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레드풋님의 서재입니다.

표지

독점 탈혼명부

웹소설 > 작가연재 > 판타지, 현대판타지

레드풋
작품등록일 :
2019.10.12 01:47
최근연재일 :
2020.01.18 00:02
연재수 :
71 회
조회수 :
2,929
추천수 :
32
글자수 :
502,487

작성
19.11.05 11:30
조회
71
추천
2
글자
16쪽

7화. 차사 신태웅(5) 재교육(2)

DUMMY

7화. 차사 신태웅(5) 재교육(2)


새벽 비가 걷히고 약간 스산한 아침.


회사원 복장이라기보다는 마치 장례 복장 같은 모습의 차사 신태웅.

검은색 여름 정장에 넥타이를 깔끔하게 차려입은 그는 오늘 발걸음이 가벼웠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룰룰루 흥흥 콧노래가 저절로 나왔다. 횡단보도 앞의 파란불이 깜빡깜빡하는 것도 비트로 들리는 듯. 신호등의 깜빡임에 맞춰 왼쪽 오른쪽 쭉쭉 어깨가 리듬을 탔다.


‘그년을 어찌 요리할까?’


발걸음이 가볍다 못해 춤을 추듯 양발이 앞으로 쭉쭉 뻗어 나갔다.


“우! 웃! 훗! 훗! 캬~! 좋구나. 좋아.”


빙글. 한 바퀴 스탭!


지금의 기분이라면 발에 걸리는 건 뭐든 슛돌이 이강인의 아트 한 숏 패스처럼 쓰레기통으로 골인시킬 수 있을 것만 같았다.

오랜만에 느껴보는 청명함.


‘징계를 받으러 가는 교육장이 이렇게나 즐거울 수가!’


“날씨 좋~네! 크히히!”


경쾌한 발걸음을 따라 바짓단에서 쉿쉿 소리까지 났다.

오늘은 정말 기분 째지는 날이다.


“룰룰룰루~흐흥흥흥! 아 그 썩을 년을 딱 지금 마주쳐야 하~는데~에! 세~상~ 와꾸가 이~쁘면 뭐~하나~아아~ 씨~부럴꺼 싸가지가 없는데에에~~!”


춤을 추듯 그가 교육장으로 들어섰다.


교육장 한쪽 편에는 검은색 운동복을 입은 신임 차사들이 보였다.

운동장을 열심히 줄 맞춰서 돌고 있는 신입생들.

이들은 지급된 반시(半屍)를 받은 지 얼마 되지 않는 차사들이었다.

아직 혼이 반시에 적응하려면 부지런히 몸을 놀려야 했다.


뼈와 살이 있다고 다 자기 몸이 아니다.

거기에 피를 돌리고 생기를 불어넣어야 진정한 자신의 몸이 된다.

오장 육부가 살아나려면 거기에 더해 기 수련도 부단히 노력해야 가능하다.

여기 교육장이라면 아마도 몸 쓰는 일이 많은 사고부에 낙점된 비운의 신입들. 교육 전 준비운동이 생각보다 강도가 높았다.


‘고생들 하라고, 후배들···’


뭐 자신은 이제 일반부 차사가 되었으니 이쪽 일이야 척하면 척이었다.

지도 잘 보고, 길 잘 찾고, 가택신 잘 구슬리고, 뭐 그런 일이 태반일 터.

저 땀 뻘뻘 흘리며 운동장을 돌고 있는 신입 차사야 잡귀나 원혼이 된 혼령 잡으러 이리저리 뛰어다니고 달리고 싸우고 고생을 좀 지랄맞게 해야 할 팔자들. 지금 일반부 차사인 자신과는 땅과 하늘 차이였다.

뭐 이전 순환부 였다면 더 좋았겠지만.

어쩔 수 없는 것은 어쩔 수 없는 것이다.


‘열심히 하라고! 나중에 고생하지 말고!’


말끔하게 청소된 계단.

차사 신태웅은 앞 유리문을 열고 중앙 홀로 들어갔다.

