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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드풋님의 서재입니다.

어쩌다 던전 재벌

웹소설 > 작가연재 > 판타지, 현대판타지

완결

레드풋
작품등록일 :
2022.03.21 08:56
최근연재일 :
2022.07.07 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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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2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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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51,840

작성
22.05.13 2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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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7쪽

74화. 출장

DUMMY

< 74화. 출장 >




환갑에 가까운 나이의 농부 하나가 긴 한숨과 함께 양계장 건물로 들어섰다.

양계장 한가운데 위치한 철창. 몇 겹으로 되어있는 철창의 한가운데에는 타원형의 검은 구, 마블링에 감싸인 던전의 게이트가 보였다.


검은 천으로 감싸두었던 철창문 앞에는 녹색의 작은 마물이 붉은 눈으로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그곳에 광기에 싸인 고블린 한 마리가 침을 질질 흘리고 있었다.


“끼에에엑!!”


중요 부위만 가린 가죽옷에 한 손엔 뼈로 만든 작은 송곳을 들고.

키는 1m가 조금 넘는 크기, 녹색의 피부에 뾰족한 귀, 분명 고블린이었다.


“허이구야···.”


상기된 모습의 농부는 잔뜩 인상을 찌푸리고 핸드폰부터 들었다.


“여보세요? 여보세요! 아. 헌터님?”


또 나왔다.

저 빌어먹을 던전이란 곳에서 고블린이란 놈이 튀어나온 것이 올해에만 벌써 세 번째다.


[무슨 일이시죠?]

“예. 그게···. 고블린이 또 튀어나왔습니다. 이걸 어찌합니까?”

[어? 거긴 저번 달에도 저희가 완벽하게 토벌했었는데요?]

“아니. 토벌을 했다는 곳에서 고블린이 다시 튀어나오면 우린 어쩌란 말입니까?”

[던전이란 곳이 그렇지 않습니까? 이게 어디로 이어지고 어떻게 변화하는지 아무리 헌터라고 해도 전혀 감을 잡을 수가 없어요. 그곳이 이중 던전인지 제가 어찌 압니까?]

“아니 그래도 튀어나왔으니 토벌은 해 주셔야 하지 않겠습니까?”

[잠시만요. 정식으로 토벌 요청하시는 거면 사무원 바꿔드릴께요.]

“이봐요. 헌터님! 헌터님!!”


허어···.


농부인 김영중은 답답한 마음에 전화기를 붙잡고 하소연을 해봤지만, 돌아온 대답은 결국 돈 이야기였다. 길드 사무실의 접수 담당 사무원의 건조한 목소리에 답답함이 더욱 올라왔다.


“뭐요? 토벌비가 천팔백이요?”

[예. 요즘 시세가 많이 올랐어요. 그래도 저희 길드는 많이 싼 편이고요. 그 정도는 들여야 최소한 C급 헌터로 다섯 명 팀을 맞출 수가 있습니다. 한둘 들어가서 살펴봤지만, 놈들이 이동했는지 토벌이 안 되지 않았습니까? 그러니 완벽하게 전체를 한번 훑어보려면 돈을 좀 더 들이더라도 깔끔하게 토벌을 해야지요.]


천팔백이라니,

저번 달에도 팔백을 뜯어먹어 놓고.


“아니 어찌 천팔백을 구한답니까?”

[저희 헌터님들도 바쁜 상황이라 비용 준비되면 그때 연락해주세요.]

“허어··· 이봐요. 헛! 이런 제기랄!!”


전화를 끊어지자 욕설부터 튀어나왔다.


“이런 니미럴 것들이!!”


애초에 토벌만 완벽했으면 이런 상황이 오진 않았을 터.

김영중은 화가 머리끝까지 올라왔다.

저 빌어먹을 헌터놈들이 굳이 토벌하지 않고 던전을 적당히 마사지만 한 거로 보였다. 일부러 딱 그 정도만 손을 봐서 때가 되면 고블린들이 다시 튀어나오게 만드는 것만 같았다.


“씨펄! 내가 븅신이지! 나라도 그러겠지.”


황금알을 낳는 거위의 배를 누가 가르겠나···.


