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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대온라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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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rAir
작품등록일 :
2012.07.24 18:17
최근연재일 :
2013.09.08 15:28
연재수 :
79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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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1,8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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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2,847

작성
12.07.15 2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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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
글자
11쪽

첫 경계작전, 생과 사가 교차하는 사지 속에 어서오세요(1)

초보 글쟁이의 여러모로 부족한 글입니다.




DUMMY

일대일 전투에서의 승자는

결국 탄창에 탄환이 한발 더 있는자다.



─에르빈 롬멜 장군





강진 병장은 총검술 연병장 구석에서 총검술을 연습하는 단나루를 발견했다. 연무 19개 동작을 연속해서 펼치는데 막히는 곳이 없었다. 자연스럽게 다음 동작으로 넘어가며 눈앞에 적이 실제하는 것마냥 총검을 찌르는 것이 교범을 그대로 옮겨다놓은 것처럼 정교했다.


휴전이 오래되었다고는 하지만 강진은 훈련소 조교 4년차이다. 옛날이었으면 하사가 중사를 달았을 정도의 기간정도를 조교만 하였다. 총검술 역시 그가 자신있어하는 분야였고, 실제로 그는 연대장 앞에서 연무 19개 동작을 펼쳐 3박 4일의 포상휴가를 받을 정도로 실력이 좋다.


그런 눈높이로 보았음에도 단나루의 총검술은 상당히 훌륭한 수준이었다. 다만 자신은 단나루에게 총검술을 가르쳐준 적이 없었다. 오히려 오늘 아침 총검술을 연습하기 위해 대검이 필요하다며 단나루가 찾아왔을 때 처음으로 대검을 내어주었다.


뜬금없이 총검술을 연습하겠다고 찾아온 것이 조금 황당했지만 그때가지만 하더라도 강진은 피식 웃으며 대검을 내어주었다. 날이 뭉텅하고 손질조차 제대로 되지 않은 구식 KM8A1 대검이었다.


하지만 그것을 받아든 단나루가 능숙하게 K-2에 대검을 장착하는 것을 보고 불안감이 엄습해왔다. 설마, 설마 하면서도 어쩔 수 없이 그가 연병장에서 하는 것을 멀리서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아무리 흡수가 빠른 단나루라고 하지만 총검술은 그리 만만한 게 아니다. 자신 역시 처음 총검술을 배울 때 선임병사들에게 수도 없이 혼났다. 그리고 틈틈히 시간 날 때마다 연습, 또 연습, 피땀흘려 연습했다.


그 피땀을 비웃듯 단나루는 차려총 자세를 자연스럽게 취했다. 그리고는 곧바로 찔러 동작을 보였다. 누가 보더라도 실전식이라는 것을 눈치챌 수 있게 가능한 몸을 낮추며 체중을 총검과 왼쪽 다리에 실었다. 그 자세로 찌를 때 총검을 살짝 비틀며 회전력까지 더하자 더할나위없는 창술에 가까웠다.


이가 나간 대검이 오늘따라 서슬퍼렇다.


멀리 있는 자신에게마저 느껴질 정도의 끈적한 살기에 강진은 이마에 맺힌 땀을 소매로 닦아야 할 정도였다. 단나루를 보면서 느끼던 독기가 요즘에 더 심해진 것 같다. 그런 생각을 하던 강진의 눈동자가 서서히 커졌다.


응용동작?


분명 응용동작이라고 말하면 응용동작이라 부를 수 있었다. 하지만 병기본 책자에 기록되어있는 총검술의 응용동작과는 조금 달랐다. 방금 전 보았던 것보다 더 날카롭게 찔러동작으로 허공을 가격한 단나루가 재빨리 오른발을 왼발 앞으로 옮기며 몸을 비틀고 총으로 돌려쳤다.


동작은 거기에서 끝나지 않았다.