복도 한쪽엔 길게 줄을 서서 출근부를 찍는 교육생들이 보였다.


대부분은 앳된 얼굴.

여기도 다들 간편한 운동복 차림이다.

자신처럼 정장을 차려입고 징계로 재교육을 받으러 온 사람 아니 차사는 딱히 보이지 않았다. 이곳에서 자신과 같은 재교육자는 아마도 교육 기수 중 통틀어 열은 넘지 않으리라.

힐끗 가슴의 명찰을 보니 대부분이 삼천 번대 에서 사천 번대 차사들.

아쉽게도 이번 주차 교육생들이 윤화부(輪禍府) 소속이란 이야기.


이들 윤화부(輪禍府)란 교통사고 전담팀이다.

그리고 윤화부는 항상 상황이 떨어지는 팀이다.

그 상황이라는 것이 술이라도 처먹고 운전대 잡았다가 자기 탓으로 자살각 잡고 뒤진 혼귀라면 몰라도, 그런 놈한테 재수 없어서 휘말린 피해자 측은 못다 한 삶이 억울해서라도 원귀가 됐다.

그리고 원귀는 생각보다 잡기가 무척 까다롭다.

원귀의 혼은 못다 이룬 이승의 삶을 풀어보려 떠돌기가 다반사이기에 장소를 특정하기도, 또 그걸 어찌 잡아서 인도하기도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다.

‘어이. 거기 원귀 누구누구 씨 맞습니까?’라고 물어볼 상황도 아니지 않은가!

되려 원귀의 말 못 할 사연에 측은지심이라도 일어 그 혼을 놔주거나 해서 망실한다면 그때는 정말 저승 차사고 나발이고 고스란히 징계를 받고 이곳으로 다시 오게 된다는 말씀.


어제도 사고 난 중국집 배달원이 엄마 얼굴 한 번만 보겠다고 좀 봐주라 해서 망실했다가 엄하게 담당 차사에게 징계가 나왔다지 않던가⋯.


그리고 삼천 번대 윤화부(輪禍府)에서 징계를 받는다는 이야기는 거기서 더 떨어져 치살부(痴殺府)나 전쟁부 소속이 된다는 이야기.

그리 꼬인다면 업무상 만나는 혼은 전부 원귀 아니면 광혼 뿐이니 하루하루 일터가 정말 전쟁터, 아니 지옥인 상황이 된다.

지옥을 피해 사신이 아닌 차사가 되었는데 되려 그곳이 지옥이라면 할 말 다 한 것이다.


아무리 발급받은 생사명부로 저승 차사가 강력한 권능을 부여받아 혼령들에게 휘두른다고 하여도 원귀나 광혼을 상대하기란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


특히나 전쟁부에서 살귀라도 만나면 귀신을 잡기에 앞서서 자기 목줄부터 보살피고 봐야 했다.

거기에 더해 일반 생혼들을 보호하는 업무까지 함께 수행해야 한다면 임무가 여간 어려워지는 것이 아니다.


그런 면에서 아래 순번으로 내려가면 내려갈수록 정말로 온전하게 자기 정신 붙들고 임무를 수행하는 차사가 극히 드물 정도.


‘아⋯ 그리 떨어지면 차사부 소속도 아니고 사신부 소속이 되는 건가? 사신이 되면 좀 다르지⋯ 음⋯.’


“어머! 일찍 오셨네요?”

“아! 깜짝이야!”

“어머나! 놀라는 것도 귀여우셔라!”


바로 앞에서 어제의 그 감독관이 자신을 보며 웃는다.

그녀의 귀기스런 얼굴에 놀란 신태웅은 가슴부터 쓸어내렸다.

신태웅은 감독관의 해맑은(?) 미소에 주변 교육생들의 시선이 자신에게 쏠리고 있음을 느꼈다.


‘아! 맞다. 라벤더 향. 그 코맹맹이!’


“아⋯ 네! 안녕하세요.”

“첫 시간 수업이 아홉 시부터인가요?”


