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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프엘라 님의 서재입니다.

신급 직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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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프엘라
작품등록일 :
2019.04.01 17:17
최근연재일 :
2019.07.10 23:11
연재수 :
117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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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613
추천수 :
1,578
글자수 :
847,502

작성
19.06.04 0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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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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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글자
17쪽

82화

DUMMY

(82)


지구에 넘어온 이후로는 느낄 수 없었던 극도의 흥분.

하지만 쟝은 이상하게 흥분이 될수록 이성을 되찾으며 싸우면 싸울수록 많은 것을 깨달을 수 있었다.


‘즐겁다. 이래서 호적수가 필요한 것이지.’


칸토렐과 검을 맞대면 맞댈수록 넘지 못할 것 같은 벽의 너머가 보이는 느낌이었다.

그런 쟝과는 다르게 진땀을 빼고 있는 칸토렐.


‘수가 너무 많군.’


힐끗힐끗 전장을 바라보니 인간들의 합동 공격에 마족이 한둘씩 쓰러지고 있었다.

인간들은 쓰러져도 그 수가 워낙 많아 괜찮다지만 마족은 그러지 못했으니 불안해지는 것.


‘대략 20분.’


그래도 제법 시간을 많이 끌었기에 자신들의 목표치까지 결계를 파괴하는 데 걸리는 시간이 20여 분 정도밖에 남지 않았다.

다행이라면 인간들은 이런 계획을 모르는 것.

조금 전까지는 말이다.


“......”


마족 하나의 가슴팍에 검을 꽂아 넣은 류현이 갑자기 움직임을 멈추며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점점 균열이 심해지는 하늘은 이제 누가 보아도 볼 수 있을 정도로 금이 간 상태였다.


‘불길해... 시간이.’


번뜩.

“쟝씨! 저 검은 기둥이 쏘아지는 걸 막아야 해!”


류현이 앞으로 달리며 한창 싸우고 있는 쟝에게 소리쳤다.

쟝 또한 류현의 외침을 듣고 놈들을 막고 싶었으나.


“어딜.”


사악!

칸토렐의 검이 쟝의 앞을 가로막았다.

놈들이 알아차렸다고 하여도 이미 늦었다.

자신은 아직 건재하였고 방어적인 태세로 놈들을 막을 자신이 있었으니까.


“후우. 비켜라.”


뒤로 물러나며 검을 피한 쟝이 낮은 목소리로 말을 하였다.

류현의 외침에 이성을 부여잡긴 하였지만, 놈과 검이 마주치기라도 한다면 이 이성이 다시금 끊어져 미쳐 날뛸 것만 같았다.


“네놈 같으면 비켰겠느냐.”


후웅!

칸토렐은 피식 웃으며 검을 휘둘렀고 피하기 어려운 경로의 공격에 어쩔 수 없이 창을 들어 막은 쟝.


지이잉.

놈의 검을 막은 창에서부터 시작된 울림이 순식간에 온몸으로 퍼지며 다시금 흥분되기 시작하였다.


“모두 달립시다! 쟝 씨한테만 기댈 순 없잖아요!”


그리고 류현은 쟝이 이미 놈에게 발목이 붙잡힐 것을 알고 있었기에 달리는 것을 멈추지 않으며 다른 각성자들에게 소리쳤다.

쉽지는 않겠지만 모든 사람이 달려든다면 막을 수 있을지도 몰랐다.


“크윽. 내가 막을 테니 빨리 달려!”


그에 무리하며 마족을 붙잡고 동료에게 소리치는 사람도 있었고.


“아무리 그래도... 깊숙이 들어가는 건 무리지 않아? 이대로만 가면 수적으로 우세한 우리가 이기는 거 아니야?”


놈들의 중심부로 들어간다는 것에 겁을 먹고 쭈뼛거리는 자도 있었다.


‘쯧, 이걸 못 막으면 곤란한데.’


마족의 공격을 피하며 달리던 류현.

그의 앞으로 어느덧 상처를 치료한 일전의 네크로맨서 마족이 나타났다.


“쉽게 보내주지 않는다!”

“응 아니야.”


탕! 퍽!

정확히 놈의 머리를 향해 쏜 총은 또다시 둔탁한 소리만을 남기며 힘없이 바닥으로 떨어졌고 그사이 놈은 지팡이를 꺼내 들며 땅을 내리찍었다.


