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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백작가 도련님이 강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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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전참가작

연재 주기
글무새
작품등록일 :
2021.05.12 10:25
최근연재일 :
2021.05.29 20:10
연재수 :
17 회
조회수 :
3,477
추천수 :
161
글자수 :
102,339

작성
21.05.28 20:10
조회
87
추천
6
글자
13쪽

15. 고블린 챔피언(2)

DUMMY

15. 고블린 챔피언(2)



* * *



―바스락


바로 옆에 있던 풀숲에서 팔 하나가 불쑥 튀어나와 카릴의 발목을 잡았다.


“사, 살려···살려주···꺼허억! 헉···”


곧 영지 경비병으로 추측되는 병사 한 명이 엉망진창인 모습으로 기어 나왔다.

카릴은 눈 깜짝할 사이에 빼들었던 손도끼를 허리춤에 다시 매달았다.

병사가 아니라 고블린이었으면 손목이 단번에 날아갔을 터다.


“네빌, 물.”

“여, 여기 있습니다.”


네빌은 카릴에게 가죽으로 만들어진 물통을 건넸다.

카릴은 병사가 물을 마실 수 있도록 자세를 만든 뒤, 물통을 기울였다.

피범벅이 된 병사는 곧 자신의 손으로 물통을 움켜쥐더니 단숨에 다 마셨다.

그리고 잠시 뒤, 카릴은 병사가 진정된 모습을 보이자 입을 뗐다.


“이름은?”

“비, 빈스입니다.”

“좋아, 빈스. 주변에 고블린은 없으니 안심해라. 네가 이 지경이 된 건 역시나 놈들 때문이겠지?”


고블린이란 단어에 빈스는 움찔거리더니 고개를 돌려 주변을 훑고는 끄덕였다.


“어떻게 된 건지 말해줘.”

“그, 그게···”


그건 카릴이 이곳에 도착하기 불과 한, 두 시간 전의 일이었다.

빈스는 한슨과 함께 인근의 동굴을 수색했다. 그런데 한창 동굴 내부로 진행하던 도중, 마침 정찰을 나오던 고블린 3마리와 마주치고 말았다.

두 놈을 제거했지만 문제는 도망친 한 놈이었다. 그 녀석은 소리를 고래고래 지르며 자신의 우두머리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그, 그 새끼는 평범한 고블린이 아니었습니다.”


빈스는 다시금 공포가 기어 올라오는지 어깨를 덜덜 떨었다.

카릴은 그가 말하는 고블린이 어떤 놈인지 예상할 수 있었다.


“진화종이군.”


빈스는 또 고개를 끄덕이며 말을 이어갔다.


“저희는 곧바로 도망쳤습니다. 죽어라 달렸는데···놈들은 끝까지 추격해왔습니다. 그래서···한슨 부대장은 제게 일단 숨으라고 한 뒤에 싸우다가···결국···끌려갔습니다.”

“아직 살아있을 수도 있겠군. 놈들의 규모는 얼마나 됐지?”

“저희를 쫓아온 놈들은···그 진화종을 포함해서 10마리 정도 됐습니다. 하지만 아마도 더 있을 겁니다. 동굴 내부에서 고블린 소리가 꽤 시끄럽게 들렸거든요.”

“다른 경비병들은 어떻게 됐는지 모르고?”

“예, 죄송합니다···그런데 제 생각에는···그 녀석들 역시 동굴 수색을 하다가 잡혀간 것 같습니다.”


카릴은 혀를 차며 몸을 일으켰다. 네빌은 대화가 끝나기를 기다렸다는 듯 카릴 옆으로 다가왔다.


“진화종이라뇨, 도련님?”


네빌의 물음에 카릴은 아까 자신이 발견한 발자국으로 고갯짓 했다.

카릴이 가리킨 곳을 자세히 살펴보던 네빌의 표정이 와락 구겨졌다.


“이런 씨발···”


카릴은 당장에라도 동굴을 향해 뛰어가려는 그의 팔목을 붙잡았다.


“진정해라.”


카릴의 제재에 네빌은 또 속에서 끓어오르는 불안감을 토해내려 하는 것 같았다.

하지만 이번만큼은 카릴이 냉혹하게 먼저 말했다.


“분수를 알아라. 네가 가면 어떡할 건데?”

“그, 그건···”

“혼자서 고블린 무리를 다 감당해낼 수 있나? 그것도 사람들을 보호하면서? 설사 그걸 해냈다고 해도 진화종은? 처리할 수 있나?”


