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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사 님의 서재입니다.

무림실세 왕백수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암사
작품등록일 :
2022.06.14 22:05
최근연재일 :
2024.02.25 01:09
연재수 :
115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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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4,7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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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66
글자수 :
581,133

작성
22.09.21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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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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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쪽

회의 소집(1)

안녕하세요.




DUMMY

고명자와 대화를 마친 백수는 점창파의 신궁 밖에서 대기하던 무명과 해명 일행을 만났다.

무명의 얼굴엔 약간의 근심이 비쳤다.


"이렇게 모습을 드러내셨으니 이제 무림의 모두가 움직이기 시작하겠군요."


"중원의 밀정들이 아주 바빠지겠지. 무엇보다 점창파의 철 없는 후계자를 지키는 게 중요해. 잘 도착했겠지?"


허성이 고개를 끄덕였다.


"방금 도착했습니다. 말을 잘 다루더군요. 따라잡기 힘들었습니다."


"점창파는 검술도 검술이지만 경공과 기마술도 뛰어나지. 능력있는 집단인데 오랜 태평성세에 실력이 녹슬고 말았군."


백수는 모두가 모인 것을 확인하고 전음으로 작전을 전달했다.


-청사령의 정보에 따르면 무림맹에서 점창파를 장악하기 위해 태선을 제거할 생각이라고 해. 고명자에게는 조 환공이라는 조카가 있는데 그 자를 후계자로 세워서 자신들의 뜻대로 하려는 게지.

이미 조 환공은 무림맹에 약점을 잡혀서 꼼짝도 못하는 신세라고 하니 그 자가 후계자에 오르면 말 그대로 무림맹의 꼭두각시가 되겠지.-


이야기를 듣던 해명이 질문을 던졌다.


-이런 음모를 꾸미는 것이 무림맹입니까, 아니면 남궁 세가입니까?-


-그게 확실치 않아. 현재 무림맹에는 남궁 세가 출신의 책사가 한 명 있는데, 무림맹의 계략은 모두 그 자의 머리에서 나온다고 하는군.

사실 지금은 남궁 세가의 뜻이 무림맹의 뜻이라 할 수 있으니 그게 그거일지도 모르겠어.-


이번엔 허 성이 모두에게 말했다.


-그렇다면 우리는 점창파의 후계자를 지킴으로써 무엇을 얻게 됩니까?-


-청사령의 정보에 따르면 그들은 반드시 조만간 태선을 제거하려 할 거야.

그러면 마음이 약한 고명자는 충격을 이기지 못하고 조카에게 장문인 자리를 물려준 후 낙향할 가능성이 높지.

오늘 고명자가 바로 후계 발표를 하면 그들은 더 빨리 움직이려 할 테니 우리가 암살 시도를 막고 그 후에 내가 고명자에게 무림맹 회의를 소집하도록 설득할 거야.-


잠시 침묵이 흘렀다. 무림맹 회의를 소집한다니...

물론 구파 일방의 일원인 점창파는 자신의 문파나 무림에 큰 일이 생겼다 판단되면 언제든 무림맹 회의를 소집할 수 있다.

하지만 그걸로 의협단이 무엇을 얻을 수 있는지 알 수가 없었다.

그 답은 백수가 바로 알려주었다.


-점창파를 통해 무림맹 회의를 소집함으로써 우리가 얻을 수 있는 건 세 가지야.

첫째는 회의에서 모용 세가가 유세 표국에 저지른 만행을 알림으로써 그들을 궁지에 모는 것. 그렇게 하면 지금 이끼처럼 붙어있는 저들의 끈끈한 연대를 깰 수도 있을 거야.

둘째는 점창파가 우리 의협단을 무림맹의 일원으로 추대하도록 하는 것.

그래야 우리의 활동이 자유로워질 수 있고, 안전을 보장 받을 수도 있지.

셋째는 우리 아버님이 준비해 놓은 어음을 이용해서 명문가들을 압박하는 거야.

돈을 받기는 어렵겠지만 그들을 자극해서 우릴 공격하게 할 수 있고, 그렇게 되면 우리도 행동에 나설 수 있는 명분이 생기는 거지.-


백수의 설명을 듣고 난 모두가 고개를 끄덕였다.

무림맹 회의 한 번으로 여러 가지를 얻어낼 수 있는 신묘한 계책이었다.

