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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파크레키스의 서재입니다.

용사소환이 아니야!

웹소설 > 일반연재 > 퓨전, 라이트노벨

완결

Rapacrekis
작품등록일 :
2018.04.09 10:21
최근연재일 :
2018.08.03 00:41
연재수 :
112 회
조회수 :
87,470
추천수 :
645
글자수 :
561,418

작성
18.07.24 0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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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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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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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103화

DUMMY

주몽이 날아 올라가자 용사 다크 블랙도 따라 올라오는데 그 방법이 참으로 단순하면서도 대단한 것이 다리를 구부려 추진력을 얻은 뒤 그대로 뛰어오르는 단순한 점프로 쏜살같이 튀어 오른 것이다.

상황을 보느라 천천히 올라가고 있던 주몽을 순식간에 추월하고는 그대로 상공으로 쭉쭉 상승하는 용사. 심지어 주몽을 추월하는 순간 몸을 돌려 주몽 쪽을 위에서 바라보며 손을 흔드는 여유까지 보인다.

어쩐지 발끈해서 설렁설렁 올라가던 비행속도를 최고속도로 기어를 올리는 주몽. 어쩐지 저 용사에게 얕보이는 것은 굴욕적인 기분인 모양이다.

순식간에 용사를 앞지르고는 똑같이 뒤돌아서 내려다보며 손을 흔들고는 그대로 이탈한다.


<어머나. 주몽이가 이렇게 감정적이 되다니 특이하네.>

[그야 저 용사 어쩐지 짜증나잖아요. 그러니까 이해해요.]

<그래도 나쁜 사람은 아닌 것 같던데.>

<나쁜 사람은 아니야 단지 귀찮은 사람이라서 문제지.>

<남자면서 아빠한테 집적대기나 하고! 확 없애버릴까 보다!>

<남자라서 좋은 거야! 쓰읍.>

<주은아~? 너~ 썩었어~?>

<호모를 싫어하는 여자 따윈 없어요!>


중간에 예상치 못한 커밍아웃이 있기는 했지만 어쨌든 무사히 밖으로 나온 주몽이었고 그보다 몇 분 늦게 용사 다크 블랙이 올라왔다. 그리고 그런 용사의 옆에는 어느새 성녀 피아나가 태연한 얼굴로 서있었다. 아마도 용사의 곁으로 이동하는 수단이 존재하는 모양이다.


“······회담.” “······이동.”

<메에~ 여기도 회담하기 적합한 곳은 아니니 다른 곳으로 이동하자고 하십메~>

“아, 괜찮아요. 적합한 장소가 곧 내려올 겁니다.”

<내려온다고요?>

[그게 무슨 뜻이죠?]


영문을 알 수 없는 성녀의 말이었지만 곧 무슨 의미인지 알게 된다.

하늘에 짙게 낀 구름을 가르고 한 척의 새하얀 비공정이 내려온 것이다.

이전에 경태와 연금술사 에릭이 만든 비공정과는 다르게 굉장히 화려하면서도 어딘가 고래처럼 생긴 비공정은 크기도 몇 배는 커서 경태네의 비공정이 낚싯배 수준이라면 이 비공정은 구축함 수준은 되어보였다.


<우와아~!>

<히에에~>

[굉장해!]

<무슨! 저런 게!>


다들 입을 벌리고 감탄하자 왠지 용사가 잘난 체하며 소개한다.


“어때? 놀랐지? 저게 용사교가 자랑하는 공중전함 모비 딕이다.”

[그 이름 당신이 붙였죠?]

“아니? 어떻게 알았지?”

[모비 딕은 허먼 멜빌의 소설 제목이잖아요. 당연히 이쪽 세계에 있을 리가 없는 이름이니까 뻔한 거죠.]

“아하하하. 맞아. 내가 이름 붙였지. 원래는 그냥 비공정이라고만 부르더라고. 그럼 멋이 없으니 내가 멋진 이름을 붙여준 거지.”

<멋지긴 하네요. 경태가 지은 노틸러스랑 우열을 가릴 수 없어요.>

“오! 그 경태라는 친구 센스도 괜찮구만. 한 번 만나보고 싶은데.”


그런 잡담을 나누는 사이 비공정 모비 딕이 머리 위 10여m 높이에서 정지하더니 옆구리 쪽에서 문이 아래쪽으로 열렸다. 지상에 착륙한다면 벽이 바로 발판이 되는 형태였다.


“그럼 따라오라고.”


그렇게 말한 용사는 성녀를 한쪽 팔위에 태우고는 훌쩍 뛰어올라서 열린 문 안으로 들어갔다.

주몽도 바로 따라 들어갔는데 안쪽은 생각보다 넓고 아늑한 형태를 하고 있었다.

용사와 성녀를 따라 들어간 방은 널찍했으며 바닥에는 푹신한 카펫이 깔려있었고 가운데에는 테이블이 설치되어있었다.

