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레드풋님의 서재입니다.

표지

독점 게이트키퍼 전설급 괴물군단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판타지

연재 주기
레드풋
작품등록일 :
2021.12.15 15:18
최근연재일 :
2022.01.21 10:10
연재수 :
37 회
조회수 :
22,453
추천수 :
1,244
글자수 :
263,552

작성
22.01.07 10:10
조회
375
추천
22
글자
19쪽

22화. 일본의 게이트 키퍼 (2)

DUMMY

22화. 일본의 게이트 키퍼 (2)




꿀꺽.


‘죽어라?’


호카리는 커다란 장검 앞에 서서 장검의 날에 비췬 자신의 얼굴을 바라봤다. 이전과 다른 얼굴. 더 젊고, 더 하얗고 아기처럼 깨끗한 피부에 검은 머리. 이지메를 당하며 초등학교 때 찢어졌던 이마의 상처도 지금은 사라지고 없었다.


그리고 등 뒤에서 슬그머니 나타난 살의.

그 살의가 조용하게 속삭였다.


‘어서 죽어줘.’

‘너의 뇌를 먹고 싶어.’

‘그럼 내가 정말 깜짝 놀랄만한 걸 선물로 줄게.’


하지만 뇌는 줄 수 없다.

저번 폭탄 조끼가 터질 때도 머리가 먹히진 않았었다.

그래서 지금의 자신도 생존자로 있을 수 있는 거고.


친절한 아이지만 욕심 많은.

그리고 너무나도 무서운.


“강태훈 씨!”


태훈은 불꽃 속에 여러 물건을 던져 넣다가 다시 이쪽을 돌아봤다. 그리고 호카리에게 물었다.


“마음의 준비는 되었습니까?”

“···만약 제가 괴물이 되면.”

“당연히 괴물이 되겠죠.”

“···괴물로 되살아나면, 그땐 어떻게 하실 건가요?”


호카리는 태훈이 서 있는 불꽃 쪽을 바라봤다.

불꽃의 안쪽, 거대한 뼈와 골판들. 마치 대나무 조각같이 생긴 괴물. 어제 태훈과 싸웠다던 융합체의 생체 조직이 새까맣게 타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동영상에서 봤던 바로 그 융합체. 괴물의 사체였다.


“먼저 말을 걸어볼 겁니다.”

“네?”

“그리고 당신이 날 죽이러 온 빌런인지, 아니면 단순한 게이트의 괴물일지, 그렇지 않다면 호카리 당신 그 자체인지 목소리를 들어보고 판단하겠죠.”

“······.”

“당신이 온전히 당신으로 그곳에 서 있지 않는다면 저는 당신을 한 번 더 죽일 겁니다. 그땐 절대로 재생하지 못하도록 완벽하게 말이죠.”


꿀꺽.


떨리는 목소리로 호카리가 태훈에게 물었다.


“지금 절 죽여주실 수 있나요?”


태훈의 붉은 눈이 살짝 커진다. 그리고 다시 가늘게 가라앉았다.


“그런 건 스스로 하세요. 번지 점프도 자신이 직접 뛰어내려야 하는 겁니다.”

“···죄 ···죄송합니다.”


호카리의 얼굴이 부끄러움에 붉게 물들었다.

손에서 흥건하게 땀이 배어 나왔다.


둘의 대화를 들은 주변의 요원들이 분위기를 봐서 거리를 벌렸다. 그리고 부지런히 신호를 보낸다. 그러자 방위군으로 보이는 군인들이 호카리를 포위하듯 반원을 그리며 한쪽에 도열했다. 어디서 나타났는지 탱크의 포신이 호카리를 향했다. 아마도 태훈이 움직인다면 그들도 호카리를 공격할 것이다.


‘번지 점프···.’


하자.

해야 한다.


하지만 어떻게?


눈앞에 있는 건 태훈의 검.

호카리는 그 검의 날을 만져본다.

