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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탈혼명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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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드풋
작품등록일 :
2019.10.12 01:47
최근연재일 :
2020.01.18 00:02
연재수 :
71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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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12.12 0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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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화. 염라명부 차사(2)

DUMMY

42화. 염라명부 차사(2)







어두운 밤, 사고기 주변에는 주황색 마대 자루가 가득 정렬되어 있다. 마대 자루 속엔 사고기 동체의 파편들이 수거되어 있고, 다른 캐리어며 가방, 옷가지들은 따로 구별을 위한 태그가 붙어 한곳에 모여 있다. 동체 하부의 흥건했던 피도 이젠 대지에 흡수되어 검은 얼룩만 남았다.


사고 현장의 천막에서 인영 둘이 튀어나온다. 이름 모를 동물의 경계 소리가 함께 들린다.


안경을 쓴 키 작은 일본인과 그를 따르는 조사위원. 그 둘이 천천히 사고기의 동체 쪽으로 걸어간다.


조사위원이 현장을 둘러보고 옆에 있던 발전기를 따라 기둥에 붙은 스위치를 올리자 현장에 전원이 하나씩 들어온다. 후면이 반쯤 타들어 간 사고기의 바닥 아래쪽을 둘러보던 안경의 일본인이 불이 들어와 장소가 환해지자 급히 정색하며 말한다.


“電灯は消してください。”(덴토오와 케시테쿠다사이 : 전등은 꺼주세요.)


“알겠소.”


안경의 일본인은 불이 꺼지자 어둠에 다시 눈을 적응시키려는지 가만히 가장 어두운 숲을 응시한다. 그는 조금은 짜증이 섞인 목소리로 조사위원에게 말한다.


“始めてください。”(하지메테쿠다사이 : 시작하십시오.)


“시작합니다.”


조사위원이 사다리를 이용해 하부 동체로 올라간다. 그는 동체의 뒤편 벙커의 문을 힘겹게 열고 검게 타들어 가 있는 후부 벙커 내부를 관찰하지만, 아무것도 보이질 않는다. 그는 주머니에서 꺼낸 핸드폰에서 라이트를 켜서 자신의 가슴 주머니에 넣는다. 그리고 그는 그 빛에 의지해서 벙커를 다시 살펴보며 인상을 찌푸린다. 그리고 손수건을 꺼내 코를 막는다.


그가 조금 더 안쪽을 관찰하더니 무언가를 발견한 듯 안으로 들어간다. 플라스틱 타는 냄새가 벙커 안을 가득 메우고 있다. 그의 손수건이 코를 막고 있음에도 그는 인상을 찌푸린다.


그곳에서 그는 아프리카 전통 악기인 젬베를 꺼내온다. 젬베는 반쯤은 화재에 그을린 듯 검은 얼룩이 가득하고 윗면을 덮었던 가죽은 바삭바삭 부스러질 정도로 검게 타 말라 있다.


“어디······”


조심스럽게 젬베를 들고나온 그가 반쯤 탄 가죽을 부수며 손을 넣어서는 안쪽에 붙어있던 검은 비닐봉지 두 개를 꺼낸다. 다른 젬베에서는 봉투가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타 버렸다. 따로 건질것이 없어 보인다.


물건을 확보한 그가 들고 있던 젬베를 벙커 안으로 던지자 생각보다는 커다란 소리가 ‘터덩’ 하고 하부 동체 전체에 울린다.


안경의 일본인이 인상을 쓰며 사다리로 올라간다. 그가 뭐라 말을 하려고 하다 조사위원의 손에 들린 봉지를 발견하고는 손짓으로 달라는 시늉을 한다.


급하게 검은 봉지를 지퍼백에 옮겨 담은 조사위원이 사다리에서 대기 중이던 일본인에게 지퍼백을 넘긴다. 그러자 일본인은 그에게 작은 소화기 하나를 넘겨준다. 조사위원은 소화기의 안전핀을 뽑고 벙커 안쪽을 향하여 소화 분말을 분사한다. 이것으로 증거인멸.


조심스럽게 봉지 두 개를 들고 내려온 안경의 일본인은 그것들을 준비해온 하드케이스의 가방에 넣는다. 방금 전까지 시커멓던 사고기의 벙커는 이제 검은 곳이라고는 하나도 없이 하얗게 소화 분말로 덮여있다. 만약 증거가 있다 하더라도 지금과 같은 상황이라면 찾기가 매우 어려울 것이다. 소화기 분말을 다 털어 넣은 조사위원이 말한다.


