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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탈혼명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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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드풋
작품등록일 :
2019.10.12 01:47
최근연재일 :
2020.01.18 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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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1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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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12.13 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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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화. 염라명부 차사(3)

DUMMY

43화. 염라명부 차사(3)






차사 고 창은 지금 자신의 입에서 튀어나온 이 긴 혀를 어떻게 처리해야 하는지 전혀 감이 잡히질 않았다.


“끄으응?”


입안에 붙잡고 있으려고 하면 자꾸만 흘러나오는 이 긴 혀라니⋯⋯. 이걸 어떻게 접지? 거기에 더해서 지금 그는 이 털옷을 벗을 수도 없고, 그렇다고 더워 죽겠는데 땀도 나지 않는 이 답답한 상황에 미칠 것만 같다.


“끄으응 끄응!”


“어허! 가만히 있어!”


차사 고창은 지금 청룡 화련에게 잡혀 이도저도 할 수 없는 상황.


그가 차사일 때 자신의 혼이 깃들어 있던 반시와 지금 변신하여 있는 이 강아지 시츄는 정말 하늘과 땅 차이였다. 날씨나 온도에 상관없는 몸이란 정말 하늘이 주신 복이다.


“똑똑똑”


빌라 1층의 문이 반쯤 열리자 잠에서 막 깬 소방대원 주권현의 얼굴이 보인다.


“누구시죠?”


편한 추리닝 복장의 그는 조금은 경계를 하는 모습, 바로 앞에 시츄를 안고 있는 중학생쯤으로 보이는 귀여운 소녀의 모습을 보고 놀란다.


‘뭔 꼬맹이가 이리 이쁘지? 연예인인가?’


그는 경계를 풀고 평범한 30대의 외로운 노총각, 아저씨의 모습으로 돌아왔다.


“무슨 일이신가⋯⋯. 꼬마 아가씨?”


“혹시 이 강아지 아저씨네 건가요?”


“응?”


소녀의 가슴에 붙잡혀 있는 멍청해 보이는 시츄가 그를 바라보고 있다.


“아⋯⋯. 아닌데?”


“이 강아지가 여기 복도에서 계속 낑낑거리고 있어서요.”


“미안하지만 난 강아질 키우지 않는단다. 주인을 잃어버린 상황 같니? 아님 유기?”


“네. 아까부터 계속 데려가서 이곳저곳 멀리 풀어놨었거든요. 그런데 항상 여기로 돌아와요.”


“이상하네. 난 여기 산지 벌써 이년도 넘었거든.”


소녀가 강아지를 내려놓자 강아지는 쏜살같이 주권현의 집으로 들어가 버린다.


“어?”


“에이. 진짜 아저씨네 강아지네! 맞지 않아요?”


차사 고 창이 변신한 시츄는 지금 가장 눈에 띄기 좋은 의자로 올라가 앉아서는 최대한 귀여운(?) 표정을 짓고 있다. 어제부터 청룡 화련에게 귓방망이 쥐어터져가면서 연습한 표정이다.


“헥헥헥!”


엉덩이 뒤에 있는 꼬리도 열심히 흔들어야 한다. 이 꼬리는 이전의 자신에게는 없는 신체이지만 그래도 열심히 흔들다 보니 이내 조금씩 이 이물질을 흔드는 감각이 적응되고 있다. 리듬은 싸⋯⋯ 쌈바? 왼쪽왼쪽 오른쪽 오른쪽!



* * *



청룡 화련의 요구는 두 가지.


첫 번째. 소방대원이 손을 내밀면 핥아라!


두 번째. 소방대원이 보는 앞에서 화장실 수세식 변기 위에 올라가 쉬를 해라!


그 두 가지를 할 수 있으면 아마도 이 집에 침입(?)하는 것이 허용되리라.


그녀는 지금 연신 소방대원의 어깨 너머에서 시츄 고 창을 보며 어서 혀를 내밀고 손을 핥핥 핥으라는 시늉을 하고 있다.


‘아니⋯⋯. 나보고 어쩌라고⋯⋯.’


소방대원이 손을 내민다.


‘헉, 이렇게나 예민한 코라니!’