성녀가 권유한 대로 테이블에 앉자 성녀가 직접 차를 타주었는데 맛은 좋지도 나쁘지도 않은 평범한 맛이었다. 굳이 비교하자면 카페에서 초보 아르바이트생이 매뉴얼대로 타준 홍차와 비슷한 수준이었다.


“푸하! 맛있다~ 한 잔 더!”

“아, 정말. 그렇게 품위 없게 마시지 마시라니까요.”

“아~ 미안미안.”


무슨 취향인지 원 샷으로 마신 용사가 리필을 요구하자 말로는 타박하지만 얼굴은 싫지 않은 표정인 성녀가 한 잔 더 따라주자 이번에는 천천히 홀짝홀짝 마시기 시작한다.

참고로 차를 마시느라 투구를 벗어서 드러난 용사 다크 블랙의 얼굴은 나름 미형이기는 했지만 날카로운 눈매를 제외하면 별다른 특징이 없는 모습이었다. 외모로 봤을 때는 20대에서 30대 초반으로 보이지만 선생님의 경우를 봤을 때 그보다 더 연상일 지도 모른다.


“레이 님도 더 드시겠어요? 많이 있으니까 사양하실 필요 없습니다.”

“······취향.” “······미달.”

<메에~ 주인님 취향과는 좀 안 맞으니 정중히 사양하겠다고 하십메~>

“···그래요. 아쉽네요.”


살짝 풀이 죽은 표정이라 좀 미안한 마음이 들기는 했지만 그렇다고 번복하지는 않는 것이 주몽답다.

성녀도 금방 표정을 가다듬고는 진지한 표정이 되어 본래의 용건으로 돌아간다.


“이제부터 당 비공정은 저희 용사교의 본산인 템플 밸리스로 향합니다. 가는 동안 서로 정보 교환의 시간을 갖도록 하죠.”

“······동의.”


먼저 시작한 것은 주몽 일행이었다. 물론 주몽이 이야기 하는 것은 너무 답답하기에 은설이 대신 나섰는데 주몽이 양 집사를 통해서 전달한 정보의 수준에 가이드라인을 정해주었기에 모든 것을 이야기 하지는 않았다. 다만 이번 사태에 관련된 정보는 거의 다 전했는데 사티로스를 괴멸시킨 과정과 그 잔당인 몽식의 크로울과 타르쿠 족의 남자에 대한 것을 중점적으로 전했다.


[그래서 그 뒤를 쫓아 여기까지 온 거에요. 그 뒤는 무저갱에서 보신 영상대로였고요.]

“후우. 그런 일이 있었군요.”

“뭐야. 그럼 이번 일은 거의 너희 때문에 생긴 일 아냐?”

“용사님!”

“아니, 뭐 틀린 말은 아니잖아. 그 사티로슨가 산타클로슨가 하는 녀석들이 마왕을 부활시킨 것도 결국 이 녀석한테 복수하려고 그러는 거잖아.”

“······세계.” “······원죄.”

<메에~ 계기는 그럴지 몰라도 타르쿠 족 남자가 악마숭배자 조직에 들어가고 거기에 마왕을 부활시켜서 세상을 멸망시킬지도 모를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것은 타르쿠 족을 핍박하고 멸망시킨 이 세계 전부에 대한 증오심 때문일 가능성이 높다고 하십메~ 마뇌 크로울의 복수대상은 주인님에 한정되었을지 몰라도 타르쿠 족 남자의 복수대상은 애초부터 이 세계 전체였을 것으로 보인다고 하십메~>

“···음. 그건 그렇겠군. 동족을 전부 잃은 원한 때문에 악마숭배자 조직에 가입까지 하게 됐는데 그 조직이 너희한테 박살나서 오히려 마왕을 부활시킬 기회를 손에 넣었다는 거로군. 그럼 오히려 너희 자체에는 큰 원한이 없을 수도 있겠네.”

<생각보다 날카롭네요.>

<그러게. 그냥 중2병 인 줄 알았는데. 유능한 중2병이었어.>

“어이어이. 다 들린다고.”


그렇게 이쪽의 정보를 전해주었고 이제 용사교쪽의 정보를 들을 차례가 되었다.


“템플 밸리스에 도착하면 자세한 자료를 보실 수 있을 테니 일단 가장 궁금하신 점을 물어보시면 말씀드리도록 할게요.”

[그럼 저희가 제일 알고 싶은 걸 묻도록 할게요. ···용사소환으로 불려온 사람이 돌아 갈 수 있나요?]

“물론이에요. 관계없는 싸움에 끌어들이는 것인데 돌려보내지도 못한다면 너무나 부조리한 이야기가 되잖아요. 또 솔직히 말씀드리자면 마왕을 쓰러트릴 정도로 강한 용사의 힘은 자칫하면 또 다른 혼란을 가져올 수 있기에 처음 용사소환식이 만들어질 때부터 송환식도 존재합니다.”

