이라도 늘리려고 움직이는 녹림왕이었다.


“서로 손을 잡자라. 아직 결정도 되지 않은 일에 나서는 것은 이르다. 장가야.”


“당장 잡자는 소리가 아니야. 어차피 경쟁이라면 누구하나는 떨어지는 일이 있을 터. 먼저 떨어진 쪽이 살아남는 쪽을 지원해준다. 어떠냐?”


“살아남는 쪽이 머리인가..... 좋아 그렇게 하자고.”


장강용왕은 녹림왕의 의견에 찬성을 하였다.


사도의 종자들은 하나같이 믿을 자들이 못 되었다. 하지만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기 위하여 반드시 손을 잡을 것이면 본래부터 막역지우(莫逆之友)인 녹림왕이 그나마 더 믿을 만 할 것이었다.


‘크크크 물위도 아닌 곳에서 네놈 제자가 살아남기는 힘들 거다.’


‘용도 되지 못한 개가 어찌 소천주 경합에서 살아남겠냐. 장가야. 네놈은 결국 날 도와주게 될거야.’


물론 그 이면엔 서로의 후보가 반드시 살아남을 것이라는 계산이 있는 둘이었다.


그들이 한참 진지한 얘기를 나누던 그때, 귀빈각의 문이 거칠게 열어지며 한 사람이 다급하게 달려 들어왔다.


“대왕님! 큰일 났습니다!!”


녹림왕과 장강용왕은 문을 열고 들어온 사람을 쳐다보았다. 대왕은 녹림에서 녹림왕을 칭할 때 쓰는 말, 그를 알아본 녹림왕이 그에게 물었다.


“넌 효원이 밑에 있는 놈 아니냐. 무슨 일이 길래 그래?”


“대형이 기절해서 들어왔습니다!”


녹림왕은 잠시 자신이 무슨 말을 듣는 것인지 헷갈렸다. 대형은 분명히 자신의 아들인 효원을 칭하는 말인데 자신의 아들이 기절해서 들어오다니?


그의 아들의 실력을 잘 아는 그로서는 쉽게 믿기 힘든 말이었다.


“그게 뭔 소리야?!”


“그...그것이...”


귀빈각으로 달려 들어온 그는 사사천의 입구에서 있었던 일들에 대하여 설명해주었다.


“야.... 나가있어라.”


“네...? 아니 대왕님...?”


못 알아듣는 녹림도를 향하여 녹림왕은 그 어떤때보다 낮은 목소리로 말하였다.


“나가라고.”


녹림왕의 분위기가 심상치않자 녹림도는 그대로 고개를 박고선 곧바로 귀빈각 바깥으로 뛰어나갔다. 녹림도가 나가자마자 큰 소리가 울려퍼졌다.


“푸하하하하하하”

“하지마 임마!!!”


장강용왕이 폭소하며 녹림왕을 향하여 손가락질을 하는 것이었다.


녹림왕은 그런 그에게 소리를 지를 뿐이었다. 하지만 그가 화난 것을 잘 드러내듯 목 위로는 굵은 핏줄이 솟아올라 있었다.


‘이....이.... 망할 아들놈이!’


“똑같은 방식으로 똑같은 사람에게 하필이면 개처럼 돌에 머리를 맞아서 실려 들어오다니!!! 효원이 이 망할 놈 어디 있냐!!!!”


녹림왕의 큰 목소리가 귀빈각을 울려댔다. 화가나 기파를 담은 목소리는 그와 용왕이 있던 방을 순식간에 엉망으로 만들어댔다. 하지만 장강용왕 그럼에도 멀쩡하게 앉아 녹림왕을 비웃고 있을 뿐이었다.


“하하하하하하 이래놓고 이긴 사람이 머리? 고오오오오맙다 장가야. 네놈 덕에 머리한번 해보겠다. 쪽팔려 죽겠지 지금?”


“닥쳐 임마! 너도 네놈 동생 녀석 물에 빠져 익사할 뻔했으면서! 어?! 수로채 놈이 물에 빠져 익사할 뻔 했으면 말 다했네.”


녹림왕은 화가 나 씩씩 대며 장강용왕에게 소리쳤다. 장강용왕 역시 그 말을 듣고 화가 났는지 녹림왕에게 삿대질을 하면서 소리쳤다.


“하! 그러면 네놈 자식은 적양대주한테 쳐 맞은 게 두 번째 아니냐! 이쪽은 한번이야 그래도!”


“응~ 수적놈이 물에 빠져 죽을 뻔 했대요~”


“응~ 느그자식 짱돌맞아 기절했어~”


둘은 서로를 바라보며 동시에 뺀질거렸다, 그리고 동시에 양팔의 옷을 걷어붙이며 소리쳤다.


““한판 할까 이 새끼야!””


동시에 같은 말을 소리친 그들은 각자의 눈을 쳐다보다 맥이 풀렸는지 연초를 피던 의자에 털썩 주저앉았다.


“하......적무영 이 X새끼....”


녹림왕이 무영의 욕을 하기 시작했다. 항상 자식이 잘못을 먼저 시작하는 것을 아는 그였지만 부모는 부모. 팔은 안으로 굽는다고 자식보단 다른 이에게서 이유를 찾기 마련이었다.


“남의 애 머리 나빠지게 왜 자꾸 머리를 돌로 때리는 건데. 하....그 싹수없는 놈 팔 하나만 부러트리면 안 되려나...”


장강용왕 역시 그에게 수모를 겪기는 마찬가지. 그 또한 무영에 당한 일을 말하였다.


