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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로브
작품등록일 :
2015.07.06 09:14
최근연재일 :
2015.10.14 1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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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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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2,6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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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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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9.09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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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blueprint-3

DUMMY

성환은 지금 도시 외곽의 빈민가에 와 있었다. 몇 가지 알아볼 것이 있어서였다.

'역사가도 알아봐야 하고. 눈송이에 대해서도 쓸만한 정보도 얻어야 하고.'

그다지 마음 내키는 곳은 아니지만. 정보를 얻기에 도시 외곽지역은 나름대로 괜찮은 곳이다. 물론 몸을 지킬 정도의 능력이 있을 경우에 한해서지만.

여전히 미로같은 길이다. 어디서 위협이 다가와도 이상하지 않을.

정보상이 어디에 있는지는 명확하지 않다. 하지만 경험으로 미루어본다면 조직과 조직 간의 접견지역. 혹은 우범지역에서 멀리 떨어진 곳. 그러면서도 도시에서는 멀리 떨어진 곳일 가능성이 가장 크다.

그러니 최대한 멀리 나가야만 한다. 여기저기서 시선이 느껴진다. 도시 외곽에서는 자신이 이방인이니 어쩔 수 없다. 이전에도 이런 시선을 받은 적 있다. 만만하게 보이지 않는 게 중요하다. 놈들이 달려드는 게 무섭다기보다는. 귀찮은 일이 벌어지는 것이 질색이기 때문이다.

성환은 빠르게 발을 놀렸다. 시선들을 떨어뜨리기 위해서다. 시선들이 떨어져 나가기 시작한다. 하지만 뭔가 이상하다. 자신을 쫓아오는 한 무리의 사람들. 일반인의 움직임이 아니다. 그렇다고 무도가의 것인가 하면 그것도 아니다. 바람을 타고 움직이는 것처럼 자신을 따라온다.

"마법사로군."

성환은 이를 악물었다. 여기라면 무슨 일이 벌어져도 이상치 않다. 추적이 쉽게 떨어져 나갈 것 같지 않다. 성환은 발을 멈췄다. 자신을 따라온 인원은 총 여섯이다. 무리 중간에서 낯익은 얼굴이 걸어 나왔다.

"오랜만이군. 아니, 그다지 오랜만도 아닌가."

"기억해 주니 영광이군. 그럼 왜 찾아왔는지도 알 것 같은데?"

"애초에 이런 짓을 저지를 거면, 파티에는 왜 들어온 거지?"

"무슨 소리를 하는지 모르겠군."

"강해진. 마법사 몇 놈 정도 데려오면 날 이길 수 있을 줄 알았나?"

"강해진? 내 동생놈을 만났나?"

"끝까지 발뺌할 셈이군."

성환은 검을 검집채 들어올렸다. 검을 빼 낼까 했지만 역시 사람을 죽이는 것은 내키지 않는다. 힘에 부치면 빼드는 것도 고려해 보겠지만. 아직까지는 아니다.

"바닥에 때려눕히고 대화를 시작해 보도록 하지."

동시에 마법이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다. 성환은 아슬하게 얼음으로 만들어진 창을 피해내며 돌진했다. 여섯 명 전부가 이리저리 펼쳐지기 시작했다. 결국 모든 인원의 공격을 저지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렇다면 어느 정도의 피해를 감수하며 한 명씩 쓰려트려 나가는 것이 정석이 될 것이다.

콱!

예상보다 훨씬 성환의 대처가 빠른 탓에 한 명이 맥없이 바닥에 쓰러졌다. 성환은 바닥에 쓰러진 마법사의 몸을 들어올려 방패로 삼았다. 마법사들의 주문이 잠시간 멈춘다.

"상관없다! 누군가를 죽일 배짱이 있는 놈이었으면 검부터 빼들었을 거다!"

화염구가 성환을 노리고 날아온다. 짜증나도록 정확한 판단이다. 성환은 방패로 삼던 마법사를 옆으로 던지며 다시 돌진했다.

[아이언 월 iron wall]

목소리와 동시에 돌진하던 경로에 은빛 벽이 만들어졌다. 성환은 검으로 벽을 부숴나갔다.

'역시 검을 뽑아야 하나.'

벽을 부수며 움직이려니 그만큼 나아가는 속도가 더디다. 샤프하게 잘려나간다면 쉽게 앞으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

'아니. 위험할 때 꺼내는 정도면 충분하다.'

움직임을 저지하려 튀어나오는 바늘들을 피해내며 성환은 뛰어올라 벽을 타올랐다. 보통은 마법사를 상대로 거리를 벌리는 것이 좋은 판단은 아니다.

