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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탈혼명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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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드풋
작품등록일 :
2019.10.12 0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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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1.18 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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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02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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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8화. 방만희와 허깨비들(1)

DUMMY

58화. 방만희와 허깨비들(1)






프로그래머 방만희의 원룸 빌라.


정문에서 큰 키의 청년 대왕오징어가 핸드폰으로 119를 누른다.


“네. 119 구조대입니다. 무슨 일이시지요?”


“사람이 쓰러져있습니다. 출동 가능할까요?”


“지금 현재 위치가 어디시지요? 지금 있는 장소를 쉽게 확인할 수 있는 주변 건물이나 지하철, 도로명을 알고 계시면 말씀해 주시기 바랍니다. 주소를 알고 계십니까?”


“여기가··· 잠시만요.”


청년 대왕오징어가 바닥에 떨어진 우편물을 하나 집어 주소를 확인하며 신고접수 요원에게 주소를 불러준다.


“방배동 00길 00번지 빌라 2층 원룸 제일 안쪽 끝방입니다.”


“사람이 쓰러져 있다고요? 몇 명입니까?”


“한 명입니다.”


“신고장소로 현재 구급차가 출동하고 있습니다. 혹 현재 쓰러지신 분의 상태를 알 수 있을까요?”


“저는 빌라 밖이고, 창문으로 빌라 안쪽 집 안에 사람이 쓰러져 있는 상태만 보입니다.”


“아. 그러세요? 혹시 가스가 새거나 가스 냄새가 나거나 하지는 않는지요?”


“네. 냄새가 나지는 않습니다.”


“혹 누가 침입한 흔적이나 경찰의 출동이 필요해 보이시나요?”


“거기까지는 잘 모르겠네요. 하지만 저는 빌라 밖에 있고 문은 잠겨 있어요. 안쪽은 정확하게는 잘 안 보이는데 사람이 쓰러져서 피를 흘리고 있습니다.”


“의식, 호습, 맥박 등을 알 수 있습니까?”


“여기서 관찰하기에는 잘 알 수 없지만 숨은 쉬고 있는 거 같긴 해요.”


“혹 큰 소리로 불러보셨습니까?”


“네. 의식이 없어 보이네요.”


“출혈은 어느 정도입니까?”


“책상에 쓰러져 있고, 발바닥 쪽에 피자 정도 크기로 핏물이 고여 있어요.”


“지금 사고자분께 접근은 할 수 없고요?”


“빌라 창문은 열리는데 보안 철창이 있네요. 문은 안쪽에서 잠겨 있습니다.”


“네. 알겠습니다. 구급차의 사이렌이 들리면 밖으로 나와 신호해 주시기 바랍니다. 최대한 빨리 구급차가 현장에 도착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네. 알겠습니다.”


그가 119와 통화를 마친 후 핸드폰으로 영상을 키고는 손을 쭈욱 뻗어 창문으로 넣는다.

그는 방만희의 쓰러져 있는 상태를 영상에 담는다.

최대한 확대를 하고 영상에 담은 모습을 확인하지만 숨을 쉬고 있는 건지 아닌지 정확하게 보이지가 않는다.


“하아. 어쩌지?”


그때.

옆집의 여아가 자신을 보고 있다.


“아저씨!”


“아. 꼬마야. 좀 도와줄래?”


“죽었어요?”


“뭔 소리야?”


“방금 119에 신고 한 거 아니에요?”


“어! 맞아.”


“그러니까 죽었느냐고요.”


옆집 소녀의 기대에 찬 얼굴.

청년은 지금 상황이 소녀의 기대에 맞는 대답으로는 보지 않는다.


“글쎄. 모르겠네.”


소녀가 쪼르르 달려 나와서 창문으로 재밌는 걸 구경하듯 매달려 안쪽에 쓰러져 있는 방만희를 보더니 말한다.


“에이~! 죽었네.”


