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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드풋님의 서재입니다.

어쩌다 던전 재벌

웹소설 > 작가연재 > 판타지, 현대판타지

완결

레드풋
작품등록일 :
2022.03.21 08:56
최근연재일 :
2022.07.07 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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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2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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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51,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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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5.31 2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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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6쪽

92화. 강연

DUMMY

< 92화. 강연 >




벌써 학술 행사도 마지막 5일 차.


국제 던전 유물 학술 행사인 만큼 무수히 많은 연구자의 발표와 다양한 헌터 아이템 관련 행사가 진행되었다.

5일 차가 되자 이젠 구경나온 헌터도 대부분 빠져나간 상태. 몇 개 남지 않은 소규모 학술 발표는 더는 관객들의 관심을 받지 못하고 있었다.


거의 마지막 발표자로 나온 미셸 쿠엘로는 걱정 가득한 얼굴로 관객석을 바라봤다.

큰 행사의 마지막이어서인지 객석엔 자리를 채우고 있는 사람이 많지 않았다.


“하아.”


깊은 한숨.


‘내 주제 때문이겠지···.’


그도 그럴 것이 그녀의 강연 주제는 [아공간에서 발견되는 것들과 그것을 통한 고찰]


막연한 주제에 모호한 내용.

거기에 유물이나 아이템과는 관계없는 주제라 흥미롭지도 않았다.


세상엔 누구도 아공간에서 뭐가 튀어나올지 관심 없다.

그게 괴물이 아니니까.

그게 돈이 되지 않으니까.


아공간에서 튀어나오는 것이라고는 대부분 그곳에서 미아가 된 사람들이 쓰던 물건이나 잘못 휘말려 아공간에 빠졌다가 죽게 된 시체뿐이다.


그런 것들을 조사해 아공간의 비밀을 파악한다?

그 자체가 흥미를 끌 요소는 아니었다.

오히려 혐오를 부추겼다.


사람들의 관심은 죄 던전에서 나오는 아이템에 집중되어 있었으니,

그 던전으로 들어가는 게이트와 게이트 사이, 그 암흑의 공간에 집중할 여지는 아무에게도 없었다.


[미셸 쿠엘로 박사님의 강연을 5분 후에 시작하겠습니다.]


운영진 측이 장내 방송을 계속 이어서 해주고 있었지만, 더는 관객이 들어오지 않는다.


빈 관객석을 바라보던 미셸이 마이크의 위치를 조정하고 자세를 바로잡았다.


꿀꺽.


-시간됐습니다. 강연 시작합니다.


안전요원들이 강연장의 문을 닫자 조명이 점차 어둡게 변했다.


‘잘하자.’


강연자로 나선 미셸 쿠엘로

그녀는 두꺼운 뿔테 안경 속 푸른 눈을 깜빡이며 무대 옆 대기하고 있던 운영진에게 신호를 보냈다.


그녀에게 맞춰 핀 조명이 켜지자 그나마 비어있던 관객석의 모습도 잘 보이지 않았다. 차라리 그편이 나았다.


“시작하겠습니다.”


어눌한 영어로 발제를 시작했다.


“제가 처음 관심을 가졌던 부분은 아공간으로 빨려 들어간 사람들이었습니다. 신기한 것은 그들이 미아가 되어 전혀 다른 게이트에서 발견되었던 부분에서였습니다.”


자료사진은 흉한 모습의 자살자나 바짝 말라 비틀린 미라.

대부분 게이트를 통과하다가 아공간에 실수로 빨려 들어갔다가 죽은 사람들이었다.


그들은 에베레스트 등정에 실패하고 죽은 사람들처럼 잔뜩 웅크린 채 말라 있었다.

그곳에서 홀로 아사한 후 시간이 지나면서 자연스럽게 미라가 된 시체들.


“으윽!”

“뭐야? 저건.”

“뭐 저딴 걸··· 저걸 연구하는 거야?”

“아···. 야! 가자. 가!”


자료사진을 보자마자 인상을 찡그리는 관객들.

