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휘긴
작품등록일 :
2012.10.20 08:05
최근연재일 :
2012.10.20 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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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206,343

작성
12.09.09 0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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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글자
13쪽

제 2 화 디아스 패밀리의 사정 2

DUMMY

<2>


이번 일은 내가 알아서 하겠다. 말은 그렇게 했지만 에밀리도 이번 일은 굉장히 골치 아팠다.

불법 크리스탈의 유통은 범죄조직들이 관여하고 있었고 누가 제작하는지, 어디서 누가 이 사업에 끼어들었는지 알기 힘든 골치 아픈 범죄였다. 에밀리 디아스가 디아스 패밀리를 다시 부흥시켰다지만 만약 디아스 패밀리가 불법 크리스탈 제조자들을 쫓다가 다른 조직과 항쟁이라도 하게 된다면 그건 매우 곤란하다. 다른 범죄조직들은 디아스 패밀리가 불법 크리스탈 사업에 뛰어들기 위해 먼저 싸움을 걸었다고 여길 것이다.

그래서 디아스 패밀리의 멤버를 이 일에 쓸 수는 없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아무에게나 일을 의뢰할 수도 없다. 그녀의 친언니가 관련된 일이다. 마피아로서의 명예를 생각하면 이 일은 절대로 밖에 알려져서는 안 된다.

“결국 생각할 수 있는 방법은 외부인을 골라서 의뢰한 다음에... 사건을 처리하고 나면 그 외부인을 죽여서 입을 막는 게 제일이군. 어디 아무 조직에도 소속되지 않은 외부인이 필요해.”

에밀리는 그렇게 결론짓고 부관들을 바라보았다. 에밀리의 사촌인 로베르트, 오빠인 기르스가 바로 그녀의 부관이었다. 그들은 친척이니까 이 사건을 알려도 되지만 다른 이들은 설사 같은 패밀리인 부하들 조차 믿을 수가 없었다. 이 사건의 성격은 그만큼이나 복잡한 것이었다.

“그렇지만 미스티가 어쩌다가....”

“기르스! 스톱! 손 멈춰.”

“어 왜?”

“지금 또 돌려보려고 했지?”

“아. 아니 나는 어디까지나 정말 미스티가 맞는지 확인을 위해서.”

기르스는 그렇게 말하며 손을 거뒀다. 에밀리는 미심쩍다는 듯 그를 노려보았지만 더 추궁해봐야 자기 조직의 한심한 꼴만 드러날 것 같아서 그만뒀다.

“하여튼! 쓸데없는 소리 하지 말고! 이 일이 알려지면 우리 조직은 개망신을 당할 거야! 그렇잖아도 변변찮은 마피아로 유명한 데 보스의 딸이 포르노에 나와서 수많은 엘프 마니아들에게 망상농락을 당한다니!”

에밀리는 탁자를 후려쳤다.

“무슨 일이 있어도 막아! 로베르트! 희생양을 찾아! 우리를 대신해서 일할 그런 만만하고 곧 죽어도 누구도 복수하러 덤비지 않을 놈으로!”

“예 보스!”

부관들은 자신들보다 어린 에밀리 디아스에게 경의를 표했다.



<3>

다음날 에밀리 디아스는 부관들을 호출했다. 로베르트와 기르스는 왜 그러나 싶어서 아지트에 모여들었다. 다페날의 시가지, 중앙상업구의 사무실 빌딩이 바로 현재 디아스 패밀리의 아지트였다. 그 아지트에서 에밀리는 으르렁거리며 부관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야 이 새끼들아. 친척이라고 봐주니까 아주 기어오르지?”

“에...에밀리?”

“왜 그래? 에밀리?”

“로베르트!”

에밀리는 신문을 펼쳤다. 그 구인난에는 로베르트의 지시로 실린 구인 광고가 작게 실려있었다.

“뭐? 급구, 조사와 전투에 능하신 분. 급료 당일 지급가, 주식회사 디아스 통상이라고? 이런 광고로 사람을 구한다는 게 말이나 돼?! 이게 무슨 공사판 막일이야?”

에밀리가 로베르트를 몰아붙이자 기르스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자신의 잘못이 아니라는 점에서 안도한 것이겠지만 지금 에밀리로서는 이것도 매우 거슬렸다. 어찌 된게 이놈의 패밀리에 쓸만한 인재가 없었다.

“아니 그, 그게...죽여도 되지만 이런 일을 처리할 수 있는 사람을 구하라는 게 꽤 어려워서 그만.”

“그래서 지금 저 아지트 밖에 모인 궁상들은 뭐냐고!”

