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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드풋님의 서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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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탈혼명부

웹소설 > 작가연재 > 판타지, 현대판타지

레드풋
작품등록일 :
2019.10.12 01:47
최근연재일 :
2020.01.18 00:02
연재수 :
71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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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12.16 0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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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화. 염라명부 차사(5)

DUMMY

45화. 염라명부 차사(5)






소방교 주권현은 이 작은 강아지가 왜 이리 짖고 있는지 알 수가 없다.

둑길 따라 한적한 시내 냇가의 소천 산책로는 버드나무와 갈대가 어우러져 아름답기만 하다.

간혹 보이는 자전거 타는 아이들과 애완견을 데리고 산책 나온 사람들이 한가로이 산책을 즐기고 있지만, 이 소천변 모퉁이에서 이 강아지 한 마리만 미친 듯 강하게 짖는다.


“왈왈 으르르르 왈왈”


“야. 왜 그래? 뭐가 있어?”


주권현이 주위를 둘러보지만, 갈대숲과 커다란 버드나무 뿐.

이제 막 가로등의 노란 나트륨램프에 전원이 들어와 점점 어두워지는 하늘의 노을 빛에 맞춰 점등하며 천천히 밝아지고 있다.

그가 있는 자리는 자전거 한 대 지나다니지 않는 한적한 곳으로 주위에는 아무도 보이지 않는다.


“왈왈 왈왈왈!”


“나 참. 이놈 왜 이런지? 뭐 오소리라도 봤나?”


주권현은 앞쪽의 긴 갈대숲을 목을 길게 뽑고 살펴봤지만, 전혀 움직임이 없다.

쉬이 놀러 오던 길고양이나 까치 같은 텃새들도 보이지 않는다.


“왈왈 왈왈왈왈(대형을 유지해!)”


“왈왈왈! (섣부르게 앞으로 나서지 마라!)”


제자리를 빙글빙글 돌며 위협에 대응해 이리저리 명령을 내리던 차사 고 창은 식은땀이 퍽퍽 나와야 할 것 같은 느낌인데도 땀 한방울 나지 않는 개의 몸 때문에 눈앞이 캄캄하다.

그는 정말 개같이 흥분했다.

눈이 핑핑 돈다.

이빨이 뿌득뿌득 갈리는 느낌⋯⋯.


‘이거 너무 흥분하는데? 이 개자식아, 난 저승차사라고!’


그가 혀를 내밀고 숨을 헥헥 들어마시자 조금은 감정이 정리된다.

그가 한발 나서서 앞에 있는 여인을 향해 소방대원을 막고 선다.


지금 그의 앞에는 허리 아래로 거의 길이가 2~3십 미터는 됨직한 긴 뱀 꼬리에 노파인지 소녀인지 나이를 가늠할 수 없는 얼굴로 젖은 머리를 길게 늘어뜨린 여인이 버드나무처럼 서 있다.

그녀, 아니 그 요괴가 휘파람 같은 목소리로 말을 한다.


“차사가 셋이라! 아니 넷인가? 한 놈은 이상하게 개로 변신했구나?”


“왈왈왈! (모두 명부를 꺼내라.)”


차사 고창의 명에 방어진을 짜고 있던 차사 셋이 가슴 품에 손을 넣어선 명부를 꺼내 든다.

임시명부라 하더라도 최선의 방어를 위해 발동이 쉽도록 손에 쥐는 것이다.

이리하면 급할 때 염화 한두 방이나 전뢰 쯤은 즉시 날릴 수 있다.

하지만 정작 염라 명부차사인 자신이 개의 몸에 묶여 있으니 지금은 후배들의 신위를 믿고 버틸 수밖엔 없다.


‘아니! 이 할망구는 왜 안 오는 거야! 그리고 이놈은 뭐지?’


갑자기 바람 한 점이 훅 불며 앞쪽 갈대가 휙휙 꺾인다.

소방교 주권현은 몸을 휘청하며 자신의 몸 중심이 잠시 흔들렸다고 생각했다.

뭐지?

바람 때문은 아닌 거 같고?