“됐소. 갑시다.”


“ちょっと待って”( 초토 맛테: 잠시만.)


일본인은 하드케이스의 가방에 들어 있는 봉지를 살짝 열어선 약을 조금 떠 손등에 올리곤 코로 훅 들이킨다. 그리곤 어지러운지 눈을 깜빡거린다. 조사위원이 있는 위쪽을 바라보는 순간.


“誰だ?”(다레다? : 누구냐?)


일본인이 기겁하며 말한다.


그는 다시 받아달라며 소화기를 넘기고 있는 조사위원의 등 뒤에서 물끄러미 무표정으로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젊은 여인의 얼굴을 발견하고 깜짝 놀랐다. 혈색 없는 하얀 얼굴에 짧은 단발, 검은색 정장의 그녀는 거의 보라색에 가까운 입술을 꼬옥 다물고 그와 그의 앞에 서 있는 조사위원을 관찰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가 자신을 알아본 것을 확인하고 조금은 놀란 듯 그를 잠시 쳐다보더니 촛불이 꺼지듯 훅하고 사라진다.


“ああ。びっくりした。”(아아, 빗쿠리시타. ; 아, 깜짝이야.)


“今あなたの背中の後ろに幽霊がいた。”(이마 아나타노 세나카노 우시로니 유우레에가 이타. ; 지금 너의 등 뒤에 귀신이 있었다.)


“유우레에?”


조사위원이 긴장하며 천천히 뒤를 돌아봤지만, 등 뒤에는 아무것도 없다. 그의 등골만 서늘하다. 그때 갑자기 하늘 위에서 커다랗게 부엉이 울음소리가 들렸다.


“으아아악"


조사위원이 기겁하며 뛰어 내려가자 안경의 일본인이 그에게 밀려 뒤로 넘어진다.


일본인은 약 기운 때문인지 아직 중심을 잘 잡지 못한다. 그의 충혈된 빨간 눈이 사방을 둘러보는데 동쪽 하늘에서 빨간 점 세 개가 점점 커지며 자신에게 달려온다. 그가 외마디 비명을 지른다.


“けち火(케치비)!”


염화(念火)의 불이 활활 타고 있는 머리 셋이 그에게 달려들자 그는 가슴에 하드케이스를 품고 케치비를 피하려고 이리저리 몸을 굴린다.


“으아아아!”


급기야 괴성을 지르곤 하드케이스를 사방으로 휘두르며 케치비를 떼어내려 하지만, 케치비 셋이 그를 감싸고 돌자 그의 몸 여기저기에 불이 붙기 시작했다. 손과 발에 케치비의 염화(念火)가 실체의 불을 만들어낸 것이다.


“크아앗!”


괴성을 지르는 그의 눈에 저 멀리서 검은 정장을 입은 귀신이 달려오는 모습이 보인다.


“헛!”





* * *





소방교 주권현은 텐트로 접근하려다가 갑자기 텐트에서 사람이 튀어나오자 급하게 나무 뒤로 몸을 숨겼다. 그가 몸을 숨기기가 무섭게 바로 전원의 불이 들어온다. 인원은 둘, 낮의 그 자신에게 말을 붙였던 조사위원과 안경의 일본인이다. 일본인이 뭐라 말하자 불이 다시 꺼진다. 그리고 조사위원이 하부 동체로 들어가 검은 봉지를 꺼내오는 모습이 보인다.


‘저 봉투! 저거다! 마약!’


일본인은 하드케이스의 가방에 그 봉투를 넣는 듯하더니 그중 하나를 열어 손등에 올리곤 코로 흡입을 한다.


‘역시. 확인하는 거다. 저 약 때문에 비행기를?’


소방교 주권현은 어금니를 꽉 깨물며 확신에 찬 느낌으로 그를 더욱 유심히 관찰한다. 그는 서서히 분노로 가슴속이 꽉 차오르지만, 머릿속은 점점 냉철해짐을 느낀다. 그의 애칭대로 아드레날린은 그에게 팽팽한 긴장감을 활시위처럼 댕겨주지만, 그 팽팽한 만큼의 집중력도 함께 만들어 낸다. 그가 지금의 상황이라면 저 일본인을 제압하고 약을 빼앗는 것은 간단한 일이다. 거기에 그들은 조명도 꺼둔 상태 아닌가.