건물 앞에 거리에는 꽤 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었다. 세븐즈리그의 실업률은 대단히 낮은 편이지만 최근 솔람이 붕괴하면서 많은 난민들이 몰려들어와 다페날에는 실업자들이 많았다. 그 와중에 구인 광고를 냈으니 아무리 생각해도 견적이 안 나오는 실업자들도 우글우글 몰려든 것이다. 조사와 전투에 능한 사람이라는 조건을 충족시키긴 커녕 잡일에 투입하기에도 부족해 보이는 사람들이 와서 줄을 서 있으니 이 일을 어찌할 것인가?

“어쩌지? 에밀리?”

로베르트는 자신이 저지른 일을 모두에게 다시 내던졌다. 에밀리는 자리에서 일어나 로베르트의 따귀를 올려쳤다.

“어쩌긴! 하나하나 면접을 봐야지!”

에밀리는 책상을 끌어와서 사무실 앞쪽에 늘어놓았다.

“자! 번호표 뽑고 들어오라고 해! 나원 참! 이게 무슨 꼴이야!”



두 시간 내내 면접은 계속 되었다. 신문광고를 보고 찾아온 사람들의 대부분은 역시 전혀 싸울 능력도 없지만 혹시나 해서 찾아온 이들이 대부분이었다. 에밀리는 그런 사람들을 단숨에 간파하고 대부분 1분도 안되어서 돌려보냈지만 그래도 아직 많은 사람들이 남아있었다.

“다음!”

에밀리는 책상위에 놓인 물 컵을 입으로 가져가며 다음 사람을 들어오게 했다. 에밀리에게 폭행당해 얼굴이 팅팅 부은 로베르트가 투덜거리며 문을 열었다.

“응?”

이번에 들어온 것은 이제 10대 중반쯤 되어 보이는 인간 소년이었다. 금발을 단정하게 기른 이 소년은 등에 드워프제 대검을 차고 있었는데 어째서인지 낯이 익다.

“윽?”

소년은 에밀리를 보더니 깜짝 놀라서 몸을 돌렸다. 여기까지라면 별로 특이할 게 없다. 분노한 에밀리의 잡아먹을 듯한 시선을 견디지 못하고 그대로 줄행랑친 사람이 2시간 동안 열명. 이번에도 그런 겁쟁이려니, 그렇게 생각하면 되니까. 하지만 도망칠 듯 뒤돌아 선 소년이 멈춰섰다. 그는 뭔가 결심을 한 듯 다시 몸을 돌려 에밀리의 맞은 편, 면접용 의자에 앉았다.

“이상하네. 우리 언제 어디서 봤던가? 당신 이름은?”

에밀리도 고개를 갸웃 거리며 그에게 질문을 던졌다.

“우진 칼린즈.”

“우진 칼린즈? 우진? 음... 기억이 날듯, 말듯.”

“현우진?”

에밀리의 옆자리에 앉아있던 기르스가 깜짝 놀랐다. 그 말을 듣고서야 에밀리도 상대가 누군지 알아차렸다.

“현우진?”

“윽.”

우진의 얼굴이 새빨개졌다. 소년 뿐만 아니라 에밀리도 얼굴이 홍당무처럼 달아올랐다.

디아스 패밀리의 보스 펜너는 자신의 자식들을 거의 내다 팔다시피 여기저기 혼약시켰다. 에밀리도 예외일 수는 없었는데 당시 에밀리는 세븐즈리그의 유명한 상인 현씨 일가의 독남, 현우진과 약혼이 되어있었다. 그때 현씨 일가가 약혼 선물로 주었던 것이 바로 ‘크롬펜서’. 지금 에밀리가 사용하는 마검 크롬펜서는 현씨 일가에서 받은 것이었다.

그러나 그 후, 현씨 일가는 스파이 혐의로 고소당해 상회는 도산하고 국외추방 당하고 말았다. 자연히 그들 사이의 혼약도 파기되었다. 그런데 지금 이 자리에 있는 소년이 바로 현우진이란 말인가?

에밀리는 부끄러워서 어쩔 줄 몰랐다. 이제야 그녀도 당당한 마피아의 일원이지만 당시의 그녀는 결혼사기꾼이나 다름없었다. 물론 그녀는 펜너와 달리 진지한 성격이다. 아무리 엘프들에게 결혼과 이혼은 흔한 일이라 하더라도 에밀리는 그렇게 살고 싶지 않았다.

