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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파크레키스의 서재입니다.

용사소환이 아니야!

웹소설 > 일반연재 > 퓨전, 라이트노벨

완결

Rapacrekis
작품등록일 :
2018.04.09 10:21
최근연재일 :
2018.08.03 00:41
연재수 :
112 회
조회수 :
87,541
추천수 :
645
글자수 :
561,418

작성
18.06.29 00:33
조회
4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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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글자
11쪽

82화

DUMMY

<세계수가 보내는 거라는 건 알겠지만 무슨 뜻인지는 모르겠구나.>

<그러게요. 통찰안으로는 보지 못하면 모르니 사용할 수가 없고 말이죠.>

“······신임.” “······위탁.”

<메에~ 주인님만 믿으라고 하십메~>


어딘가 자신만만한 표정의 주몽 앞에 고전적인 형태의 캔디 깡통이 스윽 나타났다. 오랜만에 등장하는 신기한 꿈아이템 이었다.

따라라랏-따라! 한손에 캔디 깡통을 들고 높이 치켜들며 “······번역. ······사탕!”이라고 외치는 주몽.

깡통을 열고 사탕을 한 알 꺼내서 입에 넣은 주몽은 남은 사탕을 깡통채로 심상결계 안으로 보낸다.


<메에~ 먹기만 하면 어떤 언어도 번역해주는 신비한 아이템입메~ 어서 드시도록 하십메~>

[어디보자. 잘 먹겠습니다.]

<민지도 먹을게요~>

<두 개 먹으면~ 안 돼~?>

<두 개 먹어도 효과는 똑같습메~>


그렇게 말하면서도 순순히 깡통을 내미는 양 집사. 유리가 두 개를 먹는 이유는 절대로 효과 같은 것 하고는 무관하다는 것에 내 손모가지를 걸 수 있다.


<으~응. 마이따~>


데굴데굴. 사탕 두 개를 입안에서 굴리며 행복한 얼굴을 하는 유리.


<···아라도 두 개.>

<아. 나는 하나면 충분해.>


유리를 본 아라가 두 개를 가져가자 그 뒤로 사탕을 받으려던 정혁이 잠깐 고민하다 하나만 받는다. 남자의 체면과 맛있는 사탕 사이에서 남자의 체면을 고른 모양이다.

모두가 번역 사탕을 먹자 머릿속에 들려오는 세계수의 염파가 점차 알아들을 수 있는 말로 바뀌어간다.


「Ψζ※Δ£ @♀ЖЫ ΩΣΛЮξ」

「도와줘서 @♀ЖЫ ΩΣΛЮξ」

「도와줘서 고마워요 ΩΣΛЮξ」

「도와줘서 고마워요 인간친구」


혹시나 하고 생각하기는 했지만 정말로 세계수의 감사인사였다. 그 음성이랄까 마음의 소리는 남녀노소를 특정 지을 수 없는 신비한 울림을 지닌 소리였다. 그렇다고 기계음처럼 무기질적인 소리도 아닌 살아있는 생명이 내는 소리.

역시 세계수에게는 상황을 파악할 수 있는 제대로 된 의식이 존재하는 것이다. 그리고 감사를 할 수 있다는 것은 감정도 존재한다고 보면 될 것이다.


“······유어.” “······웰컴.”

<메에~ 우연히 도울 수 있어서 도왔을 뿐이니 괘념치 않아도 된다고 하십메~>

「!!!」


주몽과 양 집사의 응답에 몹시 놀란 기색이 전해져왔다. 감사를 표하면서도 설마 전해질 거라고는 예상하지 못한 모양이다.


「설마 당신은 신입니까?」

“······부정.” “······인간.”

「···인간이 어떻게 저와 대화를 할 수 있는 것이죠?」

[저희는 인간이 맞아요. 단지 주몽 오빠, 지금 당신이 보고 있는 사람 이름이 주몽 오빠인대요 그 사람이 상당히 특이한 능력을 지녀서 가능한 거예요.]

「으음. 지금 목소리는 당신의 내면에서 들려오는 군요. 하지만 당신과 다른 사람이에요. 당신은 정말 신비한 사람이군요.」


지성을 지닌 나무라는 신비한 존재에게서 신비한 사람이라는 소리를 듣는 주몽. 당신은 도덕책···.


「아무튼 의사가 통한다면 다시 한 번 말씀드리죠. 저를 구해주셔서 감사합니다. 하마터면 세상에 큰 피해를 끼칠 뻔 했습니다.」

“······무사.” “······다행.”

