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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백작가 도련님이 강함

웹소설 > 일반연재 > 퓨전, 판타지

공모전참가작

연재 주기
글무새
작품등록일 :
2021.05.12 10:25
최근연재일 :
2021.05.29 20:10
연재수 :
17 회
조회수 :
3,476
추천수 :
161
글자수 :
102,339

작성
21.05.22 12:10
조회
196
추천
9
글자
13쪽

8. 쉐도우 울프(2)

DUMMY

8. 쉐도우 울프(2)



* * *



해질녘, 바실루스 백작영지 경비대 건물.


바실루스 백작은 한슨의 집무실에서 정찰조의 보고를 기다리는 중이었다.

한슨은 앉아서 차를 홀짝이는 백작을 힐끔힐끔 쳐다봤다.

꽤 오랫동안 기다리는 백작에게 면목이 없었다. 원래 이쯤 되면 전번 정찰조가 도착한 뒤, 다음 정찰조가 출발했어야하는 상황이었다.


“이거, 끝나고 올 때가 지났는데···죄송합니다, 백작님.”

“아니, 괜찮네. 더 꼼꼼하게 보고 있을 수도 있지 않겠나?”


한슨은 백작의 신뢰에 고마우면서도 한 편으로는 괜히 뜨끔했다.

모든 경비병들이 그렇게 책임감이 강한 것도 아니고, 가끔 기강이 해이한 녀석들이 있기 때문이다.


“하, 하하···그렇다면 다행입니다만···”


―똑똑똑


마침 노크소리가 들렸다. 한슨은 드디어 왔다는 생각에 서둘러 일어나서 문을 열었다.

그런데 문 앞에 있던 건 정찰조가 아니고 경비대 입구를 지키던 경계병이었다.


“부, 부대장님! 나와 보셔야할 것 같지 말입니다.”


그의 표정과 목소리는 다급했다. 한슨이 이게 무슨 일이냐고 묻기도 전에, 오히려 바실루스 백작이 일어나 밖으로 향했다.

한슨 역시 후다닥 백작의 뒤를 따라나섰다. 달리다시피 나간 경비대 입구에서는 어수선한 분위기가 느껴졌다.

자세히 다가가보니 왜 그런지 알 수 있었다. 도착했어야할 정찰조원들 중 한 명이 부상을 입고 치료를 받는 중이었다.

그의 경갑은 너덜너덜했고, 몸에는 누구 것인지도 모를 만큼 많은 피가 낭자했다.


“끄으으···끄아아!”

“거기 제대로 지혈해. 어이, 너는 빨리 신전 가서 신관님 계시면 모셔와.”

“예!”


바실루스 백작은 잔뜩 굳은 표정으로 의무병에게 다가가 물었다.


“어찌된 건가?”

“배, 백작님!”

“인사는 됐네. 치료하면서 말만 해주게.”


의무병이 치료하다말고 일어서려하자 백작이 저지했다.


“아, 예! 그게···이 녀석 말로는 절벽 쪽에서 갑자기 쉐도우 울프 무리가 나타났다고 합니다.”

“무리라면?”

“최소 12마리 이상이었답니다. 그리고···개중에는 아마도 진화종이 있는 듯 합니다.”


한슨이 진화종이라는 말에 놀라며 끼어들었다.


“진화종? 말도 안 돼···그런 녀석이 왜 여기에?”


북쪽 숲에서 진화종이 목격된 경우는 극히 드물었다.

아니, 그 전에 몬스터 개체 중에서 진화종이 나온다는 것 자체가 극히 드문 경우기도 했다.

백작은 부상 입은 정찰병에게 다가가 물었다.


“놈의 생김새는? 크기는 어땠나?”


정찰병의 얼굴엔 공포와 절망이 뒤덮여있었다.


“끅, 끄흐···조, 존나게 컸습니다. 그건 보통 놈이 아닙니다···진짜 괴물···입니다···”

“이런, 염병할···”


백작은 드물게 욕을 중얼거리며 일어섰다. 그도 진화종에 대해선 익히 알고 있었다.

그렇기에 욕이 나올 수밖에 없었다. 특히 진화종 중에선, 높은 확률로 마나코어를 지닌 녀석들이 있기에 여간 까다로운 게 아니었다.

물론 가문 기사들이 있었다면 이렇게까지 반응하지 않았겠지만, 애석하게도 지금은 그 기사들이 자리를 비운 상태다.

사태는 심각했다.