“야! 너는 어째 옆집 오빠가 저렇게 됐는데······”


“옆집 개새끼겠죠. 쌤통이네, 아주 하루 종일 지랄지랄 괴성을 질러대더니. 진즉 이럴 줄 알았지.”


“야! 도와줄 거 아니면 넌 걍 들어가라.”


“만 원 주면 구급차 이쪽으로 안내할게요.”


그녀가 시선을 피하며 손은 자신을 향해 내민다.


“허! 마~안~원?”


“싫음 말던가.”


그가 오천 원권 지폐를 들고 턱짓을 하자 소녀가 돈을 팍 챙기더니 요크셔테리어를 안고는 빠른 걸음으로 달려 나간다.

빌라 복도 밖에서 보니 골목 어귀로 달려나가는 소녀의 모습이 보인다.


“허. 거 참. 생긴건 이쁘장한 애가⋯ 다 크면 사내들 꽤나 울리겠다.”


소녀가 어느 정도 빌라와 거리를 두고 떨어지자 그는 신중하게 주변을 살핀다.

이내 안주머니에서 부적 하나를 꺼내 접어선 자신의 양말 뒤축에 넣는다.

그리고 잠시 숨을 가다듬듯 공력을 끌어내 다리로 모은다.


‘천근추’


그의 발이 빌라 철문의 손잡이에 적중하자 손잡이에서 쾅 하고 커다랗게 소리가 난다.


‘약해.’


“나 참 다 후져서 쓰러질 거 같은 빌라가 문은 조낸 튼튼하네?”


그가 재차 발길질을 하자 손잡이 한쪽이 푹 꺾이며 틈이 벌어진다.

그때 멀리 사이렌 소리가 들리기 시작한다.


그가 한 번 더 발길질을 하자 빌라 철문의 앞쪽 손잡이가 퍽하고 떨어져 나간다.

그는 길쭉하게 나온 남은 손잡이의 자물쇠 부분을 빌라 안쪽으로 밀어 넣어보려 한다.

이리저리 흔들어보자 조금씩 손잡이의 자물쇠부분이 빠져 나간다.

한순간 남은 손잡이 부분이 툭하고 안쪽으로 떨어진다.


‘좋아. 하나는 됐고.’


그가 문손잡이가 떨어진 것을 확인하고 동그란 손잡이 구멍에 손가락을 넣어 문을 잡아 빼자 문이 열리는가 싶더니 철컥하고 안전고리가 걸리는 소리가 들린다.

문은 5센티 정도에서 더 열리지 않고 걸려있다.

그때 저쪽 아래에서 구급대원과 함께 소방대원 세 명이 소녀와 함께 뛰어오는 모습이 보인다.


“여깁니다.”


빌라 문 앞에 선 감독으로 보이는 소방대원이 빠르게 사진 한두 장을 찍더니 말한다.


“신고자시죠? 혹시 문이 열리나요?”


“열려고 하니 안전고리가 안쪽에서 걸려요.”


“이 문고리는?”


“급한 상황인 거 같아서 제가 부셨습니다.”


“알겠습니다. 이제 저희가 사고자 구조 진행하겠습니다.”


그가 뒤에 준비하고 있는 소방대원 셋을 보고 짧게 말한다.


“부셔!”


이미 큰 도끼를 들고 대기 중이던 소방대원이 위쪽과 아래쪽 경첩 부분을 찍어버리자

뒤에 대기 중인 거의 키가 2미터는 됨직한 대원이 발로 문을 차기 시작한다. 두어 번 문을 걷어차자 경첩과 동시에 문이 대각으로 빗겨 열리며 떨어져 나간다.

그 모든 상황이 채 5초도 걸리지 않았다.


빠르게 안쪽으로 달려 들어가는 대원들이 환자의 상태를 확인하더니 심폐소생술을 시행하기 시작한다.


“야. 너 가서 들것 좀 가져와!”


“옙!”


소방관 한 명이 다시 구급차를 향해 달린다.