네빌은 입술을 깨물며 고개를 숙였다. 꽉 쥔 주먹을 부들대다가 돌연 무릎을 쿵하고 꿇었다.


“도와주십시오.”


카릴의 눈썹이 꿈틀거렸다. 일단은 좀 진정하라고 말한 것인데 이렇게까지 할 줄은 몰랐다.

미처 일어나라는 말도 하기 전에 네빌은 머리를 숙이며 말을 이어갔다.


“이런 부탁드리는 것이 염치없는 것은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무슨 일이 있어도···죽는 한이 있어도 도련님께 입은 은혜는 갚겠습니다. 다만···다만 제 여동생을 구하는데 힘을 빌려주십시오. 그 녀석···집안일에 잡일까지 하느라 놀고 싶은 것도 못 놀고, 하고 싶은 것도 못한 녀석입니다···”


네빌은 울먹였고 그의 꽉 쥔 주먹 위로 눈물이 똑 떨어졌다.

카릴은 괜히 머쓱해졌다.


“일어나. 네가 그렇게까지 안 해도 어차피 해결해야할 문제니까.”


네빌은 눈가를 슥 훔치고 일어섰다.


“가, 감사합니다···”

“감사고 뭐고 다 끝난 뒤에나 말해.”


카릴은 볼을 긁적이며 빈스에게로 향했다.


“빈스, 넌 여기서 기다려. 네빌과 나는 동굴로 들어갈 거다.”


카릴의 말에 빈스는 두 눈이 휘둥그레졌지만 딱히 말리지는 않았다.

빈스의 경우, 지난 쉐도우 울프 진화종과의 전투에서 카릴의 실력을 직접 목격했기 때문이다.

오히려 지금 상황에서 그 괴물을 죽일 사람은 카릴 밖에 없을 터다.


“제가 남아서라도 뭐 도울 건 없겠습니까, 도련님?”

“음, 하나 있긴 해.”


곧 있으면 바실루스 백작이 경비대에서 지원 병력을 이끌고 올 것이다.

그렇다면 당연히 백작에게 현 상황에 대한 걸 보고해줄 사람이 필요했다.

카릴은 빈스에게 그 부분을 설명해주며 역할을 맡겼다.


“이해했습니다.”

“그리고 도착할 병력이 얼마나 될 진 모르겠지만, 인원 배치할 때 6명 이하로 조정한 뒤 각각 다른 입구로 진입시켜달라고 말씀드리고.”

“으음···알겠습니다.”


딱히 설명이 없어도 빈스는 곧잘 이해했다.

인원배분은 동굴지형의 전투를 고려한 사항일 것이고, 각각 다른 입구로 진입하는 건 양동개념과 도주로 차단 때문일 터다.

빈스는 고개를 끄덕이며 속으로 감탄했다. 카릴 개인의 뛰어난 무력(武力)도 무력일 테지만, 그는 기본적으로 전술에 대한 이해와 냉철한 판단을 지녔다.

어째서인지는 몰라도, 그와 같은 나이 대에서는 보기 힘든 노련함을 지닌 것 같다고 느꼈다.

귀족집안 도련님이 아니라, 마치 전장에서 좀 구른 베테랑을 보는 듯 했다.


“그럼, 몸 사리고 있어.”


카릴은 말을 마친 뒤 빈스에게서 시선을 돌리고 일어섰다.

그리고 흙바닥에 있는 흔적을 따라 망설임 없이 풀숲을 헤치고 앞장섰다.

네빌은 비장하게 장검을 빼들며 그런 카릴의 뒤를 따랐다.



* * *



동굴 내부, 공동(空洞)


“끄으으!”

“으으···”


고통에 찬 사람들의 신음소리가 내부를 음산하게 채웠다.

큼지막한 나무 기둥에 성인 남성들이 저마다 발가벗겨진 채, 샌드백처럼 대롱대롱 매달려있었다.

다름 아닌 한슨의 정찰분대였다. 외관은 말로하기 힘들 정도로 엉망진창이었다.

한슨도 예외는 아니었다. 그는 그나마 맷집이 좋아서 아직까지 기절하지는 않았지만 죽을 맛이었다.

물론, 고블린이 건장한 성인 남성을 주먹으로 때려봤자 얼마나 아프겠냐고 여길 수도 있지만.

그 주먹이 고블린 챔피언의 것이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크륵]


―뻑


2m, 근육질 거구에서 나오는 파괴력은 무시할 수 없었다.


“컥!”


한슨이 복부를 가격 당하고는 단말마 비명과 함께 멀건 색의 위액을 토해냈다.