“나와 영혼이 연결된 계약자여 나 페라소나가 부르니 나의 적을 멸하라! 둠 나이트!”


우우우웅!

순식간에 뭉친 마기가 하나의 거대한 인영을 만들어냈다.

온몸이 근육질 덩어리지만 혈색이라곤 하나도 찾아볼 수 없는 상위 언데드.


텁!

‘무슨 속도가!’


페라소나의 앞에 나타난 둠 나이트는 곧장 손을 뻗어 류현의 몸을 붙잡았다.

덩치와는 어울리지 않는 빠른 속도.


“크하하하, 오랜만에 나를 소환하는구나! 페라소나여.”


상위 언데드 답게 이성을 가지고 있는 녀석은 류현을 붙잡은 상태로 호탕한 웃음을 터트렸다.

그에 지친 기색으로 대답을 하는 페라소나.


“나의 적을 멸하라.”

“그 명을 받들지.”


꾸우욱!

류현을 쥔 손에 힘을 쥐며 단숨에 터트려버리려 하는 둠 나이트.


“흡. 내가 그렇게 쉽게 당할 것 같냐. 새끼들아?”


하지만 류현은 단순한 악력에 터져나갈 정도로 나약하지 않았다.

곧장 마나 홀에서 끌어 올린 마나로 육체를 강화하며 되려 힘을 줘 둠 나이트의 손을 벌려 공간을 만들었다.

공간이 확보됨과 동시에 오른손에 쥔 검을 아래에서부터 올려 쳤고.


촤악.

“크아아.”


둠 나이트의 손을 크게 베었으며 그의 놈이 한걸음 뒤로 물러났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놈의 손에 기다란 자상은 말도 안 되는 속도로 빠르게 치유가 되었다.


‘쳇, 저 마족을 쓰러뜨리지 않으면 끝이 없겠는데?’


일반 언데드와는 다르게 페라소나와 직접 계약을 한 둠 나이트였기에 그의 마기로 곧장 상처를 치유할 수 있었고 류현은 그것을 직감하였다.

그렇다고 녀석을 무시하고 지나갈 수도 없었다.


쾅! 쾅!

“크하하하하! 즐거워! 너무 즐거워!”


상처가 치유되어 고통이 사라지자마자 류현에게 달려들어 거대한 대도를 휘두르는 녀석과.


“다크 포이즌.”

스으윽.


류현이 피하는 경로를 예측해 지속해서 마법을 날려대는 페라소나.


“아 진짜! 인간들아! 좀 뚫고 도와주러 와라. 진짜! 백업 개 느리네!”


둘의 공격을 회피하던 류현이 결국 뒤쪽의 각성자들을 향해 소리쳤다.

주저하며 나서지 않는 각성자들은 말할 것도 없었고 의욕 있게 달리던 각성자들 마저 고작 서른 정도밖에 남지 않은 마족들에 의해 그 발걸음을 멈추었다.


“목숨을 바쳐 막는다! 대업의 첫걸음이 시작된다!”


애초 목숨을 버릴 각오로 싸우는 마족들과 그 각오부터가 달랐을지도 몰랐다.


* * *


마지막 칸토렐의 말처럼 마족들은 정말 자신의 목숨 따윈 어찌 되어도 상관없다는 듯이 각성자들을 막아섰다.

바로 옆에서 동료의 목이 잘려나간다 하여도.

혹은 각성자들이 사용한 능력이 심장을 관통한다 하더라도.


“쓰읍. 하아.”


칸토렐 또한 상황이 그렇게 좋지는 않았다.

일단 쟝부터가 자신과 격차가 그리 크지 않기에 방어적으로 시간을 끌고 있는 상태인데 마족의 수가 줄어들수록 자신을 향해 능력을 사용하는 각성자가 늘어 점점 수세에 몰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와 마찬가지로 수세에 몰리고 있는 페라소나.


촤악! 쿵!

둠 나이트의 팔이 류현의 오러를 머금은 검에 잘려나가 바닥에 떨어졌건만 일전과 다르게 곧장 치유되지 않았다.

마기로 둠 나이트를 치유할수록 마기가 빠져나갔고 거기에 틈만 나면 달려나가려는 류현을 견제하느라 마법을 사용해 수도꼭지를 튼 것처럼 고갈되어 가던 마기는 점점 바닥을 보였기 때문이다.


푹!

