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뱀파이어블러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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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그리드
작품등록일 :
2012.08.12 22:28
최근연재일 :
2010.06.03 10:32
연재수 :
7 회
조회수 :
441,522
추천수 :
1,688
글자수 :
27,811

작성
10.06.03 10:32
조회
9,137
추천
32
글자
8쪽

뱀파이어 블러드 Ep1. 7화

DUMMY

3.


셀리나는 자신의 대리석 의자에 걸 터 앉았다. 언제 봐도 대리석이 전해주는 차가운 감촉은 기분이 좋았다. 온 몸을 식혀주는 싸늘함. 뱀파이어에게 있어 그 것만큼 더 황홀한 기분이 있을까? 그녀는 자리에 앉으며 지난 한 달 동안 있었던 일들을 차분히 생각해 보았다. 겨우 한 달이지만 정말로 많은 일들이 있었다. 가장 큰 문제는 그 중에 좋아할 일은 하나도 없다는 것이지만.


‘괘씸한 놈.’


그녀는 감히 그에게 잘 못된 정보를 전해주고 나서 목숨까지 위험하게 만들었던 쉐도우 퍼핏을 생각하고 있었다. 애초부터 어느 소속인지도 모르는 녀석을 불쌍해 보여서 거두어 주는 게 아니었다. 의도야 어찌되었든 뱀파이어 로드쯤 되는 그녀가 목숨을 위협 받았고, 그 결과 만으로도 그 녀석을 찢어 죽여도 충분한 녀석이었다.


보통 뱀파이어로드쯤 되면 어느 존재도 함부로 건드리지 못한다. 십만 명이 넘는 흡혈귀 중에서도 로드 급은 채 10명이 되지 않는다. 그리고 로드의 자격은 나이도, 핏줄도 아닌 실력으로만 결정된다. 그러니 로드정도 되는 자의 힘이란 어느 정도인지 상상하는게 어렵진 않으리라. 하지만……


그녀는 자신의 힘이 약함을 뼈저리게 느껴야 했다. 분명히 하위 라이칸들만 있었어야 하는 그 자리에 그녀의 힘을 압도하는 존재가 있었던 것이다. 그녀는 자신의 뱀파이어 블러드까지 희생시켜가며 힘을 발동시켰지만 녀석의 적수가 되지 못했다. 아마 그 녀석이라면 자신 뿐만 아니라 자신 휘하 흡혈귀가 모두 덤벼도 승리를 장담하기 힘들 것이다. 아니, 이길 수 없을 것이다. 혹여 로드 7명이 다 덤빈다면 모를까.


그녀의 아름다운 얼굴에 비릿한 웃음이 띄워졌다. 백 명이 넘는 흡혈귀가 오직 자신만을 바라보고 있다. 그런데 부하들은커녕 자신의 몸 하나도 지키지 못하는 꼴이라니! 로드라는 칭호가 아깝다.


“아직도 뱀파이어가 된 걸 후회하나, 레이첼?”


셀리나는 자신의 주위에 고개를 숙이고 시립해 있는 여인을 보며 말했다. 인간을 쉐도우 나이츠로 만들지 않기로 유명한 셀리나가 유일하게 자신의 기사로 만든 여인. 아이러니하게도 그녀는 그런 자신의 존재를 증오했다. 자신이 증오해 마지 않던 흡혈귀로 만든 여인이니 그 것이 어쩌면 당연한지도 모르겠지만.


보통 전염을 통해 흡혈귀가 되면 그 흡혈귀의 힘은 현저하게 떨어진다. 기껏 해봐야 극 상위권의 인간의 힘을 쓸 수 있는 게 전부다. 힘이 떨어지는 만큼 당연히 인간의 특성도 많이 나타나는데 그들은 빛을 아무렇지도 않게 걸을 수 있으며, 치아 구조도 눈에 띄게 변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보통 흡혈귀라면 질색하는 마늘과 은도 아무렇지도 않게 견딜 수 있다.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그들은 자신이 흡혈귀라는 사실을 더욱더 받아 들일 수 없었다. 자신들은 피를 마시지 않고도 살수 있다. 게다가 보통 인간들과 같은 생활 방식을 고수 할 수 있으니 인간으로 살던 그들이 인간으로 남고 싶어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보통의 인간이 그럴진대 흡혈귀라면 증오해 마지 않는 레이첼이 어떻게 생각하는지는 안 봐도 뻔하리라.


“후회합니다. 전 흡혈귀 따위…… 되고 싶지 않았습니다. 차라리 그 날 절 죽게 하시는 편이 좋았을 겁니다.”

“아직도 그의 죽음이 걸리더냐?”

“……”

“잊어버려라, 레이첼. 뱀파이어라고 영원히 살라는 법은 없다. 싸이먼은 자신의 몸과 너를 동시에 지킬 힘이 없었을 뿐이다.”

“하지만!”


레이첼의 말대답에 셀리나의 붉은 눈이 살기를 띄며 일그러졌다. 순간 레이첼은 자신이 누구와 마주보고 있는지를 다시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 흡혈귀 중에서도 열 손가락 안에 드는 셀리나다. 마음에 들지 않으면 그녀 따위는 아무렇지도 않게 죽일 수 있는 자가 아닌가?


“넌 항상 네 힘으로 어쩔 수 없는 일을 가지고 괴로워한다. 그러다 결국 네 힘으로 할 수 있는 일까지 실패해 버리고 말지.”