첫 자료사진이 오픈되자마자 대부분 관객은 조용히 자리에서 일어나 강연장을 빠져나갔다.

그나마 다음 사진들은 모자이크 처리된 사진이어서 다행이랄까.

사람들이 우루루 빠져나가자 관객석이 텅 비어보였다.


“아···”


이제 대여섯밖에 남지 않은 관객을 바라보며 미셸은 한숨을 지었다.

떨리는 손이 다시 리모컨의 스위치를 눌렀다.


“이들이 발견된 던전의 위치 관계도를 한번 살펴보겠습니다.”


강연장의 화면이 다음 자료사진으로 넘어갔다.

사진 자료는 여러 시체가 사고를 당한 곳과 전혀 다른 던전의 게이트에서 발견되었다는 사실을 연결해 나타내는 구조도.


마치 실타래가 엉키듯 왼쪽의 던전과 오른쪽의 던전이 다양한 방향의 선으로 이어져 연결되어 있었다.

꼭 초등학생들이 낱말과 그림을 연결하는 문제를 푸는 것처럼 수많은 선이 엉켜있었다.


화면이 커지며 그 전체가 지구의 모습과 연결되었다.


세계 각 지역에 위치한 던전들, 그곳에서 나온 선이 다른 던전과 연결되었다.

그 선들은 비틀리며 풍향을 나타내는 것처럼 하나의 기묘한 흐름을 보여주고 있었다.


“저는 이 조사를 진행하며 이 던전들 사이에 어떤 규칙성이 있지 않을까 살펴봤습니다.”


하지만 그 설명을 뒷받침하는 사례는 극히 이례적인 경우들.

난잡하게 엉킨 선들 중에 규칙성을 골라내는 과정은 억지처럼 보였다.

한두 건의 예시로 보편적인 법칙을 추론하기는 어려워 보였다.


“하지만 여기 이 자료들을 좀 보시죠.”


자료사진에 나오는 물건들이 달라졌다.

가방이나 책, 머그잔, 맥주병 등 다양한 생활용품이 섞여 있었다.

돌이나 흙. 심지어 말라비틀어진 나무뿌리나 벽돌들.

우리가 일상적으로 집을 철거할 때 공사현장에서 보는 물건들이었다.


“이 물건들은 일상적인 생활용품들이죠. 혹은 그냥 흙 그 자체입니다.”


어느 날부터 그 물건들이 뜬금없이 던전의 게이트에 나타났다는 것.


“전 세계 던전에서 나타나고 있는 이 물건들은 모두 한곳에서 빨려 들어갔었다는 사실입니다.”


영상의 이미지가 바뀌었다.


“헛!”


태훈은 깜짝 놀랐다.

관객석의 제일 뒷줄 어두운 자리에서 방금 화면에 걸린 사진을 보며 가슴이 덜컥 내려앉았다.


데이비드 올트먼이 자신에게 보여줬던 사진.


엄마와 외증조할아버지를 집어삼키고 사라져버린 축구장만 한 공간.

칼에 베인 듯 둥글게 사라져 없어진 땅의 모습이 강연자의 뒤쪽 커다란 영상에 영사되었다.


“25년 전이었죠. 모두가 잊고 있었던 캘리포니아에서 있었던 던전 게이트 붕괴 사고 현장이었습니다.”


이어진 설명은 그 게이트 붕괴 사고 시 사라졌던 마을의 물건들이 25년 동안 꾸준히 어딘가 아공간을 떠돌다가 1년 전부터 다른 던전의 게이트를 통해 마구 흘러나오고 있다는 것.


그리고 그것들이 흘러나온 던전이 전 세계 곳곳에서 고루 분포되어 나오고 있다는 이야기였다.


시기별로 나타나는 위치를 표시한 지구는 마치 불에 타오르는 것처럼 순서대로 게이트에서 물건들을 토해냈다.


“물건들이 한 곳에서 아공간으로 이동했고, 곧 폭발하듯 퍼져나갔습니다.”


그녀의 목소리에 힘이 실린다.