하지만 그러려면 무림맹이던 남궁 세가던 누군가 태선을 제거하려는 시도를 해야 하고, 또 그것을 의협단의 힘으로 막아내야만 하는 것이었다.

그래야 고명자가 회의에서 의협단을 무림맹의 일원으로 추대할 마음이 생길 테니 말이다.

백수는 단원 한 명 한 명에게 임무를 전달한 뒤, 자신은 청성파로 향했다.


아직도 '임시'라는 꼬리표를 떼지 못한 장문인 진 가민은 여전히 고전 중이었지만, 그래도 포 형대가 문파 운영에 힘을 보태면서 조금씩 문파의 안정감이 잡혀가는 중이었다.

포 형대는 자신의 성격대로 먼저 문파에서 방만하게 운영되고 있는 업무들을 정리하고 인원을 재배치했다.

그리고 새로이 운영 지침을 만들어 기강을 다시 세웠다.

포 형대의 생각은 문파에 하릴 없이 노는 사람이 없어야 한다는 것. 이런 생각은 이백 명에 가까운 노제자들의 반발을 사긴 했지만, 반대로 젊은 제자들에게는 큰 환영을 받았다.

오늘도 진 가민은 백화궁에서 포 형대와 함께 문파 이 곳 저 곳에서 올라온 보고문을 보고 있었다. 문파의 운영이 정상화되면서 수입은 다시 증가했는데, 아직 좌두곤을 따르던 젊은 제자들과 자신들에게 일을 시키는 것에 불만을 가진 노제자들의 불만이 여전했다.


"너무 급작스럽게 추진한 것 아닌가? 상청궁의 제자들은 정사 대전에서 목숨을 걸고 청성파의 명예를 위해 싸운 무인들이네.

나이도 많고 자존심이 강해서 쉽게 수그러들진 않을 텐데..."


"그래서 지금의 상황이 벌어진 겁니다. 그들의 공은 인정하되 적절한 수준에서 보상을 했어야 합니다. 평생 청성파에서 그들을 책임질 수는 없습니다.

젊은 제자들이 그런 걸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고, 젊은이들이 떠나면 청성파의 오랜 전통도 유지될 수 없을 겁니다.

나이 든 제자들에게 젊은이들처럼 일을 하라는 것이 아닙니다.

적어도 같이 일을 한다는 걸 보여줘야 젊은 제자들도 문파를 위해 힘을 바칠 겁니다.

그래서 제가 생각을 해 봤는데, 노제자들에게 지금과 같은 평생의 특권을 없에고 대신 문파에서 기여금 같은 걸 만들어 지급하면 어떨까 싶습니다."


"기여금? 그게 무엇인가?"


"돈을 주고 상청궁에서 내보내자는 것이지요. 섭섭치 않게 챙겨주면 받으려는 사람이 있을 것이고, 몇 명이 받기 시작하면 다른 사람들도 뒤를 따를 겁니다."


"결국 내 선후배들을 쫓아내자는 얘기 아닌가."


"그들을 모두 먹여 살리면서는 문파가 유지되지 않습니다. 그들은 지금 나태함에 젖어 아무 것도 하지 않습니다. 젊은 인재들이 채워야 할 자리만 차지하고 있어요.

문제는 그들에게 새출발을 할 경제적 여유가 없다는 겁니다.

문파에서는 그저 먹을 것과 잠자리만 책임진 것 뿐입니다.

그들의 미래를 생각하면 세상에 나가서 새 출발을 하게 돕는 것이 옳다고 봅니다."


"하지만 상청궁에서 숙식하는 제자만 이백이네. 섭섭치 않게 준다고 하면 상당한 돈이 들 텐데 우리에게 그런 여유가 있는가?"


"곧 저희 단주님이 오실 겁니다. 돈은 의협단에서 빌리시면 됩니다. 상청궁에 젊은 제자들이 가득 차게 되면 재물은 금방 모일 겁니다."


"그 청년이 온다고??"


진 가민의 눈이 번쩍 띄었다. 눈이 빠지게 기다리던 백수가 온다는 소식은 진 가민을 오랜만에 들뜨게 했다.


"언제 쯤 온다고 하던가?"