자신이 직접 저 고블린을 상대하려고 다가가 봤지만, 조그만 놈이 예사 놈이 아니었다.


“끼에엑! 끼에엑!!”

“히이익!”


철창을 흔들고, 창살을 물어뜯고, 뼈 칼을 집어 던지며 괴성을 지르는 통에 농부는 엉덩방아를 찧고 도망쳐야 했다. 저 던전의 게이트만 아니었다면 이곳은 사료를 쌓아두는 창고가 아니라 양계사육장으로 병아리를 키우는 훌륭했던 공간이었다. 이곳에 시설 투자한 비용만 생각하면 피눈물이 나왔다.


애가 타 담배를 물고 양계장 앞에 쭈그리고 앉아있을 때 한 통의 전화가 걸려 왔다.


[거기 서산이죠? 해미 축산 김영중 씨 되십니까?]

“예. 그렇소만. 누구십니까?”

[저는 어쩌다 길드의 헌터 고호권이라고 합니다. 혹시 헌터 포털사이트에 던전 판다고 내놓으셨죠?]

“예? 예예!! 예! 그래요.”

[오늘 저희 팀이 한번 방문해서 던전을 살펴보려고 하는데 시간 가능하시겠습니까?]

“예? 물론! 물론입니다. 어서 좀 와주세요.”

[알겠습니다. 그러면 이따가 뵙겠습니다. 근처 도착하면 바로 연락드리겠습니다.]


전화를 끊고 어리둥절한 정신으로 방금 통화한 내용을 떠올려봤다.


‘어쩌다 길드?’


어디서 많이 들어본···


“어?!”


핸드폰으로 검색을 돌리자 나온 화면은 영화 포스터 [더 힐러], 그리고 [더 헌터]. 가고일을 타고 나는 늠름한 여 힐러들의 모습이 관련 이미지로 떠올랐다.


“여기에서 나한테?”


그가 떨리는 손으로 마른세수부터 했다.

입에 침이 바짝 말랐다.


“어제 꿈자리에 굼벵이가 그렇게 튀어나오더니···”




***




서산 해미.

해미 축산은 평범한 농가로 개인사업으로 양계업을 작게 하던 곳이다.


3동의 양계장은 육계로 병아리를 사육해 납품하는 곳.

하지만 그중 한 곳만은 텅 비어있었다. 중앙에 생긴 커다란 게이트 주위를 몇 겹의 철창이 둘러싸고 있었다. 벌써 저 게이트가 생긴 지도 5년째. 대부분의 육계를 팔아 만든 수입이 저 게이트를 관리하는 데 그대로 사용되고 있었다.


“어쩌다 길드라고 했지···?”


점심도 거르고 이제나저제나 기다리고 있기를 거의 반나절

그곳으로 검은 밴 두 대가 도착했다.


검게 죽은 얼굴로 농부 김영중이 그들을 맞았다.


“어서 오세요.”

“안녕하십니까? 저희가 많이 늦었죠?”


차에서 내린 이들은 보기만 해도 까무러칠 것 같은 근육질의 헌터. 키도 190은 돼 보였다. 그를 따라 여섯 명의 헌터가 장비를 끌고 차에서 내린다. 감탄사가 절로 나왔다.


앞에 선 이는 어디서 봤는지 익숙한 얼굴. 표정은 해님처럼 밝았다.


“아! 영화에서 나온 그 양반이구먼!”

“하하하. 어쩌다 길드의 헌터 고호권입니다. 던전 내놓으셨다고요.”

“아. 예. 그랬지요. 정말 구입하시게요?”

“예. 한번 살펴보려고요. 혹시 이전 토벌확인서 복사해두신 게 있으실까요?”

“아. 예. 잠시만요···.”


농부가 내 보인 것은 여러 장의 토벌확인서.


대부분 반기 별 한 번인 토벌확인서가 한두 달 간격으로 여러 장이다. 전형적인 마물 남기기 수법 같아 고호권이 인상을 찌푸렸다.


“토벌 간격이 이상하네요?”

“여기 던전 터가 이상한가 헌터들이 매번 토벌을 한다고는 하는데 계속 고블린 새끼들이 튀어나와서는···.”