쟝이 뻗은 창에 처음으로 칸토렐의 어깨가 꿰뚤리며 쟝이 입가에는 미소가 번졌다.


“드디어.”


푸욱!

뒤로 한걸음 물러나 놈의 피가 묻은 창을 바닥에 꽂아 넣는 쟝.

이로써 자신이 가진 모든 창이 기운을 머금은 채 바닥에 꽂혔고 거기에 놈의 피가 묻은 창까지 땅에 꽂아 넣었으니 모든 준비가 된 것이다.


[쟝 켈렌토식 창술. 오의 멸살 창.]


후우웅!

일순간 쟝이 꽂아 넣은 모든 창이 허공으로 떠올랐다.

판로스에 있을 때 수많은 무술을 접목해 만든 오로지 자신만의 기술.


“...!!!”


그리고 허공에 떠오른 창을 본 칸토렐은 눈에 보일 정도로 당황하는 모습을 보였다.


‘어창술. 어떻게?’


검강의 바로 위 단계 기술이라 할 수 있는 어창술을 자신과 비슷한 경지에 있는 인간이 어찌 사용할 수 있단 말인가.

이건 말이 안되는 일이었다.


“네놈의 피 한 방울이 너무도 고맙구나.”


허공에 띄어져 있는 창 중 하나를 집어 든 쟝은 곧장 앞으로 쏘아져 나갔고 그와 함께 다른 창들이 쟝을 따라 앞으로 쇄도하였다.

그 상태에서 찌르는 쟝의 창을 부드럽게 막는 칸토렐.

하지만.


촤자자자자작!

따라 날아온 창들이 한꺼번에 쟝의 위력과 같은 위력으로 찔러 들어오는 것을 전부 막기엔 무리였다.


촤악!

하나의 창이 칸토렐의 어깨를 베고 지나갔으며.


푹!

또 다른 창 하나가 허벅지에 박혔다.


“큭.”


타탁!

급히 뒤로 물러난 칸토렐은 자신의 허벅지에 박힌 창을 힘주어 뽑아내 쟝을 향해 던졌지만.


슈우우! 우뚝!

놈에게 도달하기도 전에 허공에서 멈춘 창은 고개를 돌려 다시금 칸토렐을 바라보았다.


“당황스럽겠지. 이해한다. 이건 순수한 창술이 아니니.”


당혹해하는 놈에게 웃으며 말을 해 주는 쟝.

그랜드 마스터에나 올라야 사용할 수 있는 어창술을 사용한 것이 아니었다.

말로 설명하기도 복잡할 정도로 많은 무술과 마족의 주술을 조합한 그야말로 쟝밖에 사용할 수 없는 기술.


“이제 그만 끝내자. 갈 길이 바쁘다.”

“크윽! 모두 뒤로 물러나 진영을 만들어라!”

“어딜!”


타탁! 샤악.

살아남은 마족들에게 소리를 지르며 뒤로 후퇴하려는 칸토렐에게 순식간에 다가가 창을 휘두르는 쟝.

대업의 첫걸음까지 얼마 남지 않았기에 힘을 쥐어짜 내며 창들을 쳐낸 칸토렐은 약간의 공격을 허용하며 뒤로 물러났다.


“놈들이 후퇴한다!”

“진격! 지금이야! 조금이라도 회복하기 전에 몰아쳐야 해!”


자신들이 상대하던 마족이 뒤로 물러나자 사기가 오른 각성자들이 의기양양 해하며 진격을 하였다.


촤악! 쿵!

뛰어올라 둠 나이트의 목을 베어 쓰러뜨리는 것을 성공한 류현은 바닥에 착지하며 앞을 바라보았다.


“하아. 빡신거.”


생각보다 강한 둠 나이트였지만 가장 까다로운 것은 페라소나의 마기로 이루어지는 치유력이었다.

칸토렐의 외침과 동시에 물러난 페라소나가 아니었다면 더욱 긴 시간이 걸렸을지도 모를 일이었다.


“쟝씨! 왜 이렇게 오래걸려 진짜!”

“닥쳐라.”

“넹.”


지친 체력에 물약 하나를 꺼내 마시던 류현이 걸어오는 쟝을 향해 말을 하였다.

하지만 온몸에서 기운을 내뿜으며 인상을 찡그리고 하는 쟝의 말에 곧장 입을 닫을 수밖에 없었지만.


“후우, 대략 400명 정도가 당한 건가.”