청년 대왕오징어는 소방대원들의 행동을 찬찬히 살피고 있다.

그리고 방만희의 방도 확실하게 살펴본다.

바닥에 떨어져 있던 종이 한 장을 들어 보자 그 안에는 빼곡하게 프로그램 언어와 수식들이 가득 낙서 되어있는 것을 발견한다.

그가 그 종이를 한손으로 구겨 주머니에 넣는다.


“흐음.”


소방대원 하나가 방만희의 상의를 벗기더니 휴대용 AED(자동심장충격기)의 패치를 가슴에 붙이고 버튼을 누른다.

그러자 바로 AED에서 ‘분석 중’이란 음성 맨트가 나온다.


[심장 충격이 필요합니다.]


기계는 ‘충전’이란 버튼에도 자동으로 불이 들어온다.


바로 전 사진을 찍었던 팀장이 대원들에게 말한다.


“십 초만 CPR하고 바로 충격해!”


[환자에게서 떨어지세요.]


AED에서 “심장충격 버튼을 누르세요”라는 맨트가 나오자 구급대원들이 CPR을 멈추고 방만희에게서 떨어져 고개를 끄덕인다.


“충격!”


방만희의 몸이 크게 요동친다.

등이 활처럼 올라오며 움찔하더니 다시 툭 떨어진다.

소방대원은 빠르게 CPR을 재계한다.


“다시. 한번 더!”


청년 대왕오징어는 주변을 계속 살피고 있다.

자신이 보기에 지금 방만희의 상태는 엉망이다.

구급대원들도 심폐소생을 위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하지만 대왕오징어가 보기에 방만희의 몸에는 분명하게 ‘‘혼(魂)’이 깃들어있다.

그가 발현하는 오라, 기의 흐름은 혼을 담은 보통사람의 몸이 내는 통상적인 모습이다.

그리고 이런 상황이라면 그가 죽을지 죽지 않을지는 그의 옆에 차사가 있느냐 없느냐로 판단할 수 있다.

그는 그가 할 수 있는 최선의 공력으로 시선을 밝게 만든다.

그 눈으로 집중하여 주위를 살펴보고 있지만, 검은 옷의 차사는 전혀 보이지 않는다.

아직은 익숙하지 않지만 배운 바 대로 실행했다면 가만히 서 있는 차사라도 자신의 눈에는 보였을 것이다.

그리고 이 방에 차사가 없다는 말은 크게 걱정할 상황까지는 아니라는 것.

지금 저기 누워있는 방만희라는 청년은 곧 호흡과 맥박이 되살아날 것이다.

아마도 자신의 추측이 맞다면 지금쯤?


CPR 중이던 소방대원이 소리친다.


“맥박 확인!”


“휴! 이송해.”


접이식의 들것에 환자를 옮긴 대원들이 빠르게 구급차로 향하자 아까의 대장인 듯한 대원이 청년 대왕오징어에게 다가와 묻는다.


“혹, 가족이세요?”


“아닙니다.”


“그럼 사고자분 보호자와 연락할 방법이 있을까요?”


그 말에 옆집 소녀가 말한다.


“저 아저씨 엄마가 한 달에 한 번 와요.”


“그럼 그분 어머님 핸드폰 번호를 알 수 있겠니?”


“제가 알기로 그 아줌마 핸드폰도 없어요.”


“아. 그래? 그럼 집 전화라도 알 수 있을까?”


“엄마가 포항 어디 산다고 들었는데, 아마 불러도 오려면 내일 올걸요? 차라리 경찰에다가 연락하는 게 더 빠르겠네요.”


“알겠다. 그런데 넌 어찌 그걸 알지?”


팀장의 말에 소녀가 주먹으로 빌라의 벽을 툭툭 치자 빌라 전체에 퉁퉁 하는 소리가 울린다.


“여긴 전혀 방음이 안 되는구나?”


“그래서 싸요.”


“아. 알았다. 고맙다.”