“그 폭발의 여파에 사방으로 흩어졌던 물건들은 아공간을 유영하다 우연히 닿은 게이트에서 다시 우리의 세계로 돌아왔습니다.”


아공간은 모두 하나로 연결되어있다.

어찌 보면 당연한 이야기에 당연한 결과.

몇 명의 사람들이 피식 웃더니 다시 강연장을 빠져나갔다.


하지만 개의치 않고 미셸은 설명을 이어 나갔다.

강연은 결론을 향해 빠르게 나아가고 있었다.


“발견된 물건들엔 동일한 토양 표본이 검출되었습니다. 우리는 미세박테리아와 토양 성분도 분석해 비교했죠.”


그녀가 안경을 올리며 관객들을 바라봤다.


“제가 내린 결론은 너무나 뻔한 이야기이겠지만, 첫 번째 가정은 게이트가 통과하는 아공간은 모두 하나의 공간으로 연결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두 번째는 그 아공간에서도 어떤 흐름이 있어서 빨려 들어간 물건들을 주기적으로 뱉어내고 있다는 것이죠.”


마지막으로 보인 사진.


거기엔 기이한 형태로 말라비틀어진 마물들의 시체도 포함되어 있었다.

불쾌감을 드러낸 관객들이 또다시 자리를 박차고 나가버렸다.


“아···. 제가 하고 싶은 이야기는···.”


이제 관객이라곤 저 뒷줄 어두운 곳에 앉아있는 한 명뿐.

그녀는 깊게 한숨을 쉬며 다음 슬라이드를 보여야 할지 망설이고 있었다.

다음 사진은 더 끔찍하다고 해야 할 사진들뿐.


‘저 뒤에 앉아있는 이까지 나간다면···.’


이 강연을 위해 쏟았던 노력을 생각하니 눈물이 날 것만 같았다.

그녀로서는 더는 할 말이 없었다.


“하아.”


그때 뒷줄의 관객이 벌떡 일어났다.

그 모습에 그녀의 심장도 덜컥 내려앉았다.

하지만, 관객은 밖으로 나가기보다는 연단이 가장 잘 보이는 앞줄로 자리를 옮겨 앉았다.

그리곤 밝은 얼굴로 그녀를 향해 말했다.


“강연 계속 부탁드립니다.”

“아···!!”


불끈.


그 목소리에 힘을 얻은 그녀는 다음 슬라이드를 넘기고 이어서 강연을 진행했다.

그녀의 목소리가 밝아졌다.

결론을 향해 질주하듯 달렸다.


평행우주.


이계와 연결된 던전의 게이트가 출몰하는 것은 지구와 연결된 평행우주 때문이다.


이것은 모두가 다 아는 사실.

이계와 게이트를 연구하는 대부분의 학자들이 주장하는 이야기였다.

하지만, 그녀는 25년 전 사라진 마을의 물건들이 다시 나타나는 시기와 위치를 구분하여 각 던전의 배열을 연구했다.


그 25년 전의 폭발과 사라진 물건들이 아공간에서 퍼져나가면서 만난 게이트의 위치는 어떤 형태를 보인다는 것.


아공간 내에서 그 위치와 형태를 분석하면 이계에서의 던전 간 구체적인 거리가 나올 수 있다는 가정.


“저는 아공간을 넘어 지구와 연결된 세상을 관성 대칭성에 입각해 ‘거울 세계’로 판단합니다.”


즉, 그녀의 시선은 지구가 아닌 저 멀리 던전이 생성되는 이계의 별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녀는 이 효과를 이용해 이계의 별에 대한 지도를 그리고 싶어 했다.


“그래서 저는 아공간에 직접 들어가 고르게 퍼질 수 있는 방식의 추적기를 폭발시키듯 뿌려 봤으면 하는 겁니다.”


그러한 방식으로 추적한다면 지구와 거울처럼 겹친 가상의 별에 각 던전이 어디에 있는지를 추론할 수 있다는 가정이었다.