그가 조금 더 접근하려고 할 때 조사위원이 괴성을 지르며 4미터 높이의 하부 동체 위에서 뛰어내려 앞으로 한 바퀴를 구른 후 괴성을 지르며 미친 듯이 천막 쪽으로 달려간다. 주권현은 그가 자신을 볼 수 없도록 재빠르게 몸을 숨긴다.


“으아아악”


조사위원은 천막으로 들어가자마자 손에 커다란 손전등을 뽑아 들고는 미친 듯이 산허리 쪽으로 내달리기 시작한다. 공포에 휩싸인 눈빛?


‘뭐야? 아직 남은 시체라도 있었나?’


그가 일본인 쪽을 살펴보자 그는 미친 듯이 가방을 휘두르며 뭔가를 대적하고 있다. 그의 눈에는 보이지 않는 뭔가와 한참을 씨름하는 모양새가 약에 취한 자의 발작 같다. 그의 생각에 지금의 상황은 이전보다 훨씬 작업하기 쉬워졌달까?


‘이제 저 가방만 빼앗으면 된다.’


그때 일본인의 손과 발에서 갑자기 불길이 확 올라왔다. 생전 처음 보는 불의 색, 나일론과 섬유가 탄다면 저런 색은 나올 수 없다. 사람의 살과 같은 단백질과 지방이 탄다면 지금보단 더 밝고 노란 화염이어야 맞다. 청보라 빛의 불꽃이라니 그것도 화염이 이상하리만치 길게 타올라 손발을 놀리는 궤적에 맞춰 긴 꼬리를 만드는 저 불꽃은 대체 뭐란 말인가? 마치 쥐불놀이를 하듯 손과 발을 빙빙 돌리며 괴성을 지르는 일본인에게 그는 소방관의 본능으로 뛰쳐나간다.


진정부터 시켜야 진화를 할 수 있다. 그는 일본인의 마치 슬로우비디오처럼 놀라 커지는 눈을 바라보며 직격으로 경추에 수도를 날렸다.


“컥”


그의 눈이 서서히 뒤로 넘어가며 실신하는 상황에서 쓰러지는 일본인을 주권현은 손을 놀려 능숙하게 머리와 허리를 감아 떨어지는 충격을 둔화시킨다. 옆으로 누이자마자 웃옷을 벗어 손과 발에 타고 있는 불을 진화하려 덮어보지만, 이 불은 이상하다. 잘 꺼지지 않는다. 그는 급하게 손으로 흙을 퍼 일본인의 손과 발에 재차 뿌린다.


불이 꺼진 것을 확인한 그가 손전등을 켜서 그의 눈을 열어본다. 동공반응 이상없음. 화상 상태를 확인하려 손목을 걷어봤지만, 이상하게 화상은 보이지 않는다. 햇빛 한번 보지 않는 깨끗한 사무원의 피부. 그을음 하나 없다. 그는 다시금 지금의 상황이 전혀 이해되지 않는다. 정말 이상하다.


‘약부터? 아니면 이 자부터 구호를?’


그가 눈을 들어 주위를 살피니 저 멀리 숲을 헤치며 움직이는 손전등의 불빛이 보인다. 아까의 놀란 조사위원이 허겁지겁 하산하는 것이 분명할 터. 이제 이곳엔 자신만이 유일하다. 좀 여유를 두고 살펴도 되겠다.


하늘에선 부엉이가 부엉부엉 하고 운다.


주권현은 일본인을 훌쩍 들어서 텐트 안으로 옮긴다. 두 개의 텐트 중 식당으로 쓰이는 텐트, 그를 테이블 위에 눕힌후 호흡과 맥박을 살핀다. 경동맥에서 느껴지는 맥박과 호흡에는 아무 이상이 없다. 경추 충격으로 잠시 기절한 것일 뿐. 조금 안정을 취하면 깨어나리라. 그는 옆에 보이는 빈 페트병의 공기를 반쯤 뽑은 후 뚜껑을 닫곤 그의 목 뒤에 받쳐준다. 이거라면 호흡하기 좋은 자세를 유지할 것이다.