아래층에서 소방대원의 목소리가 들린다.


“준비 끝났습니다.”


그가 청년 대왕오징어를 보며 말한다.


“곧 경찰이 올 겁니다. 최초 신고자이시니 상황 설명을 좀 해주셔야겠네요. 부탁드리겠습니다.”


“아. 예. 고생하셨습니다.”


“그럼.”


소방대장이 빠르게 구급차로 달려가자 차가 골목을 빠르게 빠져나간다. 귀가 울리는 사이렌 소리에 놀란 동네 주민 한둘이 골목에 나와 무슨 일일까 살펴보더니 이내 혀를 차며 들어가 버린다.


둘만 남은 청년과 소녀.


“꼬마야!”


“왜요?”


“경찰 오면 네가 설명해 줘라.”


“음?”


소녀가 가만히 생각하더니 말한다.


“보상은요?”


“보상?”


청년이 생각해보니 더는 현금이 없다.

소녀를 구워삶기에 총알이 없는 상황.


“난 더는 줄게 없는데.”


“그럼 맨입으로요?”


“넌 돈을 너무 밝혀.”


“피~!”


“난 이제 갈란다.”


“아저씨 조폭이죠?”


“조폭이라니?”


“경찰오니까 피하겠다는 거잖아요.”


“추리는 좋다만 조폭은 아니다. 경찰을 무서워 할 이유도 없고.”


“근데 여긴 왜 왔어요?”


“저 친구에게 시킬 일이 있었거든.”


“흥! 날백수가 뭘 할 줄 안다고.”


“하하. 좋을 대로 생각해.”


“좋아요. 5만 원! 경찰 접대비로는 싸네.”


“이젠 현금 없다니까.”


소녀가 빈 손을 내밀고는 말한다.


“어쩌나? 그럼 전 아저씨 조폭이라고 신고나 해야겠네. 문도 막 부수고 하던데.”


고단수.

청년 대왕오징어는 잠깐 생각한다.

이제 곧 경찰이 사고자 수습 때문에 그리고 부서진 문이나 기타 조사를 위해 찾아올 것이다.

이 소녀 비위나 맞추며 더는 시간을 끌 상황이 아니다.

그리고, 지금 그는 최초신고자이다.


“너 핸드폰 있니?”


“아니요.”


“좋아. 그럼 이 핸드폰을 주마. 중고로 바로 팔아도 15만 원은 받을 거다. 유심이 없어도 와이파이 터지면 인터넷은 될걸?”


“헐. 대박.”


청년이 자신의 핸드폰에서 유심칩을 빼고는 초기화 한다.

그리곤 소녀에게 툭 던진다.

소녀가 핸드폰을 받아 이리저리 살펴본다.


“쓸만은 하겠네요.”


“됐니?”


“좋아요! 계약성립.”


“그 대신! 저 친구 어머님 오시면 잘 좀 말씀드려.”


“그건 저희 할머니한테 말씀드리면 돼요. 두 분이 친하거든요.”


“좋아!”


“이게 대포폰이에요?”


“대포폰이 뭔 줄은 아니?”


“다른 사람 폰? 아니면 훔친 거?”


“그건 멀쩡히 내가 쓰던 폰이다. 이제 유심이 없으니 그냥 공폰이야. 너 쓰렴.”


“아, 알았어요.”


“그럼 부탁하마.”


그가 빠르게 계단을 내려가자 소녀가 2층에서 그를 보며 묻는다.


“아저씨는 이름이 뭐에요?”


“나? 알아서 뭐하게?”


“그냥요.”


“주성치다.”


“주성치? 어디서 들어봤는데······”


“어. 안녕!”


그가 빠르게 골목을 나오자 바로 경찰차가 골목 앞에 도착한다.

아마도 그들은 세입자가 실려 나간 이 좁은 빌라를 외부인이 들어오지 못하게 잘 정리할 것이다.


