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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뉴뉴뉴뉴 님의 서재입니다.

자살 30일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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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뉴뉴뉴뉴
작품등록일 :
2016.04.05 16:26
최근연재일 :
2016.04.25 05:53
연재수 :
23 회
조회수 :
1,951
추천수 :
103
글자수 :
82,972

작성
16.04.07 06:08
조회
84
추천
5
글자
9쪽

23일 화

DUMMY

23일 화


봄비가 내린 후 날은 한층 더 따스해졌어

따스해진 바람에 내 마음은 선선해진 바람을 따라 움직이고 있어,


"엄마 나 갈게."

"그래 기차시간 안 늦게 잘 가고 집 도착하면 연락하고"

"오빠 잘가"

"응 그래"


봄 바람을 따라 난 집을 떠나고 있어

붉어지는 눈 시울은 집 한곳에 깊숙히 숨겨 둔채 다시는 안 올 수도 있는 이 집에.

난 나를 나누고 나누고 나누어 집안 곳 곳 평생 찾을 수 없게 숨겨두었어 너도 찾아봐 절대 못찾을걸?

어제 술을 많이 먹긴 먹었는지 뱃속이 계속 안좋아

부글대는 뱃속과 더 불어서 전화의 진동은 계속 되고 있어.


"하...."


한숨과 함께 나와 그의 시간은 그렇게 버려졌어

의미도 해답도 찾지 못한채.


시간은 자꾸 흐른다. 흐른만큼 난 조급해 지고 있어

조급해짐 만큼 여유는 사라져 가고 있음을 알아

하루 하루 의미를 부여하기 위해서 난 최선을 다하고 있어


'누군가의 곁에서 있고 싶다.'


아 이건 물론 생각 뿐이야

지겹다.

너무 지겨워서 하품이 날 만큼 지겹다.

같은 것도 같은 짓도 같은 사람도 같은 공기도 같은 세상도 같은 지구도 같은 우주도 모든게 지겹다.

지겨운데. 난 왜 새로울까?

새롭게만 느껴질까? 틀림없이 지금까지 있었고 지금까지 생활했고 지금 것 함꼐 했는데.

왜 새로울까?

몇 번이나 휴대폰을 껏다 켯다 하고 있어.

의미없이 뉴스를 읽고 의미없이 낄낄 대고 의미없이 슬퍼지는 것 있지?

몇 십번 몇 백번 몇 천번을 함께 한 노래가 이어폰으로 귓속으로 스며들고 그것을 몇 십번쯤이나 더 들었을때에.

난 내가 있던 곳으로 올 수 있었어.


그의 집 현관 문 앞에는 전기세 가스비 청구서가 붙어 있다.

그 종이를 떼 낸후 집안 어디론가 던져 놓고 점퍼를 벗고 바지를 벗고 양말을 벗고

먼지속에 그의 몸을 눕힐 때

가볍게 퍼지는 먼지 속이 그의 코속으로 입안으로 그의 몸의 온몸으로 퍼졌을 때.

그는 천장을 응시하다 몇 번의 깜빡임과 생각 속에 조용히 잠이 들었다.


꿈을 꾸었다.

되도 않는 개꿈을

꿈속에서는 나는 상상속에서의 나와 달랐어

도망쳤다 도망치고 도망치고 도망쳤어

무엇으로부터 그렇게 도망치려는지는 몰랐지만 나는 계속 뛰고 뛰었어

그런데 도망치다 보니 어느새 아무도 없더라?