“……”

“널 내 쉐도우 나이츠로 만든 것은 다른 사람도 아닌 너의 부탁이었다. 또 죽은 싸이먼의 부탁이기도 했다. 하지만 그 부탁을 들어준 나에게 네가 해준 게 무엇이냐? 다른 동료들이 목숨을 바쳐 나에게 충성할 때 넌 무엇을 했냔 말이다!”


셀리나는 여전히 무서운 얼굴로 레이첼을 바라보았다. 멍청한 아이. 자신이 그렇게 사랑해 주고 아껴 줬음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과거에 갇혀만 살다니. 레이첼의 능력을 누구보다 더 잘 알고 있는 그녀로서는 화가 나지 않을 수 없었다. 잘만 한다면 자신의 자리까지 올라 올 수 있는 아이인데.


사실 그 동안의 업적 만으로만 본다면 레이첼은 뛰어난 편이었다. 셀리나 역시 말로는 그녀의 업적을 폄하했지만 그 동안 그녀가 해왔던 일은 빠짐없이 기억하고 있었다. 단지 문제는 100의 일을 할 수 있는 녀석이 항상 30의 일만 하고 만다는 것이다. 그런 사실을 놓칠 리가 없는 셀리나는 이 점을 누차 지적했음에도 그녀의 태도는 별로 나아지지 않았다. 그러니 화가 날 수 밖에.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셀리나는 여전히 레이첼을 신뢰하고 있었다. 레이첼은 그 누구보다도 현명한 여인이었으며 떨어지는 신체 능력을 극복하는 법을 아는 흡혈귀였다. 게다가 그녀가 짠 계획은 치밀했으며 실패 한 법이 없었다. 딱 한 번 지난 달 그 일만 빼고는 말이다.


“레이첼 네가 꼭 맡아 주어야 할 일이 있다.”

“말씀하십시오.”

“너도 내가 미국에서 습격 당했던 일을 알고 있을 것이다. 사실 내가 거의 죽을 위기까지 갔었던 건 대단한 일이 아니었지만, 기분 나쁜 일 하나를 겪었다.”

“무엇입니까?”

“분명히 인간으로 보이는 자에게서 뱀파이어 블러드의 느낌이 풍겼다. 마치 너에게서 그랬던 것처럼.”


순간 레이첼의 얼굴에서 조소가 떠올랐다. 셀리나가 하려는 일이 무엇인지 알아차린 것이다. 또 그런 용서받지 못할 짓을 하려고 하다니! 그녀는 화를 참지 못하고 셀리나에게 따지고 들었다. 평소라면 목이 아까워서 못할 짓이었지만.


“그자 역시 뱀파이어로 만드실 참입니까?”

“아니, 무능한 인간 출신 나이츠는 한 명이면 족하다."

“그럼 어쩌실 참입니까?”

“녀석과 얘기를 좀 해보고 싶다. 방해 때문에 어떤 녀석인지 알아보지 못했는데, 유능한 녀석이라면 내 일족으로 받아 들일 수도 있고.”

“목을 확 물어 버리겠다는 것과 동급으로 들리는 군요.”

“비아냥대지 마라.”


‘감히 누구 말이라고 비아냥대겠습니까?’


레이첼은 자신의 입에 반쯤 나온 말을 얼른 주워 담았다. 이미 그녀는 셀리나의 화를 많이 돋우어 논 상황이었다. 더 이상 이 짓을 하는 것은 그녀의 목을 위해서라도 좋지 않으리라. 거기까지 생각한 그녀는 자신의 머리를 조아리고 로드의 대답을 기다렸다.


“그자와 함께 다니며 지켜 주어라.”

“예?”

“그자는 이미 하급 흡혈귀에 물린 상태라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흡혈귀의 기척을 흘리고 다닐게 뻔하다. 그런 좋은 사냥감을 라이칸들이 그냥 놔둘 이유가 없지 않느냐?”

“하겠지만 아직도 왜 그자를 지켜야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일종의 보험이다. 그렇게 싹수가 좋은 녀석이라면 미리 확보해 놓아야 하지 않겠느냐? 너도 알다시피 나보다, 아니 우리 일족보다 훨씬 강한 라이칸이 나타났다. 강한 녀석이 될 수 있다면 당연히 확보해야지.”


레이첼은 그 말을 듣고 한숨을 내쉬었다. 결국 말을 돌려서 했지만 자신과 같은 방식으로 흡혈귀로 만들겠다는 말이 아닌가? 어떤 인간인지는 몰라도 셀리나에게 찍히다니 참 재수 없는 인간이다. 이렇게 된 이상 그녀의 마수를 피해갈 길이 없다고 봐도 좋았다.


하지만 그런 레이첼도 놓치고 있는 사실이 있었다. 그 남자에 대해 얘기하는 셀리나의 눈이 묘하게 흔들렸다는 사실을. 그런 그녀의 눈 빛은 침실을 일어나며 보인 사현의 그것과 묘하게 닮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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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뱀파이어 블러드 Ep1. 7화 +9 10.06.03 9,138 32 8쪽
6 뱀파이어 블러드 Ep1 6화. +12 10.06.02 9,609 32 12쪽
5 뱀파이어 블러드 Ep1 5화 +9 10.06.02 9,817 33 8쪽
4 뱀파이어 블러드 Ep1 4화 +14 10.06.02 10,199 39 6쪽
3 뱀파이어 블러드 Ep1 3화 +14 10.06.01 10,352 32 10쪽
2 뱀파이어 블러드 Ep1 2화 +9 10.06.01 11,695 33 9쪽
1 뱀파이어 블러드 Ep1 1화 +23 10.06.01 18,376 47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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