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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프엘라 님의 서재입니다.

신급 직감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판타지

라프엘라
작품등록일 :
2019.04.01 17:17
최근연재일 :
2019.07.10 23:11
연재수 :
117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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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606
추천수 :
1,578
글자수 :
847,502

작성
19.05.23 1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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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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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글자
17쪽

70화

DUMMY

(70)


한 개의 마을을 지나 숲을 달려 현장에 도착한 빙화의 눈에 보인 적들은 고블린이었다.

몬스터중 가장 최약체로 불리며 성인이 된 고블린이 인간의 허리까지 밖에 오지 않을 정도로 작은 놈들이었고 일반인에게 무기를 쥐여주면 충분히 잡을 수 있을 놈들이었지만.


콰아앙!

“키야아!”


놈들은 굉장히 진화를 많이 한 놈들인지 거대한 로봇을 타고 마을을 쑥대밭으로 만들고 있었다.


“고블린이 기계장치라...”

“고블린은 본래 드워프라는 종족의 수준으로 기계장치를 다루는데 능숙한 종족이지요.”


촤앙!

허리춤에 있는 검을 빼 드는 빙화의 검에선 차가운 한기가 풍기고 있었다.


‘명검이군.’


여러 무기에 조예가 깊은 쟝이 보기에도 제법 뛰어난 검.

빙화가 도약을 하며 뛰어들었고 쟝은 자신의 창 하나를 꺼내 들고는 그 뒤를 따랐다.


“캬아!”


막 주민 하나의 목과 몸을 쥐어뜯어 분리한 고블린 하나가 달려오는 빙화를 발견하고는 크게 소리를 질렀고 그에 마을 주민들을 학살하던 고블린들의 고개가 일제히 돌아갔다.


처처처척!

저마다 타고 있는 로봇의 어깨에서 미사일로 보이는 물건이 튀어 오르더니.


푸슈우우우!

일제히 빙화를 향해 쏘아졌다.


“빙검 제3장. 절대영도.”


휘두르는 빙화의 검에는 차디찬 기운이 맺혔고 그 검을 휘두르자 기운이 맹렬히 쏘아지며 미사일을 뒤덮었다.

그러자 미사일은 눈에 보일 정도로 빠르게 얼어붙었고 불이 꺼지며 추진력을 잃어 수직으로 하강하였다.


투두두둑.

바닥에 떨어졌음에 폭발하지 않는 미사일들을 지나간 빙화는 곧장 가장 앞에 있는 고블린에게 달려들었고.


“제1장 빙장.”


텅!

쩌저저적.

손바닥을 펴며 장법으로 손이 닿는 부분을 후려치자 빠른 속도로 얼기 시작하였다.


“키에엑!”


쉽게 당하고만 있을 순 없으니 기계를 조작하기 시작하는 고블린.

로봇의 팔에 달린 드릴이 맹렬히 회전을 하였다.


위이이이잉!

그걸 시작으로 주위에 있는 고블린들 전원이 팔에 달린 드릴을 작동하며 다가오기 시작하였다.


“도와드리리다.”


뒤쪽에서 빙화의 무위를 보며 감탄하던 쟝이 앞으로 나서며 말을 하였다.


“혼자서도 충분합니다.”


흉흉한 냉기를 풍기는 오러를 머금은 칼을 바로잡은 빙화는 거절의 뜻을 표했지만 쟝은 그 말을 들을 생각이 없다는 듯 앞으로 뛰쳐 나갔다.


타탁!

“...!!”


빙화의 눈으로도 순간 놓칠 정도의 빠르기로 고블린의 앞에 다가선 쟝은 그대로 아래에서 위로 창을 올려 쳤고.


가가가각! 촤악!

로봇과 함께 고블린을 두 동강 내었다.

실로 깔끔한 실력에 감탄하는 빙화였지만 이내 정신을 차리며 허공으로 도약하였다.


촤악!

빙화의 검이 고블린 하나의 머리를 꿰뚫었고 검을 뽑는 순간 피가 분수처럼 뿜어졌지만 빙화의 고급스러운 비단옷에 묻는 일은 벌어지지 않았다.


투투둑.

전부 빙화에게 닿기 직전 얼어붙으며 바닥으로 떨어진 것.


“호오, 상당히 편리한 능력입니다?”


푸욱.

조금 전 적 하나를 베어버린 창의 밑부분을 바닥에 꽂아 넣고 새로운 창을 꺼내 들며 감탄사를 하니 빙화의 입가엔 상황과 어울리지 않는 미소가 걸렸다.


