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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서落書


[낙서落書] 또 다른 이들

또다른 이들


화장대 앞에 앉아 곱게 분칠을 하고
짙은 마스카라와 붉은 립스틱

일초라도 보아줄까?
십초라도 보아줄까?

골목에서 갑자기 불어온 바람처럼
살며시 스쳤다가 조용히 사라져버리는
그 잠깐의 시선을 위해 치장을 한다

누구의 손목을 낚아채려는 것일까?
어떤 이의 발걸음을 멈추어서게 하려는 것일까?
알록달록 한복같은 화려한 옷을 차려입고
치장한 얼굴은 벌써부터 번쩍번쩍
고개를 숙이고 지나는 사람들 위에서 춤을 추네

잠시라도 고개를 들라 치면
동공을 요란하게 흔들어대는 춤사위
어떤 것은 빨강으로 어떤 것은 파랑으로
뒤죽박죽 흔들흔들 엉덩이를 흔들어대는
머리 위의 또다른 세상

그래 그 곳은
내가 알지 못하는 또다른 삶이 있었던 거야
사람들이 활개치는 한낮에
고개를 푹 숙이고 잠들어있다가
달빛에 눈을 뜨고 새로운 하루를 시작하는
또다른 이들의 삶이 있었던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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