하지만 엄폐물이 충분하다면 때론 좋은 판단이 된다. 그리고, 지금은 엄폐물이 충분하다못해 넘치게 있다. 옥상에 뛰어오른 성환은 건물 위를 달려나가는 대신 옥상문 바로 옆에 몸을 숨겼다.

한 명이 아무 방비 없이 문을 넘어 들어온다.

콰득!

성환은 검집으로 무방비로 노출된 배를 후려갈겼다. 역시. 전투훈련을 받은 솜씨는 아니다. 상대하기 어렵지 않다.

뒤이어 들어오던 마법사가 식겁하며 뒤로 물러서 캐스팅을 시작했다. 모여드는 마나의 규모로 봐서는 대형 마법이다. 밖으로 나가면 집중포화의 대상이 될 테고 나가지 않는다면 캐스팅을 허용하게 된다.

쾅!

성환은 문을 닫아버렸다. 건물의 문은 철로 되어있었다. 잔뜩 녹이 슬어 있었지만 마법의 충격을 상쇄해줄 것이다. 성환은 계단을 타 내려갔다.

콰아앙!

거대한 폭음과 함께 뒤통수가 화끈거린다. 캐스팅하던 마법이 화염계 마법이었던 모양인지 벽면이 녹아내리고 있다.

"제 동료 휘말리면 어쩌려고 저딴.."

성환은 불평하며 계속 밑으로 달렸다. 뒤쪽에 모든 인원이 오지는 않았을 것이다. 아마 밑에도 몇 명이 대기하고 있을 것이다.

전력을 분산해주면 이쪽에서야 고맙다.

'문제는 아래쪽에 몇 명이 있는가인데. 해진이 없으면 좋겠는데.'

그의 센스나 마법적 능력은 상당히 까다로워 보였다. 마지막에 1:1 상황으로 만들 수 있다면 최고의 상황이다.

성환은 계단을 내려가며 귀를 기울였다. 아래층에서 분노에 찬 목소리가 들려온다. 유인원이니 단세포생물이니 말을 해 대고 있다.

성환은 기로에 섰다. 위쪽으로 올라가 돌파하느냐. 혹은 아래쪽에서 방심하고 있는 적을 노리느냐.

위로 올라간다면 잔뜩 대비하고 있는 마법사들의 세례가 순식간에 일어날 것이다. 아래로 내려가는 것이 옳다.

하지만 꺼림칙하다. 뒤통수가 간질거린다. 성환은 애써 무시하며 조심스럽게 움직였다. 2층 창문으로 내려다보니 두 명이 대기하고 있다.

'정면으로 내려가면 직선경로를 주게 된다.'

챙강!

생각과 동시에 몸을 움직였다. 창문을 깨고 1층으로 몸을 내리꽂았다.

와득!

검집이 한 명의 등의 파고들었다. 방비할 새도 없이 바닥에 쓰러졌다.

"이제야 1:1이군. 강해진."

"내 동생 이름은 그만 불러! 제 발로 무덤에 오다니. 역시 멍청함은 어쩔 수 없어."

"어느 쪽이 멍청한지는 끝나 봐야 알겠지."

성환은 자세를 고쳐잡았다. 피어오르는 기세를 보니 범우한 상대는 아니다.

[파이어 볼(fire ball)]

거대한 화염구가 성환을 노리고 날아왔다. 성환은 직선으로 달려들어 화염구를 반으로 잘라냈다.

[라이트닝 랜스(lightning lance)]

거대한 뇌전의 창이 성환의 몸으로 꽂혀들었다. 성환은 가까스로 몸을 피했다. 거리가 멀어지자 주문영창이 엄청난 속도로 이어진다. 하지만 생각보다 빠르지 않다. 성환은 몸을 최대한 숙이고 전진해 나갔다.

마법이 계속 이어졌지만 대응하지 못할 만큼의 마법은 아니다.

와르르!

암석으로 이루어진 벽을 부숴내고 나자 검이 닿을 만큼의 거리로 줄어들었다.

"이제 끝이군."

"말 그대로."

득의양양한 미소가 상대의 입에 걸렸다. 바닥에 마법진이 그려져 있다. 처음부터 덫을 놓고 기다리고 있었던 것이다.

[라이트닝(lightning)]

콰르릉!

거대한 뇌전이 바닥에서부터 성환의 몸을 타오르기 시작했다. 몸이 의지를 벗어나 들썩인다. 비명을 내질러보려고 하지만 혀조차 마음대로 움직이지 않는다.

"곤경에 처하신 모양이군요."

옆에서 들려온 목소리로 성환의 고개가 향한다. 앞에 서 있는 남자와 똑같은 얼굴을 한 남자가 서 있다. 해진이다.

"뭐야! 여기 왜 있는 거냐!"

성환보다 더 당황한 것은 해진의 형 쪽이다. 해진은 표정 없이 성환의 몸을 붙잡아 올렸다.