청년 대왕오징어가 골목을 걸어 나오며 어딘가에 전화를 건다.


“네, 찾았습니다. 그리고 찾기는 찾았는데 사고가 생겼습니다.”




* * *




명계의 한 구석.

컴퓨터 쓰레기들의 산 깊은 곳.

이승에서 굴러온 컴퓨터 쓰레기가 모여 쌓인 이곳에 작은 성이 하나 축조되어있었다.

그리고 지금은 성이라기보다 묘지라는 표현이 맞을 것이다.

이곳은 매킨토시 클래식 웰슨 1세의 묘소이다.

성의 천장에는 이 묘지의 이름을 받은 매킨토시 클래식 윌슨 1세의 머리가 매달려있다.

그리고 그곳에 일군의 허깨비들이 원형의 대형으로 발을 맞추고 눈을 감고 누워있다.


“깨어나나?”


“아니.”


“더는 기다릴 수 없겠어.”


“너무 우리가 몰아부쳤어.”


“코피가 나던데⋯ 괜찮을까?”


“그의 체력이 한계야. 다시 깨어날 때까지 그는 절대 게임을 할 수 없을 거야.”


“미쳐버리지 않을까?”


“뭔가 조치가 필요해. 이대로라면 당연히 미칠 거야.”


“괜찮겠어?”


“책상에서 기절했으니 피는 아래로 흐르겠지. 침대에 바로 누워있다면 문제겠지만, 그걸로 죽지는 않을 거야.”


“만약 죽게 된다면?”


“아마도 저승차사들은 그를 여기로 다시 데려와 34번으로 붙이지 않을까?”


“그럴지도.”


“킥킥. 듣던 중 반가운 말이군.”


“그때는 우리가 죽이자.”


“킥킥! 찬성”


“우리? 난 반대야. 그가 없었다면 우리도 없었어. 난 그를 존중해. 그는 나야.”


“흥. 그놈은 우릴 팔았어.”


“응. 그게 나고 너라고.”


“쳇. 인정.”


“모두 일어나. 이제 돌아갈 시간이다.”


1번 허깨비 방만희.

대장의 명령이다.

허깨비들이 천천히 일어나 성을 빠져 나온다.

그리고 한 줄로 줄을 맞춰 걷는다.

그들은 차사 본부에서 마련한 별관의 작업 동으로 향하고 있다.

황량한 명계의 벌판을 걸으며 그들은 생각한다.

본체가 죽으면 이제 더는 게임도, 미소녀도, 직바구리 폴더 안의 동영상도, 공략집도 아무것도 손에 넣을 수 없다.

이곳 묘소로 다시 돌아왔을 때는 그가 깨어나 있기만을 바라며.

그들이 천천히 걸으며 말한다.


“아까 심장 지질 때 기억나?”


“어. 졸라 따끔하던데?”


“찌릿 한 거 오랜만에 느껴봐.”


“그렇지. 여기선 아무것도 느낄 수가 없으니.”


“고통 빼고.”


“당분간 전체가 하는 접속은 절제하는 게 어때?”


“그건 자위 같은 거야. 막을 수 없어.”


“하지 말자고? 지금은 자위 뒤의 현타가 온 것처럼 정신이 맑으니 이런 소릴 하지. 욕구가 쌓이면 다시 접속하게 될 거야. 그것만이 우릴 자극해. 어쩔 수 없어.”


“그나마 전체가 모여서 하기에 본체에게 데미지가 적고 메아리도 피할 수 있는 거 아니야?”


“맞아. 각각이 숨어서 접속해 버리면 그는 정말 단번에 미쳐버릴지 몰라.”


“흠.”


모두가 근심에 찬 얼굴로 황무지를 걷는다.

허깨비 하나가 바닥에 덜어진 키보드의 키판 하나를 발견한다.


“대장!”


“?”


1번.

이전에 조장으로 불리던 허깨비가 뒤를 돌아본다.