그리고 그 검을 향해 헤딩하듯 머리를 찍었다.


“하합!”

쩍!

“우욱!”


‘얕아.’


코와 턱을 타고 피가 주르륵 흘러내렸지만, 자신의 용기로 이 단단한 두개골을 깨긴 힘들다.


‘폭탄 조끼처럼 버튼 하나 누르는 것이라면 훨씬 쉬웠을 텐데···.’


그때 시선에 보인 것은 저 앞 컨테이너 안쪽에 걸려있는 거대한 석궁.


“저걸 좀 빌릴 수 있겠습니까?”

“······.”


태훈이 그 석궁을 꺼내 커다란 손으로 쉽게 장전해준다.

호카리는 방향을 세워 석궁의 화살이 자신의 이마를 향하게 붙잡았다.

바로 아래쪽에 보이는 방아쇠.

그 방아쇠 위에 한쪽 발을 올렸다. 양손에 붙잡은 석궁의 활이 묵직했다. 화살을 이마 한가운데 올렸다. 화살을 타고 피가 툭툭 떨어졌다.


“후우···”


바로 죽더라도 후회는 없었다.

그렇게 만나고 싶었던 강태훈도 만났고. 한국도 와봤다. 그 거품이 나오는 욕조에서 목욕도 했다. 구하고 싶어도 못 구했던 YU의 사진집도 구했다.


“그럼 부탁합니다.”


태훈이 앞으로 다가와 고개를 끄덕였다.


턱!

끄드드드득

퉁!


“!!”


누군가 머리를 획 잡아당기는···,

뜨거운 불덩어리가 뇌를 관통한 느낌.


시간이 정지한 듯 천천히 양발이 하늘로 붕 떠올랐다.

그 상태로 호카리는 3~4미터를 휘리릭 날아가 뒤편 2층의 건물 벽에 화살과 함께 박혔다.


푸화아아아악!


하얀 연기 사이로 호카리가 매달렸던 곳에서 무언가가 점점 커지기 시작했다.




***




쿵!


“음?”


태훈의 에테르에 대한 기감은 굉장히 정교했다.

게이트 키퍼와 합쳐진 융합체로 변한 사람들을 숱하게 죽이면서 터득한 것이었다.


태훈은 실험을 진행하면서 융합체와 합쳐지는 사람을 만날 때마다 그 기감을 끊임없이 에테르 수치와 비교했다.


자신의 에테르 수치는 평소 10만, 그리고 변신 시 최대 38만까지 오른다.

어제 죽인 이춘길의 수치는 확인된 것으로 2만에서 시작해 변신해서 최대 11만까지였다.


태훈이 호카리라는 이 일본 청년을 만났을 때 안심했던 것은 그런 기준에서 청년의 에테르 수치가 꽤 약했기 때문이었다.


평상시 기준으로는 1천이 될까 싶을 정도로 아주 약하게 느껴지는 에테르.

등급으로 분류한다면 C급.

변신한다고 해도 이춘길처럼 S급 몬스터로 진화할 것 같지는 않았다.


하지만 지금은.


끄드드드드득.


하얀 연기 속. 괴물로 성장하는 호카리의 신체가 점점 거대해진다.

이미 웅크린 놈의 몸은 벌써 태훈의 키를 훌쩍 넘었다.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땅이 우르릉 떨렸다.

태훈은 소각 중인 쓰레기 옆에 꽂혀있던 거대한 도끼를 뽑아 들었다.


“이거 장난 아닌걸?”


콰앙!


8미터?


일어선 괴물은 태훈의 크기보다 곱절은 더 커 보였다.

그리고 그 모습은 마치 갑옷 공룡을 연상시킬 만큼 단단한 골판으로 몸을 감싼 모습. 뚱뚱한 외형은 아르마딜로를 닮았다. 갑주로 뒤덮인 몸은 거대한 가시까지 자라 꼼꼼하게 보호되고 있었다. 거기에 개미핥기 같은 긴 얼굴. 주둥이에서 길디긴 혀가 쑤욱 뽑혔다가 쏙 하고 들어갔다.


