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7. 사고가 터졌다!(3) <수정.
"육영 소저라고?"
왜 소교가 육영의 얼굴을 알고 있는지 채현은 알 수 없었다. 여인들 끼리 따로 만나는 자리가 있었나 보다. 채현은 안 그래도 무사들의 공격에 힘이 빠지고 상처가 하나 둘씩 생기는 마당이었다. 갑옷도 아닌, 평상복을 입은 채여서 그 피해는 더 컷다. 갑자기 영문을 모르게 육영이라는 이름이 나와서 안 그래도 겨우 버텨가던 채현의 창끝이 더 어지러워졌다.
"힘이 빠졌다! 쳐라!"
채현이 힘이 빠진 것이 모두에게 들통나 보였는지, 장선의 가병들 중 지휘관으로 보이는 자가 채현을 가리키며 소리쳤다. 그러자 힘을 얻은 장선의 가병들이 더욱 세게 들이쳤다. 채현은 창검이 휘둘러지는 것은 어떻게든 쳐 내던지 아니면 미약한 상처로 버텨냈지만, 갑작스레 날아오는 화살에는 도저히 답이 없었다. 채현은 창을 휘둘러 화살 몇 개를 쳐내었지만, 틈을 뚫고 한 대가 박혔다.
"크흑.."
왼팔 어깻죽지에 한 발 맞았다. 채현은 무지막지한 고통을 느끼며 신음을 했다. 그는 힘이 빠졌다. 더 이상 버티기는 힘들었다. 한계가 찾아왔다. 채현은 억지로 창을 휘둘러 무사들 몇을 베었다. 하지만 아직도 셀 수 없는 많은 무사들이 자리에 남아 채현을 향해 달려드는 상황이었다.
'이렇게 죽는 건가..? 나를 도와주는 자들은 없는 건가...'
채현은 이를 악물었다. 적어도 여인들은 지켜내야 하는 것이 아닌가, 사내로써 책임을 져야지. 그리고는 안에서 당황한 소교와 기절한 것으로 추정되는 육영에게 크게 소리쳤다.
"도망가! 어서들 도망가시오! 내가 여기를 버틸 테니.."
채현 자신의 목숨을 상해 가면서도 육영을 지켜야만 할 것 같았다. 채현은 찢어질 듯한 아픔을 감수하고 계속해서 버텨갔다. 이곳 저곳에서 날아오는 화살들을 겨우 피해 말 위에서 버텼다. 억지로 창을 휘둘러 또 무사들 몇을 베었다. 말도 이리저리 찔러대는 무사들에게 많이 당했는지, 움직임이 많이 둔해졌다. 말과 사람 모두에게 한계가 온 시점이었다. 채현은 죽음을 감지했다. 오랫동안 창검을 들고 수련을 하지 않아 근육이 풀리고 창칼 쓰는 법이 잊혀진 까닭이다.
'처음부터, 한 우물만 파야 했어.... 앞으로는, 필부의 용맹따위..'
"잠깐! 채현, 버텨라! 내가 왔다!"
막 채현이 지키던 창고가 수많은 무사들에 의해서 돌파되기 직전, 장선의 저택 높은 담을 뛰어넘은 귀신같은 장수가 등장했다. 그 장수는 쉽게 먼지를 묻은 두 발과 다리를 툭툭 털고 일어나, 자신의 애검을 뽑았다.
"이런! 주유다!"
그는 바로 주유였다. 멋있는 자세로 안전하게 착지한 그가 애검을 뽑더니 장선의 무사들을 향해 칼을 겨눴다. 채현은 왜 주유가 이 자리에 있는 지 알수가 없었다. 무너지기 직전의 몸과 정신을 주유의 등장으로 인해 다시금 다잡았다. 주유가 자신을 구하러 온 것이라는 사실은 분명했다. 조금만 버티면 지켜낼 수 있다.
"채현, 조금만 기다리게나. 내가 가마."