“아앗!”


왼쪽 방어를 담당하고 있던 차사 김관봉이 가슴에 큰 충격을 받았는지 뒤로 쭈욱 밀려 나간다.

하지만 단단히 방어 자세를 취한 상황이라 뒤로 벌렁 넘어지지는 않았다.

그를 밀쳤던 기운이 사라지자 그가 황급하게 다시 자리로 돌아와 자세를 잡는다.


“저 요괴! 물방울을 튕겨 공격합니다.”


“왈왈(수괴?)”


물귀신이라면 물에서 노는 사람 발을 잡고 깊은 곳으로 끌어갈 망정이지 이렇게 물방울을 튕겨 누군가를 공격하지는 않는다.

이놈은 아무리 봐도 몇백 년 묶은 요괴다.

용이 못된 이무기라도 되는 건가?

하지만 저런 모습의 요괴는 난생처음이니⋯⋯.


그때 갑자기 차사 고 창이 뒷다리에 힘을 팍 주며 엉덩이를 바짝 세운다.


‘아으 읏, 크억’


갑자기 그가 몸을 부르르 떨더니 제자리에서 맴을 돌기 시작했다.

다리가 부들부들 떨리며 혀가 입천장으로 말려 올라간다.

눈 또한 침침해진다.

입에서 침 한 뭉텅이가 주룩 흘러 발 앞에 떨어진다.


“?”


“괜찮으십니까?”


“왈왈!(앞을 봐!)”


앞의 요괴가 젖은 머리털을 뒤로 넘기며 다시 공격 자세를 취하고 있다.

하지만 눈이 노랗게 된 차사 고 창이 부들부들 떨리는 몸으로 어쩔 줄 몰라 하다 다시 제자리에서 한 바퀴 맴을 돌아본다.


도저히 참아내지 못할 상황.

급똥!


어제부터 신나게 처먹었던 개껌과 사료에 오늘의 이 산책, 그리고 요괴를 만난 긴장감이 더해져서 아랫배를 요동치게 했다.

그의 괄약근이 급격한 장운동에 반하여 버티기를 시전한 것이다.

그는 양쪽 엉덩이의 근육을 풀로 당겨 겨우겨우 급똥을 참아내고 있다.


“야 인마! 너 왜 그래?”


소방교 주권현이 허리를 굽혀 강아지의 상태를 확인하려 할 때 그에겐 보이지 않는 기가 서려 있는 물방울들이 그가 조금 전 서 있던 자리를 훅하고 지나간다.


“왈!(피해!)”


요괴의 기를 물방울에 실어 보내는 공격에 차사 둘이 방어의 자세 그대로 뒤편으로 튕겨 나간다.

방금 좌측에서 자릴 잡았던 차사가 대경하며 차사 고 창과 소방대원의 앞을 가로막고 양손을 모아 방어의 자세를 취한다.

그의 임시명부가 푸르게 빛나며 앞쪽으로 나선 차사의 몸에 기운을 불어넣어 준다.

차사 고 창은 그의 발아래에서 비틀비틀 겨우 몸을 세우고 있다.


“왈 크르르르 읍! (이노오오옴⋯⋯. 억!)”


부들부들 떨리는 다리가 더는 버티지 못하고 조금씩 벌어진다.

그는 안간힘을 써 괄약근에 힘을 보내 안에서부터 밀려 나오는 거대한 힘을 막아보려 하지만, 장판교 위의 장비라 하더라도 지금의 백만 급똥의 흐름은 막을 재간이 없다.

그가 눈을 가늘게 뜨고 주위 상황을 빠르게 살펴본다.

지금 차사 둘은 뒤편으로 휭하니 날아갔고 자신과 소방대원을 막으러 앞에 선 차사는 날 등지고 있다.


‘그렇다면⋯⋯.’


차사 고 창은 자신을 살펴보려고 허리를 숙이며 쳐다보고 있는 소방대원 주권현의 얼굴에 바로 달려들어 작디작은 두 앞발로 염라의 권능을 담아 그의 두 눈을 찍어 눌렀다.

