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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심한감자님의 서재입니다.

잘나가는 무림세가의 둘째 아들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완결

심심한감자
작품등록일 :
2021.05.26 14:16
최근연재일 :
2022.10.18 1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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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32,982

작성
21.08.02 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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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
글자
12쪽

77화 무당산을 나오다

DUMMY

“이제 제법 태가 나는구나.”


금명하의 수련을 위해서라면 방천이 급하게 나아야 할 이유가 없으니 양헌은 방천을 여유롭게 치료했다.

괜히 급하게 치료하지 않았기에 시간을 두고, 여유롭게 치료하여 훨씬 안정적이고, 정확하게 치료할 수 있었다.


방천의 치료를 하는 사이 금명하는 양헌이 가르쳐 준 것을 어느 정도 할 수 있게 되었다.

내공이 항상 운용되고 있고, 움직일 때마다 내공이 몸을 보조해준다.


가르치려던 것은 모두 가르쳤다. 마음 같아서는 다른 것까지도 가르치고 싶지만 그러면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릴 테니 여기까지만 가르쳐야 한다.

그래도 이 정도면 천하백대고수를 만난다 해도 죽지는 않을 정도는 될 것이다.


“이 정도면 충분하니 무당에서 나가도 되겠구나.”

“정말로 이대로면 되나요···?”


자신이 강해졌다는 것은 알고 있지만 강호에 처음 나왔을 때도 똑같은 생각을 하면서 나왔다가 죽을 뻔한 적이 한, 두 번이 아니다.

이제는 아무리 강해져도 자신보다 강한 사람이 있다 생각하니 안심이 되질 않았다.


금명하의 의심은 타당했다. 강호에는 현경의 무인 정도 되지 않는 이상, 자신보다 강한 사람은 무조건 있기 마련이다.

물론 초절정의 무인도, 화경의 무인도 흔한 것이 아니었지만 어째선지 강호에 나가면 꼭 만나게 된다는 불길한 규칙이 있다.

양헌은 그것을 알고 있기에 금명하가 걱정하고 있는 것에 공감할 수 있었다.


‘물론, 나도 그랬고.’


양헌도 강호에 나갈 때, 자만하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죽지는 않을 정도로 힘을 길렀다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그게 아니었다.

양헌보다 강한 사람은 강호에 널려 있고, 양헌보다 약한 사람도 강호에 널려 있다.

그런 일이 발생하는 것은 누군가 일부러 그러는 것도 아니고, 어째선지 만나게 되는 것일 뿐이다.


양헌은 금명하를 안심시켜 주는 것이 아니라 사실 그대로를 전했다.


“솔직히 말해 너보다 강한 이들은 강호에 널려 있다.”


자신보다 강한 사람이 널려 있다는 것에 금명하가 시무룩해진다. 아무리 노력을 해도 강한 사람은 존재하니 허무한 것이다.


“그래도 너 정도면 어디 가서 죽지는 않을 거다.

너는 그저 실력에 자신하지 않으면 될 뿐이다.”

“실력에 자신하지 않으면 된다니요?”

“강호에 너보다 강한 이는 넘쳐나지만 너를 쫓을 수 있는 자까지 흔하지는 않을 것이다.

즉, 네가 마음먹고 도망친다면 죽진 않을 것이다.”

“도망···”


금명하는 지금까지 수련을 해왔음에도 고수를 만났을 경우의 도망밖에 되지 않는다는 것이 아쉬웠다.

양헌이 금명하의 마음을 알아챘는지 피식 웃으면 말했다.


“왜, 겨우 도망칠 정도밖에 안된다는 것이 싫으냐?”

“네···그래도 어쩔 수 없죠. 이건 제가 수련만 일찍 시작했어도 결과는 달라졌을 테니까요.”


금명하는 이미 자신을 객관적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자신이 수련을 일찍 시작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은 있었지만 이미 지난 일은 어쩔 수가 없다 생각하고 있다.

그 모습이 대견하다 생각한 양헌이 금명하의 머리를 쓰다듬어주었다.