경쾌한 일본 애니 성우 같은 목소리로 비음을 한껏 데시벨 높게 던져 올리며 그녀가 말했다. 코끝을 뚫는 것처럼 진한 라벤더 향이 시취와 섞여 신태웅의 비공을 함께 찌른다. 크읍. 벌써 콧물이⋯ 훌쩍!


“크흠. 네. 그렇죠.”

“그럼 시간 있으니 커피나 한잔?”

“아뇨. 출근부부터 찍어야 합니다.”

“아. 정말 그렇네요. 그럼 이따 시간 어떠세요?”

“그⋯ 글쎄요.”


신태웅이 싫은 내색을 하려고 시선을 피해 주위를 둘러봤지만, 그녀는 아랑곳없이 자신만 해맑게 바라보고 있었다.


“교육생이 생각보다 많죠? 요즘 때가 때인지라 차사부랑 사신부 증원을 많이 해서요. 한창 신입 들어올 시즌이기도 하고⋯.”

“아~예~!”


‘안 되겠다.’

‘최대한 심드렁하게 대답하자.’

‘어제 진실로 느꼈지 않던가?’


불길한 예상은 언제나 틀린 적이 없다.

이런 내 감각이 언제나 날 인도해줬지 않나⋯.

지금은 피해야 할 때라고⋯.


자세히 보니 자신의 앞에 선 이 감독관은 어제의 푸르스름하던 실핏줄 보이던 창백한 피부가 아니었다. 웬일로 분을 열심히 발랐나 살짝 홍조를 띤 사람 같은 연분홍의 살 색 피부 톤. 열심히 바꾸려 한 티가 너무 났다. 신태웅의 미간이 자동으로 찌그러졌다.


‘왜 그랬~써~어? 무섭게!’


거기에 그녀는 붉게 충혈된 백색의 눈도 렌즈를 낀 것인지 조금은 명료해 보였다. 머리까지 웨이브펌?


“머리했는데. 이쁘죠?”


검은 이를 바짝 올리며 나름 열심히 귀엽게 보이려 지는 웃음 띤 표정이 너무 무섭다.

소오오름.


‘하지 마! 하지 말라고!’


귀엽다기보다는 귀(鬼)엽다?


“하하하. 그⋯ 그렇네요.”


‘왜 나한테⋯ 왜! 우어어!’


감독관 처자는 자신에게 제발 좀 관심을 가져달라는 강한 사념을 온몸으로 뿜뿜 보내고 있었다.


‘어쩌라구!’


어이쿠! 수녀복 같던 직원 복은 어디 가고, 오늘은 레이스가 나풀거리는 원피스였써요? 거기에 레이스 우산까지 데코로 들고 있는 거?

역시나 목소리 따라 취향도 일본 애니 코스튬인가? 등에 저 큰 리본은⋯ 크흠.


“저 어때요?”


‘도⋯ 돌지마! 돌지 말라고!’


그녀가 빙글 돌자 치마가 한껏 올라갔다.


“오! 음⋯ 스⋯ 스타일이 좋으신데요?”

“정말요? 오호호호 제가 한 몸매 하죠! 봄이라 그런지 더 신경 쓰게 되네요.”


몸매는 개뿔⋯ 저승차사에게 봄가을이 어디 있다고 계절 타령을⋯.


다시 한번 데시벨 높은 그녀의 웃음에 등줄기를 타고 소오름이 치고 올라왔다.


까르르 웃으며 이따 뵐게요! 라는 인사를 하고 지나치는 그녀에게 겸연쩍은 웃음을 지으며 겨우 넘어갔지만, 지금 이 늪에 빠지면 천년은 시달릴 각오를 해야 할 거였다.


그녀의 뒷모습.


하지만 이게 웬걸? 원피스 아래 조막조막 움직이는 샌들과 날씬한 다리만큼은 눈을 힐끗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수컷의 본능은 시각이라더니 복도 앞에 늘어서 있던 교육생들 모두가 하늘하늘 흔들리는 원피스와 가늘고 늘씬한 다리의 뒤를 쫓는 것을 보니 그녀의 각선미만큼은 일품임은 인정해야 했다.