고작 마흔이 넘는 마족을 상대하는데 너무 많은 사람이 죽고 다쳐 움직이지 못하게 되었다.

그에 비교해 아직 많이 남은 마족.


“공작 전하. 괜찮으시겠습니까?”


에베레스트의 정상에 만든 마법진 앞에 모인 마족 중 하나가 칸토렐에게 물었다.

한순간 공격을 허용한 순간부터 너무 많은 공격을 허용한걸 두 눈으로 보았기 때문이었다.


“괜찮다. 우린 모두 목숨을 걸고 지킨다. 첫걸음까지 얼마 남지 않았다.”

“충!”


칸토렐의 말에 무기를 쥔 손에 더욱 힘을 주며 일제히 대답한 마족들.

평소엔 힘을 키워 위로 올라갈 생각밖에 없는 마족들이었지만 전쟁이 벌어진다면 이처럼 그 누구보다 충실한 기사가 되는 것이 마족들의 특성이었다.


“페라소나. 너도 마법진에 마기를 주입해라.”

“......”


칸토렐의 말에 곧장 대답을 못 하는 페라소나.

자신의 마기가 슬슬 바닥을 드러내고 있다는 것을 칸토렐이 모를 리가 없었다.

그렇다면 그가 하는 말은 생명을 마기로 전환해 결계를 파괴하는 것을 앞당기라는 의미였다.


“여러 번 말할 시간이 없다...”

“충. 말을 따르겠습니다.”


사락.

페라소나는 대답과 함께 얼굴을 가린 후드를 벗었다.

그와 함께 드러난 것은 회색의 머리카락을 지닌 절세의 미녀.


“와...”


일순간 드러난 그녀의 얼굴에 몇몇 각성자들이 저도 모르게 탄성을 내뱉었다.


‘미안하구나. 페라소나.’

“괜찮습니다. 모든 것은... 켈텐투타님의 뜻대로.”


자신을 바라보는 칸토렐의 마음을 읽은 페라소나는 활짝 웃으며 칸토렐의 마음을 덜어주려 하였다.

부부로서 오랜 시간 함께했거늘 자신의 반려를 대업을 위해 희생시키는 것이 아무리 마족이라 하여도 절대 즐겁지는 않았다.


“거거, 나쁜 놈이네! 저거!”

“...??”


페르소나가 뒤를 돌아 마법진 쪽으로 다가가자 각성자 측에서 류현이 소리를 쳤고 그 소리에 다른 각성자들은 영문을 모르겠다는 표정을 지었다.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사랑하는 사람보고 죽으라고 하냐?”

“네놈이... 됐다.”


척.

자신이 페라소나와 결혼을 한 것을 어찌 알고 저런 말을 하는 것인지 물으려던 칸토렐이 말을 삼키며 검을 들어 자세를 잡았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쟝에게 당한 상처가 조금은 치유되었으니 이젠 목숨을 바쳐 놈들을 막을 차례.


“모든 것은 켈텐투타님의 뜻대로!”

“우오오!”


검을 치켜들며 소리치는 칸토렐의 말에 마족들은 고함을 지르며 자세를 잡았고.


“우리가 놈들을 막지 못한다면 우리의 가족이! 우리의 자식이 어찌 될지 모른다! 부디 그대들도 목숨을 걸고 놈들을 막아다오!”

“가자! 다 이긴 싸움이다!”

“이 지긋지긋한 놈들! 제발 끝내자!”


쟝의 외침에 저마다 기합을 넣으며 각성자들 또한 달려나갔다.


콰아앙!

일차적으로 원거리에서 사용하는 능력들이 마족들을 덮치며 폭발을 일으켰다.

그리고 놈들의 위로 뛰어넘어 마법진을 노리는 능력들은.


퍼엉!

활을 든 마족 하나가 죄다 요격을 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칸토렐이 마법진 앞으로 마족들을 모이게 한 것은 그저 마족의 숫자가 줄어들어 놈들을 놓칠 우려가 있기 때문이었을 뿐 애초 그들은 개인적으로 싸우는 것을 잘할 뿐 진영을 짜며 싸우는 것은 초보나 다름이 없었다.

그저 자신의 앞에 있는 적을 죽일 뿐.


챙!

“조심!”

“여기 부상자다! 뒤로 데려가!”