그의 손에서는 플라스틱과 나무가 탄 냄새와 함께 피, 치약, 자판기의 인스턴트커피 향, 라면 수프, 그리고 지독한 발 냄새가 섞여 있다.


‘핥으라고? 나보고? 아~으⋯⋯. 어⋯⋯. 음⋯⋯. 에잉 몰라!’


소방대원이 자신이 내민 손을 귀엽게 핥는 시츄를 보고 말한다.


“이렇게 귀여운 강아지를 누가 버렸으려고? 주인이 애타게 찾고 있겠다.”


“전 학원가야 하니까 아저씨가 맡아주세요. 오늘만요. 내일은 엄마한테 어떻게든 이야기해볼게요.”


“얘. 잠깐⋯⋯.”


“저 바로 윗집이에요. 이따 봬요!”


귀여운 소녀는 힁하니 가버린다.


‘이게 무슨 상황이지? 개라니⋯⋯. 그것도 내 집에서?’


소방교 주권현은 걱정이 앞선다.


“아하. 이 개는 어쩌지?”


그는 거의 집에 있는 경우가 없다. 대부분 2박3일에 한 번이나 들러 빨래나 하고 잠시 눈을 붙이는 것이 전부인 상황. 개와 같은 동물을 키울 상황이 아니다.


“야! 너 집이 어디야?”


강아지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난감해하고 있을 때 갑자기 그의 핸드폰이 울린다. 그는 스피커폰으로 핸드폰을 켜곤 강아지에게 뭐 줄 것이 없는지 냉장고를 살펴본다.


“여보쇼!”


“아. 선배, 잘 지내셨어요?”


“네 덕분에 아주 뭐 같이 지냈다.”


“그건 좀 알아보셨어요?”


“뭔놈이 다짜고짜 용건부터 치고 들어와?”


“헤헤. 결과 나왔군요?”


“야. 네가 준거 이거 좀 골때리더라.”


“성분이 뭐래요?”


“음⋯⋯. 네가 뭘까 싶어 나한테 보낸 건지는 예상하는데, 결과 받아보니 좀 이상하더라고.”


“뜸 들이지 말고 말씀해 주세요.”


“네 예상하고는 다르게 이건 ‘향정신성’은 아니야.”


“예?”


“마약 아니라고! 이건 코카인도, 필로폰도, 덱스트로 암페타민도 아니야. 모르핀이나 아편, 헤로인하고도 다르고⋯⋯.LSD, 펙시클리딘 같은 환각제도 아닌 거 같다더라.”


“그럼 뭐예요?”


“그래서 정밀 분석 다시 의뢰하고 전문가한테도 수소문했는데 결과가 좀 웃겨.”


“⋯⋯.?”


“주성분은 아스피린, 카페인, 니코틴, 에텐자미드, 이소프로필안티피린 그리고 테오브로민이라고 카카오에서 추출한 약물이야.”


“?!”


“거기에 유칼립투스라고 그 호주 코알라들이 먹는 풀 있잖아? 그거랑 비슷한 생약이 추가되어있어. 나머지는 몇몇 이름 모를 생약재인데 성분을 모르겠네. 그래도 분량이 미미해서 무시해도 될 거 같고⋯⋯.”


“그게 그러니까⋯ 뭐에요?”


“그 생약들은 그냥 각성 성분을 흡수하고 유지해주는데 도와주는 약 같다더군. 그러니까 이건 한 마디로 뭐랄까⋯⋯. 칵테일? 각성제 칵테일이라고 봐야지.”


“저 그럼⋯⋯. 성분상⋯⋯.”


“어. 성분상 향정신성 의약품 같은 불법적인 것은 하나도 없었어. 성분도 보면 흔하게 쓰이는 두통약 정도 수준이야.”


“아. 예!”


“중독 증세가 있거나, 법적으로 마약류로 분류되는 것도 없다고 봐야 해. 쉽게 약국에서 살 수 있는 약 성분의 범주거나 민간에서도 흔하게 도는 생약재야.”


“어⋯⋯. 음⋯⋯. 그렇군요. 저도 생각을 좀 해봐야 할 거 같아요.”