“호카리 씨?”

“꾸우우?”


지금 괴물의 행동은 검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보며 스스로도 놀란 얼굴.


“호카리 씨!”

“······.”

“당신의 이름. 호카리가 맞습니까?”

“꾸이이?”

“호카리 씨 본인이 맞습니까?”

“꾸이이- 꾸이이-”


태훈이 뿌드드득 도끼를 고쳐잡았다.


‘저 괴물이 이지를 가지고 있는가?’


긴장된 얼굴로 앞의 괴물을 신중하게 바라봤다.

괴물의 주위로 당황한 군인들의 모습이 보였다.


“아직 사격하지 마세요!”


‘이 괴물. 지금 싸운다면 피해 없이 잡을 수 있을까?’


에테르의 느낌은 자신보다 살짝 아래. 하지만 덩치가 다르다.

어제의 이춘길보다는 훨씬 높게 느껴진다.


‘이 괴물도 S급···. 이거 쉽지 않겠는데?’


“호카리 씨 본인이 아니라면··· 전 죽일 수밖에 없습니다.”

“꾸이- 꾸이꾸- 꾸꾸이이-”


놈이 당황한 듯 손사래를 친다.


‘뭐지?’


괴물이면서 싸울 의사는 없다?

놈이 거대한 발톱을 들더니 자신의 입을 가리킨다.

그리고 맹렬히 머릴 흔들었다. 긴 혀가 빠르게 입 주위를 들쑥날쑥···


“하아.”


태훈이 도낏자루를 바닥에 턱 내려놓곤 도끼날에 팔을 걸치며 물었다.


“그 입으론 말이 안 나옵니까?”


끄덕끄덕


“호카리 씨 본인은 맞죠?”


끄덕끄덕


“나와 싸울 생각입니까?”


절레절레


태훈이 먼저 손을 내밀었다.


“괴물이 된 걸 환영합니다.”

“······.”


안킬로사우루스처럼 거대한 덩치의 호카리가 주춤주춤 그에게 다가와 조심스럽게 자신의 발톱을 내밀었다. 괴물인 태훈의 손으로도 비교할 수 없는 큰 크기. 삽 같은 발톱 하나를 잡으니 손이 꽉 찼다.


태훈은 그런 그를 향해 웃으며 잡고 있던 손을 맹렬히 흔들었다.

만화에서처럼 그 대사를 하고 싶었다.


‘너 내 동료가 돼라.’


그 대사만이 머릿속을 계속 맴돌았다.

그에게 맞는 전설급 군단의 시작이었다.




***




호카리가 사람의 모습으로 돌아와 처음 뱉은 말은 ‘귀화’였다.


“저는 한국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태훈과 동급인 S급 몬스터.

그렇다면 말릴 이유가 없었다.


“그건 제가 돕겠습니다.”


최용식 소장부터 적극적으로 나서서 그의 귀화를 도왔다.

소식은 대통령에게까지 닿았고 국정원에서 나와 진행한 5시간의 심층 면접 후에는 바로 국적이 정리되었다.


“환영합니다. 호카리 씨. 이제 당신은 한국인입니다.”


그의 희망은 ‘국적법 제7조’에 따라 특별귀화의 형식으로 일사천리로 이루어졌다.


그리고 지금.

그는 청와대 관저에 마련된 식당에서 귀가 빨개진 얼굴로 태훈의 동생 지은을 힐끔힐끔 바라보고 있었다.


“새 이름?”

“···네. 한국인 이름이 필요합니다.”

“이··· 이름이라. 이름! 뭐가 좋을까나?”


태훈 자신보다 더 신나서 이름을 생각하고 있는 지은의 표정에 뭔가가 통했는지 호카리의 얼굴이 붉다 못해 터질 것 같았다.