그가 일본인의 상태를 정리한 후 마약을 넣은 가방을 챙기러 텐트에서 나온다. 그리고 그는 마약이 들어 있는 하드케이스 가방이 그 의문의 불길에 활활 타고 있는 것을 발견한다. 제길. 이게 무슨 일이지? 유일한 증거가? 그는 번개처럼 달려가 하드케이스를 열고 그 약 두 봉지를 꺼낸다. 그리고 재빠르게 바지 건빵 주머니에 그 봉지를 넣는다. 이젠 가야 할 시간. 불타고 있는 하드케이스가 다른 곳으로 화염이 번질 위험은 없다.


그는 일본인의 몸에 붙은 불을 끄기 위해 벗었던 자신의 재킷을 집어 들고 어둠 속으로 신속하게 움직인다.


보름달만이 그를 지켜보고 있다.





* * *






하늘 위에서 흰올빼미로 변신한 청룡의 목소리가 들린다.


“요괴다. 셋!”


차사 고 창이 나무 위로 훌쩍 뛰어오르자 그를 따르던 후배 차사가 깜짝 놀라 그를 따라 나뭇가지와 가지 사이를 차며 뛰어오른다.


청룡의 목소리가 재차 들린다.


“이쪽으로 온다.”


나무 위에서 내려다본 그가 하부 동체 쪽으로 날아오는 붉은 기운 셋을 확인한다. 자색 염화의 불꽃 셋, 안쪽은 붉은 해골이다.


“저게 뭐지?”


고창이 후배 차사에게 묻는다.


“글쎄요. 저도 처음 보는데요? 색으로 봐서는⋯⋯, 음⋯⋯, 도깨비불일까요?”


“도깨비불은 아니야. 그건 청색에 가깝지⋯⋯. 그리고 도깨비들은 염라 대왕님과의 약정에 따라 이젠 이승에선 놀지 않는다고!”


“그렇겠네요.”


그때 다시 낮게 내려온 올빼미 청룡이 외친다.


“내가 내려갈까?”


고 창은 자신의 머리 위 하늘을 날고 있는 올빼미 청룡을 향해 소리친다.


“좀 더 있어보슈. 저 정도는 우리 애들이 상대할 수 있을 거요.”


“알았어.”


올빼미 청룡이 다시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가자 차사 고 창은 소방대원이 있는 쪽을 살핀다.


소방대원은 아직도 천막 쪽으로 접근하며 주위를 살필 뿐 뭔가 행동을 보이려 하진 않는다.


그때 하부동체로 보냈던 여 차사가 그에게 빠르게 다가온다.


“878번 차사 김달래!”


“야. 넌 저기 좀 보고 있으라니까 왜 나왔냐?”


고창이 묻는다.


“그게⋯⋯.”


“말해 봐.”


“저 일본인이 절 봤습니다.”


“뭐?”


“저 남자 뒤에서 살펴보고 있었는데 저 일본인이 약을 먹더니 절 알아봤습니다.”


차사 김달래는 자신도 놀랐는지 설명하는 모습이 의문이 가득한 얼굴이다.


“그게 무슨 소리야? 생사람이 어찌 저승사자를 봐?”


“그게 저도 잘⋯⋯.”


“신내림이냐? 접신? 무당 같디?”


“아닙니다!”


“그럼?”


“완벽하게 은신 중이라고 생각했는데⋯⋯. 약에 취하자마자 절 알아봤습니다.”


“!”


그때 빠르게 나타난 세 개의 캐치비가 그 약에 취한 일본인을 공격하기 시작한다. 그를 공격하기보다는 그가 들고 있는 약을 빼앗으려는 공격이다.


그의 손과 발을 쳐 들고 있던 가방을 떨어뜨리려는 불길에 싸인 얼굴 셋의 공격. 일본인은 가방을 휘두르면서 악을 쓰며 막고 있다.


차사 고 창이 관찰하기에 일본인은 분명 두 눈으로 요괴를 정확하게 보고 있는 낌새다.


차사 김달래가 묻는다.


“어찌할까요.”


“좀 더 지켜보자. 우리 임무는 소방대원을 지키는 것이지 요괴를 사냥하게는 게 아니야.”


그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소방대원이 그 불 요괴들에게 뛰어간다.


“이런! 야! 저 인간 지켜!”


대원을 따르던 차사 둘, 텐트에서 대기 중이던 차사, 그리고 자신의 옆에 있던 두 명의 차사, 도합 다섯이 붉은 보라색 빛이 도는 염화의 불을 머리에서 뿜으며 날고 있는 세 개의 해골을 향해 달려간다.


