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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백작가 도련님이 강함

웹소설 > 일반연재 > 퓨전, 판타지

공모전참가작

연재 주기
글무새
작품등록일 :
2021.05.12 10:25
최근연재일 :
2021.05.29 20:10
연재수 :
17 회
조회수 :
3,478
추천수 :
161
글자수 :
102,339

작성
21.05.27 20:10
조회
107
추천
7
글자
13쪽

14. 고블린 챔피언(1)

DUMMY

14. 고블린 챔피언(1)



* * *



“헉, 허억···”


네빌이 카릴 앞에서 가파른 숨을 내쉬었다.


‘얜 왜 여기 있을까.’


카릴은 의아함이 들었지만 급하게 달려온 걸 보아 따로 이유가 있다고 생각했다.

그는 팔짱을 끼고, 네빌이 호흡을 가다듬을 때까지 기다렸다가 입을 뗐다.


“이제 좀 괜찮냐?”


그는 카릴의 말에 턱을 따라 흐르던 땀을 훔치며 고개를 들었다.


“도, 도련님, 저 좀 도와주십시오!”


갑자기 도와달라고? 지금 타이밍에?

카릴은 고개를 갸웃거리고는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말했다.


“혹시···네 가족 중 누가 사라진 건가?”


네빌의 눈이 동그래졌다.


“마, 맞습니다. 도련님께선 그걸 어떻게···?”


카릴은 고갯짓으로 멀찍이 떨어져있는 마을 사람들을 가리켰다.


“저 사람들도 마찬가지거든. 안 그래도 그것 때문에 지금부터 수색을 가볼 생각이었고.”

“저도 데려가주십시오! 제 동생이···동생이 사라졌습니다! 안 그래도 겁 많은 녀석인데···”


네빌의 간절함에 카릴은 손바닥으로 얼굴을 한 차례 쓸어내리며 침음을 흘렸다.

그의 헌터 경험을 미뤄봤을 때, 이런 상황에서 사건과 관련 있는 사람을 데려가는 건 썩 권장되지 않는다.

아무리 가족이라 하더라도 그건 마찬가지였다. 감정이 얽히게 되면 불시의 상황에서 어떤 돌발행동을 할지 모르기 때문이다.


“으음···”


하지만···

카릴은 이마를 긁적이다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


“하···그럼 한 가지만 지켜라. 무조건 내 말에 따르는 걸로.”

“예. 알겠습니다. 꼭 그리 하겠습니다.”

“반드시다. 어떤 상황이 벌어져도 반드시.”


카릴이 사뭇 진지한 표정으로 거듭 강조하자, 네빌은 마른 침을 한 번 삼키고 고개를 끄덕였다.


“아들아, 그럼 나는 경비대에서 서둘러 병력을 이끌고 오마.”


백작의 말에 카릴의 고개가 돌아갔다.


“예, 부탁드리겠습니다. 아까 말씀드렸던 전달사항도 꼭 강조해주세요.”

“그래, 알겠다. 그건 내가 맡아서 하마.”


백작은 서둘러 타고 왔던 마차에 올라탔다.

카릴은 마차가 마을을 벗어나는 걸 확인한 후, 다시 마을 사람들에게 다가갔다.


“백작님께서 병력을 데리러 가셨습니다. 빠른 시간 안에 숲을 수색할 테니, 일단 다들 집으로 돌아가 주세요.”


굳이 카릴이 그들을 존대할 필요는 없었지만, 자신도 모르게 튀어나온 헌터 시절의 습관이었다.

도시에서 균열이나 유적 같은 이상현상이 발생하면 늘 시민들에게 그렇게 대처했던 탓이다.


“도련님께서 그렇게 말씀하신다면야···”

“아이고, 감사합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몇몇은 그런 카릴의 언행에 감사를 표하면서 돌아갔고.


“하, 하지만···어떻게 마냥 기다리고만 있겠습니까! 가족이 사라졌는데!”

“혹시 큰일이 난 건 아니겠죠? 예? 저희가 도울 것은 없겠습니까, 도련님?”


몇몇 사람들은 여전히 불안한 기색이었다. 물론 카릴도 그들의 마음을 모르는 건 아니다.

하지만 냉정하게 말해서, 지금 상황에 비전투 병력인 마을 사람들이 할 수 있는 일은 없다.

같이 수색에 나섰다가 자칫 잘못해서 고블린이라도 마주친다면 괜히 불필요한 리스크만 가중될 뿐.