펜너가 사기를 치려는 심보로 약혼을 맺었는지 어떤지는 모르지만 에밀리는 이 약혼을 진지하게 생각했었다. 다행히 현우진의 어머니는 천인(天人) 이었고 현씨 일가는 원래 팔부중의 피가 진하게 섞인 자들이었다. 그 아들인 현우진은 엘프 못지않은 긴 수명을 누릴 것이다.

그래서 에밀리는 현우진이란 소년과 결혼해 진심으로 그의 반려가 되리라고 결심했었다. 그 불행한 사고가 아니었다면 이 소년이 그녀의 남편이 되었을 수도 있었다.

‘젠장.’

부끄러운 과거가 떠올라서 지금이라도 도망가고 싶다. 따지고 보면 이게 다 아버지 때문이다. 왜 자식을 내다 팔듯 팔아서 이렇게 구차하게 살았단 말인가? 에밀리 자신의 의사는 아니지만 이건 사기꾼과 그 피해자의 대면 같잖나! 그러고보면 지금의 현우진은 당시의 모습과는 달랐다. 부티가 흐르던 귀공자였던 그때와 달리 지금의 우진은 남루한 옷차림에 초췌한 모습을 하고 있었다.

에밀리는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지금은 칼린즈입니다. 과거 따윈 버렸어요.”

우진은 입술을 깨물고 품에서 회중시계 하나를 꺼냈다.

“그건?”

“클락웍스 메이지의 시계입니다.”

우진이 꺼낸 그 회중시계는 보라색의 체인이 달려있었다. 클락웍스 메이지의 퍼플체인. 그것은 우진이 상당한 수준의 마법사라는 증명이었다. 세계 사대 마법학파중 하나인 이 ‘시계장치의 마법사’들은 함부로 체인을 남발하지 않았다.

“으음.”

확실히 지금까지 면접에서 내쫓아낸 어떤 이들보다도 훨씬 뛰어난, 입증된 실력이다. 만약 그가 현우진이 아니었다면 볼 것도 없이 여기서 면접을 종료했을 것이다.

“어째서 당신이 이런 일에 지원한 거지? 우진?”

“일자리가 필요합니다.”

우진도 수치심을 견디고 있었다. 그래서 아까 전엔 도망치려고도 했었다. 이제와서 이렇게 몰락한 모습을 이들에게 보이기 싫었다.

하지만 지금의 우진에게는 자존심보다 더 소중한 게 있었다.

“일자리가 필요해요. 여동생을 뒷바라지 해야 합니다.”

“여동생?”

우진이 독자라는 건 에밀리가 잘 알았다. 펜너가 결혼을 주선한 상대는 모조리 독자, 독자와 결혼해야 나중에 상속에 유리해지기 때문이었다.

“예. 비록 피는 섞이지 않았지만 제게는 너무나 소중한 단 하나 남은 가족입니다.”

우진은 여동생을 뒷바라지할 돈을 벌기 위해서 수치심도 무릅쓰고 지금 이 자리에 앉아있는 것이다. 에밀리는 그런 우진을 보며 아랫입술을 깨물었다. 지금 그녀는 죽여없애도 괜찮은 소모품을 찾고 있다. 그런데 이 소년은 그런 사정도 모르고 여동생을 뒷바라지 하겠다는 일념으로 수치심도 억누르고 이 자리에 앉아있었다. 그녀의 아버지나 오빠들이 이 소년의 반만 따라갔어도 지금 이렇게 어색한 자리는 만들어지지 않았을 것이다.

“알겠습니다. 퍼플 체인이면 뭐 실력은 검증되었으니까 이 친구로 하지.”

기르스가 옆에서 대뜸 승인했다. 깜짝 놀란 에밀리가 기르스를 노려보았으나 기르스는 로베르트에게 손짓했다.

“사람 뽑았다! 다 돌려보내!”

“예!”

로베르트는 즉시 밖의 조직원들에게 명령해 줄 선 사람들을 돌려보냈다. 에밀리는 그들을 보고 눈살을 찌푸렸다.

“빠르군요. 아직 무슨 일인지 듣지도 못했는데.”

우진은 신속하게 일처리를 진행하는 마피아들을 보고 의아해했다.

“잠깐 나갔다 오겠어요? 일단 이걸로 식사나 좀 하고.”

에밀리는 지폐 몇 장을 꺼내 우진에게 건네주었다. 우진은 깜짝 놀라서 손을 내저었다.

“아직 일을 맡을지 어떨지 모르는 데 이런 걸 받을 수는 없어요.”

“받아요.”

에밀리는 강제로 우진의 웃옷 주머니에 지폐를 찔러넣었다. 우진은 그걸 빼내려했지만 그때 그의 뱃속에서 꼬르륵 하는 소리가 울려 퍼졌다.