“이런 약 만들어서 수험생 막 공부시키고 그런 거냐? 딱 공부할 때 먹는 약 같던데⋯⋯. 강남 학원가에서 돌든?”



“아⋯⋯. 그런 거 아니에요.”


“그래? 어쨌든 넌 경찰도 아닌 놈이 뭐 이런 걸 캐고 다니냐? 네 부탁이니 들어 준 거다만.”


“이제 몇 번 남았죠?”


“야 이새끼야. 그걸 세고 있냐? 조만간 술이나 한잔하자.”


“그러시죠. 연락 드릴게요.”


“티브이에서 너 나오는 거 봤다.”


“아. 예.”


“일은 몸 사려가면서 적당히 해. 군대 있을 때처럼 나대지 말고.”


“예. 그럴게요.”


“성분 검사표 보내주랴?”


“예. 감사합니다. 제가 봐서 뭐 알까 싶지만.”


“알았어. 코맨트도 좀 추가해서 보내줄게. 또 필요하면 말하고. 수고!”


“들어가세요.”


“⋯⋯.”


“뚜뚜뚜”


전화를 끊은 주권현은 급하게 서랍에서 이것저것을 찾아본다.


“무슨 방에 펜이 하나 없어!”


그가 이리저리 서랍을 열며 연필이라도 찾아보려고 수선을 떨고 있을 때 책상 위로 훌쩍 올라선 강아지의 입에 볼펜이 한 자루 물려 있다.


“야! 너 이거 어떻게 찾았어? 기특하네⋯⋯.”


그는 강아지의 머릴 한번 쓰다듬어 주곤 조금 전 선배가 이야기한 약의 성분을 기억에서 지워지기 전에 식당 전단지에 적어나간다.


‘카페인, 니코틴, 에텐자, 이소프로필, 카카오, 코알라?’


‘뭐였지? 흔하게 쓰인다는 각성제와 코알라가 먹는다는 나무, 유카? 유카리? 그리고 카카오 열매의 성분?’


모르는 성분은 검색해서 찾아보면 나올 것이다. 하지만, 이 약은 분명 확실하게 환각을 만든다. 이 약 성분을 들이킨 두 명, 소방장과 그 안경의 일본인은 분명 환각 상태로 바로 들어가 버렸지 않은가⋯!


더 이상한 것은 흔하게 구할 수 있는 약재를 굳이 숨겨서 밀반입할 상황이냔 말이다. 그는 머리 쓰는 일에는 젬병이라고 스스로 자책하며 성분을 메모한 전단지를 냉장고 앞에 붙인다. 그리고 냉장고를 열어 본다. 그 안에는 자신이 어제 몰래 빼돌린 그 의문의 약 두 봉지가 들어있다.


“깨갱”


냉장고 문을 닫다가 강아지가 문 사이에 코를 콩 찍힌다.


“아이코.. 미안. 미안. 야. 임마. 왜 거길 들어가려고⋯⋯.”


주권현은 강아지를 안아들고 연신 코를 쓰다듬어 준다.


‘맞아. 이놈 어쩌지?’


이놈은 똘똘한 놈이다. 펜을 찾아오는 것도 그렇고, 눈빛이 예사 눈빛이 아니다. 그는 코를 찧어 눈물이 그렁그렁 귀여운 얼굴로 그를 주시하고 있는 이 강아지가 마음에 들었다.


뭔가를 먹이긴 먹여야 할 텐데. 그의 냉장고에는 시어빠진 김치 반 통과 생수 셋, 마시다 만 소주 반병이 전부다.


어제 사놨던 참치캔도 야밤에 라면에 다 털어 넣었었지. 뭔가 사료 같은 것도 사와야 할 거 같고, 목걸이도 해야 할 듯하다.


‘아 참. 강아지를 데려온 그 아이. 몇 호 아이지?’


오늘 처음 본 그 귀여운 아이도 왠지 이 강아지와 함께라면 더 자주 볼 수 있을 거라 생각되었다. 무슨 사람 눈이 그렇게나 클까⋯⋯. 학교 가면 남학생 꽤 울리겠구나 생각하곤 씁쓸하게 웃는다.