“그래요?”

“지금도 한 놈 튀어나와서 여간 성가신 게 아닙니다.”

“그렇군요. 저희가 좀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고호권 헌터가 턱짓하자 다른 다섯 헌터도 장비를 갖춰 입기 시작했다. 그가 튼튼한 보호구를 완비하고 방패까지 꺼내 들자 영화 [더 헌터]에서 봤던 그 모습이었다.


“허허. 이렇게 장비 차고 던전 보겠다는 헌터는 여기선 또 처음이네요.”

“그렇습니까? 저희가 살펴 보고 다시 말씀드릴게요.”


양계장으로 들어가자 보이는 철망과 거기서 이리저리 뛰고 있는 고블린 하나.


“야! 저놈 봐라. 게이트에서 한 놈 나와있네.”

“끼에엑 끼엑!!”


고블린이 헌터를 발견하고 괴성을 지르기가 무섭게 뭔가가 슉 날아가 놈의 입을 꿰뚫었다. 철망 뒤로 날아간 고블린은 몇 번 꿈틀하더니 그대로 죽어버렸다.


놈의 입엔 언제 쏘았는지 커다란 화살이 박혀있었다. 그 깔끔한 모습에 김영중은 무의식적으로 감탄사가 튀어나왔다.


“어이쿠야!”


“막내가 비닐 팩 좀 가져와라.”

“예!”

“어르신. 철창 키 있으시죠? 저한테 주세요.”

“여···. 여기 있습니다.”


고호권이 능숙하게 자물쇠를 열고 철창으로 들어가 죽은 고블린을 끌고 나왔다. 화살을 뽑고 검은 비닐 팩에 놈을 넣자 지퍼를 채운 젊은 헌터가 죽은 고블린을 번쩍 들어 밴으로 옮겼다.


“어르신.”

“예? 예!”

“저희 들어가면 여기 철창문 다시 꼭 잠그셔야 합니다.”

“예? 여길 다시 잠가요?”

“물론이죠. 저희가 안에 있던 없던 안전이 최우선 아니겠습니까?”

“아··· 알겠습니다.”

“그리고 다섯 시간이 지나도 저희가 돌아오지 않으면 그땐 차량에 적혀있는 전화번호로 길드에 상황을 좀 전해주세요.”

“다섯 시간이라고 하시면···.”

“지금 4시니까 저녁 9시쯤 되겠네요. 그때까지도 우리가 이 던전을 나오지 않으면 그땐 길드 본부에 연락을 부탁드리겠습니다.”

“예. 알겠습니다. 그리하리다.”


방패를 든 고호권이 제일 앞에 선다.


“다들 준비해!”

“예!”


그 옆으로는 창을 든 두 헌터. 뒤로는 두 명은 쇠뇌를 들었고, 다른 하나는 마법 계열인지 조용히 주문을 외운다.


“들어간다!”

“진입!”


번개처럼 헌터 여섯이 사라지자


“후와!”


김영중이 길게 탄성을 토해냈다.


“이제까지 여기 온 헌터 새끼들은 죄다 나이롱들이었구먼!”


건들거리며 비싼 차를 끌고 나타나 고블린 한둘을 잡아선 끌고 나오는 것으로 ‘토벌확인서’를 끊어주던 놈들. 거기에 고블린 사체도 그대로 버려둬 자신이 직접 해결을 해야 했다. 그들과 비교해 진짜 헌터다운 헌터를 보니 십 년 묵은 체증이 내려가는 것만 같았다.


“제발 별 탈 없이 이 던전을 사 갔으면 좋겠는데···.”


김영중의 시름이 깊어만 갔다.




***




고호권이 들어온 던전은 작은 숲으로 이루어진 곳이었다.

예리한 눈으로 살펴봤지만, 크게 위험한 조짐은 보이지 않았다.

단지 문제는


“킁킁! 킁! 이거 고블린 냄새 맞지?”

“예. 맞습니다.”

“어디 동굴 있나 살펴봐!”

“알겠습니다.”


천천히 헌터들의 간격이 벌어졌지만, 원형으로 유지하고 있는 대형이 흐트러지진 않았다. 그렇게 고호권을 선두로 주변을 살펴보던 중.


