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가의말
글쟁이의 말
책(판타지 『더 퍼스트』)을 하나 출판하기는 했지만 저는 아직도 저를 작가라 부르지 못합니다.
글을 써서 생활을 영위한다는 현실적인 문제는 해결(?)했지만, 나반이라는 이름을 걸고 내세울 수 있는 고유의 사상을 확립하지 못했다는 이상적(理想的)인 면에서는 아직 일가(一家)를 이루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물론 여전히 저는 ‘쟁이’라는 말에도 미치지 못합니다. 전에 말씀드렸던 것처럼 이것은 평생을 닦아온 실력을 인정받는 분들에게나 주어질 빛나는 호칭이니까요. 그럼에도 이것을 또 끌어다 쓰는 이유는 아직도 다른 말을 생각해 내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저는 아이작 아시모프 박사님의 글을 좋아합니다. 물론 다른 SF 작가들의 글 역시 참 재미있게 읽습니다만, 그래도 오직 한 분을 꼽으라면 역시 아시모프 박사님입니다.(능력이 닿는다면 언젠가는 꼭 박사님의 대작 『파운데이션』에 이어지는 글을 써 보고 싶습니다.)
그래서 이 글에 부족하나마 아시모프 박사님에 대한 오마주(hommage)를 담았습니다.
하나는 『로봇』에 나오는 이동도로입니다. 제 글에서는 ‘모로’라는 이름으로 바꿨습니다.
두 번째는 『네메시스』에 나오는 우주를 항해하는 방법입니다. 하이퍼 어시스트, 하이퍼 스페이스라는 이름을 그대로 썼습니다.
세 번째 역시 『네메시스』에 나오는, 표정이나 몸짓으로 타인의 내심을 읽는 능력입니다.
물론 오마주가 아닌 카피(copy)라는 욕을 먹지 않기 위해 제 나름의 해석을 덧붙이거나 하는 방식으로 새롭게 포장하고자 했습니다.
하지만 저 세 가지를 기억하는 분들이 보신다면 화를 내실지도 모르겠습니다. 그저 웃으며 봐주시기 바랍니다. 저는 아직 아시모프 박사가 아니니까요.
이 글이 책이 되기까지 도움을 주신 분들이 너무 많아 일일이 거명하기가 어렵습니다. 그저 그 모든 분들께 감사드린다는 말씀만 드리고자 합니다.
여기에 눈을 두고 계시는 모든 분들에게 사랑을 보냅니다.
항상 웃는 날들이 되기를 빕니다.
글쟁이 나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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