“이방삼격(二防三擊)!”


차사 고 창의 외침! 두 차사가 소방대원에게 바짝 붙어 호위하자 셋이 달려 나가며 불 머리를 향해 적수공권(赤手空拳)을 날린다.


갑자기 뛰어든 차사들의 공격에 깜짝 놀랐는지 불 머리 케치비 셋은 하늘을 빙빙 돌며 기회를 보듯 주위를 맴돌더니 더는 공격을 하지 않고 관망하는 자세를 취한다.


다섯의 차사가 호법을 서듯 방진을 만들고 일본인을 살피는 소방대원을 지킨다.


차사 고 창의 어깨 위로 변신한 올빼미가 내려선다.


차사 고창이 깜짝 놀라 말한다.


“아아아야아야⋯⋯.발톱 바..발톱!”


“킥!”


급하게 내려서다 어깨를 심하게 잡은 올빼미 청룡이 웃으며 꽉 잡았던 발의 힘을 풀어준다. 어깨에 박혔던 올빼미의 발톱도 쉽게 빠진다.


“아 따가워라. 왜 그래요? 어깨 째지는 줄 알았네.”


“엄살은⋯⋯. 차사가⋯⋯.”


“아무리 반시여도 반은 살아있수다.”


“흥! 시취나 좀 없애고 그런 소릴 하시지?”


“뭔 생긴건 올빼미면서 코는 개코요?”


“시끄러워!”


어깨 위의 올빼미 화련이 앞의 요괴들을 주시하며 말한다.


“아래 애들 훈련이 잘되었네?”


“그래도 차사장이 가려 뽑아 보내준 애들이요. 근데 저 불 머리들은 뭐에요?”


“원귀 같아.”


“원귀요?”


“원귀가 오래 묶어서 된 요괴야. 일본산!”


“일본산이요?”


“서로 떠들기를 일본어로 하더라고.”


“뭐라고 하는데요?”


“난들 아나?”


“아니 나이가 천오백인데, 일본어 공부도 안 했소?”


“일본은 구두룡이 지랄맞아서 놀러도 못가요.”


“잉? 그건 또 뭔 소리요?”


“그런 게 있다. 차사는 모르겠지, 몰라도 되고.”


“거참⋯⋯. 싱겁게⋯⋯.”


“그러는 너는 나이가 삼오공인데 일본어 공부도 안 했냐?”


“난 괜히 싫더라고. 하기가⋯⋯.”


“어이구, 그러셨어요?”


“아아아야야야.. 아.. 발톱! 바⋯⋯. 발톱 쫌!”


올빼미 청룡이 움켜쥔 어깨에 차사 고 창이 인상 쓰며 괴로워하는 사이 소방대원은 일본인을 들어 식당 칸의 천막으로 막 이동 중이다. 차사 다섯은 경계를 계속하며 그를 따라 천막 쪽으로 이동한다. 차사들이 앞의 광장에서 빠지자 이때다 싶었는지 불타는 머리 셋은 하드케이스의 가방에 매달려 가방을 부수려고 달려든다. 하지만 가방은 꿈쩍을 하지 않는다.


“저 가방 어쩔까요?”


“소방관이 아마 챙길 거야.”


“그걸 어찌 아슈?”


“그거 하러 왔잖아?”


“하긴.”


“저대로 지켜볼 거야?”


차사 고 창은 처음으로 염라 명부의 힘을 써보자 생각하고 왼손을 명부에 대고 오른손으로 금나(擒拿)의 술법을 펼친다. 그러자 무형의 거대한 손이 하늘 위에 나타나 가방에 매달려 있는 케치비들을 움켜잡으려 한다.


낌새를 알아차린 캐치비들은 후루룩 가방에서 튀어 올라 세 방향으로 산개하더니 산 쪽으로 휙 사라져 버린다.


“허이구~ 차라리 파리를 잡지.”


“잡으려고 그런 거 아니거든요?”


“퍽이나!”


올빼미가 작은 청룡으로 변신을 하더니 훌쩍 뛰어올라 케비치 중 가장 큰 놈을 따라 번개처럼 날아간다. 그녀가 날아간 궤적은 마치 번개가 지나간 것처럼 푸른 잔영을 남긴다.