그는 언제부터인지 이 무리의 대장으로 통하고 있었다.

그가 키보드의 블록 하나를 받아 살펴보니 영문으로 [SCROLL LOCK]이라고 적혀있다.


“스크롤 락 키다.”


“헉.”


“오오!”


“자. 모두 들어라. 본체는 누웠어. 그가 깨어날 때까지 최대한 접촉은 금지야.”


“그걸 어떻게 막지? 그게 자의로 되나?”


“이제부터 두 명씩 조를 맞춘다. 서로 상대를 감시해라. 만약 둘이 같이 접촉한다면 내가 알 수 있을 거야. 곧 메아리가 올 테니까. 만약 그걸 걸리면 둘 다 눈을 뽑아 반나절을 효시 할 테다.”


“알았어.”


“좋아.”


“효시 된 놈은 때려도 돼?”


“얼마든지.”


질문한 허깨비가 몸을 부르르 떨더니 말한다.


“나랑 같은 조 할 사람?”


그들은 벌판에서 둘씩 둘씩 짝을 이룬다.

길던 줄은 반으로 줄고 이제 두 줄이 된다.


“차사들과의 일이 마무리 되면 다시 묘지로 모여. 그때 함께 본체를 살펴보자. 그전까지는 아무도 본체에 접속 금지야. 최대한 정신을 가다듬고 접속되지 않도록 의식하며 행동해.”


“알았어.”



두 줄로 선 허깨비 방만희들이 천천히 황무지를 건너 숲으로 향한다.

그 을씨년스러운 숲은 앙상한 가지로 된 죽은 나무만 있다.

하지만, 명계에서 그나마 그들이 갈 수 있는 곳 중에는 이곳이 가장 포근한 느낌을 주는 곳이다.

그나마 이승의 풍경은 이곳이 가장 비슷하기에.


“이제 세상은 겨울인가?”


“아마도.”


그들의 걸음이 잠시 멈춘다.


마치 현실의 겨울 산 같은 앙상한 가지들을 품은 숲은 그들에게 잠시 겨울의 정취를 넘겨준다.

깊은 우울감을 털어낸 대장이 뒤를 돌아보며 말한다.


“출발!”





(계속)