돌려치기가 끝나기 무섭게 그 자세 그대로 총을 들었다. 그리고 찍었다. 개머리판이 허공을 갈랐다. 그리고 왼쪽 다리로 앞굽이 자세를 취하자 처음과 똑같이 차려총 자세가 되었다. 그 상태에서 아무 이동없이 몸을 왼쪽으로 비스듬히 숙이며 그자리에서 허공을 찔렀다.


동시에 딸칵 소리가 났다.


고요한 연병장 위로 울려퍼진 그 소리를 듣는 순간 강진은 온몸의 털이 곤두서는 것을 느꼈다.


방아쇠를 당겼다.


견착 같은 것을 하지 않은 채 찔러넣은 상태로 방아쇠를 당겼다. 허공에 연습한 것이 아닌 실제 사람에게 했다면, 탄을 장전한 상태였다면 확실하게 확인사살인 동작을 바라보며 강진은 꿀꺽, 침을 삼켰다.


삼주일….


입대한 지 단 삼주일만에 단나루는 착실히 괴물이 되어가고 있는 것 같다. 처음에 보았던 얼빠진 모습은 온데간데 없었고 몸매 역시 지방이 빠지고 잔근육들이 붙기 시작하며 날렵해보였다.


강진은 잠시 손에 들고 있던 미니책을 보았다. 지난주쯤 자신과 같은 처지의 조교가 살짝 건네준 책의 제목인 '훈련병을 미치게 만드는 21가지 훈련방법'이 맨앞장에 적혀 있었다.


그것을 고이 접은 후 강진은 망설임없이 찢었다.


상대는 삼일만에 총검술을 능수능란하게 펼친다. 오히려 날카로운 면에 있어서는 보여주기 위한 목적이 큰 자신보다 월등하다. 훈련병이라지만 임시 훈련병이다. 괜히 건드려서 좋을 것이 없다.


결코 무서워서 피하는 것이 아니다.


상대하면 손해이기 때문에 피하는 것이다.


이주일만 참으면 된다고 중얼거리며 강진은 스스로와 타협했다.










─군대온라인에 어서오십시오.


이름 단나루


계급 훈련병


소속 훈련소


현재 위치 육군 훈련소


군대온라인에 접속하시겠습니까?


이제는 익숙해진 기계음에 나루는 고개를 살짝 끄덕였다. 이런 경우 반드시 대답을 할 필요 없이 긍정의 의사만 나타내면 된다는 사실을 며칠 전 우연히 알게 된 후부터 이런 식이다.


불필요하게 대답할 필요가 없어 좋았다.


그리 생각하는 동안 세상이 바뀌어간다. 흐린 날씨위로 껴있는 먹구름이 낮아지며 시야가 넓어졌다. 건물 안에 있는 것을 증명하듯 주변에 벽이 생겨나고 창문이 생겨났다. 그리고 하나 둘 침상 같은 것들이 나타났다.


나루는 접속 후 곧바로 손목시계를 보며 시간을 확인했다. 15:20분. 깜빡깜빡 전자손목시계가 시간을 알려준다.


현실과 군대온라인 세계는 어느 정도 시간차가 있다. 군대온라인의 하루가 현실의 8시간밖에 되지 않는다. 그래서 접속하면 틈틈히 시간을 확인한다. 나루는 아직 저녁식사 시간도 되지 않은 것을 확인하며 주변을 살폈다.


현실시간으로 새벽 4시경 종료하기 직전에 누웠던 위치와 똑같은 장소다. 접속을 종료하면 그동안 캐릭터는 그 자리에 얌전히 있는다. 다만 온라인게임과 달리 그 자리에서 죽은 듯 잠을 자고 있는다.


그러다 유저가 접속하면 잠에서 일어난다.


그래서 종료를 하려면 안전한 장소에서 종료를 해야한다. 그렇지 않다면 종료 후에도 충분히 죽을 수 있다. 군대온라인은 종료할 때까지도 신경을 써야하는 게임이었고, 실제 그런 사례도 있었던 것 같기에 나루는 각별히 조심했다.