“어이~! 동생아!”

“왜?”

“너 한 바퀴만 돌아볼래?”

“음? 이렇게?”


빙글


“큽!”


쿵!


“호카리 씨! 괜찮아요?”

“네··· 네··· 괘··· 괜찮습니다.”

“너 그 옷은 뭐냐?”

“왜? 이상해?”


나풀거리는 리본 장식 블라우스와 부츠레깅스의 조합. 몸매가 그대로 드러나는 의상에 포니테일 머리가 더해지니 태훈이 보기에도 요망하다. 귀요미 상의 얼굴이 한층 더 돋보이긴 한다만···.


“너 며칠 사이 화장 실력이 엄청 많이 늘었다?”

“그렇지? 경호실 언니 중에 대박! 완전 카리스마 짱인 언니가 있거든. 그 언니한테 부탁해서 완벽하게 특훈 받았지. 그 언니 경호 퇴직하면 메이크업 유튜버 하겠데. 지금은 직업 때문에 얼굴 팔리면 안 된다나? 그 언니 덕분에 화장품도 진짜 많이 샀어!”

“야. 저거 끓어 넘친다!”

“으앗!”


부글부글

냄비의 닭볶음탕을 황급히 살피던 지은을 바라보는 호카리의 눈빛이 예사롭지가 않았다.

뭐 상관없으려나? 나름 연령대도 비슷하고···.


“자! 먹어 봅시다.”

“뭐냐? 내 그릇보다 그쪽 그릇. 양이 두 밴데?”

“어허! 손님이시잖아. 뭘 그런 걸 따져? 좀스럽게?”

“···감사하므니다.”


후릅


저거 매울 텐데.


“!”


울겠네.


“···맛이 괜찮아요?”

“마마마맛있습니다.”

“······.”

“더 먹어요. 엄청 많아요. 제가 손이 크거든요.”

“···가가가감사합니다.”


저러다 화장실에서 X꼬에 불나지.

그래도

지은도, 호카리도 서로 싫지는 않은 느낌.


“아!”

“?”

“호두 어때요?”

“호두?”

“그··· 변신했을 때 엄청 단단한 느낌이었다며. 완전 아르마딜로같이··· 이름이 아르마면 웃기잖아.”

“그래서 호두? 야 장난해?”

“···저, 전 좋습니다.”

“엥?”

“···지은 씨 의견이라면 ···저는 좋아요.”


얼씨구.


그래서 정한 새 이름은 한호두


이제 ‘사토 에이사쿠’였다가 ‘호카리 고타’가 되었던 청년은 삼 일 만에 다시 ‘한호두’가 되었다. 그리고 그는 지금 두 시간째 화장실에서 나오지 않고 있었다.




***




다음 날.

남산 지하 벙커에 마련한 실험실.


태훈과 호두는 그곳에서 새로운 검사를 하고 있었다.

최용식 소장이 그 둘에게 다가와 준비된 것들을 설명했다.


“정확한 설명은 ‘폭탄 목걸이’입니다.”

“!!”

“극소량의 폭약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강한 힘으로 목걸이가 끊어질 때 폭발하도록 만들어졌습니다. 폭발의 힘도 안쪽으로만 작용해서 주변에 피해를 줄 일도 없습니다.”

“오! 딱 호두가 차면 좋겠네요.”

“그렇죠. 태훈 씨야 전혀 필요 없는 물건입니다.”

“그럼 시험해보죠.”


목걸이를 장비하고 넓은 지하 실험실로 향했다.


“준비됐으면 시작하세요.”


마른침을 꿀꺽 삼킨 한호두가 목걸이를 쭉 잡아 뜯었다.


쾅!


그리고 변신한 안킬로사우루스 같은 괴물. 하지만 네 발이 아니라 직립 중이다. 이 넓은 곳에서도 머리가 천장에 닿을 듯 크다.