그런 후 옆으로 데굴데굴 굴러 갈대 숲속으로 몸을 숨기며 폭풍 수직 발사!

의도라기보다는 어쩔 수 없는 타이밍이었다.

너무 황급한 발사 상황이라 배설의 쾌감을 느낄 사이도 없이 그는 변신을 풀며 검은 복장의 인간 차사로 변한다.

푸슈슈슉 소리와 함께 갈대숲에서 전광석화처럼 튀어나오더니 어디서 주워들었는지 모를 커다란 돌덩어리를 앞에 있는 요괴의 얼굴로 냅다 던진다.


요괴가 깜짝 놀라 뒤로 빠지는 사이 차사 고 창이 요괴에게 뛰어올라 그의 입에 돌덩어리 하나를 더 찍어 넣었다.

그리고 오른손 주먹으로 지르는 뇌격(雷擊)!

요괴의 가슴이 출렁하는 움직임과 동시에 요괴의 몸을 타고 강력한 뇌력이 흐른다.


“끼아아아악! 이노오옴!”


왼쪽 가슴에 뇌격을 당한 요괴의 온몸에서 희미한 연기를 뿜어져 나온다.

그녀는 전해오는 고통에 뱀이 또아리를 틀듯 몸을 이리저리 비튼다.

한동안 고통에 몸부림치던 요괴는 고통이 잦아들 때쯤 커다랗게 입을 벌리고 검고 울룩불룩한 덩어리 하나를 토해낸다.


겨워 낸 덩어리는 어디 폐수의 개흙에서 나는 듯 고약한 냄새가 나는데 꼭 진흙으로 빚은 아이와 같다.

검은 펄의 아이가 눈을 뜨고 입을 벌리자 커다란 울음소리가 들린다.

아기의 울음소리 같기도 하고 고양이의 울음소리 같기도 한 기괴한 울음.


차사 고 창이 깜짝 놀라 귀를 막으며 뒤로 빠지자 그 아기의 모습을 한 펄 덩어리가 퍽 하며 터져나간다.

터진 펄 덩어리는 사방팔방으로 튀며 강염기가 폭발한 듯 주위를 태워버린다.

더러운 개흙은 떨어진 곳마다 타들어 가는 소리를 내며 갈대며 나뭇잎들을 녹여버린다.


차사 고 창이 다리에서 나는 연기를 툭툭 털며 다시금 자세를 바로잡는다. 조금만 실수했다면 반시의 몸이 절반은 녹아버렸을 것이다.


그때 저쪽 뒤편에서 큰 소리를 내며 달려오는 소녀의 모습, 아니 할망구 청룡 화련의 모습이다.


“네이노오옴!”


목소리를 듣자마자 또 하나의 펄로 된 아이를 토하던 요괴가 겁을 집어먹은 얼굴로 혀를 한번 훔치더니 긴 뱀의 몸통을 구부려 물속으로 휙 사라진다.

다시 저 앞쪽 수면에서 튀어나온 요괴는 바로 앞의 빗물 배수관으로 쏙 들어가 버린다.


“거기 섯!”


소녀가 달려가 빗물 배수관 앞에 서서 안쪽을 살펴봤지만, 이미 요괴는 사라진 지 오래다.

이놈을 잡기 위해 배수관이나 하수관을 따라 들어갈 수는 없다.

분명 대비를 했을 터⋯⋯.


“아씨! 놓쳤네.”


“아는 놈이요?”


차사 고 창이 청룡 화련에게 묻는다.


“누레온나(濡れ女)라고 해”


“예?”


“백 년 전에 열도에서 넘어온 요괴. 지독한 놈이야.”


“일본 요괴?”


“맞아.”


“아니 토착 왜구는 들어봤어도, 토착 왜괴는 또 첨이요.”


“잡기가 쉽지 않아. 이놈들 하수구로 다니거든⋯⋯.”


소녀가 뒤를 돌아보자 소방관은 두 눈을 감은 상태에서 쭈그려 앉아 있는 어정쩡한 모습으로 정지되어있다.