한슨이 그런 백작의 옆으로 다가갔다. 그의 표정 역시 잔뜩 굳어있었다.


“백작님. 지금 운용 가능한 병력을 죄다 모아보겠습니다.”


백작은 고개를 끄덕였다.


“알았네. 일단은 그리해서 블룸 마을에 임시 지휘소를 만들어 놓게. 난 저택 경비들 중에서 가용병력을 좀 뽑아 데려가지.”


어차피 북쪽 숲과 백작저택은 거리가 멀어서 당장에 몬스터의 습격을 받을 일은 없었다.

거기다 진화종이 있다는 말을 들은 이상, 백작은 피해가 더 커지기 전에 최대한 빨리 처리해야 된다고 판단했다.


“그 마을에서 다시 만나세.”

“예! 백작님.”


백작은 서둘러 자신의 마차로 뛰어갔다.


―땡 땡 땡 땡


최근 조용했던 경비대에서 비상종이 울렸다.



* * *



한편, 목욕을 끝낸 카릴은 식당에서 어머니 헤라와 함께 저녁식사를 먹고 있었다.

웬만해서 저녁만큼은 가족 다 같이 먹었는데, 오늘은 드물게도 바실루스 백작이 없었다.

카릴은 그 점에 대해서 헤라에게 물어보려했지만, 곧바로 식사에 들어갔던 터라 타이밍을 놓쳤다.


―달그락, 달그락


조용한 분위기 속, 포크와 나이프의 소리가 잦아들며 식사가 마무리를 향해 가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하녀장, 식후 차를 좀 내주겠어요?”


헤라가 조신하게 입가를 닦으면서 말했다.


“네, 마님.”


그리고 그녀는 흐뭇하게 웃으며 카릴에게 고개를 돌렸다.


“대련은 잘 봤단다, 카릴. 대단하더구나.”


카릴도 마지막 고기 한 조각을 꿀꺽 삼키고는 마주 웃었다.

그의 테이블에는 이미 싹싹 비운 접시가 가득 쌓여있었다.


“감사합니다. 보셨군요.”

“그럼! 처음엔 걱정이 가득했다만은···어미가 괜한 걱정을 한 것이더구나. 어떻게 그리 성장했는지 원···”


―달그락


하녀장은 헤라와 카릴의 앞에 찻잔을 세팅하고 은은한 향이 감도는 허브 차를 따랐다.

헤라는 우아하게 찻잔을 들어 한 모금 마시고는 다시 입을 열었다.


“특히나···몰아칠 때의 공격이 예사롭지 않더구나. 날카롭고 다채로운 검로(劍路)와 튼튼하면서도 유연한 검보(劍步). 그런 부분은 어느 정도 타고나야 하는 점도 있기 마련이지.”


헤라 역시 유리엘과 똑같은 뉘앙스의 말을 했다. 하지만 의외로 더 심도 깊었다.

카릴은 어머니의 안목에 내심 감탄했다. 그게 표정에서 드러났는지 헤라는 입을 가리며 웃었다.


“후후후, 우리 아들은 어쩜 놀라는 것도 잘생겼구나. 하지만 뭘 그런 걸로 놀라니? 이 어미의 본가도 기사가문이란다. 그런 것쯤은 보고 자랐지.”

“그럼 어머니께서는 검술을···”


헤라는 고개를 저었다.


“그건 아니란다. 그저 본 것만 있을 뿐이지. 네 모습을 보고나니···내가 했던 건 검술이라고 하기엔 민망할 정도구나. 운동이라는 표현이 적당할지도···”


카릴은 지속적인 칭찬에 조금 쑥스러운 느낌이 들었다.


“과찬이십니다.”

“후후, 다른 자리면 모를까 부모 앞에서까지 그렇게 겸손할 건 없단다. 우리 아들은 충분히 자랑스러워해도 돼.”


카릴과 헤라는 차를 한 모금 마시고 내려놨다.


“아참, 그건 그렇고···열심히 하는 너를 위해 어미가 선물을 준비했지.”


―딱


헤라가 손을 튕기자, 하녀장이 천에 둘러싸인 뭔가를 들고 와서 카릴의 앞에 내려뒀다.


“천을 들어내 보렴.”


카릴은 순백색의 천을 스르륵 끌어내렸다.


[빽!]


“새···?”


솜뭉치 같이 털이 숭숭 난 아기 새 한 마리. 녀석은 고개를 갸우뚱 대며 카릴를 쳐다봤다.


“북방 검독수리의 새끼란다.”