“지금 에테르 수치가 얼마나 나옵니까?”

“15만8천입니다.”

“음! 예상보다 높군요.”

“태훈 씨도 변신해 보시죠.”

“알겠습니다.”


태훈은 좀 과격했다.

자신의 턱과 머릴 잡곤 우두둑.


푸하악!


“어?”

“왜 그러시죠?”

“이전보다 수치가 올랐습니다.”

“얼마 나와요?”

“지금 수치가 41만입니다.”

“잠시만요.”


태훈이 눈을 감고 등 뒤에 있는 두 살의를 관찰했다.

사이 나쁜 고양이가 서로 하악질을 하듯 둘은 서로를 경계하며 등 뒤를 돌아다니고 있었다. 태훈은 그 둘을 왼손과 오른손에 따로 불러들였다.


그러자 왼손에서는 번개의 방전이 돌면서 손이 하얗게 타들어 갔다. 오른손에선 예의 그 불의 검이 천천히 튀어나왔다.


“지금 수치는 어떻습니까?”

“49만입니다.”

“꾸이이- 꾸이이-”


짝짝짝!

앞에 서 있는 호두가 손뼉을 치며 좋아한다.


“그럼 한판 떠볼까?”


절레절레절레절레

저 긴 얼굴이 폭풍처럼 돌아간다.


최용식 소장이 실험실로 들어오며 그 둘을 향해 새로운 과제를 설명했다.


“자 그럼 원하는 때에 변신을 푸는 훈련도 마져 하시죠.”




***




어두운 암실.

중앙에 길게 세로로 띄워진 화면 속에선 가면의 인물 중 권좌의 좌측에 앉아있던 수석 사교(司敎), 붉은 가면엔 왼쪽 눈을 기준으로 검은 선이 세로로 그어져 있었다.


“죄송합니다.”

[그를 찾지 못했다고요?]

“호텔까지는 찾아 들어갔으나, 확인해본 바 평시의 모습으로도 외형을 바꿀 수 있는 능력이 있었던 것으로 파악되었습니다.”

[그리고 그가 기껏 빌런이 되어 강태훈이에게 죽었고?]

“그렇습니다.”

[그럼 이 자는 누구입니까?]


새롭게 떠오른 사진.

그곳에는 거대한 갑옷공룡, 안킬로사우루스를 닮은 아르마딜로가 있었다.


“그자도 찾고 있습니다.”

[신지의 힘이 닿은 자들입니다.]

“······.”

[그자들을 포섭하고 회유하는 것이 그대의 역할이고요.]

“잘 알고 있습니다.”

[대주께서 새로운 명령을 주셨습니다.]

“네?”

[종교단체를 하나 양생하라 하십니다.]

“그 일본의 암천교 말씀이십니까?”

[뭐 분파도 좋겠죠. 약은 충분히 공급할 것이니 백만 명의 신도를 모으면 그때 신지로 가는 문을 열도록 준비하라 하십니다.]

“명하신 대로 성심으로 행할 것입니다.”


화면이 꺼지자 나타난 것은 각 방송사의 뉴스 채널.

그리고 그곳의 한 귀퉁이에 집행유예를 선고받고 나오는 국회의원들의 모습이 보였다.

붉은 가면은 그 화면만을 유독 집중하여 바라보고 있었다.




***




남산의 지하 비밀 연구소.

태훈과 한호두는 주섬주섬 종이상자에서 도시락을 꺼냈다.

점심은 지은이 만들어 준 샌드위치.


“헐!”


햄과 반쯤 탄 돈까스, 그 위에 다시 닭고기와 두꺼운 토마토. 양상추와 계란지짐. 그 위에 다시 두부 부침과 부추 한주먹. 한 뼘은 될 듯 욕심껏 만든 거대한 샌드위치를 들고 태훈과 한호두는 난감한 상황.


으적.