“명하야, 너는 무공을 배울 때는 하나를 배워도 열을 알더니, 세상의 이치에 관해서는 하나만 알고, 둘은 모르는구나.”

“뭔가가 더 있나요?”

“도망은 비겁한 짓이 아니다.”

“예?”


정파는 도망치는 것, 후퇴하는 것, 싸우지 않는 것 등. 상대에게서 회피하는 것 모두를 비겁하다 생각한다.

정파의 기둥이라 불리는 무당파의 장로가 도망이 비겁한 짓이 아니라 하니 금명하는 이해할 수가 없었다.


“도망치는 것은 비겁한 행동이 아닌가요?”


정파가 내세우는 것만 배우면 이런 일이 생긴다. 이런 모습 때문에 양헌은 제자를 가르치지 않았다.

자신이 제자를 가르치면 정파의 뜻과 다른 점이 상당할 테니 괜히 문제를 일으키고 싶지 않았던 것이다.


“도망치지 않으면 어떻게 되느냐? 죽음밖에 더 있느냐?”

“하지만 명예를 져버리지 않을 수 있잖아요.”

“허허, 명예가 너에게 밥을 먹여주냐?”

“그, 그건 아니지만···”


금명하는 양헌의 말에 대답할 수가 없었다.

명예. 그것을 얻는다 해서 무엇이 좋겠는가. 명예는 그저 주변 사람들의 선망을 받을 뿐이지 그것으로 밥을 빌어먹고 살 수는 없을 것이다.


“명예가 죽는 것보다 낫다고 생각하느냐?”

“그것도 아닌데···”

“그럼 명예를 생각할 필요도 없지 않느냐?

도망은 그저 회피하는 것이 아닌, 후일을 기약하는 것이다.”

“그런가요?”

“그래. 생각해보거라. 너는 아직 어리지만 네 상대들은 대부분 불혹이나, 지천명의 나이대겠지.”

“확실히 지금까지는 그랬어요.”

“너도, 상대도 같이 나이를 먹어가겠지. 헌데 너의 특별한 점을 알고 있느냐?”

“특별한 점이요···?”


금명하의 상대들은 누가 뭐라할 것 없이 강인했다. 운이 아니었다면 이기지 못했을 상대도 있었다.

금명하는 아무리 생각해봐도 그들과 자신의 차이점을 알 수 없었다.


“잘 모르겠어요.”

“너는 어리고, 그들은 나이를 먹었다.

그 말은 곧, 너는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지녔다는 것이다.”

“아직 잘 모르겠어요.”

“쉽게 설명해주마. 무공은 어릴 때부터 배워야 효과적이다. 왜 그런지 알고 있느냐?”


금명하는 전에 이것에 관한 이야기를 들었기 때문에 답을 알고 있었다.


“어린 아이의 몸은 연약해서 그 무공에 특화된 체질로 바뀔 수 있으니까요.”

“그렇지. 그러니 너에게는 무궁무진한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저는 지금 약관인데요?”

“그래, 네 말대로 너는 약관이지. 하지만 약관이라 해서 멈춘 것이 아니다. 사람은 계속 성장한다.”

“지천명을 넘기면 늙어가지 않나요?”


지천명. 나이 50을 넘긴 순간부터 사람은 점점 늙어간다. 늙어간다는 것은 결국 퇴화하는 것과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양헌은 그리 생각하지 않았다.


“물론, 늙어간다. 하지만 늙는다 해도 성장은 멈추지 않는다. 늙은이도 무언가를 배울 수 있고, 무언가를 익힐 수 있다.

그러므로 죽기 전까지 세상은 배움의 연속이다.”

“음···이해는 했어요. 근데 그거랑, 저에게 가능성이 있는 거랑 무슨 상관인 거죠?”

“너는 어리니 무언가를 배워도 더 많이 배울 수 있을 것이고, 더 많이 익힐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보다 어린 사람이 더 빨리 익힐 수 있겠지.

한 마디로 너는 네가 상대했던 이들보다 빨리 배울 수 있고, 더욱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다는 것이다.”