그는 용을 따라나서야 하는지 아니면 소방대원을 지켜봐야 하는지 잠시 망설이다가 그대로 자릴 지켜야 함이 옳다고 생각한다. 그의 임무는 무엇보다도 저 소방대원을 지키는 것이다. 요괴까지 나온 마당이니 뭔 일이 일어날지 아무도 모르는 상황. 지금은 자릴 지키는 것이 최선이다.


그때 소방대원이 천막에서 나와선 급히 불을 피해 가방을 열고 물건을 챙긴다.


‘저 약. 아무래도 저 약은 나도 한번 살펴봐야 한다.’


차사 고창은 소방대원이 챙긴 물건이 이상하다고 생각했다. 후배 차사가 약에 취한 놈이 자신을 봤다는 것도 그렇고⋯⋯.


그때 청룡이 소녀로 변신하여 나뭇가지 위로 내려선다.


“어째? 잡았소?”


“하! 새끼들! 빠르네⋯⋯.”


농을 던지려던 고 창은 그녀의 상기된 표정에 말을 다시 삼킨다. 그녀의 표정이 자존심이 많이 상한 얼굴이다. 지금 자신을 책망하고 있는 것일 터, 여기서 건들면 자신만 터진다.


그녀가 묻는다.


“소방관은?”


그는 턱짓을 해서 산 아래로 내려가고 있는 그를 가리킨다.


“약은 그가 챙겼소.”


“잘했군.”


“근데 뭐 하나 생각한 게 있는데⋯⋯. 한번 들어보겠소?”


“뭐?”


“아까 은신은 못 하고 변신은 한다고 하셨지요?”


“그랬지.”


“그럼. 굳이 숨어서 지킬 필요가 있겠소?”


“그건 또 무슨 소리야?”


“아니⋯⋯. 굳이 은신도 안 되면서 따라다니는 거보다야 쉬운 방법이 있지 않냐 이거죠.”


“잉?”


그녀가 잠깐 생각하더니 말한다.


“뭐야? 나보고 미인계라도 쓰란 말이야?”


“앵? 그건 또 무슨 소리요? 난 강아지 같은 걸 생각했는데⋯⋯.?”


“?!”


얼굴이 급 당황한 기색인 청룡이 잠깐 생각하더니 결론을 냈는지 그에게 말한다.


“좋아. 하자!”


“좋소.”


“하지만, 그건 네가 해라.”


“예?”


“염라 명부잖아?”


“그런데요?”


“변신 될걸?”


“애애앵?”


그는 머릿속이 까맣게 변하는 걸 느꼈다.

‘나보고 개가 되라고?’




(계속)