“굳이 새로운 창을 꺼내실 필요가 있으십니까?”

“그렇담 그대는 검을 휘두를 때 기술의 이름을 외칠 필요가 있으십니까?”


피식.

서로 한마디씩 농담을 주고받았지만 계속 그러고 있을 수는 없었다.


철컥!

투두두두두두!

고블린들의 공격은 계속되었기 때문에.


타닥!

한 로봇의 가슴에서 튀어나온 기관총의 총알을 재빠르게 피한 쟝은 창으로 로봇과 함께 고블린들을 통째로 베었다.

하나의 적을 처치할 때마다 바닥에 박히는 창들.


‘창 하나하나에 거대한 기운이 내포되어 있군.’


빙화는 바닥에 꽂히는 창들의 안에 쟝의 기운이 담겨있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충! 모든 병력 집결하였습니다!”


그때 뒤쪽에서 들리는 사내의 목소리.

그곳을 바라보자 빙화와 마찬가지로 하얀 머리에 비단옷을 입고 있는 무사들의 모습이 보였다.

일반 백성들은 그렇지 않지만, 동얀의 무공을 배운 자들은 전부 머리 색과 피부가 마치 눈처럼 새하얬다.


“주민들을 대피시키고 놈들을 정리하라!”

“충!”


촤르릉!

빙화의 명령에 무사들은 자신의 검을 뽑아 들며 일제히 외치곤 앞으로 쏘아져 나갔다.


“키악! 키악! 키악!”


유독 덩치가 큰 로봇에 타고 있는 고블린 하나가 소리치자 다른 고블린들 모두가 뒤를 돌아 도망을 가기 시작하였다.

모든 면에서 열세이다 보니 대장으로 보이는 고블린이 퇴각을 명령한 것이다.


“전하! 마을의 어린아이들이 잡혀갔다고 합니다!”


그런 고블린들을 뒤쫓으려는 그때 무사 하나가 급히 다가와 말을 하였다.

그에 인상을 쓰는 쟝과 빙화.

모든 고블린이 전부 그런 것은 아니었지만 악독한 고블린들은 남아 여아 상관없이 어린 아이를 겁탈하며 산채로 뜯어 먹으며 고통스러워하는 것을 즐긴다.


“모두 전속력으로 놈들의 근거지를 찾는다.”


한마디 말을 남기고 그 자리에서 사라지는 빙화와 그녀를 따라 사라지는 쟝.

둘은 빠르게 달리며 도망치던 고블린들의 뒤를 쳤다.


서걱! 콰앙!

푹. 퀘에엑.

“캬아악!”


달리면서도 로봇의 상체가 뒤로 돌아가며 공격을 퍼부었지만 아무런 피해 없이 적을 격파하는 둘의 창과 검.


“이제 곧 땅의 끝이 나올 겁니다!”


한참 놈들의 뒤를 치며 달려가던 빙화가 쟝을 향해 크게 소리쳤다.

땅의 끝. 이곳 동얀은 지구나 판로스와 다르게 그 땅이 그리 넓지 않았고 두 행성처럼 둥글지도 않았다.

끝으로 가면 그저 끝없는 낭떠러지와 만날 뿐.


“키에엑!”


콰앙!

도망가던 마지막 고블린의 로봇이 반으로 갈라지며 폭파하였지만 둘의 발은 멈추지 않았다.

그렇게 고블린들이 도망가는 방향으로 달라다 보니 멀리 보이기 시작하는 거대한 탑.


구구구구.

탑의 꼭대기 머리 부분이 서서히 둘의 방향으로 고개를 돌리기 시작하였다.


“조심!”


지이이이잉!

쟝이 말을 하는 순간 빠르게 쏘아져 나오는 레이저.

둘은 그 레이저를 피하고자 좌우로 갈라졌고 뒤를 돌아보니 레이저가 지나간 자리에는 풀과 돌. 심지어 흙마저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꾸우욱.

쟝은 달리는 와중에 창의 중앙 부분을 잡고는 마나를 운용하여 창날 부분을 강기로 뒤덮고 그 상태로 집어 던졌다.


슈와아악!

마치 전투기가 날아가듯 커다란 굉음을 내며 날아가던 창은 금세 거대한 탑의 머리 부분 지척까지 다가갈 수 있었다.

강기를 머금은 창은 저 무식한 레이저를 쏘아대는 탑을 폭파할 것이라고 둘은 의심조차 하지 않았건만.