<메에~ 당신같이 멋진 존재가 무사해서 다행이라고 하십메~ 마기에 오염되어서 벌어진 일이고 다행히 아직까지 큰 피해는 없었으니 안심하라고 하십메~>

「네에. ···그런데 메에~ 거리는 목소리의 분은 왜 계속 같은 말을 굳이 전달하시는 건가요?」

<메에~?! 설마 주인님의 말이 전부 이해되시는 겁메~?>

「그야 당연히···.」


당황해서 허둥대던 양 집사와 그만큼은 아니더라도 제법 놀란 일행이었지만 어느 정도 진정된 뒤에 고찰해본 결과 세계수의 소통방법이 음성을 통한 발성이 아니라 염파를 머릿속에 직접 전달하는 것이기에 주몽의 고속압축언어도 그 안에 담긴 뜻 그 자체를 받아들이기에 전부 이해하는 것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실제로 양 집사도 주몽의 말을 다른 사람에게 중계해 주는 능력을 지녔으니 세계수도 같은 일을 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볼 당위는 없으니 말이다.


<메에~ 그럼 이제부터 직접 두 분이 대화를 나누시도록 하십메~>


양 집사가 뒤로 물러나며 심상결계 안의 시간을 조작하여 주몽의 사고속도를 따라잡는다. 이렇게 하면 주몽과 평범하게 대화할 수 있지만 반대로 외부의 움직임이 초 슬로 모션으로 보이기에 그동안은 양 집사가 직접 번역하는 것에 그친 것인데 이번에는 움직이지 않는 나무인 세계수와 대화하는 것을 보는 것뿐이기에 이런 조치를 취한 것이다.


“만나서 반가워요. 제 이름은 고주몽이라고 합니다. 성이 고, 이름이 주몽이에요.”

「그렇군요. 나는 특별히 이름이라고 할 만한 건 없어요. 그저 다들 세계수라고 불렀답니다.」

“아하하.”

「왜 웃는 건가요?」

“이렇게 편하게 대화하는 게 얼마만인지 모르겠다고 생각하니 어쩐지 웃음이 나오네요.”

「음. 조금은 이해할 수 있어요. 나도 이렇게 다른 존재와 대화를 하는 것이 처음이니까요. 그동안은 나의 말을 이해하는 존재를 만난 적이 없었죠.」


주몽이 세계수와 마음 편히 대화하는 모습을 보는 선생님을 비롯한 일행은 그동안 알지 못했던 주몽의 답답함을 깨닫고 좀 침울해져있었다.


<그러고 보니 주몽의 저 고속압축언어는 본인이 원해서 하는 것이 아니라 자각몽을 연구하다 생긴 부작용이라고 들었었는데도 주몽이 이에 대해 답답해할 거라고는 미처 생각을 못했구나. 너무 무신경 했던 것 같아.>

<훌쩍. 민지도 오빠가 그렇게 생각하는 줄은 전혀 몰랐어요. 흑흑흑.>

[주몽 오빠가 워낙 그런 걸 티내지를 않으니···.]

<으아앙. 미안해요. 아빠! 딸이라고 나댔으면서 그런 것도 몰라줘서. 으앙앙.>

<다들~ 그만해~ 너희가~ 이러면~ 오히려~ 주몽이가~ 싫어해~>

<맞아. 형이 그런 거 가지고 뭐라고 할 사람이 아니잖아.>

<그래. 후회는 해도 거기에 너무 집착하지는 말자. 이제라도 알았으니 지금부터 잘 하면 되는 거야.>

[그런데 잘 한다고 해도 어떻게요? 마음먹는다고 알아들을 수 있는 게 아닌데?]

<그러게···.>


다 같이 고민하는 와중에도 주몽은 그런 줄은 까맣게 모르고 세계수와 절찬리 대화중이었다.

가벼운 인사말과 소개말을 지나 이번 사태의 원인을 이야기하는 곳까지 오자 고민하던 일행들도 대화에 집중하기 시작한다.


“당신 같은 존재가 어째서 마기에 오염되었던 건가요?”

「그걸 이야기하려면 우선 신마대전 때의 일부터 이야기해야 하겠군요. 과거 신마대전 당시의 일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알고 있나요?」

“운이 좋게도 당시 존재했던 고대인의 기억을 얻었기에 거의 대부분의 진실을 알고 있어요.”

「그렇다면 설명할 수고가 줄었군요. 간단히 말하자면 당시 마신측이 패배하고 난 뒤 당연히 그들이 보호하려 한 고대인은 신측에 의해서 대부분 멸망하고 말았습니다. 그리고 당연하다면 당연할까 그들은 죽어가면서 극심한 부의 감정을 만들어내었죠. 현재의 약한 인간들도 대량의 부의 감정이 모이면 악마를 탄생시킬 수 있는데 신에 버금가는 힘을 지녔던 고대인이 무수히 죽어가면서 발생시킨 부의 감정은 그에 비할 바가 아니었어요. 해서 신측은 논의 끝에 그 부의 감정을 한데 모아 봉인하기로 하였습니다.」

“설마?!”