와~! 이 조합으로 맛이 없을 수도 있구나.


“윽. 맛없어···.”

“···저는 맛있습니다. 괜찮아요.”


힘겨운 식사를 겨우 마무리 할 때쯤 들어온 최용식 소장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방위국 위원들 설득이 끝났습니다. 이제 한호두 씨도 우리 팀입니다.”

“잘됐네요.”

“다행입니다.”

“그리고···”


최용식 소장이 컴퓨터를 조작하자 지하 연구동 한쪽 벽에 영상이 걸렸다.


“이걸 한번 봐주세요.”


슬라이드처럼 넘어가는 화면.

그 한 화상은 CCTV의 조악한 캡처 화면, 적외선으로 촬영된 인물은 사람과 괴물이 반반쯤 섞여 있는 형상이었다.

그 형상의 괴물이 군인들을 죽이고 철망을 훌쩍 뛰어넘는 모습이 연속으로 보였다.


“음? 저건···.”

“북한입니다. 원산이죠.”

“예?”

“그 저번 원산의 웨이브는 그러니까 확인 결과 의도된 테러라고 보시면 됩니다.”

“그럼 저··· 지금 저 괴물은 뭐죠?”

“그게 지금은 파악 중입니다만, 북측도 확인이 안 된다는 설명입니다.”

“······.”


화면이 몇 개가 넘어가다 나온 사진.

작은 주사기와 앰풀. 하지만 화재가 있었는지 증거품은 검게 그을려 있었다.


“저게 유일한 단서입니다만, 화재로 내용물이 무엇이었는지는 밝혀내지 못했다고 하더군요.”


태훈은 심각한 표정으로 변했고, 한호두는 아무것도 모르겠다는 듯 두 눈만 깜빡이고 있었다.


“그리고 여길 좀 봐주시죠.”


화면에 세계지도가 펼쳐지며 전 세계에 퍼져있는 게이트의 위치가 붉은 점으로 표시되었다. 그중 게이트가 몇백 미터 간격으로 몰려있는 지역이 붉은 동그라미로 새롭게 표시된다.


“북한 원산의 웨이브 사고 때 같은 시간에 일어난 전 세계의 게이트 웨이브 지역들입니다.”

“상당히 많네요.”

“대부분 셋 이상이 모여있는 지역들이었고, 상당한 규모의 피해를 만들고 진압되었습니다. 특히 멕시코는 5만 명 넘게 희생자가 나왔어요.”

“그 말씀은···.”

“네, 누군가 게이트 웨이브를 조직적으로 만들어내는 존재가 있다는 뜻이죠.”

“!!”

“두 분께 새로 부탁드릴 작업이 있습니다.”

“말씀하세요.”

“혹시 게이트 이동 작전이라고 들어보셨습니까?”

“네?”


최용식의 설명은 이렇다.


“게이트를 완벽하게 막아버리면 게이트가 죽습니다.”


게이트를 죽이는 방법은 간단하다. 여러 가지가 있지만, 가장 쉬운 것은 바닷물에 잠기게 하는 것. 혹은 땅속에 묻어버리기.


게이트를 죽이려 하면, 게이트가 마물을 토해낸 후처럼 마블링이 완벽히 사라지고 반질반질한 검고 딱딱한 구체가 되어버린다. 그게 몇십 분 후에는 산호의 백화현상처럼 색이 하얗게 빠지고 갈라져 돌로 변한다.


그렇게 죽어버린 게이트가 생기면, 죽은 게이트에서 가까운 곳에 새로운 게이트가 생성된다. 그렇게 새롭게 형성된 게이트는 20년 전, 전 세계에 게이트가 처음 생겨났을 때처럼 융합체를 통하지 않더라도 자동으로 게이트가 열렸다. 새로 생성된 게이트에선 무조건 웨이브가 터졌다.


“그래서 전 세계 사람들은 게이트를 완벽하게 막아버리지 못하는 것이죠.”

