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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일상


[내 일상] [로맨스]밤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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딩동.

새벽 5시가 지날 때쯤 울린 초인종 소리.

현관으로 걸어가 문을 열자 문틈 사이로 안나가 보였다.

“안나 씨?”

“위로…….”

그녀의 입술이 달싹였다. 민호는 무릎을 굽혀 그녀와 시선을 맞췄다.

“위로해 줘요. 위로해 준다고…….”

말을 채 끝맺지 못하고 안나가 깊은 숨을 내쉬었다. 그 숨소리가 고혹적이었다.

민호는 입술이 바짝 마르는 것을 느끼며 손을 뻗어 그녀의 허리를 끌어안았다.

“따듯해…….”

목덜미 부근에서 들리는 목소리에 척추가 다 찌릿찌릿했다.


밤의 그녀는 솔직하고 사랑스럽다.

하지만 날이 밝으면 모든 게 꿈이었던 것처럼 돌변한다.


“앞으로는 그냥 무시하세요. 폐를 끼쳐 죄송합니다.”


밤사이 얼마나 뜨거웠는지 전혀 모르는 안나를 보며 민호는 옅게 웃었다.


“나는 안나 씨가 오면 기쁘게 맞이할 거예요.

당신을 거부하는 일 따위 못 해요. 아니, 안 해요.”


그러니 언제든 찾아와요.


“안나 씨 좋아하니까.”




 저자

아이수


활자 연애 중독


출간작

《부부잖아요, 우리?》

《나이트》




 목차

밤이 지나는 동안

몸으로 위로받다

40도의 온기

2925184

운명을 뒤틀어서라도

봄 태풍

에필로그

결혼식 뒷이야기

작가 후기

Bonus Track




 본문 중에서 


누구……?

누군가 자신을 확 끌어안고 있었다. 그 압박감이 묘하게 기분 좋았다. 눈앞에 보이는 건 살갗과 머리카락. 조금 시선을 올리니 귀가 보였다.

안나는 멍하니 눈을 깜박였다. 등을 쓰다듬는 손길이 따듯했다. 완전히 잠에서 깬 후에야 고개를 들어 올려 그의 얼굴을 확인했다.

서민호……. 또 이 남자다. 눈을 옆으로 돌려 주변을 확인하니 그의 집인 것 같았다. 설마 이틀 연속으로 그를 찾아올 줄이야.

그는 잠결에 손을 움직이는 듯 눈을 감고 있었다. 안나는 그의 얼굴을 가만히 쳐다봤다. 꽉 감긴 눈이 그림같이 수려했다. 생각보다 속눈썹이 길어 눈매가 짙은 색을 띠었다.

무의식중에 이 남자를 찾아오는 이유는 아마도 하나. 그의 온기에 기대고 싶은 마음이 은연중에 나타난 것이다. 안나는 그런 자신의 나약함에 치를 떨었다.

뻑뻑한 눈을 몇 번 깜박이며 한숨을 내쉬는데 입술에 쪽, 하고 입술이 내려앉았다. ……눈도 못 뜬 주제에 입술 위치는 기가 막히게 찾아낸다.

“좀 놔줘요.”

“조금만 더 자요. 우리 잠든 지 얼마 안 됐어요.”

“그건 서민호 씨고 전 아니에요.”

“맞다. 안나 씨 조금 달라 보이던데. 지금처럼 까칠하지도 않았고 애교 만발에…….”

“제가! 기억 못 하는 일은 말하지 말아 주세요.”

안나가 기겁해서 그의 어깨를 밀어내자 민호가 눈을 떴다. 그의 눈에 놀람이 가득하다. 속으로 한숨을 집어삼키고는 몸을 일으켰다. 따라 몸을 일으킨 민호가 정색하고 물었다.

“진짜 기억 못 해요? 나랑 그렇게 뜨거운 시간을 보냈는데?”

“윽…….”

굳이 상상하고 싶지 않아 안나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내가 안나 씨 얼마나 위로해 줬는데 기억 못 한다니까…… 되게 억울하네요.”

민호가 입술을 삐죽 내밀며 투덜댔다.

위로……. 그 말을 들으니 안나는 예감이 맞았음을 알았다. 제정신이 아닌 상태에서 무작정 그의 온기를 탐하러 온 게 맞았다. 안나는 그를 보고 똑바로 앉았다. 알몸으로 무릎을 꿇는 게 어쩐지 이상한 느낌이었지만 개의치 않았다.

“서민호 씨. 제가 몽중유행증이란 걸 앓아요. 그래서 밤에 기억이 없어요. 폐를 끼쳐서 죄송합니다. 앞으로 그냥 문 안 열어 주시면 돼요. 다시는 이런 일 없도록 하겠다고 장담은 못 하겠어요. 제 의지로 되는 일이 아니니까요. 그냥 무시해 주시면 좋겠어요.”

말을 마친 안나가 몸을 돌렸다. 침대 아래로 내려가려는데 민호가 팔을 낚아챘다.

“그렇게는 못 하겠는데요.”

그의 목소리가 평소와 다르게 진지했다.

“나는 백 번이고 천 번이고 문 열어 줄 겁니다. 안나 씨 환영할 거예요.”

“하…….”

안나는 기가 차서 말이 안 나왔다. 민호의 표정은 덤덤했다. 그래서 그의 의중을 읽기가 더욱 어려웠다. 안나의 날카로운 시선을 받고 나서야 민호의 입술이 옅은 호를 그렸다. 그 표정이 아까 등을 쓰다듬던 손길만큼이나 따듯했다.

“말했잖아요. 나는 안나 씨 좋아해요. 안나 씨가 몽유병으로 오든, 맨정신으로 오든 나는 기쁘게 안을 거예요. 당신을 거부하는 일 따위 못 해요. 아니, 안 해요.”

그는 세상에서 제일 무서운 족속에 해당했다. 감언이설로 사람 마음을 파고든다. 이런 타입은 질리도록 겪었다. 말하는 그대로 믿어 봐야 돌아오는 건 배신뿐이었다. 안나는 일부러 코웃음을 치며 그를 비난했다.

“날 안지 못해서 안달 났어요?”

하지만 소용없었다. 민호는 조금도 타격받지 않은 듯했다. 그는 오히려 웃으면서 말했다.

“웃기지 마요. 안나 씨가 나를 안으러 오는 거잖아요.”

“그게 무슨…….”

당황해 되묻는 안나를 보며 민호가 손에 힘을 줬다. 붙잡힌 손목이 저릿저릿했다.

“내 품을 그리워했잖아요. 안아 달라고 했어요. 내 품에 안겨서 비로소 안심하고 잠들었어요, 안나 씨.”

“…….”

“나는 안나 씨 받아들였어요. 이제 안나 씨가 나를 받아들일 차례예요.”




4월 28일 출간됩니다.
지역에 따라 배본에 차이가 있을 수 있사오니 양해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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