어젠 앉아있어 몰랐지만, 오늘 보니 진짜 치어리더 저리 가라 할 각선미다.


그래! 나 말고 너희들 중에 어서 하나 용감한 놈 나서서 저 귀(鬼)여운 언니 관심 좀 끊어가 줄래?

얼굴 크기도 작고 비율만큼은 예술이네.


‘그래! 뒷모습만은 인정.’


* * *


교육생들의 낄낄거리는 소리를 뒤로하고 출근부를 찍은 신태웅이 운영실을 나섰다.


‘1978호.’

‘아직은 낯선 내 번호.’


1978호⋯ 1978호⋯ 입에서 계속 되뇌어 본다.

어서 익숙해지길 바랄 수밖에.


다음 승급은 6개월 후이니 그때 또 사고 치지 않는다면 몇 차 순은 앞으로 순번을 당기리라. 그게 나같이 징계받고 떨어지는 선임들이 많으면 많을수록 당겨지겠지만.


그가 지나가던 교육생에게 물었다.


“교육실이 어디죠?”

“2층입니다.”

“고마워요.”

“고생하십시오. 선배님.”


‘흥. 선배라. 에효. 그래. 저 신참들에게는 까마득한 선배겠지.’


출근부를 찍고 교육실로 향하는 복도 중앙에는 ‘천명필행(天命必行), 살귀멸혼(殺鬼滅魂)’이란 붉은 두 글귀가 크고 높게 적혀있었다. 그리고 이층으로 올라가는 계단 중앙에는 커다랗게 진광대왕(秦廣大王)부터 초강(初江), 송제(宋帝), 오관(五官), 염라(閻羅), 변성(變成), 태산(泰山), 평등(平等), 도시(都市), 오도전륜대왕(五道轉輪大王)까지 열 명의 시왕(十王) 들의 초상이 걸려있다.


신태웅은 계단을 오르며 초상화들을 유심히 관찰했다.

그는 자신이 차사직을 이백 년 가까지 했으면서도 이 열 분의 시왕들과 단 한 차례도 제대로 마주친 적이 있었나 하는 생각에 쓴 웃음이 났다.


‘아! 첫 입소했던 교육생 시절에 먼발치로 오관대왕은 한번 봤던가?’


그가 기억을 되짚었다.


‘대왕이라고 부르기엔 너무 평범했었지⋯ 어디 초등학교 교장 선생님 느낌이었는데⋯ 말이야.’


그러고 보니 아래 교육생들처럼 자신이 처음 입부했을 때는 지금과는 달랐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예전에는 월직차사(月直使者)가 혼을 부르고 강림 차사가 인계를 받아 저승 차사에게 넘기면 그가 혼을 인도해 갔었다.

하지만 지금은 다 지난 옛이야기.


현대엔 늘어난 인구만큼 죽음이 흔했고, 그 흔한 죽음만큼 차사의 부족했다.

이제는 오천이 넘는 차사가 하루에 최소 두세 명씩 부지런히 혼을 명계로 인도해야만 하는 버거운 일정.

그게 우리나라 정도가 그렇다는 이야기이고 나라별, 인종별, 종교별, 기타 등등 해서 다들 개별의 체계와 문화에 따라 차사도, 명계도 다 각각의 율법대로 움직이고 있었으니 실상은 복마전이 따로 없었다.

저 바다 건너 대륙만 하여도 차사가 20만이 넘는다고 했으니 전 세계가 백만 차사로 움직인다는 말이 헛말은 아닐 것이었다.


***


신태웅이 교육실의 문을 열었다.

아직은 아무도 없었다.

혼자 덩그러니 제일 끝쪽 창가 자리를 잡고 앞 책상 위에 다리를 턱 하니 올리고 앉았다가 바로 연단 정면의 지모신 초상에 놀라 후다닥 다릴 접고 자세를 제대로 잡았다.


“후우~”


어디에도 있고 어디에도 없는 분.

지모신(地母神).