주유가 송옥같은 얼굴에 흘리는 땀방울을 훔치더니, 날렵하게 무사들을 향해 달려들었다. 채현은 주유에게 궁금한 게 많았지만, 지금은 말할 기력이 없었다. 억지로 기력을 끌어올려 창고 안으로 진입하려는 무사들을 겨우 막는게 전부였다. 주유는 문무겸전이라는 소문이 거짓이 아님을 입증하듯, 무서운 무위를 보여주었다. 날렵하게 움직이며 주유를 포위하며 달려들던 장선의 무사들을 추풍낙엽처럼 베었기 때문이었다. 주유의 실력이 만천하에 드러나는 순간이었다. 앞뒤로 적을 맞은 장선의 무사들은 당황했다. 한 명은 쓰러져 죽기 직전의 상태였고, 한 명은 팔팔해 모두를 쓰러뜨리려 하는 상태였지만 결코 만만치 않았다. 혼신의 힘을 다하는 중이었기 때문이었으리라. 주유의 무위는 정말로 매서웠다. 칼은 눈이 없다는 말을 증명하듯, 주유의 애검이 스칠 때마다 무사 하나는 반드시 쓰러진다. 꼭 검에 의존하는 게 아니라, 발차기 등 모든 신체를 사용해서 적을 격퇴하는 주유였다. 하나의 예술과도 같은 날카로운 움직임이었다.
"에잇, 제길. 이렇다면 어쩔 수 없다. 육영을 죽여라!"
이 상황을 지휘하는 것으로 보이던 무사들의 지휘관이 눈빛을 돌려 지친 상태의 채현을 가리켰다. 팔팔해 모두를 상대할 것만 같은 무시무시한 주유를 상대할 자신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그에 비해 채현은 쓰러지기 직전이었다. 이왕 이렇게 된 것, 채현도 베어 버리고 저승길로 가는 동무로 육영까지 베어 버린 다음 자신은 도망치면 된다. 주유는 당황했지만, 그것을 드러내지 않고 묵묵히 검을 휘둘렀다. 인정사정 없이 매서운 솜씨였다. 한시가 급한 상황이었다. 이미 장선은 어딘가로 도망친 후였고, 침실에는 이미 손견의 정예무사들과 장선의 부하들이 대 혈전을 벌이고 있었다. 물론, 차츰차츰 시간이 지날수록 장선의 휘하 무사들이 쓰러지는 형상이었지만 말이다. 채현은 당황했다. 더 이상 버틸 힘이 없었다.
"으응..? 여기가 어디...?"
마침 육영이 정신이 들은 듯 했다. 옆에 있는 소교는 제 언니를 찾는 것이 급했지만 사람이 죽어가는 것을 보며 매우 충격 먹은 상황이었기에 차마 채현의 말대로 도망가지 못하고 자리에 주저앉은 상태였다. 육영은 눈을 비비며 빠르게 주위 상황을 둘러봤다. 허름하고 어두운 창고 안이었고, 옆에는 소교가 거의 반 기절한 상태다. 육영과 교씨 자매는 서로 친분이 있는 상태였다. 육영이 육가에서 고이 자라난 여식이었지만, 바깥 세상과 나름대로 교류가 있었기 때문이다. '일부 선택된 여성' 에 한해서 말이다. 그 여성들 중에서는 교씨 자매들도 포함되어 있었다. 강동의 대상단주인 교방의 자매들 역시 미인으로 유명한데다 예의도 밝았기 때문에 육강이 그들과의 교제를 허락했기 때문이다. 고개를 들어 빛이 있는 쪽을 보니, 말을 타고 창을 들은, 몸에 화살까지 박힌 것으로 보이는 피칠갑을 한 사내가 꾸역꾸역 버텨가며 무사들과 싸우며 이곳을 지키고 있었다. 육영은 그 와중에도 호기심을 참을 수 없었다. 자신을 구하기 위해 이 자리에서 헌신하는 은공 아닌가. 상황이 아닌 것은 알지만 이름만은 알아야 겠다 싶어 이름을 물었다.
"성함이...?"
"채현. 채현입니다. 소저."
채현은 그 말을 하고 다시금 창을 휘둘렀다. 넓은 범위에 닿을 수 있는 병기인 창이었기에, 많은 무사들이 뒤로 후퇴해 약간의 시간을 벌었다. 이제는 갑자기 모든 무사들이 채현을 노리고 달려든다. 채현은 말 위에서 다시금 무사들을 향해 모든 방위로 창을 휘두른다. 채현에게 달려들던 무사들 중 절반이 쓰러진다.
"저자..강하다!"