이미 속을 몇 번이나 게워낸 탓에 더 이상 위장에서 올라올 것도 없었다.


[크크룩, 크크···]


고블린 챔피언은 그 모습이 재밌는 듯, 입꼬리를 씨익 올리며 주먹을 쥐락펴락했다.

한슨은 자신이 썩 좋은 상황에 놓인 것이 아님에도 그게 마음에 들지 않았다.

고블린이 인간을 납치해 구타하고 고문하고 뜯어먹는다는 건 들어봤지만, 자신이 이렇게 실제로 겪게 될 줄은 몰랐다.

그리고 애초에 하등생물 따위의 몬스터가 인간에게 이런 짓을 한다는 게 이해가 안 되고 역겨웠다.

좆같은 새끼.


“카악 퉤!”


한슨이 뱉은 가래침이 고블린 챔피언의 흉측한 얼굴에 적중했다.


[크륵]


놈의 표정이 와락 구겨졌다.


―짝


거대한 손바닥으로 한슨의 뺨을 내리치고 이어서 주먹으로 명치를 가격했다.


―쩍


“크학!”


눈알이 휙 뒤집힐 정도의 충격.

한슨은 호흡곤란에 꺽꺽거렸지만, 자신의 고통으로 인해 고블린 챔피언이 웃는 꼴은 죽어도 보기 싫었다.

한슨은 고통을 억지로 참으며 실실 웃어댔다.


“큭, 크흐···”


[크르르···]


한슨이 싱거운 반응을 내비치자, 고블린 챔피언은 그에게 복수하듯 침을 탁 내뱉고 옆에 있는 병사에게 갔다.

마치 네놈 말고도 즐길 거리는 아직 남았다는 여유로움.

한슨은 아차 싶었다.

고블린 챔피언의 주먹이 축 늘어진 병사 명치에 꽂혔다.


―뻑


“꺽!”


매달려있던 병사가 두 눈을 번쩍 뜨면서 몸을 둥그렇게 말았다.


“끄흐···우, 우웩···사, 살려···사혀줘···”


병사는 입가로 침을 줄줄 흘리면서 울먹거렸다.

한슨은 매달린 밧줄을 풀어보려고 발악해봤지만, 원체 강하게 묶인 터라 기둥만 덜컹거릴 뿐 풀릴 기미가 안 보였다.

대신, 고블린 챔피언의 관심이라도 돌려보려고 욕지거리를 내뱉었다.


“이···씨발, 좆같은 새끼야!”


고블린 챔피언은 신경 쓰지 않았다. 오히려 한술 더 떠서 땅바닥에 놓아둔 조잡한 도끼를 주워들었다.

한슨은 도끼날에 덕지덕지 붙은 피딱지와 살점을 보고 등골이 오싹해졌다.

설마···


“야, 야! 카악, 퉤! 여기다, 이 씹 새끼야! 좆같이 생겨가지고!”


한슨이 뱉은 침이 고블린 챔피언의 어깨에 맞고 늘어졌다.


[클클···]


놈은 아랑곳하지 않은 채 한슨을 비웃었고, 도끼를 쥔 손을 높이 치켜 올렸다.

한슨은 더욱 다급한 표정으로 소리쳤다.


“그, 그만 둬···그만 두라고 이 개새끼야!”


―콰직!


“컥!”


섬뜩한 소리와 함께 도끼날이 병사의 목덜미를 뜯어냈다.

고블린 챔피언은 만족하지 못한다는 듯, 다시 도끼를 들어 올리더니 반대쪽을 한 번 더 내리쳤다.


―콰직!


병사의 몸이 축 늘어지고 피가 솟구친다. 한슨의 경악한 얼굴에 피가 후두둑 튀었다.


―턱

―데구르르

―툭


몸에서 분리된 병사의 목이 바닥을 굴렀다. 한슨의 시선이 미처 눈을 감지도 못하고 죽은 병사와 마주쳤다.

공허한 눈동자.

한슨은 목이 터져라 소리쳤다.


“이···이 씨발 새끼야!!”



* * *



한편, 막 동굴 초입에 들어선 카릴과 네빌은 방금 들려온 목소리에 발걸음을 멈췄다.

카릴이 고개를 돌려서 횃불을 들고 있는 네빌을 쳐다봤다. 그는 침을 꼴깍 삼키고 대답했다.


“저, 저도 들었습니다.”