“꼭 찾을 테니 믿고 기다려주세요. 그래도 정 도우시고 싶으시다면, 더 이상 사람들이 마을 밖으로 나가지 않게 해주시면 됩니다.”

“끄응···”

“으음···”


카릴의 단호하지만 정중한 거절에 웅성거리던 마을 사람들은 곧 하나, 둘 씩 흩어졌다.

그리고 상황이 대충 정리된 뒤, 그 모습을 지켜보던 네빌이 다가와 넌지시 말했다.


“마을 사람들을 안심시키려고 존대까지 하면서 대해주시다니, 확실히 도련님은 여느 귀족과는 다르시군요.”


그냥 무의식적으로 습관이 나온 건데.

카릴은 그 말이 목젖까지 치고 올라왔지만 입 밖으로 내뱉진 않았다.


“것보다 넌 생각보다 금방 침착해졌네.”


카릴의 말에 네빌이 쓰게 웃었다.


“전혀요. 지금도 불안해 죽겠는데 그냥 침착한 척 하는 겁니다. 안 그러면 도련님이 안 데려가시잖습니까?”

“뭐, 그렇긴 하지. 그런데 이 마을에 대장간이 있다던데 어디 있는지 알아?”

“예. 헌데 지금 상황에서 대장간은 왜···?”

“가다가 설명해줄 테니까, 앞장서.”


네빌은 한시가 급한데 대장간 들릴 여유가 있나 싶은 의아함을 억누른 채, 발걸음을 움직였다.

그렇게 길을 따라 대장간으로 이동하기를 몇 분, 눈앞에 대장간의 모습이 보이기시작할 때쯤에야 카릴은 입을 열었다.


“아무래도···숲 쪽의 동굴에 고블린 무리가 숨어있는 것 같다. 한슨이 정찰을 나가긴 했는데···마을에서 실종자들이 많다는 얘기를 들어보니까 이제는 확실하다고 생각 중이야.”


네빌은 움직이던 발을 우뚝 멈추고 돌아봤다. 절망과 분노가 섞인 표정이었다.

여동생이 고블린에게 납치됐을 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오만가지 상상이 머리를 헤집고 있을 것이다.


“너무 극단적으로 생각하진 마라. 조금···다친 곳은 있겠지만 그래도 살아있을 거다.”


고블린은 인간을 장난감이나 샌드백처럼 구타하고 괴롭히다가, 피폐해져서 더 이상 가지고 놀 재미가 없어질 때쯤에 뜯어먹는다.

그러니 사라진지 아직 하루밖에 안됐다면, 살아있을 확률이 높았다.

그건 헌터로서의 경험이 아니더라도, 카릴을 방구석에 처박히게 만들었던 트라우마 때문에 잘 알 수 있었다.

놈들에게 직접 당한 기억이 고스란히 육체에 새겨져있으니까.


―까득


하지만 네빌은 주먹을 꽉 말아 쥐며 이를 갈았다.


“진정해. 그 심정을 모르는 건 아니다. 하지만 동생을 구하러가는 입장인 네가 흥분하면 안 된다.”

“진정? 지금 진정하란 말씀을 하십니까? 연약한 여자애가 그 악랄한 고블린 새끼들한테 납치됐는데? 도련님이 어떻게 제 심정을···”


네빌은 울컥해서 속마음을 토해내다가, 카릴이 고블린에게 납치당했던 사건을 퍼뜩 떠올렸다.


“아······”


네빌은 아차 싶었다. 등줄기가 뜨끈해졌다. 당황해서 눈알을 아래로 내렸다가, 급히 허리를 90도로 숙이며 사과했다.


“죄, 죄송합니다···제가 그만 실언을···정말 죄송합니다!”


누가 봐도 선을 넘은 것이 분명하나, 카릴은 신경 쓰지 말라는 듯 무표정하게 손을 휘휘 내저으며 대장간을 향해 걸었다.

그로서는 어차피 예상했던 반응이다.

거기다 사람은 누구나 실수할 수 있고, 소중한 가족과 관련된 일이라면 당연히 화낼 법한 상황이기도 했다.

그렇기에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고 여겼다.

그리고 지금은 그런 하찮은 실수에 신경 쓸 때가 아니었다.

대장간에서 최소한의 무기를 구비한 뒤, 한시라도 빨리 고블린을 찾아나서는 게 우선이었다.



* * *



동굴 내부.