나는 지친 몸을 나무 아래 눕힐수 있었어

붉은 하늘이 보여

그속에 노란 구름이 보였고 노란 구름 아래로 파란 비가 내리고 있어

나무 가지 아래로 파란비는 내 몸에 점 처럼 이 곳 저 곳에 새겨지고 있어

피하려고 해도 그나마 이 아래가 제일 안젖는다는 것을 알았지만 난 다시 뛸 수 밖에 없엇어


헉헉대는 숨 사이로 파란 입김이 나온다


파란 입김은 내 신발을 감쌓고 입김은 구름이 되어서 난 근두운을 탄 손오공 처럼 세상 누구보다 빨리 뛰었어

한 참을 뛰다보니 저 멀리 사람들이 웅성대면서 나를 쳐다 보고 있어

그들은 젖지 않았고 나는 젖었을 뿐인데 그들은 나를 보며 계속 웅성 되고 있어


'머야 기분 나쁘게'


그리고 난 내 몸 이곳 저곳을 보니깐 파란 빗물이 가득 인거야

그래서 막 털었어 그런데 털어도 털어도 털리지 않는거야

비가 와서 그런가?

난 그래서 저 멀리 보이는 지붕아래로 가서 빗물을 털어냈어 그런데 있잖아 털어냈지만 털어낸 내손은 점점 더 파래지기만 하고 있어

그리자 사람들은 내게로 오고 있어

오자마자 내 이곳 저곳을 보더니 그들은 파란 비가 되더니 내 몸을 감싸고 있어


"숨,, 숨,, 막혀,,"


컥컥대는 내 숨속에 하나의 손이 내 얼굴 앞으로 쑥 하고 들어왔어

그 손은 그게 한계였나봐

들어왔던 구멍 하나만 낸채 내가 숨 쉴수 있도록 구멍만 만들어 놓고 파란 물이 되어서 사라져 버렸어


그가 잠에서 깻다.

머리가 어지럽다. 시간을 보니 어느새 오후 6시가 다 되어 가고 있다.

휴대폰을 들어서는 그는 어머니에게 연락 하였다.


"어 엄마 나 잘 들어왔어"

"무슨 전화가 이리 늦어 무슨일 있는 줄 알았네."

"아 아냐 나 엄마 나 피곤해 일찍 쉴게"

"응 그래라 연락 자주 하고 또 언제 내려올래? 내려오기 전에 연락좀 하고"

"음. 일단 회사 사정 보구 엄마 잘 쉬어"

"응 그래 너도 잘 쉬고."


냉장고속의 물을 꺼내 반 통정도 정신없이 마셨다

마시고 나자 다시 집안의 풍경이 보인다.


벗어놓은 옷가지들도 가방들도 이리저리 흩어져 있는 전달지들도 독촉 편지도

창문을 열고 하나하나 치웠어

옷도 개어서 옷장속에 넣었고 전단지들도 쓰레기도 모두 치웠고

떨어지는 땀속에 먼지도 젖어간다. 청소기를 켜서 먼지를 모두 빨아 들였어

있는 힘껏 걸레를 짜서 이곳 저곳을 닦고

이불도 개어서 놓구 이제는 틀기에는 좀 더워져 버린 전기장판도 한쪽에 접어 놓았어

한참을 치운 후 창문을 닫고 나선

먼지 내음이 가득 한 이 방안에 향수를 이곳 저곳 뿌려댔어


'이곳 저곳 물방울들이 툭 툭 떨어질 때마다 방 이곳 저곳에 이제 막 피어난듯한 꽃내음의 진한 향기가 내 콧속으로 들어온다.'


그제서야 난 계획표를 짜기 시작 했어

내가 할 수 있는일 해야 할 일 하고 싶었 던 일 모든것을 공책에 써 내려갔어

공책 한 쪽이 금방 차버렸어 다음장도 다음장도 금방 금방 채워 나갈수 있었지

글씨를 크게 쓴 것도 아닌데 했던것을 계속 쓴것도 아닌데.

다 쓴 후에야 난 노트 마지막 장에 적어 난 한가지 단어를 쓸 수 있었어


자살하기.


그리고 그 노트를 책들 사이로 꽂아 넣었어

저 노트를 다시는 내 손으로 열 수 없을것만 같았지만.

하지 못한 일들도 많았지만.