“선배님. 저기!”

“역시···.”


작은 돌벽 사이로 교묘하게 자리 잡은 동굴 하나.


“쥐새끼 사냥을 해야겠는데요?”

“다른 곳도 있나 살펴봐!”


공략은 간단했다.


동굴 안으로 연막탄과 최루탄을 까 넣는다.

튀어나오는 고블린은 토벌하면 끝.

하지만 길드 대표의 이야기가 있었으니 막내가 나섰다.


“야. 난 몸이 커서 여긴 못 들어가겠다.”

“맡겨 주십시오.”


작은 체구의 헌터 둘이 조심스럽게 토벌이 끝난 동굴 내부를 살폈다.

그렇게 만들어진 결과는


고블린 사살 23마리.

아기 고블린 포획 12마리.


“아무리 생각해봐도 이 강보에 싸인 아기 고블린을 왜 잡아 오라고 하는지 도통 모르겠단 말이야···.”

“무슨 실험을 한다고 들었습니다.”

“생체 실험 같은 건가?”

“그···건 저도 잘 모르겠지만···. 뭐 훈련 같은 걸 한다고 하시던데요?”

“훈련?”

“예. 복종 훈련이라고 들었던 거 같습니다.”

“고블린을? 이놈들을 노예로 쓴다고?”

“가능할까요?”

“흐음. 쓰읍. 글쎄다. 난 안될 거 같은데···.”

“솔직히는 저도 그렇습니다. 이놈들 워낙 지독하잖아요.”

“아무튼 챙겨라. 대표님이야 그 무서운 가고일도 조련하시는데, 고블린이 문제겠어? 알아서 하시겠지. 다 정리된 것 같으니 그만 나가자고.”

“예!”


50분 만에 다시 나타난 헌터들.


그들을 위해 철창을 열어준 김영중은 입이 떡 벌어졌다. 던전에서 꺼내오는 고블린의 시체만 해도 23마리. 거기에 아기 고블린도 12마리나 꼬물거린다.


“허어. 이렇게나 많이 들어차 있었는데 그놈들은 토벌이 다 됐다고 나한테 사기를 쳐?”

“은밀하게 동굴에 숨어서 지내고 있더라고요. 아마도 일반 헌터는 외부만 정리했을 겁니다. 어쩔 수 없는 일이죠.”

“그럼···. 토벌 비용은···.”

“에이. 비용은 무슨, 괜찮습니다. 저희가 들어올 때 얼마 달라고 말씀드린 적도 없었잖아요.”

“그··· 그랬지요. 그래도···.”

“나갈 때 시원하게 물이나 한 잔 주십시오.”

“아이고. 이거 고마워서···.”

“그리고 여기 던전, 크고 좋네요. 저희가 구매하겠습니다. 양계장도 시설비랑 땅값 모두 시세에 맞춰서 불편하지 않게 정리해드릴 테니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주변에 양계장 이전할 땅도 한번 알아보세요.”

“지··· 진짜로 말입니까?”

“물론입니다. 저희 길드에서 이전 시까지 앞으로 책임지고 관리해드리겠습니다. 양계장 이전하는 데 시간이 얼마나 필요하실까요?”

“허어···.”


김영중은 그간의 마음고생이 사무쳤는지 닭똥 같은 눈물을 뚝뚝 떨어졌다.


“아이고. 이렇게 편하게 되는 것을···.”

“그간 고생이 심하셨나 봅니다. 그래도 이렇게 정리하게 되었으니 얼마나 다행입니까. 그러니 잘 정리하시고 필요한 부분 있으면 언제든 말씀주세요.”


헌터들은 전화를 몇 번 돌리고 잠시 주변 사진을 찍으며 시간을 보냈다.

그러자 커다란 트럭이 다가와 고블린 시체를 실어 간다.

매번 고블린 시체 처리한다고 소각장에 돈을 주고 힘들게 옮기고 했던 기억에 김영중은 다시금 시름을 덜었다. 그가 진짜로 물 한 잔만 얻어먹고 떠나는 헌터들을 향해 연신 고개를 숙였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예. 또 연락드리겠습니다.”