위이잉! 콰아아앙!

창이 날아오는 방향으로 회색의 보호막이 생겨 그 창을 막아버렸다.

창을 막은 여파로 곧 부서질 듯 무수히 많은 금이 갔지만 그래도 충격적인 일.


“놈들이 보통이 아닌가 보군요.”

“그런가 보오.”


둘은 곧 고블린들의 본대와 마주할 수 있었다.

마을을 습격했던 놈들은 정찰조였는 듯 수십 배에 달하는 녀석들이 일전의 놈들과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거대하고 정교한 로봇을 타고 기다리고 있었다.

그리고 그놈들의 후방에 보이는 어린아이의 것이었을 것 같은 팔과 다리가 난잡하게 뜯겨 바닥에 널브러져 있었다.


으득.

그 광경에 둘 모두가 이를 바득 갈았고 빙화는 눈시울까지 붉어져 있었다.


‘우리 왕국의 아이들이...’


고블린들의 습격에 목숨을 잃었다. 그것도 처참하게.

그 모든 것은 무력한 왕인 자신의 탓이리라.


구구구구구.

빙화의 검에 살벌한 냉기들이 휘몰아치기 시작하였다.

분노로 기를 극한까지 운용하기 시작한 것.


“제가... 제가 처리하겠습니다.”

“힘들면 말 하시오.”


앞으로 나서며 말을 하는 빙화와 뒤에서 지켜봐 주는 쟝.


“키에엑!”

“네놈들은 얼음 속에 갇혀 죽기 직전까지 고통에 몸부림을 치게 될 것이다.”


살벌한 말을 남긴 빙화가 앞으로 내달려 놈들에게 다가갔다.

그러자 어떤 놈은 화염 방사기를. 어떤 놈은 미사일을. 그리고 거대한 검을 부착한 로봇까지 다양한 무기들이 일제히 빙화에게로 쏘아졌다.


“3장 절대영도.”


자신에게 향하는 수많은 공격에 검을 휘두르자 차가운 냉기가 그 공격들을 휘감아 순식간에 무력하게 만들어 버렸다.

그러곤 그들의 중심으로 파고든 빙화가 검을 높이 치켜든 후 땅에 내리꽂았다.


“빙검 극의. 빙옥.”


오래전부터 왕가의 핏줄에게만 내려오는 가문의 비전.

빙화가 박아넣은 검을 중심으로 일순간 한기가 퍼지기 시작하였다.


“키엑!”


그녀가 무얼 하는지 모르는 고블린들은 일제히 달려들어 그녀의 목숨을 취하려 하였다.

고블린들에게 그녀는 그저 맛있어 보이는 강한 먹잇감에 불과했으니까.

몰려들어 그녀에게 저마다의 무기를 휘두르려는 순간.


콰가가가각!

바닥에 퍼졌던 한기가 일시에 위로 솟구치며 순식간에 얼음이 되어 그들을 가두었다.


끔뻑끔뻑.

얼음 안에 갇힌 고블린들은 말조차 하지 못하고 현 상황을 이해하지 못한 듯 얼음 속에서 눈만 깜빡거리고 있었다.

빙옥.

얼음으로 만들어진 감옥이라는 기술로 이 얼음 안에 갇힌 존재는 몸을 움직이지 못하며 세상을 바라본 상태에서 굶어 죽기 직전까지 그저 숨만 붙어있는 채 살아가야 했다.

실로 고통스러운 죽음이 아닐 수 없었다.


‘대단하군.’


뒤에서 그녀의 분노를 바라본 쟝은 순수한 감탄을 내뱉었다.

마나의 운용이 자신이 있던 판로스에 비해 실로 효율적이었다.

빙화 뿐 아닌 그녀의 무사들 또한 경지보다 무척 효율적인 마나 운용을 하는 것을 보면 그녀가 있던 차원의 특성인 듯싶었다.


“후우우.”


입에서 하얀 입김을 내뱉은 빙화는 붉어진 눈을 치켜뜨며 얼음 감옥에 갇힌 고블린들을 뒤로하고 앞으로 걸어갔다.


“캬아아아!”


빙옥의 범위 밖에 있었기에 갇히지 않은 고블린들의 반응은 두려워하거나 자신의 동료를 구하기 위해 얼음을 향해 공격하거나 혹은 더욱 위협적으로 소리를 지르는 것이 대부분이었다.

