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로크미디어 웹소설

내 일상


[내 일상] [로맨스]상사뱀 (전 2권)

문피아.jpg



<1>


나를 괴롭히던 녀석이 검사가 됐다.

여전히 천사의 얼굴을 한 채 법의 방망이를 휘두르는.

 

찾았다.”

 

마치 내가 어디에 숨어 있기라도 했다는 듯한 말.

7년 만에 만난 녀석은 어느덧 어른 남자 태가 났다.

어딘가 모르게 남을 깔보는 그 시선은 여전했지만.

 

오랜만이다. 여전하네, .”

 

다시 너를 만나게 되다니, 그동안 잘 지냈니, 나는 잘 지냈는데.

말은 가벼운데 생각이 무거웠다. 입이 떨어지지 않았다.

근황을 물으며 웃고 인사하기엔 우리는 그렇게 유쾌한 사이가 아니었다.

 

너는 그런 나를 보며 천천히 중얼거렸다.

 

상사뱀.”

…….”

상사뱀을 만났네.”




<2>

 

걱정하지 마. 내가 널 지킬 거니까.

내가 대신 그 더러운 판에 뛰어 뒹굴 테니까.

넌 그냥 내 옆에 있기만 하면 돼.”

 

그는 담담히 말했다.

다른 것 필요 없이 옆에만 있어 달라고.

 

네가 뭔데. 네가 왜!”

 

그녀는 물었다.

왜 이제야 비밀을 털어놓는 것이냐고.

 

널 좋아해. 이 말보다 더 나를 감당할 수 있는 말이 있다 해도, 나는 못해.”

…….”

네가 감당 못할 테니까.”

 

그는 알고 있었다.

또다시 그녀를 놓치면 협박도, 매달릴 기회도 없음을.

잃을 것도, 얻을 것도 없는 끝에 도망치는 그녀를 잡아야 했다.

 

최이경. 늦었지만

네 아버지가 아무 연관도 없는 내 부모를 죽인 이유를 알려 줄게.”




 저자

매니매쉬




 목차

<1권>

과거의 시작

상사뱀 설화

Memory

또라이들의 급습

Birthday Presents

동상이몽同床異夢

하견지만何見之晩

Animal Farm

백문이 불여일견

Friend and Foe 1

크리스마스의 악몽

Friend and Foe 2

 

<2권>

흩어진 과거의 조각

반짝이는 진실 1

Take My Hand or Take My Breath Away

차폐 기억

청개구리 소녀

Somnambulism

반짝이는 진실 2

기약

동백꽃이 피는 곳

Return

10년의 보상

소풍




본문 중에서 


<1권>

…….”

캄캄한 방 안, 태준은 어느덧 이경이 누운 침대에 다다른 것을 깨달았다. 긴 악몽 끝, 걸음이 제멋대로 그를 이경의 곁으로 끌어다 놓은 것이었다. 손에 쥐고 있었던 스페어키는 어느새 바닥에 나뒹굴고 있었다.

우리는 아마 앞으로도 이렇게 같이 있겠지? 가족처럼.”

새벽이 까맣게 깊어 가고 있었다. 태준은 평온한 모습으로 잠든 이경의 머리맡에 천천히 다가가 앉았다.

이제 남은 건 우리 둘뿐이니까.”

가족이 되어 본 적도, 가족을 만들어 본 적도 없지만 내 아버지는 절대 만들 수 없었던 걸 만들 거야. 우린 세상에서 가장 완벽한 가족이 될 거야.

태준은 조용히 미소 지었다.

그래, 그게 너라면 가능할지도 몰라. 더는 하루도 외로울 날 없이, 서로를 지킬 수 있는 사이가 될지도 몰라.

……공태준?”

그의 혼잣말 때문이었을까, 파르르 눈꺼풀을 떤 이경이 반쯤 눈을 떴다. 느리게 깜빡이는 눈에 초점이 흐렸지만 그 안에는 태준이 비치고 있었다. 이경은 말없이 그를 올려다보고 있었다.

그는 이경의 이마 위 흐트러진 머리카락을 천천히 쓰다듬어 정리했다.

최이경, 전에 물었지? 혹시 너를 좋아하냐고.”

어느덧 그의 손이 이경의 목을 감싸 안았다.

사실 난 아직 그게 어떤 건지 잘 몰라. 내가 너를 보며 느끼는 이 감정이 사람들이 말하는 그런 좋아한다는 감정인지 모르겠어. 한 번도 그런 걸 느껴 본 적이 없었으니까. 그런데 이제 그런 건 상관없어. 그냥 지금도 나쁘지는 않으니까. 하지만 네가 자꾸 우리의 미래에 의심이 든다면, 이건 우리가 앞으로 그렇게 될 거라는…… 증거야.”