양헌이 쉽게, 쉽게 풀어주고서야 금명하는 이해할 수 있었다.

어린 사람은 배움이 빠르고, 배울 날이 넘쳐난다. 그것을 무기로 더욱 익히면 결국에는 상대보다 강해질 거라는 소리였다.


“그게 맞죠. 저는 아직 어리니까요.”

“나는 비록 새로운 길을 개척하는데 세월을 사용했지만 너는 그러지 않을 수 있을 거다.

세상은 발전하고, 그에 따라 사람도 더욱 빨리 배울 테니 말이다.”


양헌이 처음 무공을 배웠을 때는 모든 것이 가로 막혀 있어 혼자서 길을 개척하는 수밖에 없었다.

스승인 남천의 방식 자체가 길을 따라 걷는 것이 아닌, 방향만을 제시하고, 길은 스스로 개척하게 만드는 방식이었으니 말이다.

하지만 금명하는 다르다. 스승인 방천은 스스로 개척한 길을 금명하가 뛰어가도록 만들고 있다.

남들이라면 걸어갔을 그 길을 금명하는 뛰어가고 있으니 금방 방천이 있는 곳까지 닿을 수 있을 것이다.


“방천에게 모든 것을 배워라. 그 놈이 가르치는 모든 것을 네 것으로 만들고, 익혀라.

그러면 방천의 경지인 화경에는 금방 닿을 수 있을 것이다.”

“네.”


금명하는 방천을 마음속에서부터 존경하고 있으니 원래부터 그럴 생각이었다.

양헌의 한 말은 그저 금명하에게 의욕을 불어넣어주는 정도에 불과했지만 금명하에게는 그걸로도 충분했다.

금명하는 의욕만 있다면 그걸 해낼 수 있는 재능이 있으니 말이다.


“됐다. 이제 가보거라.”

“같이 가시는 것 아니었나요?”

“그 놈과는 이미 인사를 나눠 두었으니 걱정 말고 혼자 가거라.”

“예, 알겠습니다. 지금까지 가르침에 감사했습니다.”

“그래. 어디 가서 등에 칼침 맞지 않도록 조심하고.”

“예.”


그렇게 양헌과의 수업은 끝이 났다.

금명하는 방천을 향해 가면서 2주 전의 자신과 많은 것이 달라졌음이 새삼스럽게 느껴졌다.

멀게만 느껴졌던 이 길이 이제는 동네 뒷산 정도로 보이고 있으니 말이다.


산을 내려온 금명하가 방천을 향해 갔다.


“왔느냐?”

“스승님, 이제 몸은 완전히 쾌차하신 겁니까?”

“그래. 이게 다 너와 연이 덕분이다.”

“저는 그저 스승님께서 얼른 나으셨으면 하는 바램이었을 뿐입니다.”

“그래. 고맙구나.”

“이제 무당을 밖으로 나가는 건가요?”


방천의 치료도 끝났고, 금명하도 배울 것을 다 배웠다. 이제 무당에서 다 할 것은 없으니 떠나도 상관이 없다.


“그래. 네가 가고자 했던 사천으로 가자꾸나.”

“드디어 가는군요.”

“나 때문에 시간을 허비해 미안하구나.”

“아니에요. 여기 있던 덕분에 얻은 것도 많고, 배운 것도 많으니까요.”


방금의 말처럼 금명하는 무당에 들어와 많은 것을 얻었다.

일단 가장 먼저 뛰어난 장인이 만든 운철검과 자신이 만든 중석검이 있고, 검을 만든 덕분인지 제왕무적검강의 모양도 이제는 검 모양이 되었다.

내공을 항상 몸에 운용하고 있는 법도 배워 무공을 더 효율적으로, 더 강하게 사용할 수 있게 되었다.


무당에서 얻은 것이 이렇게나 많으니 금명하는 시간이 전혀 아깝지 않았다.


“이제 모든 준비가 끝났으니 가자꾸나.”


무당에서 방천을 홀대하지 않기로 했기에 방천 일행에게는 근방까지지만 마차도 지급되었다.