육영의 호위들도 단번에 돌파하고 절반을 죽인, 장선이 수십년간 길러온 최정예 무사들이다. 그 누구도 벨 수 있을 것 같이 자신감에 차 있던 무사들이 채현의 끈기에 뒷걸음질친다. 채현은 다시금 소리친다.
"그 누구도! 이 안으로! 들어올 수! 없다!"
주유가 그 말을 듣는다. 채현이 버텨낼 때까지 주유가 달려나가야 한다. 마음만은 빨리 채현에게 달려가고 싶지만 여기 자신을 상대하는 무사들도 만만치 않다. 주유는 다시금 피에 젖은 자신의 애검을 휘두르며 검을 교차한다. 피칠갑을 하며 소리치는 채현의 모습에 육영은 경악한지 오래였고, 무사들 역시 당황한 지 오래다. 문관으로만 알고 있었는데 꽤 강력하다.
"물러서지 마라! 저자는 지쳤다!"
누군가의 외침에 무사들이 다시금 힘을 얻었다. 다시한번 채현을 향해 서로교차하며 달려들지만 쉽게 물러날 채현이 아니다. 주유는 아직도 저 멀리 포위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조금씩 조금씩 자신에게 가까워져 갔다. 새까맣게 주위를 포위하던 무사들도 채현의 창과 주유의 검에 이미 많은 수가 쓰러져 있었다. 채현은 더이상은 버틸 자신이 없었다. 살짝 정신이 팔린 순간, 수많은 도검이 채현의 말을 노렸고, 채현을 태운 말이 비명을 지르며 땅으로 풀썩. 쓰러졌다. 채현은 겨우 자리를 박차고 일어났다. 온갖 피와 흙이 치장한 모습이 꽤 볼 만 했으리라. 채현은 다시 창을 넓게 잡고 휘둘러 적들의 접근을 막았다. 다시금 끊임없이 달려드는 적들에게 억지로 창을 찔러대어 무사들 몇을 죽이고 나서야 흙바닥으로 털썩, 쓰러졌다.
"채현 공자!"
육영은 소스라치게 놀랐다. 자신이 왜 이곳에 있고, 여기가 어디인지는 알 수가 없었다. 차를 마시다 누군가에게 끌려 온 것이 기억의 전부였다. 그렇다면 채현이 독자적으로 적들이 우글우글한 이 곳에 잘 쓰지도 못하는 창을 꼬나잡고 돌파한 것이라는 이야기가 되었다. 육영은 감사함에 눈물을 흘렸다. 채현을 하찮게 본 자신의 안목을 다시금 의심했다. 이 정도면, 꽤 괜찮은 사내 아닌가! 평생을 같이 할 만큼.
하지만 감상에 젖을 시간따위는 없었다. 급하게 적들이 이 안으로 들이닥쳤다. 쓰러진 채현을 향해 확실히 죽이기 위해서 어떤 무사가 채현의 복부에 칼을 찔렀다. 피가 터져 나왔다. 주유와 육영은 기겁했다. 육영은 이런 끔찍한 상황과 마주하는 것은 처음이었지만, 본능적으로 저들이 노리는 것은 자신의 목숨임을 알았다. 그녀는 주위를 둘러보며 무기가 될 만한 것을 찾았다. 품을 뒤져보니 다행히도 이런 상황에 대비하기 위해서 은장도를 숨겨 놓은 것이 있었다. 육영은 채현이 죽엇음을 직감했다. 복부에 칼을 맞았는데도 살아있는 자는 얼마 되지 않는다. 피눈물이 흘렀지만 지금은 울고 분다고 해도 상황이 나아지는 것은 아니었기에, 애써 속마음을 감추며 은장도를 빼들며 자신의 목숨을 위협하는 무사들에게 위협을 가했다.
주유는 분노했다. 채현의 죽음을 확인시키는 무사들의 행위를 보고 더욱 분노했다. 주유는 무지막지하게 자신의 검을 휘둘렀다. 분노한 주유의 검은 매우 무서웠다. 온 힘을 다해 휘두르는 주유의 검을 막을 수 있는 자는 아무도 없었다. 주유는 급히 적을 제거하고, 자신을 막는 적들을 무시하며 채현과 여인들이 있는 창고로 달려갔다. 채현이 이렇게 죽어서는 안된다. 실로 어이 없는 죽음 아닌가! 무지막지한 상태인 주유를 막는 무사는 아무도 없었다. 자연스레 주유를 향해 길을 비켜 주어 주유는 손쉽게 바닥에 쓰러져 피를 흘리는 채현을 만날 수 있었다. 주유는 급히 상처투성이인 채현의 맥박을 짚었다.