태준은 그대로 이경에게 입을 맞췄다.

이경에게 천천히 다가간 그의 눈이 이내 감기고, 닿은 두 입술 사이로 차가운 새벽의 공기가 오갔다.



<2권>

공태준. 나는 네가 꼭 행복했으면 좋겠어. 나 같은 거 때문에 과거에 발목 잡히지 말고 이상한 일에 휘말리지도 말고 그냥 네가 너답게 살았으면 좋겠어. 내가 평생 내 아버지 대신 너한테 진 죄 갚으며 살 테니까 너는…….”

나는 천천히, 그러나 한 글자 한 글자 놓치지 않고 녀석에게 내 마음을 전했다.

그러나 녀석은 별안간 내 말에 웃음을 터트렸다. 여전히 눈은 차게 내려앉아 있었지만 마치 실성한 사람처럼 큭큭거리며 제 이마를 짚고 웃기 시작했다. 이어 문득 웃음을 멈추곤 낮은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최이경, 그게 네 아버지 죄이기만 할까?”

?”

진짜 내 부모를 아무 연관도 없는 네 아버지가 아무 이유도 없이 죽였다고 생각해?”

……그게 무슨 말이야.”

그날 우리 집에 찾아온 사람이 네 아버지뿐이었을까?”

지금 무슨 소리 하는 거냐고 묻잖아!”

조 부장은, 아니, 조 부장을 통해 너한테 접근한 사람은 궁금했을 거야. 어떻게 자기들이 남겨 놓았던 흔적이 감쪽같이 사라졌는지. 왜 자기들한테는 아무런 얘기가 오가지 않는지. 공소시효가 끝나기 전까진 아마 두 발 뻗고 잠 못 자겠지.”

지금 그 말…….”

말을 이을 수 없었다. 녀석이 뱉은 말이 내 입을 움직이지 못하게 했다.

순간 모든 게 혼란스러워졌다. 인사불성으로 취한 녀석이 괜히 나를 어지럽게 하기 위해 말을 지어내고 있는 건 아닐까, 아니면 내가 늘 꿈꿔 오던 이야기를 녀석이 읽어 내고 그대로 말해 주고 있는 건 아닐까.

아무 생각도 판단도 들지 않았다. 그저 굳은 채 녀석이 다음 말을 이어 주길 기다리는 것 외에 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먼저 게임의 룰을 깬 건 너야.”

녀석은 그런 내 반응을 예상한 듯 한쪽 입꼬리를 올리곤 들고 있던 잔을 천천히 제 입안으로 털어 넣었다.

, 어때. 이제 판이 달라졌잖아.” 지금부터 진짜 마지막 내기를 시작해 볼까?”




1월 15일 출간됩니다.
지역에 따라 배본에 차이가 있을 수 있사오니 양해 바랍니다.


댓글 0

  • 댓글이 없습니다.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글목록
번호 제목 작성일
1225 내 일상 | [판타지]대망 36권:강동호 19-04-25
1224 내 일상 | [신간]공작가 셋째아들 출간! 19-04-24
1223 내 일상 | [판타지]8서클 마법사의 환생 19-04-22
1222 내 일상 | [판타지]이것이 법이다 62권:자카예프 19-04-22
1221 내 일상 | [판타지]이것이 법이다 61권:자카예프 19-04-22
1220 내 일상 | [판타지]국회의원 이성윤 4권:이해날 19-04-19
1219 내 일상 | [판타지]역대급 창기사의 회귀 6권:조선생님 19-04-19
1218 내 일상 | [판타지]하룬-리로드 20권:이현비 19-04-18
1217 내 일상 | [판타지]테이밍 마스터 38권:박태석 19-04-18
1216 내 일상 | [신간]기프티드 출간! 19-04-17
1215 내 일상 | [판타지]검사님 출세하신다! 5권:왕십리글쟁이 19-04-16
1214 내 일상 | [판타지]지금 공략하러 갑니다 3권:유성 19-04-11
1213 내 일상 | [판타지]1레벨 플레이어 4권:송치현 19-04-11
1212 내 일상 | [판타지]애만 키워도 레벨업! 22권:임수민 19-04-11
1211 내 일상 | [판타지]하루가 두번 8권:양강 19-04-10
1210 내 일상 | [신무협]마교육제 17권:송재일 19-04-10
1209 내 일상 | [판타지]독재자의 당번병 18권:남운 19-04-09
1208 내 일상 | [판타지]최강 신이라 불리는 사나이 5권:준강 19-04-09
1207 내 일상 | [판타지]이계검왕생존기 7권:임경배 19-04-08
1206 내 일상 | [판타지]갑질하는 영주님6권:장대수 19-04-08

비밀번호 입력
@genre @title
> @subject @tim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