"제 동료라서 말이죠. 그리고 아시잖습니까. 여기는 제가 자주 다니는 곳이라서."

"그 손 당장 놔라! 당장! 이건 내 일이다!"

"말씀 드렸는데요. 제 동료라고. 그리고 형님. 언제부터 저한테 이래라저래라 말씀할 권리가 있으셨죠?"

해진의 눈이 차갑게 빛난다. 형이라고 불린 쪽의 몸이 바싹 움츠러든다.

"상아탑에는 이르지 않을 테니 그만 하십시오. 승산 없는 싸움인 거. 형님도 잘 아실 거라고 믿습니다."

"빌어먹을! 빌어먹을!"

남자는 계속 욕설을 지껄였다. 하지만 몸은 움직이지 않는다.

성환은 뻣뻣한 혀를 어떻게든 굴려 보려고 했지만 말이 나오지 않는다.

"말씀 드렸잖습니까. 형이 있다고. 강태진이라고 부르시면 됩니다. 조금 괴짜같은 면이 있지만, 이런 범법 행위를 저지를 거라고는 생각도 하지 못했습니다. 대신 사과드리죠."

해진은 성환이 하고 싶은 말을 알아듣기라도 한 듯이 대답했다.


- - -


성환이 몸을 일으켰다. 칙칙한 곰팡이가 대부분을 채우고 있는 방이었다. 스프링이 거의 다 나간 침대와 썩은 냄새가 나는 배게와 이불이 성환의 몸을 덮고 있었다.

성환은 가볍게 팔을 돌려 봤다. 상처는 거의 다 회복됐다. 머리에서 탄 냄새가 조금 나고 아직까지 눈이 제멋대로 움직이려 하기는 하지만.

"역시 몸 쓰시는 분이라 그런지 회복이 굉장히 빠르군요. 저라면 한 달 정도는 요양해야 됐을 겁니다."

"대체 무슨 일이지?"

"제 말이 거짓말이 아니었던 것 뿐이죠. 형이 성환 님을 잡으려고 휴가를 낸 거고."

"그게 다 우연이었다고?"

해진이 코를 가볍게 훌쩍였다. 의심스러운 동작으로밖에 보이지 않았는데. 지금은 그저 비염으로 인한 훌쩍임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이런 곳에 산다면 비염쯤 생길 법도 하다.

"미안하게 됐어. 정말로."

모든 게 다 의심이었다니 머쓱해진다. 과민반응했던 자신을 생각하니 얼굴이 화끈거린다.

"뭐. 저라도 의심할 상황이었으니 괜찮습니다."

해진이 가볍게 미소지었다.

"그보다. 뭔가 찾아오신 것 아닙니까? 괜찮으시다면 제가 도와드려도 괜찮으시겠습니까?"

"외곽 지역에 대해 잘 아는 모양이군."

"제가 자란 곳이니까요."

"네 형도 마찬가진가?"

"아뇨. 저만 여기서 자랐습니다. 형은 마법에 재능이 있었거든요. 덕분에 명문가에 양자로 들어갈 수 있었죠."

"지금은 네가 훨씬 강해 보이던데."

"사람 일은 모르는 법이니까요. 꽤 대단한 인연이 있었다고 해 두죠."

"대단한 인연?"

"제 이야기는 여기까지만. 언제 기회가 있겠죠. 제 시시한 이야기보다, 뭔가 용건이 있어서 여기 나오신 것 아닙니까?"

성환은 잠시간 고민했다. 그에게 여기까지 나온 이유를 말해도 될까?

'많은 것을 이야기할 필요는 없다. 대략적인 것들만 물어 봐도 충분하다.'

보아하니 해진은 이 구역에 대해 빠삭하게 알고 있는 모양이다. 그렇다면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정보원을 만날 수 있나?"

"정보에도 여러 가지 종류의 정보원들이 있죠. 몬스터의 서식지에 관한 정보들도 있고. 현재 패거리들의 상황에 대한 정보들이나... 약에 대한 정보들같은 것도 있습니다."

"약이나 패거리들은 그대로 살라고 두고. 역사에 관해서 좀 알고 싶은데."

"역사 말입니까?"

해진의 눈이 빛난다. 흥미롭다는 표정이 얼굴에서 살짝 드러난다.

"꽤 특이하시군요. 역사 같은 건. 별로 신경쓰는 사람이 없는데."

"어쨌거나. 있어? 없어?"

"역사라. 꽤 독특한 분이 이 주변에 한 분 계시기는 합니다. 역사가라기보다는... 고물 수집광이라고 부르는게 나을 지도 모르지만."

"작은 단서라도 상관없어."

해진이 머리를 검지손가락으로 가볍게 두드렸다.

"조금 더러운 곳일 겁니다. 괜찮으시겠죠?"

"물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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