강아지가 몸을 비틀어 내려서더니 화장실로 쪼르르 달려가 변기 위로 훌쩍 올라간다. 그리곤 거기서 힘주어 오줌을 싸는 것이 아닌가.


“우와. 너 훈련 제대로 받았구나.”


청룡과 짠 작전이긴 하였지만, 강아지 고 창은 350년 만에 배뇨의 감각을 새롭게 경험한다.


‘아. 오줌을 싼다는 건 이런 느낌이었지?’


그는 앞에서 머릴 쓰다듬는 소방대원의 손길을 느끼며 환생해서 축생도 뭐 딱히 나쁘지는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강아지로의 변신은 생각도 강아지처럼 하게 만드는 건가? 이 인간의 손길이 왜 이렇게 좋은 거지? 그래 거기 거길 긁어! 좀 더! 조금만 더 해주라. 그렇지 거기야. 아~! 좋아~! 완전 녹아버릴 거 같아.


기분이 좋아진 강아지 고 창의 머리 위 천장 벽에서 쑥 하고 878번 차사 김달래의 얼굴이 튀어나온다. 아따! 깜짝이야! 그녀의 임시명부에서 투벽술이 발현되는 상황, 그나마 쓸만한 명부를 들고나왔다고 생각은 했는데 느긋하게 배 내놓고 사람의 손길에 노곤해 하다 그녀가 튀어나오자 그는 자신이 벌거숭이가 된 느낌이다. 벌겋게 달아오른 얼굴이 털로 가려진 것에 안도하며 말한다.


“왜?”


“아닙니다. 모두 모였습니다.”


“청룡은?”


“편의점 간다고 잠깐 나갔습니다.”


“알았어. 대기하고 있어.”


“옙”


그녀의 머리가 천장으로 쑥 들어간다.


소방대원은 어딘가를 나가려는지 세수를 하러 욕실로 들어갔다. 그는 이곳저곳을 둘러보고 살펴보고 냄새를 맡았지만, 그 약이 냉장고 안에 있어서 더는 확인할 수가 없다.


우선 이 자를 보호하기 위해 밀착하고 있는 지금 이상의 방법은 없다고 생각하지만, 자신 혼자서는 그래도 불안하다. 그래서 그는 차사들을 시켜 윗집의 사람들을 이사시키고 바로 이곳 2층에 터를 잡았다.


투벽술이 가능한 인원은 자신을 포함해서 셋, 급한 상황이라면 바로 위층에서 투벽술로 뛰어내리듯 대응한다. 그러면 어떤 상황보다도 쉽게 대응이 가능할 것이다.


욕실에서 나온 주권현이 운동복을 대충 꺼내입으며 말한다.


“야. 너 집 잘 지키고 있어. 사료 사러 갔다 올 테니.”


[띠리릭]


그가 나가자마자 강아지 고 창은 다시 차사로 변신한다.


지금 확인할 것은 냉장고에 숨겨둔 그 약뿐이다. 그가 차사의 몸으로 냉장고를 열어보려 할 때, 현관문 도어락에서 소리가 들린다.


[삑삑삑삑 - 띠리릭]


바로 문이 열리고


“어?”


차사 고 창은 나가자마자 다시 들어온 소방대원 주권현과 눈이 마주쳤다. 하지만 주권현의 눈 초점이 다르다. 그에게 움직이지 않는 차사는 보이지 않는다.


“이놈 금세 어디 갔지?”


그가 책상 위의 지갑을 들고 다시 나가자 고 창은 가만히 정지해 있던 몸을 돌려 문을 뚫고 머릴 내민다.


“히유우우. 십 년 감수했네.”


소방대원이 빌라의 계단을 내려가 어딘가로 가고 있다. 차사 고 창이 계단 위쪽을 보자 차사 셋이 깜짝 놀란 얼굴로 그를 바라본다.


“너희 셋! 따라갔다 와.”


“옙”


세 차사가 훌쩍 뛰어내려 저 앞에 걷고 있는 주권현의 뒤를 따라 나선다.


다시 방으로 들어온 고 창이 한숨을 푹 내쉰다.


“후우. 아깐 진짜 깜짝 놀랐네.”