며칠 전 목욕탕에서 샤워를 하며 우연히 들었던 이야기지만 몇몇 훈련병이 길거리에서 종료를 한 적이 있었고, 다시 접속했을 때에는 모든 장비가 비어있는 채 죽어있었다는 것이다. 부활을 하려면 접속을 해야 했기에 유저는 죽었을 경우 죽음을 알아챌 수 있다.


그건 마음에 들지만 죽었을 때 장비가 하나도 없었다는 것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 아이템창에 보관하지 않은 건가? 아니면 아이템창에 있는 것들도 떨어지는 건가?


사실 여부가 확인되지 않기에 섣불리 죽어줄 수도 없다. 군대온라인 시간으로 바로 어제 연무 19개 동작을 완수해 KM7 대검을 받았다. 다행히 대검은 크기가 작어 언제라도 사용할 수 있도록 품속에 보관하고 있었지만 나머지는 다르다.


K-2소총과 M1 반자동소총은 아이템창에 보관하고 있었다. 그리고 바로 어제 보급 받은 2500발의 K-2소총용 5.56mm 일반탄과 예전부터 아껴오던 M1 반자동소총용 7.62mm 일반탄 1200발을 보관하고 있다.


그 중 각각 210발씩은 30발들이 막대탄창에 재워 몸에 두른 탄띠주머니에 구별하기 쉽도록 착용하고 있었지만 남은 2290발의 5.56mm 일반탄과 990발의 7.62mm 일반탄은 아이템창에 있다.


차라리 사망시에 차고 있던 아이템만 떨어진다면 손해를 감수할만하지만 아이템창에 있는 것까지 떨어진다면 그 손해는 메울 수 없다. 사실 여부를 확인하기 전까지는 한 번도 죽을 수 없다.


나루는 아이템창을 한 번더 확인한 뒤 주변을 살폈다. 방금 전까지 누워있던 곳이 안전한 곳이라는 것은 보장하지만 혹시나가 역시나일 때가 종종 있다. 하긴, 아무리 적군이 쳐들어온다 하더라도 가장 깊숙한 곳에 있는 훈련병용 막사까지 쳐들어오지는 않을 것이다.


그제야 긴장을 조금 푼 나루의 배에서 꼬르륵 신호가 울렸다.


"밥먹을 시간이었군…."


군대온라인은 일반 온라인게임과 다르게 공복감이 존재한다. 아무리 정신상태가 멀짱하고 하늘을 달릴 수 있을 정도로 기운이 차고 넘쳐도 캐릭터의 배가 고프면 아무 것도 할 수 없다.


심할 경우 아사하는 경우도 있는 것 같다.


출처는 역시 목욕탕.


나루는 공복도를 확인한 후에 침상에서 내려와 전투화를 신었다. 전투복을 입고 잠들어 그런지 피로가 덜 풀린 것 같다. 현실과 똑같이 유저가 잠을 자거나 접속을 끊어 캐릭터가 반 강제로 잠이 들어야 피로가 풀리는 것은 마음에 들지 않았다.


40초만에 전투화를 신은 나루는 신발끈의 매듭을 고무링한 전투복 속에 넣고 일어났다. 그러고 보면 늘 보이던 NPC들이 보이지 않았다.


Non Player Character

논 플레이어 캐릭터….


게임 속에서 살아가는 존재들이 오늘따라 보이지 않았다. 고개를 갸웃거리던 나루는 다시 한 번 꼬르륵 소리를 듣고서야 이유를 알아채었다. 지금은 저녁시간, 모두 병사식당에 있을 것이다.


오늘 메뉴는 뭐였더라…….