그가 미동도 하지 않는 것으로 보아 차사가 주술을 단단히 건 것으로 생각했다.


“저 친구는 저렇게 둬도 되나?”


“아직 지나다니는 사람이 없⋯⋯. 에이 안 되겠네.”


차사 고 창이 다시 시츄로 변신을 하여 양발로 그의 무릎을 툭 치자 그가 어정쩡한 모습으로 쭈그려 앉아있다가 앞으로 중심이 쏠리는지 넘어지지 않으려고 손을 땅에 짚는다.


“어이쿠, 깜짝이야!”


“왈!”


“어? 괜찮아? 그래. 인제 그만 돌아갈까?”


“왈!”


“아저씨?”


“어? 너 언제 왔니?”


“방금이요.”


“어쩔래? 한 바퀴 이놈이랑 더 돌고 갈래?”


“아니요. 저 학원 갈 시간 다 됐어요. 어서 돌아가요.”


“아. 그래?”


“왈!”


차사 고 창은 지금 바로 이 자릴 뜨고 싶다.


지금 그의 일만 배나 예민한 후각은 조금 전 그가 옆으로 데굴데굴 구르며 발사한, 수평으로 길쭉하게 그려진, 갈대밭을 가로지르며 수 놓은 황색 그라피티를 들키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특히나 이 놀리기 좋아하는 청룡한테는 더더욱!


“왈! 왈!”


“야⋯⋯. 야⋯⋯. 얌마. 같이 가!”


소방관은 저 작은 강아지가 이렇게나 힘이 셌는지 처음 알았다.

거의 대형견이 자신을 끌고 가는 것처럼 그는 목줄에 매달리다시피 강아지 뒤를 따라 뛸 수밖에 없었다.


‘뭐지?’


옆에서 같이 달리는 청룡 화련은 궁금한 듯 옆에서 같이 달리는 차사들을 쳐다보았지만, 그들 모두는 얼굴만 빨갛게 상기된 채 아무 말 없이 달리고만 있었다.

표정만 보면 뭔가 있긴 있는데⋯⋯.


“뭐야? 뭐 때문에 이래?”


“아⋯⋯. 아무것도 아닙니다. 큽!”


앞에 달리던 강아지가 뒤를 돌아보며 험상궂은 인상을 후배 차사에게 보내자 차사들은 빨개진 얼굴로 더는 대화를 하지 못하고 뒤로 쭉 쳐진다.


“야! 개똥아 같이 가~!”


청룡 화련은 분명 아까의 요괴와의 결투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저 차사들에게 나중에라도 알아낼 심산이다.

그들이야 맥주 두 캔이면 술술 비밀을 불어댈 것이다.

그도 아니라면 비밀을 알기 위해 탕수육 대자 한 판에 빼갈 파티라도 열어줄 수 있다.


“야. 이놈 힘 진짜 센데?”


“흥! 그래봤자 개새끼죠 뭐.”


“야. 아무리 개새끼라고 해도 듣는 개 기분 나쁘겠다. 야”


“어서 가요. 저 학원 늦어요.”


“아⋯⋯. 알았어.”


짜증이 가득 난 얼굴의 귀여운 시츄 한 마리와 그를 사이에 두고 양쪽으로 소방대원과 중학생쯤으로 보이는 귀여운 소녀가 한적한 소천변 산책로를 달리고 있다.

그리고 그들을 보호하듯 검은 옷의 차사 셋이 일반인의 눈에는 보이지 않는 흐릿한 모습으로 그들을 따라 달린다.


이미 어두워진 소천변의 산책로에는 노란색 가로등이 하나씩 길을 밝히고 있다.




* * *




깊은 밤.


염라 명부차사는 무의식중에 씹고 있던 개껌을 슬그머니 내려놓으며 최대한 자연스럽게 왼쪽 엉덩이 밑으로 슬쩍 개껌을 넣어 감춘다.

소방교 주권현의 집 거실, 차사 여섯과 청룡 하나가 둥그렇게 앉아 이야길 나누고 있다.

저쪽 방 끝에는 주권현이 세상 모르게 자고 있다.