'다행이다. 맥이 살아 있다!'
거의 미친 것으로 보이는 주유를 건드릴 간 큰 무사들은 아무도 없었다. 주유는 쓰러진 채현을 업고 안으로 뛰어들어갔다. 육영이 안쓰럽게도 자그마한 은장도를 휘두르며 무사들을 위협하려 하고 있었고, 청초한 모습의 매우 아리따운 소녀는 거의 정신을 잃은 상태였다. 매우 큰 충격을 받은 상황이었다. 주유는 자신이 이곳에서 저들을 다 죽여버리기로 마음먹었다. 애초에 주유는 채현의 지시대로 서쪽으로 갔으나, 서쪽에는 대장간같은 공방밖에 없었고, 금방 이 곳에는 육영이 없음을 인지했다. 병기를 만드는 자들은 본래가 관에 충실한 자들이다. 대장장이들의 기술을 가장 아끼는 자가 바로 태수, 손견이었으며 그들의 대우를 충분히 해 주었기 때문이다. 주유는 장사의 병사들을 불러 혹시 모르니 서쪽을 탐문하라 하고 북쪽 주택가로 향했다. 성동격서니 뭐니 했지만 아무리 봐도 호족들이 수상하다. 그 때, 주치에게 급한 이야기를 들었다. 채현이 장선의 집으로 홀로 들이닥쳤다는 말을 들었기 때문이다. 장선은 위험한 자였다. 주유는 급히 몸을 날려 장선의 집 담을 넘었다. 그 이후에 이런 상황을 맞이한 그였다. 주치는 더 많은 병사들을 부르러 갔으니, 주유 자신이 조금만 버티면 응원군이 올 것이라는 사실은 분명했다. 손책을 포함한 많은 장수들까지 올 것이다. 그렇다면, 아직 숨이 붙어 있는 채현을 자신이 지켜야 했다. 마음 같아서는 자신과 채현, 그리고 여인들을 노리는 무사들을 단칼에 베고 싶었지만 무사들은 많았고, 자신이 지켜나가야 할 사람들은 셋이나 있었다. 주유는 피눈물을 머금고 겨우 이들을 지켜내는 것이 전부였다. 함부로 자신이 나서다간 주유 자신이 지켜야 할 모두가 죽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었다.
"에잇! 한 발짝도 다가설 수 없다!"
주유가 칼로 금을 긋고 이 금을 넘는 자는 모두 죽이겠다는 섬뜩한 말을 내뱉자 무사들이 뒷걸음질을 쳤다. 아무리 봐도 채현보다 주유는 무서웠다. 주유의 칼에 잠깐동안 수많은 무사들이 고혼이 되었기 때문이다. 무사들의 수는 이미 절반 정도로 줄은 상황이었다. 하지만, 무사들에게 떨어진 임무는 유사시 무조건 육영을 죽이라는 것이었다. 하지만 주유를 봐서 도저히 불가했다.
"쳇. 채현을 죽였으니 됬다. 후퇴하자!"
누군가가 지휘하자 무사들이 일제히 후퇴했다. 주유는 그제서야 안심을 할 수 있었다. 아직 정신을 모두 놓은 것은 아니었지만.
"당신이 주유인가요?"
육영이 주유에게 말했다. 강동의 영웅과 재녀가 이렇게 만나게 되었다. 의도치는 않았지만.
"그렇소. 그대가 .. 육영이군."
육영이 살며시 고개를 흔들었다. 채현이 죽었다는 사실에 마음 한 켠이 아려왔다. 육영은 이 모든 것이 자신이 장사에 가겠다고 주청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자신 때문에 재사가 죽었다. 육영은 막대한 상실감을 느꼈다. 채현은 생각보다 대단한 사람이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저 평범한 모사인 줄 알았더니, 아무것도 아닌 자신을 위해서 병장기를 잡고 돌파해, 자신을 찾아내 구해 주지 않았는가! 하지만 지금은 목숨을 잃은 사내일 뿐이었다. 육영은 눈물을 흘렸다.