사실 저 초상의 얼굴이 그분이라는 보장도 없을 터이지만.

그때 강사가 누구였더라?

혼자 있고 심심하니 옛 교육생 때 생각이 난다.


[명계라 하면 대지모신의 영역이다.]


[대지모신을 지장보살이라 말하는 이들도 있지만, 어디선 야마라고 하고 어디선 하데스로도 불린단다.]


‘다들 졸기나 했지, 강사의 말에 귀 기울여 들었던 적이 있었나.’


[호칭이 어떠하든 그분을 모태로 하여 이곳이 태어났고 유지되고 있다.]


[그리고 그 아래로 이곳 명계를 관장하는 열 명의 대왕이 인간의 죄를 관장한다.]


그 말따라 열 명의 대왕을 모시는 부서 중 혼의 인도를 맡은 작디작은 부서가 바로 내가 속한 이 차사부인 거다.


[저승의 부서 중에서는 차사부는 가장 작은 부서지만, 가장 중한 일을 하지.]


차사부는 위부터 지휘부와 감찰부가 있고 그 아래로 번호순으로 순환부 > 일반부 > 사고부의 순으로 배정을 받았다.

다시 사고부는 소부로 나뉘어 재해부인 화마부, 수마부, 전마부, 압사부와 이제 생긴 지 백 년도 안 된 윤화부(輪禍府)까지 다섯 개의 소부가 있다.

그리고 그보다 밑으로는 차사가 아닌 사신부 관할이다.


[사신놈들은 재수가 없으니 피하거라. 괜히 얽혔다가는 골로 가는 수가 있다.]


차사나 사신이나 거기서 거기 같지만, 차사가 명부에 적힌 혼을 육신에서 떠날 때 예의를 차려 저승까지 인도하는 역할이라면, 사신은 생혼의 악업이 너무 심하니 직접 때려잡아서 데려오라는 명을 수행한다. 한쪽이 자연사라면 다른 쪽은 강제 압송이다.


[즉! 차사는 죽기를 기다리고, 사신은 직접 죽인다. 그 차이를 알겠느냐?]


그래서 사신은 전쟁 같은 인간끼리 서로 죽고 죽이는 아비규환의 생지옥을 관장하고 거기서 살귀가 된 혼을 수습하는 역할을 한다. 그것이 아니라면 사신이 하는 유일한 일은 생사부의 주어진 명과는 상관없이 자신이 직접 자기 명을 끊은 자살자들을 수습하는 역.


[사신부로는 치살부(痴殺府)와 자살부(自殺府), 전쟁부가 있어 원혼과 광혼, 살귀를 잡는 일을 한다.]


그 외의 사신들은 대부분 죄수를 관리하는 간수의 역할로 지옥을 관장했다.

그러니 차사부와 가장 큰 차이는 사신부의 생사 명부엔 시간을 적지 않는다는 것. 사신은 명부에 시간을 적는 칸 자체가 없으니 그때그때 상황에 따라 혼을 수습하면 그뿐.


사신은 전쟁통에서 살 자와 죽을 자를 현장에서 결정보고 인과율에 맞춰 원혼을 수습하는 상황인지라 정말 맘 내키는 데로 생혼을 잡아 온다는 말이 어찌 보면 사실일 지도 몰랐다.


그래서 사신부 놈들은 우리처럼 굳이 혼령에게 예의 차린다고 인간의 모습을 해야 할 이유도 없었으니 시향 물씬 풍기는 반송장이거나 털이 숭숭 난 백골인 놈들이 부지기수.


‘아까 그 라벤더 향의 코맹맹이 감독관도 원 출신은 사신부 소속일 거고.’


사신부 소속은 일단 재수가 없다.

일단 피하는 것이 상책 중의 최상책.


***


교육장 뒷문이 끼이익 열리며 덩치가 산만 한 검은 얼굴의 사내가 툭 하고 들어왔다. 키가 2미터는 될까? 짧은 머리, 검은 눈썹, 검붉은 피부, 심지 굳은 굵은 입술이 성격 좀 있어 보이는 인상.