“아마도 지진파를 검측하는 방식과 마찬가지로 각 던전의 위치 관계와 저 아공간 너머 이계의 별이 어떤 위치와 상태에 있는지 분석 가능할 거로 기대합니다.”


그렇게 특별한 결론 없이 가능성에 대한 타진으로 마무리.

강연은 싱겁게 끝을 맺었다.


짝-짝-짝!


태훈이 홀로 그녀를 위해 박수를 보냈다.


듣기에도 어느 한 부분 부족했지만, 믿어주고 싶은 마음.

지진파 관측으로 지구 내부의 구조와 물질 분포도 분석해 내는 시대가 아닌가.


그러니 던전의 아공간에서 실험을 한다면 지구와 겹쳐진 상대 별의 형태도 분석이 가능할 수 있다는 그녀의 주장은 나름 타당해 보였다.


태훈이 살짝 손을 들었다.

미셸은 긴장된 표정으로 그에게 물었다.


“혹, 질문이 있으십니까?”


태훈은 천천히 강연장 뒤에 영사된 던전들의 위치를 살펴보며 물었다.


“25년 전 사고에서 사라진 마법사들은 어떻게 되었는지 알 수 있을까요?”


미셸은 깜짝 놀란 얼굴로 그를 바라봤다.

그녀의 눈은 지진이 난 듯 떨리고 있었다.



***




미셸은 관객석이 앉아있는 청년의 얼굴을 긴장한 채 바라봤다.

그리고 떠오른 한 마디.


-이게 얼마나 위험한 연구인지 잘 알고 있지 않은가···.


세계 헌터 협회의 이사이자, 국제 유물 학술 대회의 위원장.

데이비드 올트먼이 행사 전 자신에게 해줬던 말이었다.

그와의 대화장면이 머릿속에 스치듯 지나갔다.


-절대로 당신이 간접적으로도 차원 마법을 연구하고 있다는 사실을 내보이면 안 됩니다.

-저는 차원 마법사를 연구하고 있는 게 아니에요.

-하지만, 아공간의 공간개념을 연구하다 보면 그들의 족적을 만나게 될 거 아니요.

-제가 그 사고의 생존자여서 그러시나요?

-하아···. 아무튼 내 분명히 경고했소. 더는 그 문제에 파고들려고 한다면 연구비 지원을 할 수 없다는 사실을 잊지 마시오. 언제든 이전 헌터 협회를 주무르던 망령들, 그 야심가들을 만나게 될 거라는 사실도 잊지 말아요.


“······.”


어두운 관객석에서도 확연하게 보이는 황금색 눈.

그 동양 청년의 눈은 자신을 속속들이 파헤치고 있는 것만 같았다.


‘헌터···.’


“그··· 글쎄요.”


자신은 모른다고 해야 맞겠지만, 그녀의 입은 짜꾸만 다른 말을 하고 있었다.

학자 된 입장에선 그렇게 대답하질 못하겠다···.

자꾸만 그 청년의 이목구비가 어딘가 낯이 익었다.


“!!”


그녀의 눈이 무언가를 깨달았다는 듯 커다랗게 떠졌다.


“오. 지져스.”


그녀의 머릿속은 25년 전 사고의 기억 속에서 자신의 앞에 지금 서 있는 청년과 똑 닮은 한 여성의 얼굴에 닿아있었다.


“김 민주 박사?”



***



미셸은 태훈을 따라 이동했다.


강연장을 나온 곳에서 차원의 문을 지나 기이하게 생긴 건물로 이동했다.

그리고 카페처럼 꾸며진 깔끔한 공간에서 지금은 그가 따라준 차를 마시고 있었다.


청년이 기이한 물건을 꺼내 테이블 위에 설치했다.


“협회장에게 잠깐 빌렸습니다. 편하게 대화를 나눴으면 해서요.”

“이건···.”

“번역기입니다.”


그녀의 앞에는 타조알 모양의 기이한 형태의 번역기가 마법진에 마력을 뿌리며 조용히 돌기 시작했다.


그녀는 자신의 앞에 조용히 앉아있는 태훈을 보며 말했다.