“그러니까 이 약이⋯⋯. ”


“귀신을 보게 합니다.”


팀의 막내 차사 차을호가 마저 못한 보고를 이어간다.


“이 약을 흡입하면 적게는 십오 분에서 많게는 한 시간까지 귀신을 보는 신통을 얻게 됩니다. 차사장께서 과학부 차사들을 통해 확인하셨습니다.”


그 이야기를 들은 청룡 화련이 눈을 게슴츠레 뜨며 말을 받는다.


“귀접산(鬼接散)이군.”


“예?”


“옛날부터 있었어. 대충 영력이 부족한 무당이 쓰던 질 떨어지는 약이야.”


“전 처음 듣는데 언제 이야기요?”


“글쎄⋯⋯. 한 오백 년 전쯤? 요즘이야 잡귀라도 하나 물면 무당입네 하는 사이비들이 넘치지만, 예전에는 만신 무당이 기우제도 지내고 나 같은 용신도 부르고 그랬거든.”


“용이 어찌 신이요?”


“시끄러워. 뭘 따져! 그땐 호랑이도 신 대접 해주고 그랬어!”


“아니 말이 그렇다는 거죠. 뭐 그런걸로 발끈해요?”


“아무튼! 이 약은 그때 좀 유행했었어.”


“무당들이 쓰던 약이라구요?”


“응. 무당은 영신이 들어 신내림을 하면 7년을 날지!”


“자세히 좀 들읍시다.”


“신내림은 영신이 들고 7년. 그러니까 산신을 모시던, 나 같은 용신을 모시던 주신을 몸주로 잡으면 7년간 신통을 얻는다고.”


“그래서 막 신내림 받은 처녀 무당이 신통한 거구나?”


“그렇다고 봐야지.”


“7년간만이오?”


“대충 그렇지. 7년간을 무당이 영신을 몸에 담고 살면 기가 점점 쇠(衰)해서 더는 못 버텨. 더 담았다가는 팍 늙는다고. 금방 골로 간다. 산신처럼 동자가 있어 몸주 수발을 들며 무당 몸을 보해주면 7년보다야 길게 가지만 유명한 만신이나 산신을 모시지 뜨내기 무당들은 7년이 최대치야.”


“으음⋯⋯.”


“하지만, 무당 입장에서는 그간 해오던 굿이든 제사든 신은 나갔어도 놓치긴 싫거든. 무당한테는 그게 다 밥벌이인데 말이지⋯⋯. 그래서 영신 약발 다 쓴 무당들이 영신의 힘을 계속 빌리고자 만든 것이 귀접산(鬼接散)이지.”


“그럼 이 약만 있으면 아무나 무당도 되고 귀신도 보고, 우리 같은 차사도 보이겠네요?”


“그렇지. 하지만 몸이 버틸지는 장담 못 해. 아무나? 그건 힘들 거야.”


“몸이 못 버틴다고요?”


“그렇지. 몸이라고 해봐야 양기 아니면 음기인데⋯⋯.”


“원천 진기도 있죠.”


“그건 키울수도 없고 쓰지도 못하는 거잖아.”


“알았어요. 계속 설명해주세요.”


“근데 무당이나 영매란 것은 몸에 신을 받는 거잖아?”


“그렇죠.”


“저 약은 몸 자체의 기를 귀기로 바꾼다랄까?”


“예?”


“그러니 당연히 귀신이 보이지.”


“거참 신통한 물건이네요.”


“여기 한반도에서는 이미 오백 년 전에 유실된 방법이야. 우리 쪽 무당들이 쓰던 약은 아주 정교하고 사람 몸에 해가 최소한으로 들게 그 힘을 조절해서 귀기를 잘 갈무리 해주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그런데요.”


“이 약은 너무 거칠어.”


“거칠다고요?”


“너도 봤잖아? 먹자마자 바로 반응하는 거?”


“마⋯⋯. 맞아요. 그랬어요.”


차사 김달래가 자신을 보고 흠찟 놀라던 일본인이 생각나 대뜸 대화에 끼어들었다.