“아무것도 준비 안 된 곳에서 뜬금없이 게이트가 생기는 것보다 기존에 방어체계가 완비된 곳에서 지속해서 감시하는 것이 훨씬 유리하겠네요.”

“맞아요. 적당히 방어하며 괴물을 양식하듯 게이트를 살아있는 상태로 두는 거죠. 게이트 키퍼를 꾸준히 희생해야 하지만, 관리엔 그편이 더 편하고 안전합니다. 그래서 게이트는 죽일 수 있어도 죽이지 않고 두는 이유가 죽여봐야 근처에 새로 생기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새로 생기면 무조건 터지고요.”

“맞습니다.”


최용식이 손짓하자 새 영상이 투과된다.


“하지만, 게이트를 꼭 죽여야 할 때도 있습니다.”

“예?”

“이 영상을 한번 보시죠.”


태훈과 한호두가 벽에 쏘여진 화면을 바라봤다.

그 영상엔 게이트 세 개가 나란히 한 화면 속에 붙잡혀 있는 모습.

십 미터도 떨어지지 않은 공간에 게이트 세 개가 구슬치기하듯 몰려있었다.


“저거···”

“강화도에 있는 다발성 게이트입니다.”




선작과 추천, 짧은 응원의 글은 작가에게 큰 힘이 됩니다. 재미있게 보셨다면 응원부탁드려요.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2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게이트키퍼 전설급 괴물군단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연중공지입니다. 22.01.21 249 0 -
공지 표지를 바꿔 봤습니다(2차). +4 21.12.30 88 0 -
공지 [제목을 변경합니다.](2차) +4 21.12.30 93 0 -
공지 게이트 이미지 입니다. (추가 중) +4 21.12.24 161 0 -
공지 연재시간을 10:10으로 변경합니다. 21.12.21 437 0 -
37 36화. 일본 그랜드 웨이브 (2) 22.01.21 160 9 12쪽
36 35화. 일본 그랜드 웨이브 (1) 22.01.20 178 11 12쪽
35 34화. 독도(3) +1 22.01.19 190 10 12쪽
34 33화. 독도(2) +2 22.01.18 183 12 13쪽
33 32화. 독도 (1) +1 22.01.17 186 17 12쪽
32 31화. 게이트 키퍼 조율환 (2) +2 22.01.16 223 15 13쪽
31 30화. 게이트 키퍼 조율환 (1) +8 22.01.15 233 20 13쪽
30 29화. 에테라민 (4) +8 22.01.14 223 16 14쪽
29 28화. 에테라민(3) +12 22.01.13 228 20 13쪽
28 27화. 에테라민(2) +5 22.01.12 262 18 19쪽
27 26화. 에테라민(1) +11 22.01.11 289 22 17쪽
26 25화. 강화도 (3) +7 22.01.10 298 23 14쪽
25 24화. 강화도 (2) +10 22.01.09 325 22 16쪽
24 23화. 강화도 (1) +4 22.01.08 354 19 14쪽
» 22화. 일본의 게이트 키퍼 (2) +2 22.01.07 376 22 19쪽
22 21화. 일본의 게이트 키퍼 (1) +10 22.01.06 399 26 15쪽
21 20화. 빌런 (3) +4 22.01.05 427 24 16쪽
20 19화. 빌런 (2) +6 22.01.04 437 21 15쪽
19 18화. 빌런 (1) +6 22.01.03 499 26 15쪽
18 17화. 원산 (2) +3 22.01.02 514 36 13쪽
17 16화. 원산 (1) +9 22.01.01 581 35 17쪽
16 15화. 실험의 결과 +20 21.12.31 635 41 18쪽
15 14화. 변화의 시작 +14 21.12.30 654 40 18쪽
14 13화. 타이밍 +28 21.12.29 711 42 14쪽
13 12화. 그 계획 +14 21.12.29 726 38 23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