나름대로의 계획을 세웠다는 것에 만족해

내 몸은 지치고 지쳐 연신 더운 숨을 내 뿜었고

샤워기의 차가운 물이 이 곳 저곳을 적시자 거울속의 내 모습이 또 비치고 있어

분명 어제의 빗 방울 속의 나는 지금의 내가 아니야

진화했다는 표현이 맞을까? 난 꿈속에서 봤던 파란 인간이 아니야

그렇다고 꿈에서 봤던 사람들속의 무리속에 속할 수 있는 사람도 아니고

내 손은 어제 내 숨을 쉬게 해 줄수 있는 손처럼 자유로워 질수 있었고

내 발은 어제 나를 가두어도 뛰어 나갈수 있을 만큼 다시 파란 구름속의 근두운이 되어 버렸어

그리고 난 사라지지 않아


온 몸을 씻고 나오자 아까의 그 꽃내음의 향기보다 내 몸속의 바디워쉬의 진한향이 더 짙게 나

난 온 몸 이곳 저곳의 냄새를 맡고 있어

젖은 머리 결 사이로 샴푸 내음 치아 사이사이의 치약 향.

내 방의 향기는 또 다시 바뀌 었어


드라이기를 켜서 젖은 머리를 말렸어

오랜만에 왁스를 꺼내 머리 이곳 저곳을 매 만졌고

스킨과 로션도 얼굴에 바르고 옷장 깊숙히 있던 이제까지 입었던 늘 상 같은 몇 벌의 옷이 아닌 드라이클리닝을 해서 빳빳해진 새 옷을 꺼내 입었어

늘 귀찮아 했던 양말도 신고 어제 젖었던 신발이 아닌 구두를 신었어


그리고 문 밖으로 나가서 달과 마주 앉았어

그러니깐 달빛이 내게 춤을 청하는거야


흔들 흔들


달빛의 옷 자락을 살짝 쥐어 잡고 별빛이 최대한 닿지 않게 춤을 추었다.

어떠한 춤을 추는지도 모른채 난 그녀의 리듬에 맞추어 나가기 위해서 몸을 움직였다.

그녀의 노란 발걸음 사이 사이로 몸을 맡겨서 사뿐 사뿐 걸어갔다.

걸어가는 발 아래로 짙었던 아스팔트는 파랗게 빛을 낸다.

난 환희에 차 그녀에게 짙은 담배 구름을 내뿜었다.

그녀는 수줍은듯이 살짝 숨어서 나를 보더니 이내 나를 꽉 안아 주었다.


사람들의 시선이 느껴지고 있어

느껴지는 사람들의 시선속에 바람이 더 해 나의 땀방울을 식혀 주었고

식어버린 땀방울이 이 곳 툭툭 떨어져 어제의 봄비보다 나를 더 적셨어

그녀는 날 재촉 하고 있어

이 흥이 깨지질 않기를 바라고 더 빠르게 춤을 추고 있어

이제 별빛이 닿는거는 이제 중요하지 않아


이 순간을 어떻게 할 건지

난 찰나의 시간을 걸치고 나유타 겁의 시간을 걸쳐 몇번의 무량겁의 시간을 걸쳐 광휘의 달빛이 다시 내게로 닿았을때.

그녀의 허리를 붙잡고 입맞춤을 했다.

그렇게 난 밤을 지워갔다.


작가의말

추천도 감사 드리고 선호작도 감사드리고 댓글도 감사 드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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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11일 일 +2 16.04.24 60 2 7쪽
17 12일 토 +3 16.04.24 63 2 8쪽
16 13일 금 +2 16.04.22 50 3 12쪽
15 14일 목 +3 16.04.21 53 3 11쪽
14 15일 수 +2 16.04.19 70 3 8쪽
13 16일 화 +3 16.04.19 54 4 7쪽
12 17일 월 +4 16.04.17 63 3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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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19일 토 +4 16.04.14 64 5 9쪽
9 20일 금 +5 16.04.14 57 5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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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22일 수 +4 16.04.12 69 4 8쪽
» 23일 화 +10 16.04.07 85 5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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