카릴은 헤라가 왜 이걸 선물해주는 걸까, 잠시 생각했다.

하지만 이내 머릿속에서는 바실루스 백작가문의 상징이 스쳐지나갔다.

방패 뒤에 교차된 검과 방패의 겉면에 새겨진 늠름한 독수리의 모습.

카릴이 이해했다는 표정을 보이자 헤라가 말을 이었다.


“지금의 바실루스 가문을 일구신 네 증조부께서도 북방 검독수리를 기르셨었지. 아주 똑똑한 녀석이고, 성체가 되면 염소를 낚아챌 정도로 자란다더구나.”


카릴은 북방 검독수리가 자신의 어깨에 앉는 걸 떠올렸더니, 입가에 슬며시 미소가 번졌다.

그런데 한편으로는 의아함도 생겼다. 지금의 바실루스 백작은 독수리를 키우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는 감사를 표하면서도 되물었다.


“감사합니다, 어머니. 헌데, 아버지께서는···독수리를 기르지 않으시는 것 같던데 따로 이유가 있나요?”


헤라는 옅게 웃었지만 그 희미한 웃음에는 약간의 씁쓸함과 안타까움이 섞여있었다.


“전대 가주님이나, 그 이는···스스로 그럴 자격이 안 된다고 생각하셨거든.”


그들은 일찍부터 자신들이 검에 재능이 없고, 스스로의 길이 아니란 것을 인지하고 있었다.

그래서 기사로서의 길은 포기하고, 초대 가주가 일궈놓은 환경을 잘 이어가는 쪽으로 방향을 택했다.

그렇기에 주변의 권유에도 한사코 북방 검독수리는 기르지 못한다며 고집했다.


“그런데 너는···조금 다를 것 같더구나. 넌 기사의 인생을 살아갈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지.”


헤라는 카릴이 기사의 길을 걸으리라 확신하는 듯 했다.


‘기사의 인생이라.’


카릴은 미묘한 표정으로 찻잔을 내려다봤다. 고요한 홍차의 수면에 자신의 얼굴이 얼핏 비쳤다.

희한하게도 3개월 밖에 흐르지 않았으나, 날이 갈수록 헌터 때의 얼굴보다 지금의 얼굴이 더 익숙할 날 정도다.

어째서인지 점점 더 지금의 삶과 환경이 익숙하게 느껴졌다.

마치 원래부터 자신의 몸이었던 것처럼.


―똑똑


카릴은 식당 입구에서 들려오는 노크 소리에 상념을 접고 고개를 돌렸다.

하녀가 한 명이 꾸벅 양해를 구하려 인사했다.


“실례하겠습니다. 마님, 도련님, 백작님께서 좀 전에 돌아오셨습니다만···급한 일이 생기셔서 다시 나가야한다고 전하셨습니다.”


헤라는 하녀의 말을 듣고 표정이 약간 굳었다.

급한 일에 대해 짐작 가는 바가 있기 때문이다. 오후에 백작이 몬스터에 관련해 얘기했었으니, 당연히 그에 관련된 일이리라.


“무슨 일이신지는 모르겠지만 저택 경비병도 최소한의 인원만 남겨두고 데려가신다고···”

“음, 아마 몬스터 때문이겠구나. 그런데 저택 경비병까지 데리고 가신다니···어지간히 상황이 안 좋은 것 같구나.”

“몬스터···말입니까?”


가만히 듣고 있던 카릴이 묻자, 헤라가 아차 싶은 표정으로 그를 쳐다보며 대답하는 것을 망설였다.

카릴은 그녀의 표정이 뭘 걱정하는 것인지 이해할 수 있었다.


“몬스터 정도야 이제는 괜찮습니다.”


헤라는 잠시 카릴의 눈을 마주하다가 입을 뗐다.


“네 대련이 끝날 무렵 경비부대장이 찾아왔단다. 북쪽 숲에서 몬스터가 나타났다더구나. 그곳은 몬스터가 자주 출몰하던 곳이라 그러려니 싶었는데···저택 경비병까지 모으시는 걸 보면, 이번은 보통이 아닌 것 같은 느낌이구나.”


몬스터라···

카릴의 입꼬리가 무의식적으로 스윽 올라갔지만 아무도 그걸 보진 못했다.

그는 곧바로 자리에서 일어나 하녀에게 물었다.


“아버지는 어디 계시지?”

“아까 전에 2층으로 올라가셨어요.”


카릴이 성큼성큼 식당을 벗어나려고 하자 헤라가 불러 세웠다.


