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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rAir
작품등록일 :
2012.07.24 18:17
최근연재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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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수 :
79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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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1,8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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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44
글자수 :
432,847

작성
12.07.15 19:56
조회
13,157
추천
53
글자
7쪽

빌어먹을 훈련소에 어서오세요(1)

초보 글쟁이의 여러모로 부족한 글입니다.




DUMMY

빌어먹을…….


작렬하는 땡볕 아래에서 사내는 중얼거렸다. 등 뒤에 커다란 군장을 매고, 배에는 탄창을 보관하는 탄입대들을 걸어놓은 탄띠가 둘러져있었다. 어깨쪽을 따라 이어진 멜빵끈에 묶인 소총 한 정을 든 사내는 땀을 삐질삐질 흘리며 넓은 걷고 있었다.


도합 40kg.


흔히 완전군장이라 부르는 장구류를 몸에 두른 사내는 마음속으로 욕짓거리를 하며 연병장을 돌았다. 2시간은 족히 걸은 사내의 몸은 땀에 흠뻑 젖었다. 발걸음을 멈추지는 않았지만 마음속으로 중얼거리는 욕짓거리도 멈추지 않았다.


올해 스무살이 된 단나루는 어째서 자신이 이런 상황에 놓였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아니, 이해하고 싶지 않았다. 지난 일주일동안 이런 생활을 겪으며 어찌보면 적응한 것일수도 있었다.


그러나 아직까지도 익숙해지지 않은 것들도 있었다.


빨간색 모자의 챙을 반달처럼 구부려 눌러쓴 사내들이 팔짱을 낀 채 연병장을 감시하고 있는 것이 똑똑히 보였다. 사열대가 만든 그늘 아래서 연병장을 돌고 있는 자신을 여유롭게 감시하는 그들을 볼때마다 울컥, 화가 치밀었지만 참을 수밖에 없었다.


단나루는 단내가 나기 시작하는 입을 꾹 다물었다.


저들은 조교들이다.


자신과 같은 훈련병들을 감시하는 사냥개 같은 놈들이다.


언젠가는 죽여버리겠어….


마음속으로 그들을 저주하며 단나루는 묵묵히 걸었다.


그렇게 사열대를 통과할 무렵, 조교 한 명이 소리쳤다.


"앞으로 열 바퀴 남았습니다. 알겠습니까?"


죽일 놈들….


단나루는 이를 뿌드득 거렸다.


"66번 훈련병 단 나루, 예, 알겠습니다!"


이곳에서 부여받은 번호를 중얼거리며 단나루가 크게 외쳤다. 오기라기보단 악밖에 남지않은 단나루의 목소리가 연병장으로 퍼져나갔다.


"목소리가 마음에 듭니다. 앞으로 다섯 바퀴만 돌겠습니다. 다섯 바퀴입니다. 알겠습니까?"


크기가 마음에 든 것인지 뒤에 있던 조교들 쪽에서 인심을 썼다. 순간 단나루는 자신이 잘못들은 줄 알았다. 다섯바퀴를 빼주다니. 도대체 조교들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것인지 의심을 하기도 전에 이미 귀가 솔깃했다.


법이 멀고 주먹이 가까운 곳보다 위험한 장소가 이곳이다. 모든 것을 계급과 군번으로 서열을 매기는 이곳에선 저들이 곧 법이었다. 적어도 단나루에겐 법이었다. 그래서 그들의 명령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면 벌을 받게된다.


지금 이순간에도 완전군장으로 연병장을 계속 도는, 일명 뺑뺑이란 형벌에 놓여있지 않은가?


그 벌을 내린 것이 조교들이었다.


거두는 것도 분명…….


귀가 솔깃해진 단나루는 생각할 것도 없이 크게 대답했다.


"예! 알겠습니다!"


"관등성명은 왜 빼먹는 것입니까? 아껴두었다가 엿바꾸어 드시려고 그러시는 겁니까? 앞으로 열 바퀴 추가입니다! 도합 열 다섯 바퀴 남았습니다! 알겠습니까?"


빌어먹을 새끼들….


속을 박박 긁어라 긁어.


독사같은 새끼들…….


단나루는 이를 악물며 대답했다.


"66번 훈련병 단! 나! 루! 예! 알겠습니다!"


빌어먹을 조교들….


단나루는 고개를 저으며 다시 앞으로 걸어나갔다. 그래도 열 다섯 바퀴만 더 돌면 이제 쉴 수 있다. 그것이 그를 움직이는 유일한 원동력이었다. 이제 일주일, 단나루에게 남은 것은 악밖에 없었다.