부족한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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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9 69화. 특무대와 염라명부차사(3) 20.01.15 20 0 13쪽
68 68화. 특무대와 염라명부차사(2) 20.01.14 21 0 13쪽
67 67화. 특무대와 염라명부차사(1) 20.01.13 19 0 14쪽
66 66화. 방만희와 허깨비들(9) +2 20.01.11 41 1 13쪽
65 65화. 방만희와 허깨비들(8) 20.01.10 21 0 13쪽
64 64화. 방만희와 허깨비들(7) 20.01.09 23 0 14쪽
63 63화. 방만희와 허깨비들(6) 20.01.08 18 0 14쪽
62 62화. 방만희와 허깨비들(5) 20.01.07 16 0 11쪽
61 61화. 방만희와 허깨비들(4) 20.01.06 18 0 14쪽
60 60화. 방만희와 허깨비들(3) 20.01.04 22 0 11쪽
59 59화. 방만희와 허깨비들(2) 20.01.03 21 0 14쪽
» 58화. 방만희와 허깨비들(1) 20.01.02 24 0 17쪽
57 57화 . 쌍둥이 아빠 주광진 (2) 19.12.31 20 0 17쪽
56 56화. 쌍둥이 아빠 주광진(1) 19.12.30 23 0 16쪽
55 55화. 택배원 김씨와 방만희(2) 19.12.28 20 0 12쪽
54 54화. 택배원 김 씨와 방만희(1) 19.12.27 27 0 18쪽
53 53화. 소방교 주권현 (5) 19.12.26 21 0 14쪽
52 52화. 소방교 주권현 (4) 19.12.24 25 0 13쪽
51 51화. 소방교 주권현 (3) 19.12.23 18 0 12쪽
50 50화. 소방교 주권현(2) 19.12.21 24 0 22쪽
49 49화. 소방교 주권현(1) 19.12.20 17 0 12쪽
48 48화. 카통고(2) 19.12.19 21 0 14쪽
47 47화. 카통고(1) 19.12.18 21 0 18쪽
46 46화. 염라명부 차사(6) 19.12.17 19 0 14쪽
45 45화. 염라명부 차사(5) 19.12.16 21 0 17쪽
44 44화. 염라명부 차사(4) 19.12.14 20 0 17쪽
43 43화. 염라명부 차사(3) 19.12.13 18 0 17쪽
42 42화. 염라명부 차사(2) 19.12.12 18 0 19쪽
41 41화. 염라명부 차사 (1) 19.12.11 23 0 17쪽
40 40화. 징계소왕과 허깨비(4) 19.12.10 24 0 14쪽
39 39화. 징계소왕과 허깨비(3) 19.12.09 20 0 16쪽
38 38화. 징계소왕과 허깨비(2) 19.12.06 22 0 19쪽
37 37화. 징계소왕과 허깨비(1) 19.12.05 22 0 12쪽
36 36화. 이야기의 시작 (5) 19.12.04 28 0 16쪽
35 35화. 이야기의 시작 (4) 19.12.03 26 0 17쪽
34 34화. 이야기의 시작 (3) 19.12.02 23 0 19쪽
33 33화. 이야기의 시작 (2) 19.12.01 21 0 18쪽
32 32화. 이야기의 시작 (1) 19.11.30 30 0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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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30화. 사고 (5) 19.11.28 21 0 1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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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 27화. 사고 (2) 19.11.25 22 0 16쪽
26 26화. 사고 (1) 19.11.24 28 0 21쪽
25 25화. 특무대 (5) 19.11.23 30 0 19쪽
24 24화. 특무대 (4) 19.11.22 27 0 18쪽
23 23화. 특무대 (3) 19.11.21 29 0 20쪽
22 22화. 특무대 (2) 19.11.20 28 0 16쪽
21 21화. 특무대 (1) 19.11.19 34 0 15쪽
20 20화. 탈명자(3) - 새 이름 19.11.18 30 0 13쪽
19 19화. 탈명자(2) - 추격전 19.11.17 34 0 18쪽
18 18화. 탈명자(1) - 소녀 정제수 19.11.16 37 0 11쪽
17 17화. 프로그래머 방만희(4) 19.11.15 38 0 16쪽
16 16화. 프로그래머 방만희(3) 19.11.14 46 0 18쪽
15 15화. 프로그래머 방만희(2) 19.11.13 38 0 16쪽
14 14화. 프로그래머 방만희(1) 19.11.12 40 1 19쪽
13 13화. 택배원 김 씨(3) 19.11.11 41 1 13쪽
12 12화. 택배원 김 씨(2) 19.11.10 84 0 15쪽
11 11화. 택배원 김 씨(1) +2 19.11.09 50 2 13쪽
10 10화. 차사 신태웅(8) 탈명특무대 +2 19.11.08 53 2 18쪽
9 9화. 차사 신태웅 (7) 차출(2) +2 19.11.07 74 2 13쪽
8 8화. 차사 신태웅(6) 차출 +2 19.11.06 66 2 19쪽
7 7화. 차사 신태웅(5) 재교육(2) +2 19.11.05 71 2 16쪽
6 6화. 차사 신태웅(4) 재교육 +2 19.11.04 83 2 13쪽
5 5화. 차사 신태웅(3) 징계 +2 19.11.03 92 2 15쪽
4 4화. 차사 신태웅(2) 미로진 +2 19.11.02 99 3 13쪽
3 3화. 차사 신태웅(1) 망혼 +3 19.11.02 126 3 17쪽
2 2화. 무녀. +3 19.11.01 183 4 19쪽
1 프롤로그 & 1화. 무명(無名) +4 19.11.01 440 5 2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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