“맞아요. 산에서 안경을 쓴 일본인이 절 바로 알아봤습니다.”


“그게 이상하다는 거지. 내 기억에 무당들이 이 약을 쓸 때는 향처럼 피우고 한두 시간 정도는 지나야 약효가 나왔거든.”


“아프리카에서 왔으니까⋯⋯. 아프리카 친구들은 약발이 좀 센걸 좋아하나 보죠.”


“하긴. 이게 아프리카산이라고 했지?”


“그렇죠. 그 비행기에서 나왔으니⋯⋯.”


“그러네⋯⋯. 그때 만난 토신들을 부르려면 이정도는 강해야 하겠네.”


“예? 왜요?”


“그 토신들은 귀기보다는 자연기에 더 가깝거든. 니가 말한 그 원천진기에 더 가깝지. 그러니 불러내거나 몸주로 받아 움직이긴 더 힘들다고나 할까?”


“아⋯⋯.”


차사 고 창은 아무리 생각해도 알다가도 모르겠다. 왜 일본인들은 이 약을 아프리카에서 구해 온 것일까? 이 약으로 무슨 짓을 하려는 거지? 그리고 요괴들은?


그 때 잠에서 막 깬 소방교 주권현이 멍청한 얼굴로 소녀를 보며 말한다.


“야. 너! 니가 왜 여기있냐?”


“에?”


두 눈을 크게 뜬 청룡 화련이 깜짝 놀란 얼굴로 주권현을 바라본다.

졸린 눈으로 한쪽 귀를 비비며 그가 말한다.


“그리고 뭐? 귀접산?”


‘헉!’


딸꾹!


청룡 화련이 놀란 얼굴로 입을 막고 딸꾹질을 한다.


‘아니 이놈이 다 듣고 있었던 거야?’


잠에서 막 깬 주권현은 지금 놀란 이 소녀의 얼굴보다 그 앞에 있는 더 놀란 얼굴의 강아지가 가관이다.


아니⋯⋯. 개가 뭐 저런 얼굴 표정이라니⋯⋯.


“그러니까⋯⋯. 귀접산이 뭔데?”





(계속)