“다··· 당신은 정말 김민주 박사를 닮았군요.”

“!!”


태훈의 눈빛이 조용히 그녀를 바라봤다.


‘이 박사는 엄마를 알고 있다.’


어제에 이어 오늘도···.

엄마와 닮았다는 소릴 들으니 감회가 새로웠다.


“좀 더 자세한 이야기를 듣고 싶어서요.”


미셸 쿠엘로는 무언가 상념에 빠진 듯 한 곳을 응시하더니 천천히 입을 열었다.


“25년 전. 저는 유물학을 전공하는 학생이었을 뿐이었죠.”


그녀의 상념에 젖은 이야기가 시작되었다.



***



그녀의 이야기는 단출했다.


이제는 흔한 레파토리가 된 신규 던전의 출몰과 그 피해 상황.


“캘리포니아의 시골 마을에 A급 몬스터가 출몰하는 던전이 생겼어요.”


힘든 수습이 끝나자 어느 날 차원 마법사들이 캘리포니아로 찾아왔다.

그곳에 새로 생긴 신규 던전의 게이트를 조사하며 그들은 거대한 마법진을 만들었다고 한다.


“그때 저는 단지 그 마법사분들이 하는 일의 기록을 맡은 대학원생이었어요. 방학 때 잠깐 하는 아르바이트였죠.”


그녀가 코를 찡그리며 그때의 상황을 추억했다.


“그리고 그 25년 전 사고에서 살아남은 유일한 생존자이기도 하고요.”


그 말에 오히려 태훈의 눈이 놀란 듯 그녀를 바라보았다.

그녀는 그때를 추억하듯 우수에 젖은 표정으로 천천히 설명을 이어 나갔다.



***



“미셸!”


커다란 뿔테 안경에 주근깨 가득한 앳된 얼굴.

20대의 젊은 미셸 쿠엘로가 카메라를 들고 어딘가로 달려 나갔다.


“네. 교수님!”

“지금 차원 마법사분들이 작업을 준비하고 있으니 마법진을 만드는 모습을 꼼꼼히 기록하도록,”

“네!”

“창고에 사다리가 준비돼 있으니 그걸 이용하거라.”

“알겠습니다.”


마을 한가운데 생긴 기이한 형태의 게이트.


게이트 안쪽은 벌써 출동한 헌터들에 의해 토벌되었다고 전해지지만, 왜인지 그 헌터들이 물러가자 차원 마법사들이 학자들과 함께 나타났다.


몇 번의 실랑이.


던전을 없앨 수 있다는 주장과 그걸 없애면 안 된다는 주장이 팽팽하게 맞섰다.

회의가 열리고, 희생자를 주축으로 던전을 제거하자는 의견이 대세를 이루었다.

주민 회의가 힘을 받쳐주니 차원 마법사의 작업이 탄력을 받았다.


마법사들은 게이트 주위의 구조물들을 전부 철거해 평지로 만든 후 그곳에 거대한 차원 마법진을 만들었다.


찰칵찰칵


미셸은 커다란 A형 사다리를 혼자 끌고 마법진의 주위에 설치한 후, 그곳에 올라 사진을 찍었다.


만들어지고 있는 마법진의 제작 과정을 찍는 것.

그것이 대학원생인 미셸에게 주어진 업무였다.


마법사들이 만든 거대한 마법진을 시계 방향으로 돌며 찍어야 하는 그녀로서는 여간 힘든 일이 아니었다.

특히 긴 사다리의 끝에 올라 혼자 사진을 찍으려 하면 다리가 후들거리곤 했다.


찰칵. 찰칵.


이 작업을 시간마다 해야 하는 그녀는 최대한 빨리 작업을 마무리하고 퇴근하고 싶었다.

그래서 서둘러 사다리를 설치하다가 그만 실수가 있었다.


가장 꼭대기까지 올라가 사진을 찍으려 했을 때.

사다리가 기우뚱하며 한순간 쓰러졌다.


“어어어어악!”