갑자기 떠나던 차가 멈추곤 다시 후진으로 돌아왔다.


“어르신.”

“예. 말씀하세요.”

“손주들 계시죠?”

“있지요.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은 놈들이 셋이나 있지요.”

“잠시만요.”


뭔가를 한참 뒤적거리더니

그가 건넨 상자엔 구하린과 주조령, 그리고 갑주를 입은 힐러의 모습을 한 피규어 세트. 거기에 여러 장의 힐러빵 카드 세트가 포함되어 있었다.


“어허! 어찌 이런 걸 다 주시고···.”

“애들이 좋아할 겁니다. 애들 주세요.”

“아이고. 고맙습니다.”


헌터들의 밴과 고블린 시체를 실은 트럭이 사라지기가 무섭게 어쩌다 길드의 던전 관리 담당 직원에게서 전화가 걸려 왔다. 사고 처리를 어떻게 했는지, 헌터들의 서비스는 어땠는지 묻는다. 김영중은 활짝 웃는 얼굴로 연신 전화기를 붙들고 인사를 전했다.




***




서비스가 최우선이다. 친절이 답이다.

어쩌다 길드가 헌터 영업을 시작하며 낸 전략은 친절과 차별화.

거드름 피우며 각성자로서 우월감에 쩌들어 턱을 치켜세우던 헌터의 모습은 어디에도 없었다. 그냥 묵묵히 풀세트로 장비를 착용하고 FM으로 던전을 확인한다. 마물을 잡을 때도 깔끔하게 정리해주고 시체를 스스로 수거해간다.

거기에 추가로.

시중에 나와 있는 백 원 던전들.


그중에 최대한 구매할 수 있는 던전들을 빠르게 구매했다.

백 원 던전은 경제적 이유가 관리 소홀로 이어지는 부분이라 고블린이나 독충들이 심심치 않게 나왔다.


그곳들을 정리하며 태훈이 주장했던 기준은 한 가지.

100원이 아니라 그 동네의 시세에 최대한 맞춰 구매해줄 것.

그것은 여러 변호사와 함께 심도 깊게 상의한 끝에 내린 결론이었다.


“그게 판매자가 백 원에 내 놓았다고 해도 그 돈에 사시면 절대로 안 됩니다.”


민법 제104조 (불공정한 불법행위)


『당사자의 궁박, 경솔 또는 무경험으로 인하여 현저하게 공정을 잃은 법률행위는 무효로 한다.』


이 조항 때문이었다.

백 원에 던전을 내놓는 사람들은 대부분이 궁박, 경솔, 또는 무경험. 그 모든 경우에 해당하는 경우였다.


그리고 태훈의 마음도 궁핍한 소유자를 옥죄고 싶은 마음은 없었다. 백 원으로 샀다고 하면 추후엔 그 던전으로 수익을 내는 순간 문제가 발생한다. 오히려 평판만 나빠진다.


즉, 던전의 관리를 일반인이 해야 하는 상황에서 어쩔 수 없이 가격을 현저하게 내려 팔려는 심리는 차후에 그 던전이 수익을 내기 시작하면 보상받으려는 심리가 작용해 소송으로 이어지리라는 것.


“그러니 적당한 가격에 구입해야 합니다. 어차피 주변 시세도 바닥일 거고요.”


그것이 소송으로 이어지지 않으려면, 시세에 맞춰 적절하게 보상해주는 것이 기본이었다. 시세라는 것도 관리되지 못하는 던전이 포함된 주변의 땅은 형편없는 가격인 것도 사실이었다. 그정도면 크게 부담이 되는 것도 아니었다.


거기에 더해서.

던전에서 가장 흔한 마물은 고블린.


고블린을 토벌하니 자꾸만 ‘아기 고블린’들이 튀어나온다.

강보에 싸인 고블린은 작은 철창에 가둬 계속 길드 본부로 이송되어왔다.

그리고 태훈은 그 모든 ‘아기 고블린’을 할아버지의 던전으로 보냈다.


“냐뇨?”

“크허험. 미안. 계속 아이들이 튀어나오네.”

“부뉴내뇨냐!”

“분유?”

“마따냐!”