나루는 병사식당으로 걸어가며 중얼거렸다. 이곳의 감각은 현실과 똑같다. 오히려 선명한 경우가 종종 있다. 그 감각에는 미각도 포함되어 있다. 그래서 나루는 군대온라인 속에서도 음식을 먹을 때가 좋다.


무엇보다 살찔 걱정이 없어서 더 좋은 것일지도 모른다.


그렇게 생각하는 사이 병사식당에 도착했다. 같은 명찰을 바느질로 가뜸한 병사들이 길게 줄지어 있다. 입구까지 벗어난 그 줄의 행렬이 얼마나 긴지 알려주는 듯 했다.


조금 있다가 올까….


어차피 필요한 장비들도 구입해야하니까….


나루는 품속에서 검은색의 지갑을 꺼냈다. 어제는 군대온라인 날짜로 10일, 즉 월급날이었다. 훈련병의 월급은 7만원…. 단위는 현실과 똑같다. 모양도 현실과 똑같고 무게도 똑같다. 그런 만원짜리 일곱 장이 지갑을 풍족하게 채워주었다.


현실에서의 물가를 생각하면 얼마 되지 않는 돈이었지만 이곳의 물가는 싸다. 적어도 현실에 비하면 싸다. 2012년을 배경으로 해서 그런지는 몰라도 물가 역시 2012년을 배경으로 하고 있었다.


노래방을 가더라도 한 시간에 5만원이 훌쩍 넘는 현실의 물가와는 하늘과 땅차이다. 나루는 액수를 확인한 후 지갑을 품속에 넣었다. 어차피 저녁식사 시간은 6시까지다. 약 20분만 상점가를 둘러보고 와도 10분의 여유가 남는다.


그렇다고 상점가가 먼 곳에 있는 것도 아니다. 병사식당을 포함해 훈련병들이 거주하는 막사 밖으로 100M만 가면 상점가가 형성되어 있다. 이곳의 훈련소는 민가들 사이에 있었기에 상점가 역시 가까웠다.


그곳을 배회하는 군인들 역시 많았다. 나루도 종종 이곳 지형을 익히기 위해 돌아다녀본 적이 있었는데 꽤나 큰 상점들이 즐비해있었다. 예쁜 옷을 파는 곳부터 다양한 액세서리를 파는 곳까지 없는 곳이 없었다.


오죽 하면 총알에서부터 장검, 저격총까지 다양한 무기를 다루는 무기점이 있을까?


나루는 히쭉 웃으며 상점가를 향해 뛰어갔다. 직진으로, 무기점을 향해 콧노래를 부르며 빠르게 달려갔다.


처음으로 월급을 탄 신입사원처럼 들뜬 얼굴로….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작가의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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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접속(2) +8 12.07.16 6,136 46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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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l am a terrorist straight out of hell(2) +8 12.07.15 7,045 45 1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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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첫 경계작전, 생과 사가 교차하는 사지 속에 어서오세요(1) +9 12.07.15 6,347 41 11쪽
13 훈련병의 나날(3) +9 12.07.15 7,113 48 13쪽
12 훈련병의 나날(2) +13 12.07.15 6,563 47 10쪽
11 훈련병의 나날(1) +12 12.07.15 6,765 61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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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부족한 것들을 깨닫다(2) +10 12.07.15 7,136 55 14쪽
8 부족한 것들을 깨닫다(1) +13 12.07.15 7,539 51 9쪽
7 공포와 광기는 표리일체다(3) +9 12.07.15 8,293 52 10쪽
6 공포와 광기는 표리일체다(2) +8 12.07.15 7,362 42 9쪽
5 공포와 광기는 표리일체다(1) +18 12.07.15 8,333 54 13쪽
4 빌어먹을 훈련소에 어서오세요(3) +10 12.07.15 8,806 54 9쪽
3 빌어먹을 훈련소에 어서오세요(2) +13 12.07.15 10,501 57 10쪽
2 빌어먹을 훈련소에 어서오세요(1) +10 12.07.15 13,158 53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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