신태웅에게는 눈길 한번 주지 않고 곧바로 교실 앞 대지모신의 초상에 넙죽 절을 올린 후 그는 바로 자리를 잡고 품에서 작은 책을 꺼내 눈으로 읽기 시작했다.


‘어⋯ 어⋯ 어? 저⋯ 저분. 헉⋯ 설마?’


차사 순번 8번?

신태웅의 입에서 마른 침이 꿀꺽 넘어갔다.


(계속)




부족한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작가의말

[귀환명부(鬼還名簿)]

 

저승차사가 들고 오는 일곱 가지 명부 중 하나로 일반적으로 이승을 떠돌아다니는 원귀를 잡아 오는 명부이다.

 

귀환명부(鬼還名簿)는 사고명부(事故名簿)과 같은 붉은 색의 바탕에 흰 글씨로 쓰인 것으로 이미 죽은 지 시간이 꽤 경과한 망자의 혼을 수습하기 위한 명부이다.

 

대부분은 원귀의 한을 풀어 귀환시키는 경우로 차사는 원귀의 한이 인정에 합당한 경우에만 그 한풀이를 인정한다.

그 외의 경우엔 가차 없이 구속하여 명계로 데려오는 것이 원칙이다.

 

사고명부에 기록된 혼을 망실했을 경우 대부분 시간이 지나면 귀환명부로 재배부 된다.

대부분의 차사가 사고명부를 받고 망자를 찾았으나 망자가 자신이 죽은 지 모르고 사고지를 이탈한 경우, 혹은 원한을 풀기 위해 도주한 경우 원귀로 분류한다.

이처럼 사고자의 혼을 망실하여 발생한 망혼자의 원귀를 수습할 때 이 명부를 발급하여 사용한다.

 