부족한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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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 70화. 특무대와 염라명부차사(4) 20.01.16 22 0 13쪽
69 69화. 특무대와 염라명부차사(3) 20.01.15 20 0 13쪽
68 68화. 특무대와 염라명부차사(2) 20.01.14 20 0 13쪽
67 67화. 특무대와 염라명부차사(1) 20.01.13 19 0 14쪽
66 66화. 방만희와 허깨비들(9) +2 20.01.11 41 1 13쪽
65 65화. 방만희와 허깨비들(8) 20.01.10 21 0 13쪽
64 64화. 방만희와 허깨비들(7) 20.01.09 23 0 14쪽
63 63화. 방만희와 허깨비들(6) 20.01.08 18 0 14쪽
62 62화. 방만희와 허깨비들(5) 20.01.07 16 0 11쪽
61 61화. 방만희와 허깨비들(4) 20.01.06 18 0 14쪽
60 60화. 방만희와 허깨비들(3) 20.01.04 22 0 11쪽
59 59화. 방만희와 허깨비들(2) 20.01.03 21 0 14쪽
58 58화. 방만희와 허깨비들(1) 20.01.02 23 0 17쪽
57 57화 . 쌍둥이 아빠 주광진 (2) 19.12.31 20 0 17쪽
56 56화. 쌍둥이 아빠 주광진(1) 19.12.30 23 0 16쪽
55 55화. 택배원 김씨와 방만희(2) 19.12.28 20 0 12쪽
54 54화. 택배원 김 씨와 방만희(1) 19.12.27 27 0 18쪽
53 53화. 소방교 주권현 (5) 19.12.26 21 0 14쪽
52 52화. 소방교 주권현 (4) 19.12.24 25 0 13쪽
51 51화. 소방교 주권현 (3) 19.12.23 18 0 12쪽
50 50화. 소방교 주권현(2) 19.12.21 24 0 22쪽
49 49화. 소방교 주권현(1) 19.12.20 17 0 12쪽
48 48화. 카통고(2) 19.12.19 21 0 14쪽
47 47화. 카통고(1) 19.12.18 21 0 18쪽
46 46화. 염라명부 차사(6) 19.12.17 19 0 14쪽
» 45화. 염라명부 차사(5) 19.12.16 21 0 17쪽
44 44화. 염라명부 차사(4) 19.12.14 20 0 17쪽
43 43화. 염라명부 차사(3) 19.12.13 18 0 17쪽
42 42화. 염라명부 차사(2) 19.12.12 18 0 19쪽
41 41화. 염라명부 차사 (1) 19.12.11 23 0 17쪽
40 40화. 징계소왕과 허깨비(4) 19.12.10 24 0 14쪽
39 39화. 징계소왕과 허깨비(3) 19.12.09 20 0 16쪽
38 38화. 징계소왕과 허깨비(2) 19.12.06 22 0 19쪽
37 37화. 징계소왕과 허깨비(1) 19.12.05 22 0 12쪽
36 36화. 이야기의 시작 (5) 19.12.04 28 0 16쪽
35 35화. 이야기의 시작 (4) 19.12.03 26 0 17쪽
34 34화. 이야기의 시작 (3) 19.12.02 23 0 19쪽
33 33화. 이야기의 시작 (2) 19.12.01 21 0 18쪽
32 32화. 이야기의 시작 (1) 19.11.30 30 0 15쪽
31 31화. 사고 (6) 19.11.29 25 0 14쪽
30 30화. 사고 (5) 19.11.28 21 0 17쪽
29 29화. 사고 (4) 19.11.27 27 0 19쪽
28 28화. 사고 (3) 19.11.26 23 0 18쪽
27 27화. 사고 (2) 19.11.25 22 0 16쪽
26 26화. 사고 (1) 19.11.24 28 0 21쪽
25 25화. 특무대 (5) 19.11.23 30 0 19쪽
24 24화. 특무대 (4) 19.11.22 27 0 18쪽
23 23화. 특무대 (3) 19.11.21 28 0 20쪽
22 22화. 특무대 (2) 19.11.20 28 0 16쪽
21 21화. 특무대 (1) 19.11.19 34 0 15쪽
20 20화. 탈명자(3) - 새 이름 19.11.18 30 0 13쪽
19 19화. 탈명자(2) - 추격전 19.11.17 34 0 18쪽
18 18화. 탈명자(1) - 소녀 정제수 19.11.16 37 0 11쪽
17 17화. 프로그래머 방만희(4) 19.11.15 38 0 16쪽
16 16화. 프로그래머 방만희(3) 19.11.14 46 0 18쪽
15 15화. 프로그래머 방만희(2) 19.11.13 38 0 16쪽
14 14화. 프로그래머 방만희(1) 19.11.12 40 1 19쪽
13 13화. 택배원 김 씨(3) 19.11.11 41 1 13쪽
12 12화. 택배원 김 씨(2) 19.11.10 84 0 15쪽
11 11화. 택배원 김 씨(1) +2 19.11.09 50 2 13쪽
10 10화. 차사 신태웅(8) 탈명특무대 +2 19.11.08 53 2 18쪽
9 9화. 차사 신태웅 (7) 차출(2) +2 19.11.07 74 2 13쪽
8 8화. 차사 신태웅(6) 차출 +2 19.11.06 66 2 19쪽
7 7화. 차사 신태웅(5) 재교육(2) +2 19.11.05 71 2 16쪽
6 6화. 차사 신태웅(4) 재교육 +2 19.11.04 83 2 13쪽
5 5화. 차사 신태웅(3) 징계 +2 19.11.03 92 2 15쪽
4 4화. 차사 신태웅(2) 미로진 +2 19.11.02 99 3 13쪽
3 3화. 차사 신태웅(1) 망혼 +3 19.11.02 126 3 17쪽
2 2화. 무녀. +3 19.11.01 183 4 19쪽
1 프롤로그 & 1화. 무명(無名) +4 19.11.01 440 5 2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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