부족한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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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1 71화. 특무대와 염라명부차사(5) 20.01.18 32 0 12쪽
70 70화. 특무대와 염라명부차사(4) 20.01.16 20 0 13쪽
69 69화. 특무대와 염라명부차사(3) 20.01.15 17 0 13쪽
68 68화. 특무대와 염라명부차사(2) 20.01.14 17 0 13쪽
67 67화. 특무대와 염라명부차사(1) 20.01.13 17 0 14쪽
66 66화. 방만희와 허깨비들(9) +2 20.01.11 39 1 13쪽
65 65화. 방만희와 허깨비들(8) 20.01.10 19 0 13쪽
64 64화. 방만희와 허깨비들(7) 20.01.09 20 0 14쪽
63 63화. 방만희와 허깨비들(6) 20.01.08 15 0 14쪽
62 62화. 방만희와 허깨비들(5) 20.01.07 14 0 11쪽
61 61화. 방만희와 허깨비들(4) 20.01.06 16 0 14쪽
60 60화. 방만희와 허깨비들(3) 20.01.04 20 0 11쪽
59 59화. 방만희와 허깨비들(2) 20.01.03 18 0 14쪽
58 58화. 방만희와 허깨비들(1) 20.01.02 20 0 17쪽
57 57화 . 쌍둥이 아빠 주광진 (2) 19.12.31 18 0 17쪽
56 56화. 쌍둥이 아빠 주광진(1) 19.12.30 19 0 16쪽
55 55화. 택배원 김씨와 방만희(2) 19.12.28 18 0 12쪽
54 54화. 택배원 김 씨와 방만희(1) 19.12.27 24 0 18쪽
53 53화. 소방교 주권현 (5) 19.12.26 19 0 14쪽
52 52화. 소방교 주권현 (4) 19.12.24 22 0 13쪽
51 51화. 소방교 주권현 (3) 19.12.23 16 0 12쪽
50 50화. 소방교 주권현(2) 19.12.21 21 0 22쪽
49 49화. 소방교 주권현(1) 19.12.20 14 0 12쪽
48 48화. 카통고(2) 19.12.19 19 0 14쪽
47 47화. 카통고(1) 19.12.18 19 0 18쪽
46 46화. 염라명부 차사(6) 19.12.17 15 0 14쪽
45 45화. 염라명부 차사(5) 19.12.16 17 0 17쪽
44 44화. 염라명부 차사(4) 19.12.14 18 0 17쪽
43 43화. 염라명부 차사(3) 19.12.13 16 0 17쪽
» 42화. 염라명부 차사(2) 19.12.12 16 0 19쪽
41 41화. 염라명부 차사 (1) 19.12.11 20 0 17쪽
40 40화. 징계소왕과 허깨비(4) 19.12.10 20 0 14쪽
39 39화. 징계소왕과 허깨비(3) 19.12.09 17 0 16쪽
38 38화. 징계소왕과 허깨비(2) 19.12.06 19 0 19쪽
37 37화. 징계소왕과 허깨비(1) 19.12.05 19 0 12쪽
36 36화. 이야기의 시작 (5) 19.12.04 24 0 16쪽
35 35화. 이야기의 시작 (4) 19.12.03 24 0 17쪽
34 34화. 이야기의 시작 (3) 19.12.02 19 0 19쪽
33 33화. 이야기의 시작 (2) 19.12.01 19 0 18쪽
32 32화. 이야기의 시작 (1) 19.11.30 27 0 15쪽
31 31화. 사고 (6) 19.11.29 23 0 14쪽
30 30화. 사고 (5) 19.11.28 19 0 17쪽
29 29화. 사고 (4) 19.11.27 25 0 19쪽
28 28화. 사고 (3) 19.11.26 20 0 18쪽
27 27화. 사고 (2) 19.11.25 20 0 16쪽
26 26화. 사고 (1) 19.11.24 25 0 21쪽
25 25화. 특무대 (5) 19.11.23 25 0 19쪽
24 24화. 특무대 (4) 19.11.22 25 0 18쪽
23 23화. 특무대 (3) 19.11.21 25 0 20쪽
22 22화. 특무대 (2) 19.11.20 25 0 16쪽
21 21화. 특무대 (1) 19.11.19 31 0 15쪽
20 20화. 탈명자(3) - 새 이름 19.11.18 28 0 13쪽
19 19화. 탈명자(2) - 추격전 19.11.17 31 0 18쪽
18 18화. 탈명자(1) - 소녀 정제수 19.11.16 34 0 11쪽
17 17화. 프로그래머 방만희(4) 19.11.15 36 0 16쪽
16 16화. 프로그래머 방만희(3) 19.11.14 44 0 18쪽
15 15화. 프로그래머 방만희(2) 19.11.13 36 0 16쪽
14 14화. 프로그래머 방만희(1) 19.11.12 38 1 19쪽
13 13화. 택배원 김 씨(3) 19.11.11 39 1 13쪽
12 12화. 택배원 김 씨(2) 19.11.10 81 0 15쪽
11 11화. 택배원 김 씨(1) +2 19.11.09 47 2 13쪽
10 10화. 차사 신태웅(8) 탈명특무대 +2 19.11.08 50 2 18쪽
9 9화. 차사 신태웅 (7) 차출(2) +2 19.11.07 71 2 13쪽
8 8화. 차사 신태웅(6) 차출 +2 19.11.06 63 2 19쪽
7 7화. 차사 신태웅(5) 재교육(2) +2 19.11.05 68 2 16쪽
6 6화. 차사 신태웅(4) 재교육 +2 19.11.04 79 2 13쪽
5 5화. 차사 신태웅(3) 징계 +2 19.11.03 89 2 15쪽
4 4화. 차사 신태웅(2) 미로진 +2 19.11.02 95 3 13쪽
3 3화. 차사 신태웅(1) 망혼 +3 19.11.02 122 3 17쪽
2 2화. 무녀. +3 19.11.01 176 4 19쪽
1 프롤로그 & 1화. 무명(無名) +4 19.11.01 428 5 2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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