그와 다르게 인간들은 사기가 올랐기 때문인지 서로에게 도움을 주며 더욱 체계적으로 움직이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그에 불안해하며 적극적으로 나서지 못하던 각성자들 또한 더욱 적극적으로 나서며 힘을 보태었고.


“내가 마족 하나를 죽였다!”

“얼마 남지 않았다! 조금만 더! 힘을 내!”

“힐러! 여기 힐러 지원해줘!”


하나둘씩 마족들이 쓰러지기 시작하였다.

그렇지 않아도 지친 마족들이 뒤로 물러나 뭉쳤다 하여도 지치지 않은 것이 아니었으니.


“인제 그만 포기해라.”

“크하하. 어차피 우리가 실패를 한다 하여도 결국 우리의 군대는 넘어올 것이다.”


다만 이토록 서두르는 것은 크라노드의 마계가 눈치채지 못하게 하려는 것뿐!

서서히 결계가 풀린다면 자신들의 마계뿐 아닌 크라노드의 마계 또한 눈치를 채 자신들을 막으러 올 것이 뻔했다.


챙!

내지르는 쟝의 창을 막는 순간 쏘아지는 다른 창들도 분주하게 막는 칸토렐.


‘대단하긴 하네.’


다른 마족을 상대하며 그 모습을 힐끔 쳐다본 류현은 속으로 감탄을 하였다.

역시 지구 최강자.


‘아니, 하스틴 차일드와 싸우면 어찌 될진 모르니.’


류현의 직감으로도 둘이 맞붙는다면 어찌 될지 쉽게 점칠 수 없었다.


철컥. 촤르르르.

뒤로 살짝 물러나며 리볼버의 탄창을 비운 류현은 총탄을 채우며 전장을 살폈다.

이대로만 간다면 승리는 인간의 것일 뻔했으나 류현의 직감은 그렇지 않았다.


‘너무 늦었나.’


하늘의 금이 더욱 많아질수록 직감이 도망을 가라며 경고를 하였다.

위험하다고. 너무도 위험해 죽을지도 모른다고.


‘그래도 끝까지 가면 내가 다 이기지만.’


피식.

실소를 터트린 류현은 다시금 전장으로 파고들었다.


* * *


이미 상처를 입었던 칸토렐은 처음과는 다르게 너무 쉽게 쟝의 공격을 허용하기 시작하였다.

조금씩 생기는 몸의 구멍들에서 진득한 피가 흘러나왔고 회복력이 부상을 따라가지 못하였다.


“크윽.”


다시 한번 가슴을 크게 베이며 뒤로 물러나는 칸토렐.

주위를 둘러보니 남은 마족은 자신을 포함해 고작 셋.


“케... 켈텐투타님...”


그마저도 보라색 눈을 가진 인간에 의해 심장이 꿰뚫리며 둘이 되었다.

이젠 끝인가. 첫걸음을 장식하지 못하고 실패해 자신들의 마족이 넘어올 때 다시금 크라노드의 마계가 방해하는 것인가.


절망뿐인 생각이 머리를 가득 메웠다.

그러나 그 순간.


촤르르르.

하늘로 치솟던 검은 기둥이 일순간 가루가 되어 허공에 흩날리기 시작하였다.


“...?!”


그에 동작을 멈춘 각성자들.

하늘로 쏘아지던 검은 기둥은 무슨 특별한 일이 생기며 사라질 거라 예상했던 것과 달리 검은 기둥이 사라졌음에도 아무런 일도 생기지 않았다.

바뀐 것이라곤 하늘에 금이 많아지고 FANTAS WORLD가 너무도 가까워진 것.


“아아... 드디어.”


자신들의 목표가 달성됨을 느낀 칸토렐은 환한 미소를 지었고.


일렁!

일순간 마법진이 있던 곳 위에 공간이 일렁이며 붉게 물들더니 순식간에 팽창해 거대한 포탈로 변모하였다.


“...!!!”


예상치 못한 상황에 쟝이 급히 칸토렐이라도 처리하기 위해 창을 내질렀으나.


우뚝.

무언가 붙잡은 듯한 느낌이 들며 허공에서 멈춰버렸다.


저벅. 저벅.

“고생했다 공작이여. 내 그대의 노고를 칭찬해주지.”


포탈을 넘어오는 거대한 기운을 품은 사내.


“왕이시여.”


켈텐투타의 마계에서 마신 켈텐투타를 제외한 가장 높은 자리에 앉은 마족.

마왕 다리노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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