“알았어. 바로 보내줄게.”


벌써 이번 달만 분유가 두 트럭.


하지만 던전 안에서는 고블린과 미니언들이 무럭무럭 자라고 있었다.

고블린들은 집사 교육과 예절교육까지 시작 중이었다.


“잘 좀 부탁해.”

“맡겨냐!”


믿을 건 미니언들 뿐이다.

이렇게나 말 잘 듣는 영지민들이 세상 또 어디에 있으랴.

문제는 미니언들이 육아로 너무 바빠진 것.


“뉴늅!”

“왜? 마력석 충전이 힘드나?”

“노놉! 시가나어땨냐!”

“그··· 그래? 시간이 없어?”


며칠을 고민하던 미니언들이 불쑥 공사를 시작했다.

거기에 마력 충전의 방식은 새로운 전환점을 만들었다.


도저히 기존의 방식으로는 마력 충전량을 해결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 고블린의 육아와 훈련, 거기에 던전 공사까지. 따로 미니언들이 강강술래만 챙길 수 있는 상황도 아니니 지금은 변화가 필요했다.


“그래서 너희들이 이걸 만들었다고?”

“냐냐뇹!”


태훈은 바뀐 미니언 마을의 모습에 놀란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선작과 좋아요는 작가에게 큰 힘이 됩니다. 즐겁게 보셨다면 부탁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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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9 108화. 마무리 +14 22.06.15 2,681 93 14쪽
108 107화. 전투 +13 22.06.15 2,551 84 14쪽
107 106화. 습격 +14 22.06.14 2,695 87 15쪽
106 105화. 출장 +6 22.06.13 2,784 89 17쪽
105 104화. 던전 감옥 +10 22.06.12 2,905 91 19쪽
104 103화. 정리 +6 22.06.11 2,840 89 1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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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4 93화. 회상 +10 22.06.01 3,214 103 13쪽
93 92화. 강연 +8 22.05.31 3,314 100 16쪽
92 91화. 전설 +10 22.05.30 3,359 104 14쪽
91 90화. 행사 +10 22.05.29 3,477 107 15쪽
90 89화. 포섭 +10 22.05.28 3,540 116 14쪽
89 88화. 발표 +10 22.05.27 3,599 114 15쪽
88 87화. 사과 +14 22.05.26 3,768 111 14쪽
87 86화. 낙찰 +4 22.05.25 3,629 117 14쪽
86 85화. 경매 +6 22.05.24 3,681 107 13쪽
85 84화. 던전 인수 +10 22.05.23 3,794 108 13쪽
84 83화. 합의 +12 22.05.22 3,902 117 14쪽
83 82화. 수습 +13 22.05.21 3,907 110 16쪽
82 81화. 구조 +6 22.05.20 3,911 109 14쪽
81 80화. 입주 +10 22.05.19 4,081 114 14쪽
80 79화. 공고 +9 22.05.18 4,211 118 13쪽
79 78화. 최적지 +8 22.05.17 4,221 125 12쪽
78 77화. 토벌 +10 22.05.16 4,409 126 14쪽
77 76화. 광마 +4 22.05.15 4,544 122 12쪽
76 75화. 그게 가능할까요? +10 22.05.14 4,611 132 11쪽
» 74화. 출장 +18 22.05.13 4,649 137 17쪽
74 73화. 공사 +9 22.05.12 4,863 116 12쪽
73 72화. 복귀 +18 22.05.11 5,003 147 14쪽
72 71화. 와류 +10 22.05.10 5,139 125 14쪽
71 70화. 실험. +8 22.05.09 5,313 123 13쪽
70 69화. 스노우 볼 +8 22.05.08 5,498 132 13쪽
69 68화. 누가 죽어? +14 22.05.07 5,533 133 13쪽
68 67화. 통화 가능하십니까? +6 22.05.06 5,631 139 13쪽
67 66화. 이걸 판다고? +17 22.05.05 5,710 142 13쪽
66 65화. 광고 계약 +21 22.05.04 5,775 148 13쪽
65 64화. [더 힐러] +20 22.05.03 6,020 144 12쪽
64 63화. 각 성 +10 22.05.02 6,260 149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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