“우리 의동생 놈은 물 공포증도 생겼다. 그 X놈 하나 때문에 수적놈이 이제 물이 무서워서 물에 못 들어가겠데.”


“크큭... 그쪽도 심하구만. 아 젠장 그냥 팔 하나 부러트리러 달려가?”


“나도 다리 한쪽만 박살내면 손 시원하겠는데.....”


“....안되겠지.”


당장이라도 달려가 무영의 어디 한쪽을 부러트리고 싶은 그들이었지만, 항상 먼저 잘못한 게 이쪽이라 뭐라 말 한마디 하는 것 말고 다른 위해를 가하는 것은 힘들었다.


‘구사(九邪) 자존심이 있지.... 잘못한 자식 놈 때렸다고 찾아가 한 대치면 어떤 비웃음을 당할 거야.’


무영은 미친 짓을 많이 하긴 했지만 그것은 항상 유리한 고지에서 저지른 것이기 때문에 보복을 당하는 일은 절대 없었다.


‘게다가 패황께서 혈족보다 더 아끼는 놈인데... 건 들었다간....’


무영에게 보복할 생각을 해본 녹림왕이었지만 계산하면 계산할수록 그의 손해가 커지자 자신의 이마를 손으로 부여잡는 녹림왕이었다.


장강용왕 역시 마찬가지였는지, 한참을 멍하니 있다가 연초를 다시 물어들며 한숨을 내쉬었다.


“후.....안되네....안 돼.”


“짜증나는구만.....”


장강용왕, 녹림왕 사도를 대표하는 왕들이 적무영 한명을 어쩌지 못해 한숨을 내뱉는 광경이었다. 분위기가 점차 내려가자 녹림왕은 다른 주제로 말을 시작하였다.


“그래, 너 남제(南帝)랑 동시에 왔지? 그 노인네 어떻더냐?”


남제에 대해 말을 꺼내는 녹림왕, 같은 구사로 불리고 있긴 하지만 남제는 그들과 같은 세대의 무인이 아니었다.


정확히는 패황보단 한세대 뒤, 그보다는 두세대 앞의 대총관과 같은 세대의 무인이었다. 그와는 겹치는 것이 없는 자이다 보니 녹림왕은 남제에 대하여 아는 것이 많지 않았다.


“글쎄, 전쟁 때도 나서지 않은 자이니 뭐가 있을 거라 생각하긴 했는데... 분위기는 있어 보이지만 무제(武帝)처럼 강해보이진 않더라.”


그를 직접 본 장강용왕이 녹림왕에게 말하였다. 남제는 오래전부터 제왕의 칭호를 가진 무인이었다.


그는 대총관 표성학과 함께 사도를 대표하는 강자로서 수십 년 전부터 이름을 날리고 있었으며 지금도 이세대의 강자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의 인물이었다.


하지만 동시에 의뭉스러운 인물이기도 했다. 그가 이끄는 남천교(南天敎)는 지난 시간동안 세력을 길러 패황이 이끄는 패왕성과 거의 동등한 세력을 형성하는데 성공했다.


벽을 넘은 무인도 남제 그를 제외하고도 무려 두 명이나 더 있는 강력한 세력.


본래부터 유명했던 칠성검군(七星劍君) 기목희는 둘째 치고 항상 몸을 가리고 나타났던 남천교의 부교주 역시 벽을 넘은 강자인 것이 드러나서 그들의 힘이 패왕성을 제외한 다른 세력들보다 우위임을 대놓고 드러낸 그들이었다.


“흠.... 그래도 제(帝)의 칭호를 얻은 자니 뭔가 있긴 하겠지.”


“네 말대로 그 무제도 일군을 상대로 압도적인 모습을 보여줬다. 남제도 본심을 드러내면 쉬운 상대는 아니긴 할거다.”


제의 칭호를 쓰는 이들은 현 무림에 단 세 명, 규격 외의 괴물인 파천마제(破天魔帝)를 제외하더라도 무제(武帝)는 일군(一君)과의 대련으로 자신이 무제라는 별호에 부족함이 없다는 것을 모든 무림에게 보여준 적 있는 자였다.


남제 역시 그렇게 불리며 패황 역시 그 칭호를 인정해주었다. 그것만으로 그는 제(帝)의 칭호를 쓰는데 부족함이 없는 자라는 것이었다.


“흠....패천도도 그렇지만 남제도 마음에 들진 않는단 말이지.”


냉정하게 봤을 때, 이번 소천주 경합은 후보들의 실력을 제외하더라도 남천교와 패왕성의 이파전이 될 가능성이 농후했다.

그것을 아는 것은 녹림왕도 장강용왕도 마찬가지였다. 녹림왕이 장강용왕을 보며 손을 내밀었다.


“이봐 역시 제대로 손을 잡자고 친구.”


장강용왕은 녹림왕이 먼저 손을 내민 것에 가볍게 손을 쳐주며 대꾸했다.


“그래, 결과에 따라 확실하게 살아남는 자를 돕는다. 그럼 먼저 일어난다. 네놈은 쓰러진 아들놈이나 찾아가봐라 크킄”


마지막으로 몸을 일으키며 녹림왕에게 비웃음을 날린 장강용왕은 이내 귀빈각 바깥으로 나갔다.


“어휴.....한심스러운 아들 때문에 저놈한테 놀림이나 당하다니 장창호꼴이 말이 아니구만. 쯧! 어쩌겠나 그래도 아들인데...”


그리고 한숨 섞인 푸념을 한번 내뱉은 녹림왕 역시 몸을 일으키며 바깥으로 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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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8 괴승(怪僧) 지백 +1 21.10.17 434 10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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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5 소무신과 무영 +2 21.10.04 535 13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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