「그래요. 여기 세상의 끝자락 산맥(World Edge Mountain) 그 중에서도 내가 있는 이곳 바로 아래가 그 봉인지에요.」


세계수의 말을 듣고 그 아래쪽 땅을 보니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음에도 어쩐지 으스스해 보이는 건 인간 특유의 상상력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어째서 이곳을 봉인지로 선택한 거죠?”

「그건 내가 이곳에 존재하기 때문이에요. 나는 나무이기에 뿌리로 지맥에서 양분을 빨아들입니다. 그래서 신들은 내 아래에 묻힌 부의 감정이 긴 시간을 들여서 내게 흡수되어 소화되는 것으로 사라질 것을 기대한 것이죠.」

“그런데 이번 사태를 보니 흡수하던 것이 버티지 못할 정도로 쌓여서 흑화한 거로군요.”

「아니요. 저는 이래봬도 창세신의 척수였던 몸. 한 번에 흡수하는 것도 아니고 자잘하게 흡수하는 정도로는 그렇게 위험할 일이 없답니다. 그랬다면 애초에 신들이 여기에 봉인하지도 않았을 거예요. 얼마 전까지만 해도 순조롭게 정화를 하고 있었답니다. 이대로 몇 천 년만 지나면 완전히 정화가 완료될 정도로 순조로웠는데···.」

“흠. 그렇다면 뭔가 자연적이지 못한 사건이 있었다는 거군요.”

「그래요. 그들이 나타난 거예요.」

“그들?”

「악마숭배자들.」

“!!!”


뜻밖의 이야기에 깜짝 놀라는 주몽. 심상결계 안에서 얌전히 듣고 있던 일행들도 다 같이 깜짝 놀란다. 유리만 빼고 말이다.


<왜들 그렇게~ 놀라고 그래~? 아는 사람이야~?>

[아니, 아니겠지. 사티로스는 주몽이가 다 해치웠잖아.]

<악마추종자가 사티로스만 있는 건 아니니까 다른 이들일 거라고 생각하지만 참 공교롭구나.>

<그러게요. 설마 잔당이 남아서 뭔가 일을 꾸미는 건 아니겠죠?>

<흥. 전력이 완전할 때도 아빠한테 박살난 녀석들인데 이제 와서 잔당 따위가 나와 봤자 뭘 할 수 있다고!>

<그러니까 직접 주몽 오빠 앞에 나서는 게 아니라 뭔가 음모를 꾸미는 거 아닐까? 만화에서 그런 거 본 적 있거든.>


주몽도 비슷한 생각을 하며 세계수에게 이야기를 재촉한다.


「얼마 전부터 세상의 끝자락 산맥(World Edge Mountain) 여기저기를 돌아다니던 이들이 있었는데 그때 이미 나를 중심으로 대규모 마법진을 설치하고 있었다는 걸 몰랐던 게 통한의 실수였어요. 머리가 크고 쭈글쭈글한 인간이 내 앞까지 와서 마법진을 발동시키니까 지하의 봉인이 깨지면서 남은 부의 감정이 한꺼번에 흡수되는 바람에 미처 처리하지 못하고 오염된 거예요. 거기다 마법진의 영향인지 부의 감정이 순식간에 마기로 변화해서 내 오염도 마기에 의한 오염이 되었던 거죠.」

“머리가 크고 쭈글쭈글하다니 설마! 그 인간의 이름을 듣지는 못했나요?”

「그자의 부하가 부르기를 마뇌라고 불렀어요. 마뇌 크로울.」

“!!!”


놀란 주몽의 말문이 막히고 심상결계 안에서도 다 같이 경악의 소리가 저절로 튀어나온다. 유리만 빼고.


<<<<[뭐어어어!!!!]>>>>

<뭔데~? 뭔데~?>


분명히 해치운 줄로만 알았던 사티로스의 브레인인 마뇌 크로울. 형이 왜 거기서 나와···?


작가의말

1. 따라라랏-따라! ~ “······번역. ······사탕!” : 도라에몽에 등장하는 번역 곤약. 먹으면 외국어만이 아니라 동물의 말도 번역해주는 아이템이었죠. 심지어 고문서 같은 문자해석도 가능한 고성능.

 

2. 당신은 도덕책···. : 당신은 도대체···.와 발음이 비슷한 걸 이용한 언어유희. 나무위키에서 당신은 도덕책을 검색하면 버지니아 공대 총기난사 사건의 범인인 조승희 페이지로 넘어갑니다. 당신은 도덕책···.

 

3. 형이 왜 거기서 나와···? : 무한도전에서 정현돈의 표정과 자막으로 나온 이 대사의 절묘한 싱크로로 인해서 인기를 얻은 유행어입니다.

 

4. 오전 0시에서 1시 사이에 돌아오겠습니다.

앞으로도 잘 부탁드립니다. m(_ _)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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