차사는 움직이지 않으면 인간에게 보이지 않는다. 물론 차사복을 제대로 갖춰 입고 있을 때의 이야기다. 이전 감투를 썼다 벗었다 할 때와는 다르다. 원하는 상황에서 장비와 상관없이 은신할 수 있어야 한다는, 40년 전 염라대왕께서 차사 장비 현대화 사업의 일환으로 맞춘 차사복에 기본 탑재된 권능이다.


그는 냉장고를 열고, 그 의문의 약 봉투를 열어본다. 아니 열어본다기보다는 봉투를 투과해서 그 가루를 일부만 손바닥에 꺼내 놓는다. 이럴 때는 개 코가 좋지. 그는 코와 얼굴 일부만을 개로 변신하여 냄새를 킁킁 맡는다. 아무리 개라도 이건 알 수 없는 냄새다.


“막내야”


“1578번 차 을호”


천장에서 얼굴을 내민 차사가 답한다.


“이거 가져가서 징계소왕한테 뭔지 좀 알아봐달라고 해라.”


“예. 알겠습니다.”


“그리고, 하나 더”


“예?”


“무기명으로 멸혼명부 최대한 발급해달라 해라.”


“무기명 멸혼부요?”


“어. 악귀나 요괴 퇴치용이라고 하면 된다.”


“아⋯⋯. 알겠습니다.”


“아. 그리고 오면서⋯⋯.”


“예.”


“이승에서 쓸 운영비도 좀 타와라.”


“얼마나 타 올까요?”


“최대한.”


“알겠습니다.”


윗집 월세만 해도 삼천에 구십이다. 이 소방대원이 사는 방이야 열두 평이 될까 말까 한 작은 곳이지만 위층은 그래도 차사 여섯에 용 한 마리는 살 만큼 넓어야 하니⋯⋯.


지금이야 임시변통으로 인간들을 현혹하여 모르게 쓰고 있지만, 편하게 쓰려면 어쩔 수 없이 정식으로 부동산을 타고 임대 계약하는 것이 여러모로 이점이다.


‘헐. 염라 명부차사가 되어도 살림꾼 기질은 여전하구먼⋯⋯.’


혼자 생각해도 쓴웃음이 난다.


그는 항상 관리직이었다. 현장 근무도 팀 단위 과업만 진행했다. 그에게는 혼자 나대기보다 조직적으로 대응하는 것이 편하다.


멀리서 봉투 하나 가득 간식을 사 들고 청룡 화련이 들어온다.


“난 여기 처박아두고 뭔 즐거운 일이 있어 발걸음이 춤을 추슈?”


“난 아이스크림에 미치거든. 명계에선 못 먹잖아.”


“뭔 돈으로 산 거요?”


“어? 몰랐어? 나 돈 많아. 개 왕 부자야.”


“예?”


“난 40년 전부터 주식했거든. 삼백 년 전부터 땅 부자고!”


“예에에??.”


“길흉화복 점 좀 칠 줄 알고 관상 좀 본다면 주식이야 얘들 장난인 거지. 대표이사 얼굴 사진만 봐도 주가가 오를지 털어질지 답이 딱 나오거든.”


“예에앵?!!”


“누님이라고 해봐. 그럼 내 맛난 거 사줄게.”


“무⋯⋯. 무슨”


“싫어?”


“누님 싫기는요. 전 탕슉 할래요. 탕수육이 먹고 싶습니다 누님.”


“킥. 넌 진짜 재밌다. 차사 중에 너 같은 재미는 애 없다. 진짜로. 네 밑에 애들도 잘 먹냐?”


“반시라고 해도 맛은 압니다.”


“좋아. 이따 보자고. 개똥아.”


“네?”


“네 이름. 개똥이로 정했어.”


“누가요?”


“내가.”


“헐.”


“이따 봐~ 개똥아.”


그녀가 그에게 윙크를 하며 계단을 오른다. 차사 고 창은 그녀의 뒤통수를 보자니 손이 부르르 떨린다.


‘염라 명부를 최대한 발동하면 저 용을 잡을 수 있을까?’


그는 솔직하게는 자신이 없다. 그래도 한번 붙어? 아⋯⋯.