"오늘이나 내일 중 오실 겁니다. 장문 어른만 조용히 뵙고 싶어 하시는 것 같아 다른 곳에는 알리지 않았습니다."


"잘했네. 사람들이 알아봐야 좋을 게 없지. 시끄럽기만 하고 말이야."


진 가민은 이번에야 말로 백수가 가지고 있는 청성파의 모든 비급을 알아낼 생각이었다. 때마침 청성파로 온다는 것도 진 가민에게는 호재였다.

일단 상청궁이나 백화궁으로 데려간 다음 진 가민의 뜻을 따르지 않으면 내보내지 않으면 그만이었다.

백수가 아무리 초고수라 해도 청성파의 궁에 일단 들어오면 쉽게 빠져나가기는 어려웠다.

진 가민의 이런 계획을 아는지 모르는지 그 날이 가기 전에 백수는 싱글벙글 웃는 얼굴로 진 가민을 찾아왔다.


"진 대인 오랜만에 뵙습니다."


"그래, 어서 오시게나. 왜 이제껏 한 번도 오지 않았나? 내가 얼마나 기다렸는데."


말 그대로 진 대인이 자신을 얼머나 기다렸을지 잘 아는 백수는 미소를 지었다.


"그 동안 별 고 없으셨는지요?"


"자네가 도와준 덕에 큰 일은 없었지. 전 무림이 자네를 찾는 것 같던데 대체 어디서 뭐 하고 지낸 건가? 아니, 이럴 게 아니라 안으로 드세. 할 얘기가 많으니."


"그러시지요."


진 가민은 백수를 백화궁 가장 깊은 곳에 위치한 방으로 데려갔다. 진 가민의 속내를 알고 있는 백수는 아무 내색 없이 웃으며 그를 따라갔다.

진 가민은 수하를 불러 이것 저것을 지시했고, 잠시 후 산해 진미가 차려진 술상이 백수가 있는 방에 차려졌다.


"청성파의 은인을 대접하는 데는 부족하지만 급히 차려서 그런 것이니 이해해주시게."


"부족하다니요, 이런 산해진미는 오랜만에 보는군요."


백수와 진 가민은 잔을 주고 받았다. 자신을 이리저리 살피는 진 가민을 눈초리를 즐기며 백수는 연거푸 잔을 비웠다.


'약간의 미약을 탔군. 이 사람 어지간히 급했나 본데. 날 아예 여기 가둬 둘 생각인가 보구나.'


백수는 들이킨 김에 한 잔을 더 받아서 시원하게 마셨다.

진 가민은 약의 효과를 확인하려는지 계속 백수의 눈치만 살폈다. 갈 길이 바쁘다는 것을 상기한 백수는 잔을 내려 놓고 진 가민을 똑바로 보며 말했다.


"제가 오늘 진대인을 찾아온 것은 진 대인께 빌려드린 것을 받기 위함입니다."


"뭐라고? 진룡보전을 다시 돌려달라는 말인가?!!!"


까무러칠 듯 놀라는 진 가민을 보며 백수는 자신도 모르게 웃음이 나왔다.




행복한 하루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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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9 권력의 달콤한 맛 22.10.05 402 5 9쪽
108 이름을 알리다 22.10.04 407 7 10쪽
107 동상이몽(3) 22.10.01 450 7 10쪽
106 동상이몽(2) 22.09.30 426 5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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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 회의 소집(4) 22.09.24 482 8 9쪽
101 회의 소집(3) 22.09.24 478 5 10쪽
100 회의 소집(2) 22.09.22 465 7 9쪽
» 회의 소집(1) 22.09.21 521 7 9쪽
98 이름을 알리다. 22.09.20 512 8 9쪽
97 제대로 훈육할 생각이라면 매를 들어야 한다 22.09.20 503 8 9쪽
96 진창에 발을 들였으면 더러워질 각오를 해야 한다(2) 22.09.16 571 8 11쪽
95 진창에 발을 들였으면 더러워질 각오를 해야 한다(1) 22.09.15 551 7 8쪽
94 날아오르려면 땅을 박차야 한다 22.09.14 583 9 10쪽
93 와호장룡(臥虎藏龍) 22.09.13 598 5 14쪽
92 들개 떼의 눈에 띄다 22.09.12 609 6 13쪽
91 와신상담(臥薪嘗膽) 22.09.11 606 7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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