이미 사망한 귀신이기에 따로 시간을 적는 란은 없으며, 원귀를 구속하기 위한 다양한 차사의 권능이 명부 안에 포함된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2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탈혼명부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연중 공지. 21.05.26 160 0 -
71 71화. 특무대와 염라명부차사(5) 20.01.18 35 0 12쪽
70 70화. 특무대와 염라명부차사(4) 20.01.16 22 0 13쪽
69 69화. 특무대와 염라명부차사(3) 20.01.15 21 0 13쪽
68 68화. 특무대와 염라명부차사(2) 20.01.14 21 0 13쪽
67 67화. 특무대와 염라명부차사(1) 20.01.13 19 0 14쪽
66 66화. 방만희와 허깨비들(9) +2 20.01.11 41 1 13쪽
65 65화. 방만희와 허깨비들(8) 20.01.10 21 0 13쪽
64 64화. 방만희와 허깨비들(7) 20.01.09 23 0 14쪽
63 63화. 방만희와 허깨비들(6) 20.01.08 18 0 14쪽
62 62화. 방만희와 허깨비들(5) 20.01.07 16 0 11쪽
61 61화. 방만희와 허깨비들(4) 20.01.06 18 0 14쪽
60 60화. 방만희와 허깨비들(3) 20.01.04 22 0 11쪽
59 59화. 방만희와 허깨비들(2) 20.01.03 21 0 14쪽
58 58화. 방만희와 허깨비들(1) 20.01.02 24 0 17쪽
57 57화 . 쌍둥이 아빠 주광진 (2) 19.12.31 20 0 17쪽
56 56화. 쌍둥이 아빠 주광진(1) 19.12.30 23 0 16쪽
55 55화. 택배원 김씨와 방만희(2) 19.12.28 20 0 12쪽
54 54화. 택배원 김 씨와 방만희(1) 19.12.27 27 0 18쪽
53 53화. 소방교 주권현 (5) 19.12.26 21 0 14쪽
52 52화. 소방교 주권현 (4) 19.12.24 26 0 13쪽
51 51화. 소방교 주권현 (3) 19.12.23 18 0 12쪽
50 50화. 소방교 주권현(2) 19.12.21 24 0 22쪽
49 49화. 소방교 주권현(1) 19.12.20 17 0 12쪽
48 48화. 카통고(2) 19.12.19 21 0 14쪽
47 47화. 카통고(1) 19.12.18 21 0 18쪽
46 46화. 염라명부 차사(6) 19.12.17 19 0 14쪽
45 45화. 염라명부 차사(5) 19.12.16 21 0 17쪽
44 44화. 염라명부 차사(4) 19.12.14 20 0 17쪽
43 43화. 염라명부 차사(3) 19.12.13 18 0 17쪽
42 42화. 염라명부 차사(2) 19.12.12 18 0 19쪽
41 41화. 염라명부 차사 (1) 19.12.11 23 0 17쪽
40 40화. 징계소왕과 허깨비(4) 19.12.10 24 0 14쪽
39 39화. 징계소왕과 허깨비(3) 19.12.09 21 0 16쪽
38 38화. 징계소왕과 허깨비(2) 19.12.06 23 0 19쪽
37 37화. 징계소왕과 허깨비(1) 19.12.05 22 0 12쪽
36 36화. 이야기의 시작 (5) 19.12.04 28 0 16쪽
35 35화. 이야기의 시작 (4) 19.12.03 26 0 17쪽
34 34화. 이야기의 시작 (3) 19.12.02 23 0 19쪽
33 33화. 이야기의 시작 (2) 19.12.01 21 0 18쪽
32 32화. 이야기의 시작 (1) 19.11.30 30 0 15쪽
31 31화. 사고 (6) 19.11.29 25 0 14쪽
30 30화. 사고 (5) 19.11.28 21 0 17쪽
29 29화. 사고 (4) 19.11.27 27 0 19쪽
28 28화. 사고 (3) 19.11.26 24 0 18쪽
27 27화. 사고 (2) 19.11.25 22 0 16쪽
26 26화. 사고 (1) 19.11.24 28 0 21쪽
25 25화. 특무대 (5) 19.11.23 30 0 19쪽
24 24화. 특무대 (4) 19.11.22 27 0 18쪽
23 23화. 특무대 (3) 19.11.21 29 0 20쪽
22 22화. 특무대 (2) 19.11.20 29 0 16쪽
21 21화. 특무대 (1) 19.11.19 34 0 15쪽
20 20화. 탈명자(3) - 새 이름 19.11.18 30 0 13쪽
19 19화. 탈명자(2) - 추격전 19.11.17 35 0 18쪽
18 18화. 탈명자(1) - 소녀 정제수 19.11.16 37 0 11쪽
17 17화. 프로그래머 방만희(4) 19.11.15 38 0 16쪽
16 16화. 프로그래머 방만희(3) 19.11.14 46 0 18쪽
15 15화. 프로그래머 방만희(2) 19.11.13 38 0 16쪽
14 14화. 프로그래머 방만희(1) 19.11.12 40 1 19쪽
13 13화. 택배원 김 씨(3) 19.11.11 41 1 13쪽
12 12화. 택배원 김 씨(2) 19.11.10 84 0 15쪽
11 11화. 택배원 김 씨(1) +2 19.11.09 50 2 13쪽
10 10화. 차사 신태웅(8) 탈명특무대 +2 19.11.08 53 2 18쪽
9 9화. 차사 신태웅 (7) 차출(2) +2 19.11.07 74 2 13쪽
8 8화. 차사 신태웅(6) 차출 +2 19.11.06 66 2 19쪽
» 7화. 차사 신태웅(5) 재교육(2) +2 19.11.05 72 2 16쪽
6 6화. 차사 신태웅(4) 재교육 +2 19.11.04 83 2 13쪽
5 5화. 차사 신태웅(3) 징계 +2 19.11.03 92 2 15쪽
4 4화. 차사 신태웅(2) 미로진 +2 19.11.02 99 3 13쪽
3 3화. 차사 신태웅(1) 망혼 +3 19.11.02 126 3 17쪽
2 2화. 무녀. +3 19.11.01 183 4 19쪽
1 프롤로그 & 1화. 무명(無名) +4 19.11.01 440 5 20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