‘이 마법진 위로 그대로 사다리와 함께 쓰러진다면···.’


자신의 부상이 문제가 아니라 이 마법진 전체에 문제가 생긴다.

그걸 직감한 그녀는 낭패감에 두 눈을 질끈 감았다.


“??”


그리고 두 눈을 떴을 때.

자신이 마법진 바로 위, 하늘에 둥실 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부드럽게 마법진 밖으로 옮겨져 자연스럽게 착지했다.

물론 사다리도 천천히 날아가 가지런히 그녀의 옆에 놓였다.


“어헛!”


그때 그녀를 바라보는 한 시선.


검은 머리에 깜찍한 얼굴.

커다란 챙의 마법사 모자를 한 여 헌터.

그 동양인 소녀의 커다란 눈은 황금빛 광채로 물들어 있었다.


그녀가 싱긋 웃으며 미셸에게 물었다.


“괜찮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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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7 126화. 비밀 +9 22.07.01 2,410 80 14쪽
126 125화. 탐사정 +11 22.06.30 2,426 79 17쪽
125 124화. 인공위성 +17 22.06.29 2,476 74 15쪽
124 123화. 미셸 박사 +11 22.06.28 2,532 81 14쪽
123 122화. 포션 스파 +20 22.06.27 2,469 77 14쪽
122 121화. 포션 (2) +13 22.06.26 2,552 81 12쪽
121 120화. 포션 +14 22.06.25 2,625 84 12쪽
120 119화. 전투 노예 +17 22.06.24 2,535 86 12쪽
119 118화. 마령사(3) +17 22.06.23 2,563 89 12쪽
118 117화. 마령사(2) +11 22.06.23 2,415 78 12쪽
117 116화. 마령사(1) +14 22.06.23 2,504 75 12쪽
116 115화. 배달 +11 22.06.22 2,641 85 13쪽
115 114화. 낙찰 +14 22.06.21 2,637 90 13쪽
114 113화. 여우 구슬 +10 22.06.20 2,635 86 13쪽
113 112화. 그곳에 빌런이 있었다. +10 22.06.19 2,627 93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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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 110화. 여우의 기억 +12 22.06.17 2,609 84 12쪽
110 109화. 구미호 +14 22.06.16 2,672 90 15쪽
109 108화. 마무리 +14 22.06.15 2,672 93 14쪽
108 107화. 전투 +13 22.06.15 2,542 84 14쪽
107 106화. 습격 +14 22.06.14 2,685 87 15쪽
106 105화. 출장 +6 22.06.13 2,775 89 17쪽
105 104화. 던전 감옥 +10 22.06.12 2,898 91 1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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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1 80화. 입주 +10 22.05.19 4,074 114 14쪽
80 79화. 공고 +9 22.05.18 4,203 118 13쪽
79 78화. 최적지 +8 22.05.17 4,210 125 12쪽
78 77화. 토벌 +10 22.05.16 4,400 126 14쪽
77 76화. 광마 +4 22.05.15 4,535 122 12쪽
76 75화. 그게 가능할까요? +10 22.05.14 4,601 132 11쪽
75 74화. 출장 +18 22.05.13 4,640 137 17쪽
74 73화. 공사 +9 22.05.12 4,854 116 12쪽
73 72화. 복귀 +18 22.05.11 4,993 147 14쪽
72 71화. 와류 +10 22.05.10 5,130 125 14쪽
71 70화. 실험. +8 22.05.09 5,302 123 13쪽
70 69화. 스노우 볼 +8 22.05.08 5,486 132 13쪽
69 68화. 누가 죽어? +14 22.05.07 5,523 133 13쪽
68 67화. 통화 가능하십니까? +6 22.05.06 5,620 139 13쪽
67 66화. 이걸 판다고? +17 22.05.05 5,700 142 13쪽
66 65화. 광고 계약 +21 22.05.04 5,761 148 13쪽
65 64화. [더 힐러] +20 22.05.03 6,006 144 12쪽
64 63화. 각 성 +10 22.05.02 6,248 149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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