“개똥아!”


계단을 올라가던 청룡 화련이 아래를 내려다보며 묻는다.


“왜요?”


“대답은 하네? 킥킥. 화났냐?”


“아 쫌!”


“이따 탕슉 먹자고, 개똥아. 개 사료 준다고 너무 처먹지 말고.”


“아 진짜! 제가 개 사료나 처먹을 놈으로 보입니까?”


“개가 그럼 개 사료 먹지 뭐 먹냐?”


“어디 두고 봅시다.”


“퍽이나⋯⋯.”


청룡 화련이 위층 방으로 훅 들어간다. 고 창은 그녀가 너무 미워 손발이 부들부들 떨린다. 그리곤 깜짝 놀라 자신의 손을 바라본다. 그는 자신이 조금씩 변하고 있다고 느꼈다. 이 정도의 도발에 부들부들하다니⋯⋯.


예전 얼음 같은 차가운 몸일 때는 누가 옆에서 무슨 이야길 하더라도 평정심이 깨질 일이 없었는데 말이다. 차사의 반시의 몸이 피가 뜨거워질 일이 있던가? 피 한방울 없으면서?


평정심은 차사의 기본 소양이다. 귀신을 상대하는 직업이니만큼 누가 무슨 이야길 하더라도 마음이 움직이거나 희로애락의 감정에 빠져선 안 된다. 그래선 일을 그르치기 때문이다. 그런데 지금은 배뇨감을 즐기며 쓰다듬어주길 기다리고 있지 않나 말이다. 이리 분통도 터뜨리고⋯⋯.


그는 주권현의 방으로 돌아와 바로 시츄로 변신을 한다. 그리고 벌렁 누워서 곰곰이 생각한다. 이젠 이 임무만 끝내면 더는 차사를 안 해야겠다고⋯⋯.


“제기랄. 진짜⋯⋯. 환생하던가 해야지⋯⋯.”


긴 혀가 바짝 올라오게 찢어질 듯 하품을 한 시츄가 졸린 듯 눈을 꿈뻑꿈뻑 감더니 옆으로 푹 쓰러진다.


“그래도 개 팔자...가 상..팔...”


그렇게 그는 잠에 빠진다.





(계속)