두려워하는 놈들은 로봇을 움직여 슬금슬금 뒤로 빠졌고 얼음을 공격하는 놈들의 공격은 얼음 감옥에 흠조차 주지 못했으며 위협적으로 소리를 지르는 놈들은.


슈우우우! 콰지직.

그녀의 검에 먼저 도륙될 뿐이었다.


샤샤샥.

“모든 병력 집결 완료했습니다.”

“충!”


뒤늦게 도착한 동얀의 병력은 재빨리 그녀를 도와 전투에 합류하였다.

그리고 백여 명이 약간 넘는 그들 모두 아이의 신체 일부인 듯 보이는 팔과 다리를 보았는지 눈시울이 붉어져 있었다.

어떤 사내는 얇은 금실로 이루어진 팔찌가 끼워져있는 조그마한 팔을 바라보며 눈물을 흘렸다.


“사백아...”


그리고 그 사내의 팔에도 비슷한 모양의 팔찌가 끼워져있었다.


“합격 진을 펼쳐라!”


로봇과 고블린을 베며 크게 소리치자 무사들은 저마다 3명 혹은 4명씩 짝을 지어 놈들을 상대하기 시작하였다.

오랜 시간 합을 맞춰본 것인지 다수가 마치 하나인 듯 딱딱 맞아 떨어지며 완벽한 공방을 보여주는 무사들.


두두두두두! 지이이잉!


한참 움직임이 없던 거대한 탑의 레이저가 고개를 움직이며 다시 한번 밝은 빛을 뿜어냈다.

꽤 넓은 범위를 강타하는 레이저에 미처 피하지 못한 무사 둘이 휩쓸렸고 뼈조차 남기지 못하며 산화되고 말았다.


“저 기물을 조심해라! 내가 부수겠다!”


자신의 부하 둘이 사라지는 모습에 이를 간 빙화가 말을 남기며 고블린들을 무사들에게 맡기곤 거대한 탑을 향해 달렸다.


“키에엑!”


그러는 와중에도 고블린들은 그녀를 막아섰지만, 그녀는 높이 도약하며 로봇들의 머리를 밟으며 빠르게 지나가는 신기를 보여주었다.


“제6장. 빙산.”


후웅! 콰직.

탑의 앞에 도착한 그녀는 검을 크게 휘두르며 땅을 내리쳤고.


쿠구구구궁!

땅에선 순식간에 거대한 얼음이 솟구쳤으며 그에 탑의 아래쪽엔 보호막이 생겼으나 결국엔 조금씩 한쪽이 허공으로 뜨기 시작하였다.

너무도 높이 솟아 있기에 균형을 잃으니 뒤로 넘어가는 것은 순식간.


후우우웅!

탑이 넘어가는 방향은 땅의 끝으로 끝없는 낭떠러지가 있는 곳이었다.


“남은 잔병들을 정리하라! 단 하나도 살려두지 않는다!”

“충!”


가끔 로봇의 공격에 상처를 입는 무사는 있었지만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아 수백의 고블린들을 도륙할 수 있었다.


* * *


일렁.

적을 섬멸한 이후의 포탈 앞에서 빙화는 쟝을 바라보고 있었다.

안에 적이 얼마나 남아있는지, 혹은 적들의 왕이 얼마나 강한지 알 수 없는 현 상황에서 그녀는 포탈을 넘어갈 수 없다.

이 떠돌이 차원이 그녀를 구심점으로 삼고 있었기에 그녀의 존재가 포탈을 넘어 사라지게 된다면 동얀은 서서히 무너질 테니까.

그렇다고 무사들만을 보내기엔 포탈 너머에 어떤 위험이 도사리고 있을지 알 수 없었다.


“너무 미안해하지 마시오.”


그런 상황에서 쟝이 손수 나서며 포탈 너머의 적들을 섬멸해 주겠노라 하니 빙화로서는 그런 쟝에게 고마운 마음과 미안한 마음이 교차하는 중이었다.


“이 은혜는 잊지 않겠습니다.”

“하하, 다녀오면 맛있는 차나 한 잔 주시지요.”


가볍게 웃으며 농을 던진 쟝은 창 하나를 꺼내 들고는 포탈을 향해 다가섰다.


척!

그러자 뒤쪽에 있는 빙화와 무사들은 일시에 쟝에게 포권지례를 하였다.


씩.

그런 그들에게 밝게 웃어준 쟝은 앞으로 한 발짝 내디뎠고 그 순간 쟝의 시선에 보이는 모든 풍경이 바뀌었다.

먹구름이 잔뜩 낀 어두운 하늘과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우뚝 솟아 있는 수십 개의 탑.