고등학교를 졸업한 단나루는 올해 스물로 인근에 있는 대학교에 평범하게 원서를 제출한, 대한민국에 살아가는 지극히 평범한 시민 중 하나였다. 적어도 본인은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다.


적어도 여느 때처럼 금요일 저녁에 컴퓨터를 붙잡고 밤을 샌 후 하루 종일 잠을 잘 때까지만 하더라도 그는 언제까지나 이런 무료한 생활이 계속될 것이라 믿었다. 지루한 것도 없지않아 있었고 슬슬 게임하는 것도 질린다.


잠을 자는 것이 유일한 낙일지도 모르는 생활이었지만 아무렴 어떤가?


이렇게 있어도 남들처럼 자연스럽게 대학교를 진학해서 자연스럽게 직장을 잡고 자연스럽게 결혼할 것이다. 거창한 꿈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소박한 가정을 꾸려서 오손도손 사는 것도 나쁘지는 않을 것이다.


토요일 아침에 잠들어 저녁에 깬 단나루는 침대에 누워서 뒹굴거렸다. 어쩌면 지금 이 시기가 가장 자유로울 때일지도 모른다. 나중에는 여러가지 책임에 붙잡혀 살텐데 벌써부터 그런 미래를 걱정하는 것은 싫었다.


언제까지나 이렇게 뒹굴거리며 살고 싶다.


물론 그게 말도 안 되는 꿈이라는 것은 잘 알고 있다.


게으르지만 적어도 현실을 부정하지 않는다.


현실을 부정해도 세상은 바뀌지 않는다는 것을 단나루는 잘 알고 있었다. 유치원부터 고등학교까지 의무교육을 받으며 느낀 세상은 성적순으로 행복이 돌아가는 시스템으로 유지된다는 것을 알았다.


물론 어릴 때에는 다른 아이들처럼 열심히 공부한 적도 있다.


하지만 조금만 공부해도 성적이 좋은 아이들이나 기본적으로 머리가 좋은 아이들의 성적에는 미치지 못했다. 그러자 더 이상 공부에 흥미를 못느꼈다. 공부에 흥미가 떨어지자 다른 아이들처럼 운동을 시작했다.


하지만 운동 역시 마찬가지였다.


못하는 편은 아니었다.


하지만 어디를 가더라도 천재라 불리는 녀석들이 존재하기 마련이다. 자신같은 일반인이 몇 년동안 연습한 것을 불과 두 세달 만에 이루어내는 버그 같은 녀석들이 존재한다. 그 사실을 깨달은 후에 무언가를 열심히 한다는 것을 생각해본 적은 없다.


어차피 자신 같은 엑스트라들의 삶은 주인공들을 빛나게 만들어줄 뿐이지 않은가?


그럴 바에는 차라리 조용히 살다 조용히 떠나는 것이 좋다.


더수룩하게 자란 머리카락을 긁적이며 단나루는 침대에서 일어났다. 180cm를 조금 넘긴 키와 마르지도, 뚱뚱하지도 않은 그저 그런 몸으로 바닥에 서며 하루종일 세수도 하지 않은 얼굴을 벽에 걸린 거울에 가져갔다.


평소와 똑같이 잘생기지도, 못생기지도 않은 얼굴이 거울에 반사되었다. 남들보다 조금 높은 콧대와 작은 눈매가 미묘하게 맞물려 실실 웃는 표정으로 보인다. 어딜가도 실실 웃는다는 평가를 받고는 했다.


그래도 기본적인 인상은 나쁘지 않다고 생각하며 단나루는 배를 긁적였다.


배고프다.


밥이라도 먹을까?


그렇게 생각하며 방에서 나가려던 찰나 착신음이 들렸다.


띠링!


휴대폰에 설정되어 있는 기본음의 소리?


단나루는 주변을 살폈다. 노트북 앞에 놓여 있는 휴대폰에 불빛이 들어온 게 보였다.


메세지인가?


무선 인터넷 기술이 발전하면서 스팸 문자외에는 오지 않았던 메세지가 휴대폰 위에 선명하게 나타나있다.


─새 메세지가 도착했습니다.

[확인]


전화번호가 찍히지 않는 스팸문자도 있던가?


단나루는 책상 앞에 놓여 있는 휴대폰을 집어들어 확인 버튼을 눌렀다. 그러자 휴대폰의 화면이 다음 장으로 넘어가며 글자들이 나타났다.


입 영 통 지 서….


이건 또 무슨 개소리냐…….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작가의말

잘부탁드려요^^.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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