부족한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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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1 71화. 특무대와 염라명부차사(5) 20.01.18 32 0 12쪽
70 70화. 특무대와 염라명부차사(4) 20.01.16 20 0 13쪽
69 69화. 특무대와 염라명부차사(3) 20.01.15 17 0 13쪽
68 68화. 특무대와 염라명부차사(2) 20.01.14 17 0 13쪽
67 67화. 특무대와 염라명부차사(1) 20.01.13 17 0 14쪽
66 66화. 방만희와 허깨비들(9) +2 20.01.11 38 1 13쪽
65 65화. 방만희와 허깨비들(8) 20.01.10 19 0 13쪽
64 64화. 방만희와 허깨비들(7) 20.01.09 20 0 14쪽
63 63화. 방만희와 허깨비들(6) 20.01.08 15 0 14쪽
62 62화. 방만희와 허깨비들(5) 20.01.07 14 0 11쪽
61 61화. 방만희와 허깨비들(4) 20.01.06 16 0 14쪽
60 60화. 방만희와 허깨비들(3) 20.01.04 19 0 11쪽
59 59화. 방만희와 허깨비들(2) 20.01.03 18 0 14쪽
58 58화. 방만희와 허깨비들(1) 20.01.02 20 0 17쪽
57 57화 . 쌍둥이 아빠 주광진 (2) 19.12.31 17 0 17쪽
56 56화. 쌍둥이 아빠 주광진(1) 19.12.30 19 0 16쪽
55 55화. 택배원 김씨와 방만희(2) 19.12.28 18 0 12쪽
54 54화. 택배원 김 씨와 방만희(1) 19.12.27 24 0 18쪽
53 53화. 소방교 주권현 (5) 19.12.26 19 0 14쪽
52 52화. 소방교 주권현 (4) 19.12.24 22 0 13쪽
51 51화. 소방교 주권현 (3) 19.12.23 16 0 12쪽
50 50화. 소방교 주권현(2) 19.12.21 21 0 22쪽
49 49화. 소방교 주권현(1) 19.12.20 14 0 12쪽
48 48화. 카통고(2) 19.12.19 18 0 14쪽
47 47화. 카통고(1) 19.12.18 18 0 18쪽
46 46화. 염라명부 차사(6) 19.12.17 15 0 14쪽
45 45화. 염라명부 차사(5) 19.12.16 17 0 17쪽
44 44화. 염라명부 차사(4) 19.12.14 18 0 17쪽
» 43화. 염라명부 차사(3) 19.12.13 16 0 17쪽
42 42화. 염라명부 차사(2) 19.12.12 15 0 19쪽
41 41화. 염라명부 차사 (1) 19.12.11 20 0 17쪽
40 40화. 징계소왕과 허깨비(4) 19.12.10 20 0 14쪽
39 39화. 징계소왕과 허깨비(3) 19.12.09 17 0 16쪽
38 38화. 징계소왕과 허깨비(2) 19.12.06 19 0 19쪽
37 37화. 징계소왕과 허깨비(1) 19.12.05 19 0 12쪽
36 36화. 이야기의 시작 (5) 19.12.04 24 0 16쪽
35 35화. 이야기의 시작 (4) 19.12.03 24 0 17쪽
34 34화. 이야기의 시작 (3) 19.12.02 19 0 19쪽
33 33화. 이야기의 시작 (2) 19.12.01 19 0 18쪽
32 32화. 이야기의 시작 (1) 19.11.30 27 0 15쪽
31 31화. 사고 (6) 19.11.29 22 0 14쪽
30 30화. 사고 (5) 19.11.28 19 0 17쪽
29 29화. 사고 (4) 19.11.27 25 0 19쪽
28 28화. 사고 (3) 19.11.26 20 0 18쪽
27 27화. 사고 (2) 19.11.25 20 0 16쪽
26 26화. 사고 (1) 19.11.24 25 0 21쪽
25 25화. 특무대 (5) 19.11.23 25 0 19쪽
24 24화. 특무대 (4) 19.11.22 25 0 18쪽
23 23화. 특무대 (3) 19.11.21 25 0 20쪽
22 22화. 특무대 (2) 19.11.20 25 0 16쪽
21 21화. 특무대 (1) 19.11.19 31 0 15쪽
20 20화. 탈명자(3) - 새 이름 19.11.18 28 0 13쪽
19 19화. 탈명자(2) - 추격전 19.11.17 31 0 18쪽
18 18화. 탈명자(1) - 소녀 정제수 19.11.16 33 0 11쪽
17 17화. 프로그래머 방만희(4) 19.11.15 36 0 16쪽
16 16화. 프로그래머 방만희(3) 19.11.14 43 0 18쪽
15 15화. 프로그래머 방만희(2) 19.11.13 35 0 16쪽
14 14화. 프로그래머 방만희(1) 19.11.12 38 1 19쪽
13 13화. 택배원 김 씨(3) 19.11.11 39 1 13쪽
12 12화. 택배원 김 씨(2) 19.11.10 81 0 15쪽
11 11화. 택배원 김 씨(1) +2 19.11.09 47 2 13쪽
10 10화. 차사 신태웅(8) 탈명특무대 +2 19.11.08 50 2 18쪽
9 9화. 차사 신태웅 (7) 차출(2) +2 19.11.07 71 2 13쪽
8 8화. 차사 신태웅(6) 차출 +2 19.11.06 63 2 19쪽
7 7화. 차사 신태웅(5) 재교육(2) +2 19.11.05 68 2 16쪽
6 6화. 차사 신태웅(4) 재교육 +2 19.11.04 78 2 13쪽
5 5화. 차사 신태웅(3) 징계 +2 19.11.03 89 2 15쪽
4 4화. 차사 신태웅(2) 미로진 +2 19.11.02 95 3 13쪽
3 3화. 차사 신태웅(1) 망혼 +3 19.11.02 122 3 17쪽
2 2화. 무녀. +3 19.11.01 176 4 19쪽
1 프롤로그 & 1화. 무명(無名) +4 19.11.01 427 5 2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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