블룸마을에서 실종된 사람들이 나무덩굴에 온 몸이 칭칭 감겨서는 널브러져있다.

그 중에는 가녀린 소녀, 네빌의 여동생인 네이티도 있었다.


“으으···”


그녀는 깨어나자마자 인상을 찌푸렸다. 뒤통수가 얼얼하고 어지러운 느낌이 들었다.

마을 사람들과 숲 속에 약초를 캐러갔던 것까지는 분명히 기억났다.

하지만 한참 약초를 뽑던 도중, 뒤통수에 충격이 느껴지더니 눈앞이 새하얘지며 정신을 잃었다.

그리고 눈을 뜨니 이곳.


“읍···으으···”


네이티는 여기가 어디냐고 중얼거렸지만, 입에 물려진 재갈 때문에 제대로 발음되지 않았다.

당연히 온 몸이 꽁꽁 묶인 터라 재갈을 어떻게 빼낼 수도 없었다.

그녀는 하는 수 없이 몸을 뒤집어 이곳이 어딘지 눈으로 확인하려했다.

고드름처럼 줄줄 매달린 종유석, 온통 바위투성이인 주변, 습한 공기에 섞여 코 속을 찔러오는 악취.

그리고 어디선가 희미하게 비춰지는 횃불의 불빛 덕에 동굴 내부라는 걸 파악할 수 있었다.


[크륵]


그때, 돌연 괴상한 소리가 들려왔다. 네이티는 화들짝 놀래서 눈을 감았다가 살짝 실눈을 떴다.


[크르륵]


동굴내벽에 거대한 그림자가 잠깐 드리우고, 이내 녹색피부를 지닌 고블린 한 마리가 나타났다.

놈의 모습에 네이티는 경악했다.

2m 가까이 되는 장신, 우락부락한 근육을 지닌 고블린 챔피언이었다.

놈은 성큼성큼 네이티가 있는 곳으로 다가왔다.

그리고는 굵직한 팔로 기절한 사람들을 툭툭 건드려보며 누군가를 찾는 듯 했다.

네이티 역시 예외는 아니었다. 고블린 챔피언의 손이 접근하자, 그녀는 눈을 감고 기절한 척 최대한 반응을 하지 않았다.

놈은 손가락으로 그녀의 볼을 찌른 뒤, 길쭉한 코를 들이밀어 냄새를 맡았다.

고통스러울 정도의 악취였지만 네이티는 반응하면 죽는다는 생각으로 버텨냈다.


[크르르···]


다행히도 고블린 챔피언은 네이티에게 별다른 해코지를 가하지 않았다.

다만.


[크륵]


“으읍? 읍! 읍!”


놈은 네이티 바로 앞에 누워있던 여성의 머리채를 덥석 잡아 들어올렸다.

그녀가 반항하자, 고블린 챔피언은 가차 없이 얼굴에 뺨을 날리고 배에 주먹을 꽂아 넣었다.


“컥!···”


여성은 안타깝게도 그대로 머리채가 잡힌 채, 어디론가 사라졌다.

그리고 잠시 뒤, 네이티는 적막 속에서 여성의 비명을 들을 수 있었다.


“끄으, 끄으으···!”


재갈이 물려진 채 내는 소리라서 그런지, 그녀의 비명은 더욱 처절하게 들려왔다.


“으으···”


네이티는 가녀린 몸을 웅크리며 끌려가지 않게, 눈에 띄지 않게끔 자세를 취했다.

지금으로서 그녀가 할 수 있는 건 그런 행동과 눈을 감고 속으로 기도하는 것뿐이었다.


제발, 살려달라고.

이 지옥 같은 곳에서 꺼내달라고.



* * *



한편, 대장간을 들른 뒤 간단한 장비를 갖춘 카릴과 네빌은 숲속 깊은 곳의 깎아진 절벽으로 향했다.

네빌은 거의 저택 경비병으로 근무할 때만큼이나 무장을 갖춘 반면, 카릴은 허리춤에 투척용 단검 몇 개와 손도끼가 전부였다.

네빌이 그 모습을 보고는 걱정을 했지만, 카릴의 입장에서는 충분하다고 여겼다.

애초에 카릴은 고블린을 사냥하는 것이라면 이골이 날 정도로 통달해있었으니 가능한 부분이다.

장인은 도구 탓을 하지 않는다는 말처럼, 카릴에게는 뾰족한 나뭇가지마저 흉기로 쓰일 수도 있으니까.