<그럼 우리 돌아갈 수 있는 거야!?>

<만세!>

<정말~ 다행이야~>


심상결계에서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듣던 일행이 가능하다는 답변에 모두 기뻐 날뛴다. 말로 표현하지 않은 이들도 기뻐서 방방 뛰거나 발을 구르며 승리 포즈를 취하기도 한다.

하지만 그렇게 기뻐하기는 일렀다. 성녀의 말은 아직 끝나지 않은 것이다.


“······다만.”

[에? 뭐죠? 무슨 문제가 있는 건가요?]

“···음. 아직 확실하게 그렇다고 정해진 건 아니지만 너무 큰 기대를 하시는 것 같아서 말씀드리는 건데요.”

<대체 무슨 일인데 그렇게 뜸들이시는 거죠?>

“네. 확실히 송환식은 소환식과 세트로 존재합니다. 여기 계시는 용사님도 일이 잘 마무리되면 그 송환식으로 무사히 돌아가실 수 있고요.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저희가 가진 용사소환식으로 소환되셨기에 가능한 겁니다. 소환할 때 용사님의 차원좌표를 저장해 두었기에 송환이 가능한 것이라서 여러분의 경우에는 장담할 수가 없어요.”

[그게 무슨.]

<저희를 소환한 노예상인에게 들은 바로는 저희를 소환한 소환식은 과거 신성왕국 밸리스의 용사소환식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들었는데 그럼 같은 소환식이니 송환식도 같이 적용되는 게 아닌가요?>


선생님의 질문은 일견 타당해 보였으나 성녀는 침울한 표정으로 고민하다 이내 각오를 굳히고는 그에 대해 답변을 해준다.


“정확히 어디까지 아시는지 모르겠지만 일단 제가 알고 있는 건 전부 말씀 드리죠. 과거 저희 용사교의 시작은 신성왕국 밸리스의 멸망에서부터 시작되었습니다. 외부의 적이 아닌 내란으로 인해서 멸망한 신성왕국 밸리스는 많은 것이 혼란한 와중에 행방을 감췄지만 저희 선조님이 반드시 지켜야 한다고 판단해서 미리 빼돌려 도피했는데 그것이 바로 용사소환식과 마왕의 봉인서입니다. 그런데 용사소환식이라고 하니 소환마법진이 적힌 자료 같은 것이라고 여기는 분들이 많은데 실제 오리지널 용사소환식은 마도구입니다.”

<마도구라고요? 저희가 소환되었을 때는 방안에 가득 소환마법진이 그려져 있었는데요?>

“네. 거기서 오리지널과 마이너 카피가 갈리는 겁니다.”

[그럼 저희를 소환한 건 마이너 카피였다는 건가요?]

“그럴 거라고 판단됩니다.”


어렴풋하던 우려가 슬슬 확실히 보이기 시작하자 다들 불안한 기색이 역력해진다. 하지만 외면한다고 해서 현실이 바뀌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면서도 외면할 정도로 정신력이 약한 사람은 없었기에 피하지 않고 다음 이야기에 집중한다.

이는 정신력만이 아니라 이번 기회가 무산되더라도 주몽을 믿는 마음이 크기 때문이기도 했다.

송환식의 존재를 몰랐을 때부터 주몽이 지구로 돌아갈 방법을 연구하고 있었으니 아직 완전히 돌아가지 못한다고 확정된 것은 아니라고 생각하기에 절망하지 않을 수 있는 것이다.


작가의말

1. 호모를 싫어하는 여자 따윈 없어요! : 현시연의 등장인물 오노 카나코가 오기우에 치카에게 했던 대사. 그 전의 썩었냐는 말은 부녀자(腐女子)BL 장르를 향유하는 여성 오타쿠를 뜻합니다. 2ch에서 처음으로 등장했고 문자 그대로 해석할 경우에는 '썩은() 여자'를 의미하지만 이쪽 업계에서 사용할 때는 발효식품이 잘 숙성되듯 BL에 푹 빠진 여성을 가리키는 뜻이 됩니다.

 

2. 모비 딕 : 허먼 멜빌의 해양소설의 제목이자, 작품에 등장하는 거대한 흰 고래의 작중 호칭. 한국에선 보통 백경으로 소개되어 있는데 백경은 하얀 고래라는 뜻으로 원래 일본에서 쓰던 번역 제목입니다. 덤으로 스타벅스의 이름은 모비 딕의 등장인물인 1등 항해사 '스타벅' 에서 따온 것이라네요.

 

3. 오전 0시에서 1시 사이에 돌아오겠습니다.

앞으로도 잘 부탁드립니다. m(_ _)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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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2 91화 18.07.09 405 3 10쪽
91 90화 18.07.08 426 3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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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1 80화 18.06.26 426 3 13쪽
80 79화 +2 18.06.25 463 3 10쪽
79 78화 +2 18.06.24 454 4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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