“카, 카릴? 어디 가는 거니?”

“아, 뭐···도울 일이라도 있나 싶어서요.”


그는 의미심장한 웃음을 지으며 대답하고는 식당 밖으로 나갔다.

그리고 카릴이 2층 계단 앞에 도착했을 때, 마침 갑옷을 입은 바실루스 백작이 허리춤에 검을 패용하며 내려오고 있었다.

마치 판타지 영화에서나 볼 법한 기사의 모습, 갑옷의 형태도 생각만큼 그리 불편해보이진 않았다.

카릴은 백작의 모습을 보고는 묘하게 속에서 고양감이 끓어오르는 것 같았다.


―덜그럭, 덜그럭


백작은 허리춤에 검이 잘 안 걸리자 답답하단 표정이었다.

사실상 그가 갑옷을 입고 검을 찰 경우가 별로 없다보니 익숙하지 않은 탓이다.

카릴은 그런 백작에게 다가가서 허리춤에 제대로 검을 패용시켜줬다.

조금 구식이긴 해도 현대와 검을 패용하는 방법이 그렇게 다르진 않았다.

백작은 이내 카릴의 손놀림을 보고는 허탈한 웃음을 터뜨렸다.


“허허···나보다 잘하는구만. 배웅이라도 해주려고 나온 게냐?”

“아뇨, 따라가도 될 지 여쭤보러 왔습니다.”

“응?”


백작이 당황했다.


“내가 어디 가는지는 알고 그러느냐?”

“몬스터를 사냥하러 가시는 거죠.”

“그런데도 따라가겠다고?”

“방해는 안 될 겁니다. 약속드리겠습니다.”


백작은 작게 한숨 쉬었다.


“카릴, 나도 대련을 지켜봤으니 네가 평범하지 않다는 건 알고 있다. 하지만 실전은 문제가 다르단다. 그리고 오늘은···그럴 여유도 없을 것 같구나.”


카릴의 패기는 좋다만 아직 그가 실전을 치르기엔 미숙하다고 여겼다.

더해서 지금은 그를 지켜줄 기사도 없는데다, 진화종이 나타난 판에 느긋하게 견학시켜주듯 할 수도 없었다.

카릴이 쓰게 웃었다. 백작은 위로하려고 그의 어깨를 두드렸다.


“다음을 기약하자꾸나. 오늘은 아비가 무사히 다녀오길 기도만 해다오.”

“별 수 없죠···알겠습니다.”


백작은 카릴이 체념한 말투로 대답을 하자 흐뭇하게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잘 생각했다. 그럼, 다녀오마.”

“예, 입구까지만 배행하겠습니다.”


그 말을 끝으로 백작은 저택을 나섰다. 카릴은 그런 백작의 뒤를 따라가며 뱉은 말과 다르게 속으로는 고민했다.


‘어떻게 따라간다···’


간만에 몬스터를 상대할 기회이자, 지금의 마나코어를 실전운용 해볼 기회.

거기다 뼛속까지 헌터였던 카릴이 몬스터 사냥을 그리 쉽게 포기할 리가 없었다.



* * *


작가의말

부족한 글이지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들리신 김에 추천 하나 던져주고 가주시면 작가에게 큰 힘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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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16. 고블린 챔피언(3) 21.05.29 83 7 13쪽
16 15. 고블린 챔피언(2) 21.05.28 87 6 13쪽
15 14. 고블린 챔피언(1) 21.05.27 107 7 13쪽
14 13. 의심, 실종(3) 21.05.26 139 7 14쪽
13 12. 의심, 실종(2) 21.05.25 143 9 15쪽
12 11. 의심, 실종(1) 21.05.24 148 9 15쪽
11 10. 쉐도우 울프(4) 21.05.23 178 11 17쪽
10 9. 쉐도우 울프(3) 21.05.23 182 8 15쪽
» 8. 쉐도우 울프(2) 21.05.22 197 9 13쪽
8 7. 쉐도우 울프(1) 21.05.21 216 9 14쪽
7 6. 대련(3) 21.05.20 235 8 14쪽
6 5. 대련(2) 21.05.19 233 10 14쪽
5 4. 대련(1) 21.05.19 269 10 12쪽
4 3. 카릴 바실루스(3) 21.05.18 292 12 12쪽
3 2. 카릴 바실루스(2) 21.05.17 293 11 14쪽
2 1. 카릴 바실루스(1) 21.05.17 313 12 12쪽
1 0. 죽음의 끝에서 21.05.17 362 16 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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