두두두두두.

그 탑의 끝에 달린 포탑들이 일제히 쇠를 긁는 소리를 내며 쟝이 있는 쪽으로 고개를 돌렸으며.


“키야아악!”

“킥킥킥.”


천이 가까이 돼 보이는 수의 고블린들이 어슬렁거리며 자신의 기체에 올라타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생각보다 많군. 건너온 놈들은 선발대였나?”


그런 압도적인 전력 앞에서도 전혀 주눅 들지 않은 장은 씩 웃으며 창 하나를 꺼내 들었다.


뒤뚱뒤뚱.

-우리의 선발대는 어찌 되었지?

“호오, 고블린이 정신 교감을 하다니. 신기하군”


기체에 탑승해 흉흉한 기세를 뽐내는 고블린들의 뒤쪽에서 걸어 나오는 비대한 고블린 하나.

쟝의 머리에서 울리는 목소리는 저 비대한 고블린의 것이라고 확신하였다.

3m가 넘는 거대한 크기의 고블린은 온몸에 살이 뒤룩뒤룩 쪄 걸어 다니는 것이 신기할 정도였다.


“내가 아는 위대한 고블린 하나가 있는데 그에 비교해 너희들은 너무도 미약하구나.”

-큭큭큭. 위대한 고블린? 감히 고블린의 왕인 테르펫님 앞에서 그런 말을 하다니. 미친놈이구나.

“고블린의 왕? 풉.”


만약 살이 찐 것으로 왕을 뽑는다면 저 비대한 놈은 확실히 왕이었다.


“먼저 건너왔던 네놈들의 선발대처럼 모두 도륙해주마.”


차앙!

금속으로 이루어진 창이 땅에 닿으며 영롱한 소리가 울려 퍼졌다.

그와 동시에 몸에서 흘러나오는 푸른 오러.


‘오랜만에 즐겨볼까?’


그렇지 않아도 빙화를 통해 꽤 많은 깨달음을 얻고 몸이 근질근질하던 차.

자신이 최대치의 힘을 쓴다 하여도 휩싸일 아군이 없으니 정말 오랜만에 모든 능력을 사용해 전투를 치러볼 셈이었다.


-발포하라!


테르펫이 소리치자 쟝을 조준하고 있던 레이저 포탑들이 불을 내뿜었다.


* * *


-말도 안 된다...

“고작 그딴 힘으로 우쭐대던 것이 네놈의 패인일 것이다.”


테르펫을 제외하고 막 마지막 고블린의 기체 하나를 베어 넘긴 쟝은 기분 좋은 미소를 입에 걸고는 놈을 향해 천천히 걸어갔다.

그 많던 병력과 기계공학의 정수로 만들어진 포탑이 아무런 상처조차 남기지 못하고 죄다 바닥을 나뒹굴고 있으니 테르펫으로는 현재 상황을 믿기 힘들었다.

고작 인간 하나에.


후웅.

허공을 부유하며 쟝의 뒤를 따라오는 16개의 창.


-네놈은! 네놈은 도대체 무엇이냐!


그런 쟝을 바라보며 뒷걸음질 치고 발악을 하듯 소리치는 놈의 얼굴에는 절망이 가득하였다.

여태까지 약탈했던 수많은 떠돌이 차원들은 자신의 병력과 기계공학 앞에 손수 무책으로 당했는데 떠돌이 차원 중에 이런 놈이 있다니.


“나? 쟝 켈렌토.”


쟝의 대답과 동시에 오러를 머금은 16개의 창이 놈에게 날아갔다.

급히 기계장치 하나를 꺼내 방어를 하려 하였으나.


푸푸푸푹.

비대한 놈이 움직이는 속도보다 쟝의 창이 날아가는 속도가 월등히 빨랐던 까닭에 순식간에 꼬챙이가 되어버렸다.


“끄룩, 끄루룩.”

“오랜만에 즐거웠다.”


마지막 남은 고블린 테르펫을 처리한 후 모든 창을 수거하여 포탈로 발길을 옮기는 쟝.

다음 경지인 그랜드 마스터가 그리 멀지 않음이 느껴짐에 웃음이 나왔다.


작가의말

류현 기절한 동안 쟝뿌리기! 언제나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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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5 114화. 떠나는 테리. 19.07.08 86 3 1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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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3 112화. 강찬 19.07.06 94 4 17쪽
112 111화. 드래곤 로드 게렌하트. 19.07.05 107 4 1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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