“...윽.”

우진이 부끄러워서 어쩔줄 몰라했다.

“거 봐요. 얼른 뭐라도 먹고 기운 좀 차리도록 해요. 일을 하건 말건 우선 몸 상태가 좋아야 할테니까.”

에밀리는 우진의 어깨를 툭툭 털어주고 그를 내보냈다. 조직원들이 우진을 데리고 건물밖으로 나가는 걸 확인 한 에밀리는 고개를 떨궜다.

“자아. 그러면.”

그녀는 다시 무시무시한 표정을 하고 부관들을 노려보았다. 로베르트와 기르스가 히익 하고 놀라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무슨 속셈인지 좀 물어봐도 될까? 오빠? 로베르트?”

“아, 아니 그게 말이지. 잠깐! 이야기 좀 들어봐!”

하지만 이미 손이 먼저 나갔다. 에밀리의 손칼이 기르스의 경동맥을 강타했다. 기르스의 몸이 수평으로 날아가 철제 캐비넷에 충돌했다. 캐비넷 위에 쌓여있던 서류가 우수수 쏟아져 기르스를 매장시켰다.

“빨리 말해! 내 성미가 조금 급한 건 다 알텐데?”

쓰러진 오빠의 몸을 서류째로 짓밟는다. 장난 삼아 밟는 게 아니라 밟을 때마다 피가 튄다. 에밀리가 일단 손을 대기 시작하면 친척이건 가족이건 간에 몸이 분해될 때까지 때린 다는 건 이미 디아스 패밀리의 모두가 잘 알고 있는 사실이었다.

“으와... 진정해 에밀리! 저 현우진은 네가 말한 대로 실력도 있고, 솔람 출신 난민인 이상 죽여도 별일 없을거야. 게다가 현씨 일가는 이미 망했잖아?”

“더구나, 우리 보스의 전 약혼자라니 말도 안 된다고. 약혼을 파혼할 때 약혼 선물도 안돌려줬잖아. 우리.”

기르스와 로베르트가 필사적으로 항변했다. 에밀리는 구둣발을 번쩍 치켜들었다가 멈춰섰다.

“그게 아니면 뭐야? 옛날에 은혜를 입은 집안 사람이니까 봐주자는 거야? 아니면 에밀리는 정말 저 인간 소년이 맘에 들어?”

기르스가 그리 물어보았다. 그러자 에밀리는 피식 웃었다.

뻑!

구둣발이 기르스의 머리를 짓밟아 바닥에 충돌시켰다. 이마가 깨져서 피가 콸콸 쏟아져나왔다.

“정말.”

피로 피를 씻어내는 마피아의 두목인 이상 약한 모습을 보일 수는 없다. 에밀리는 머리칼을 쓸어 올리고 마음을 다졌다.

“어쩔 수 없지. 그에게 맡기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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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제 2 화 디아스 패밀리의 사정 11 +2 12.09.09 3,154 14 8쪽
15 제 2 화 디아스 패밀리의 사정 10 +4 12.09.09 3,227 19 7쪽
14 제 2 화 디아스 패밀리의 사정 9 +1 12.09.09 3,334 24 12쪽
13 제 2 화 디아스 패밀리의 사정 8 +2 12.09.09 3,211 18 11쪽
12 제 2 화 디아스 패밀리의 사정 7 +3 12.09.09 3,134 20 11쪽
11 제 2 화 디아스 패밀리의 사정 6 +2 12.09.09 3,433 20 12쪽
10 제 2 화 디아스 패밀리의 사정 5 +3 12.09.09 3,356 18 9쪽
9 제 2 화 디아스 패밀리의 사정 4 +2 12.09.09 3,327 20 12쪽
8 제 2 화 디아스 패밀리의 사정 3 +2 12.09.09 3,629 17 8쪽
» 제 2 화 디아스 패밀리의 사정 2 +2 12.09.09 4,023 17 13쪽
6 제 2 화 디아스 패밀리의 사정 1 +4 12.09.09 4,645 20 10쪽
5 제 1 화 - 바리 공주와 재앙의 남매 4 +2 12.09.09 4,580 15 5쪽
4 제 1 화 - 바리 공주와 재앙의 남매 3 +4 12.09.09 4,797 14 11쪽
3 제 1 화 - 바리 공주와 재앙의 남매 2 +2 12.09.09 5,515 16 11쪽
2 제 1 화 - 바리 공주와 재앙의 남매 1 +3 12.09.09 8,005 19 9쪽
1 프롤로그 - 어둠의 여왕과 세븐즈리그 +4 12.09.09 11,353 30 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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