“내부 상황이 더 안 좋을 지도 모르겠다. 서둘러야겠어. 넌 거리 유지하면서 그냥 따라오기만 해. 그리고···내가 지시하기 전까지 함부로 행동하진 말고. 네 목적은 실종자들을 밖으로 빼내기만 하면 되는 거니까.”

“명심하겠습니다.”

“횃불은 꺼.”

“아, 예!”


네빌이 횃불을 밟아 끄는 것을 본 뒤, 카릴은 자연스럽게 마나를 끌어올렸다.


―키잉


곧장 시야가 밝아지면서 동굴 내부의 통로가 훤히 보였다.

그리고 얼마간 전진하자, 카릴의 앞에는 두 개의 갈림길이 나타났다.

카릴이 미간을 좁히며 어디로 향해야할지 고민하던 찰나.


[께륵께륵]

[끄르륵]


극도로 예민해진 그의 청각에 고블린 목소리가 들려왔다.


‘오른쪽···수고를 덜었군.’


놈들의 방향을 확인한 카릴이 자세를 낮추고 더욱 조용하게 이동했다.

잠시 후, 보초를 서고 있는 고블린 두 마리가 그의 시야에 들어왔다.


[께륵, 께르륵]

[께륵? 께륵!]


고블린들은 자신이 노려지고 있단 생각도 못한 채 서로 대화하는 것 같았다.

카릴은 주어진 기회를 놓치는 초짜가 아니었다.

어둠속에서 귀신같은 손놀림으로 투척용 단검을 꺼낸 뒤, 연달아 던졌다.


―훙, 퍽

―훙, 쩍


거의 동시에 들린 소리.

날아간 단검은 정확하게 고블린의 대가리에 박혀들었다.


‘너무 셌나? 쯧, 이건 회수하기 글렀네.’


투척용 단검 회수를 위해 접근한 카릴이 고블린 시체 상태를 보고는 속으로 혀를 찼다.

마나로 신체강화를 해둔 탓에 투척용 단검이 두개골을 뚫고 동굴 벽에 박혔을 정도였다.

시간이 촉박하니 카릴은 그냥 지나쳐 가기로 했다.

그리고 얼마 안가서 나타난 코너, 그곳을 꺾자 동굴 안에 있다고는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큰 공동이 나타났다.

고블린이 드문드문 횃불을 설치해둔 터라 공동 내부는 꽤 밝았다.

거기다 카릴이 있는 곳이 비교적 높은 지대여서, 공동의 전체적인 모습을 한 눈에 담을 수 있었다.

고블린은 공동을 중심으로 각기 다른 통로를 통해 식량을 이동시키거나, 순찰 교대를 했고 암컷은 새끼 고블린을 들고 오갔다.

하등한 몬스터라지만 놈들은 거주하는 곳을 상당히 체계적으로 분리해놓은 듯 했다.

하지만 그런 분리된 구역 중에서도 가장 카릴의 신경을 거슬리게 한 곳은 역시.


“으읍! 읍!”

“끄으으···”


[께륵, 께륵!]

[끄르륵, 끄륵!]


공동의 중앙.

남녀노소 할 것 없이 사람들을 전부 벗겨놓은 뒤, 매달아서 고문하는 곳이었다.



* * *


작가의말

부족한 글이지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들리신 김에 추천 하나 던져주고 가주시면 작가에게 큰 힘이 됩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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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16. 고블린 챔피언(3) 21.05.29 83 7 13쪽
» 15. 고블린 챔피언(2) 21.05.28 88 6 13쪽
15 14. 고블린 챔피언(1) 21.05.27 107 7 13쪽
14 13. 의심, 실종(3) 21.05.26 139 7 14쪽
13 12. 의심, 실종(2) 21.05.25 143 9 15쪽
12 11. 의심, 실종(1) 21.05.24 148 9 15쪽
11 10. 쉐도우 울프(4) 21.05.23 178 11 17쪽
10 9. 쉐도우 울프(3) 21.05.23 182 8 15쪽
9 8. 쉐도우 울프(2) 21.05.22 197 9 13쪽
8 7. 쉐도우 울프(1) 21.05.21 216 9 14쪽
7 6. 대련(3) 21.05.20 235 8 14쪽
6 5. 대련(2) 21.05.19 233 10 14쪽
5 4. 대련(1) 21.05.19 269 10 12쪽
4 3. 카릴 바실루스(3) 21.05.18 292 12 12쪽
3 2. 카릴 바실루스(2) 21.05.17 293 11 14쪽
2 1. 카릴 바실루스(1) 21.05.17 313 12 12쪽
1 0. 죽음의 끝에서 21.05.17 362 16 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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