“이제 거의 다 왔습니다.”


그리 말하며 이동하던 네빌의 걸음이 더 빨라졌다. 거의 뛰는 것이라 봐도 무방했다.

동생을 한시라도 빨리 구해내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을 터다.

카릴은 그의 조급한 심정을 이해할 순 있지만, 그로 인해 행여나 실수하지 않을까 걱정도 됐다.

만약 그 실수로 인해 썩 안 좋은 상황이 벌어진다면, 네빌은 그에 대한 죄책감을 떠안게 될 것이다.

헌터를 해오며 좋든 싫든, 그런 경우를 많이 봐왔기에 머릿속에서 자꾸만 밟혔다.


“저, 도련님.”


네빌의 부름에 카릴은 상념을 접어두고 그에게 고개를 돌렸다.

그는 바닥에서 뭔가를 주워 내밀었다.


“이건 영지 경비대 갑옷 어깨부윕니다.”


영지 경비대라는 말에 카릴의 머릿속에서는 한슨의 정찰분대가 스쳐지나갔다.

카릴이 미간을 좁혔다.


“느낌이 좋지 않은데.”

“동감입니다.”


카릴은 네빌에게서 받아든 갑옷조각을 땅에 버리고는 주변을 훑었다.


―바스락


무성한 풀숲을 헤치자 핏자국과 흔적들이 눈에 들어왔다.

물론, 시체는 없었다.

그건 고블린의 특징 중 하나였다. 놈들은 습격한 인간을 통째로 들고 가는데, 만약 인간이 무장을 한 상태라면 장비를 풀어헤쳐 자신들이 사용했다.

카릴은 쪼그려 앉아서 땅바닥을 자세히 살폈다.

흙바닥에 고블린 특유의 발자국이 많았다. 못해도 이곳에서 전투를 치른 건 10여 마리 이상.


“음?”


그런데 유독 카릴의 눈에 밟히는 발자국이 있었다.

특이했다. 분명 고블린 발자국이 맞지만, 오크나 트롤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발이 컸다.

대충 발자국으로 신장을 유추하자면 2m 가까이 될 법 했다.


‘그런 고블린을 본 적이 있던가?’


머릿속에서 영사기가 틀어지듯 헌터 시절의 경험이 스쳐지나갔지만, 해당되는 경우는 없었다.

단 하나의 예외를 제외하고.


‘설마···또 진화종인가.’


카릴의 미간이 찌푸려졌다.


“도, 도련님···헙!”


네빌이 풀숲을 헤치고 오더니 전투흔적들을 보고는 헛바람을 들이켰다.


“이건···”

“고블린 발자국이다. 그리고 이 핏자국···아마도 한슨네 병사들을 끌고 갔겠지. 이 흔적을 따라가면 놈들이 주로 사용하는 동굴입구가 나올 거다.”


그리고 카릴이 말을 마치고 일어서려는 순간.


―바스락


바로 옆에 있던 풀숲에서 팔 하나가 불쑥 튀어나와 카릴의 발목을 잡았다.



* * *


작가의말

부족한 글이지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들리신 김에 추천 하나 던져주고 가주시면 작가에게 큰 힘이 됩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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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16. 고블린 챔피언(3) 21.05.29 83 7 13쪽
16 15. 고블린 챔피언(2) 21.05.28 88 6 13쪽
» 14. 고블린 챔피언(1) 21.05.27 108 7 13쪽
14 13. 의심, 실종(3) 21.05.26 139 7 14쪽
13 12. 의심, 실종(2) 21.05.25 143 9 15쪽
12 11. 의심, 실종(1) 21.05.24 148 9 15쪽
11 10. 쉐도우 울프(4) 21.05.23 178 11 17쪽
10 9. 쉐도우 울프(3) 21.05.23 182 8 15쪽
9 8. 쉐도우 울프(2) 21.05.22 197 9 13쪽
8 7. 쉐도우 울프(1) 21.05.21 216 9 14쪽
7 6. 대련(3) 21.05.20 235 8 14쪽
6 5. 대련(2) 21.05.19 233 10 14쪽
5 4. 대련(1) 21.05.19 269 10 12쪽
4 3. 카릴 바실루스(3) 21.05.18 292 12 12쪽
3 2. 카릴 바실루스(2) 21.05.17 293 11 14쪽
2 1. 카릴 바실루스(1) 21.05.17 313 12 12쪽
1 0. 죽음의 끝에서 21.05.17 362 16 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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