"흑..흐..."
"채현은... 죽지 않았소. 하지만 여기서 치료를 받지 못한다면...죽겠지."
주유가 나지막하게 낮은 목소리로 읊조렸다. 그러자 그 것을 들은 육영의 정신이 번쩍 들었다.
'살려야 한다. 이 사내, 인물이다. 게다가 나는 목숨의 은혜를 입었다. 무조건 살려야 한다. '
"당장 의원을 불러야...!"
"이 소저까지 구출해야 하오. 소저. 정신이 드시오?"
주유의 친절한 목소리에 소교는 겨우 정신이 들었다. 온 주위가 피칠갑을 한 상황이었다. 소교는 채현이 피를 흘리며 쓰러진 것을 보고 비명을 질렀다.
"은공!!"
"소저는 누구시오?"
"이 아이는.. 소교입니다."
주유는 일찍이 강동에서 풍류를 즐기는 사내였다. 소교의 이름은 누구보다 잘 안다. 소교는 생각보다 어린 아이처럼 보였다. 온 몸에서는 청순함을 품고 있었고, 얼굴을 보면 눈물을 흘릴 듯 가련해 보였다. 조금만 더 자라면 더 미인이 될 것으로 보였다.
'어린데도 불구하고 강동 3대 미인이라니...대단하군. 진실로 아름답다..'
소교를 보고 나서 솔직히 느끼는 주유의 모습이었다. 소교가 눈물을 흘리니 주유까지 눈물을 흘리고자 하는 마음이 들 정도였다. 매우 가련한 모습의 소교를 본 주유는 마음이 동했다. 채현도 채현이지만 주유도 역시 사내다. 하지만 갑자기 소교가 소리를 질렀다.
"맞다! 언니!"
"언니?"
막 도움을 청하려 밖으로 나가려는 육영이 뒤를 돌아 소교를 바라봤다. 언니라니?
"이..이곳에. 대교 언니가 잡혀 있어요."
"내가 찾아 보겠소."
주유가 피 묻은 자신의 애검을 다시금 손에 쥐었다. 그러자, 육영이 용감히 나섰다.
"채 공자는... 제가 도움을 청하겠습니다."
주유는 고개를 끄덕였다. 자신이 나서고 싶었지만..육영의 결연한 모습을 믿기 때문이었다. 게다가 자신은 소교를 보고 나서 마음이 흔들렸다. 당장 주인 없는 말을 구해 소교를 품에 안고, 대교를 찾으러 몸을 날렸다.
한편, 육영은 몰래 밖으로 나가, 얼굴을 들이밀었다. 상황은 정리된 듯 싶었다. 육영은 조심스레 눈치를 보며 주인 없는 시체에서 칼을 빼 손에 쥐고는, 쓰러진 채현을 뒤로 하고 아직도 전투가 한창인 장선의 침소를 향해 다가갔다.
"무사님. 저, 육영입니다."
"아,,아니. 소저! 살아 계셨군요. 게다가 이곳에.. 장선 이자식. 진짜 모반을 준비중이었군!"
"저보다 급한 게 있습니다. 저쪽 뒤 창고에, 채현 공자께서 저를 지키다 쓰러지셨습니다. 매우 급한 사안이니, 그분부터 먼저 꼭 치료를 받게 해 주세요."
"알겠습니다."
장사의 정예 무사 몇이 날렵하게 육영이 가리키는 곳을 향해 몸을 날렸다. 이 곳 역시나 장사의 무사들 손에 정리되고 있는 상황이었기에, 남는 무사들이 육영과 쓰러진 채현을 모시고 관청으로 향했다. 육영 역시 심력을 너무 많이 쓴 상황이었기에, 확실히 이 자들이 장사군임을 확인하더니 채현이 실려 가는 것을 확인하고서야 정신을 잃었다.
- 작가의말
연참!
저번 화가 정말.. 제목대로 사고가 터진 화였는지.
설정 공개가 반응이 폭발적이군요.
하지만 초기 설정은 초기 설정일 뿐. 언제든 변화하는 것이 인간 아니겠습니까?
게다가 뭣하면, 설정도 고칠 의향이 있는 저입니다. 흐흐.
수협님의 지적에 수정했습니다.
채현이 너무 약하게 쓰러진 것같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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