애초에 몸만 왔고, 챙겨갈 것이 있다 해도 많지 않기에 금명하 일행은 곧바로 무당을 나갈 수 있었다.


금명하의 목적지는 사천당가다. 사천성은 바로 옆이긴 하지만 쉬었다 가는 것을 생각하면 마차로 15일 정도는 걸린다.

거기에 금명하의 일행 중 유중호를 제외하면 모두 무인이니 쉬는 시간은 더욱 줄어들 것이다.

약 13일이면 금명하 일행은 사천당가에 도착할 것이다.


물론, 그건 아무런 방해도 없다는 가정하에 짜여진 계획이었지만 말이다.


* * * * *


무당산을 주위로 산적들이 진을 치고 있다. 무당산은 외인의 출입을 받아들이지 않지만 무당산에 오르지 않는다면 신경쓰지 않는다.

십팔산채주는 그걸 이용하여 동원할 수 있는 모든 산적을 동원해 무당산을 감시하고 있다.

그가 이렇게까지 무리하는 것에는 이유가 있었다.


‘이번 일만 해결하면 나도 드디어 십이마군에···!’


총채주는 능력과 성과를 중요시한다. 아무리 능력이 없는 이라도 성과를 올린다면 그 능력은 입증되었다 생각하고 있다.

그 말은 즉슨, 십팔산채주가 명령을 완수한다면 십이마군에 들 수도 있다는 말이었다.


‘애송이, 총채주님의 뜻을 거스르니 이렇게 되는 거다.’


총채주가 금명하를 눈 여겨 보고 있을 당시만 해도 총채주의 눈에 들었으니 금명하를 녹림에 들일 줄 알았지만 그게 아니었다.

총채주의 명령은 금명하를 죽이는 것이다. 무슨 수를 써서라도 죽이기만 하면 된다.


‘어차피 내가 처리하고 싶었으니 잘 된 일이지.’


십팔산채주는 금명하를 죽이기 위해 많은 준비를 해 두었고, 그 더 많은 것을 준비하고 있다.

금명하가 언제 나올지 모르니 함정을 더욱 많이 만들어 두는 것이다.


기다리고, 기다리던 끝에 드디어 무당에서 마차 하나가 나왔다.

호위도 없는 단출한 마차였지만 십팔산채주는 어쩐지 저 마차에서 강한 느낌이 들었다.


“저것을 확인해봐라.”


마차에 화살 하나만 쏴도 마차는 멈출 테니 확인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퓽


마차에 화살이 박히니 마차가 멈춰선다. 그리고 드디어 그가 바라고, 바래왔던 이의 모습이 드러났다.


“금명하···!”


6개월동안 오직 금명하를 죽인다는 생각으로 준비해왔던 것들이 드디어 빛을 발할 때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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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4 123.빠르게 이어지는 전쟁 +1 22.07.10 1,714 18 11쪽
123 122.사파 일망타진 22.06.25 1,741 19 13쪽
122 121.꼿꼿이 서있다 +1 22.04.06 1,922 22 13쪽
121 120.일났다 +1 22.03.26 2,021 25 14쪽
120 119.우휘의 본성 22.03.16 2,001 25 13쪽
119 118.드디어 총채주와 싸우는데 22.03.01 2,119 24 13쪽
118 117. 짐승을 만나다 22.02.23 2,109 27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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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5 114.돌아왔으니 22.02.19 2,092 22 12쪽
114 113.지난 성과 +2 21.11.16 2,984 39 12쪽
113 112.무당 합류 +3 21.11.15 2,571 43 13쪽
112 111.이럴 때가 아니다 +3 21.11.12 2,717 42 13쪽
111 110.총채주, 허태천의 이야기 +2 21.11.11 2,728 41 12쪽
110 109.십이마군 생포! +2 21.11.10 2,686 43 12쪽
109 108.숨겨둔 수 +2 21.11.09 2,746 43 12쪽
108 107.통찰력 +2 21.11.08 2,813 44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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